사랑은 (B)
⟦2장⟧『육안과 뇌안을 감고 심안과 영안을 떠라』中에서...[26]
글 : 이외수
사랑은 이등병 시절 화장실에서 선임들 몰래 초코
파이를 먹다가 갑자기 탈영해서 그녀에게 초코파이를
무진장 많이 사주고 싶어지는 것.
사랑은 그녀가 마음이 심란해서 머리를 자른 다음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거릴 때, 그대가 하루
종일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예쁜 모자를 찾아내고 그
것을 사서 그녀에게 달려가 씌워주는 것.
사랑은 그녀에게 소는 누가 키우느냐는 질문 따위를
하지 않는 것.
사랑은 나와 야구, 둘 중 하나를 택일하라고 강요
하지 않는 것.
원추라는 이름을 가진 새는 먹이 때문에
자신의 품격을 스스로 낮추지는 않는다.
『장자』외편에 원추라는 새가 나온다. 날개짓 한 번에 남해
에서 북해까지 날아간다. 가는 동안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를 않고 멀구슬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으며 감로수가 아니
면 마시지를 않는다. 그런데 어찌 올빼미 따위가 움켜잡고
있는 썩은 쥐를 탐내랴.
수순(手順)
날고 싶으냐. 먼저 날개를 가져라.
『58~58p』
2022年09月13日,火曜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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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