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font size="2">
#본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소재로만 삼았음을 밝힙니다#<br>
#등장인물과 실제인물은 본 내용과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br>
#본 내용의 무단게시를 불허하며, 필요時 필자의 승락을 받아야합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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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size=4, color=blue>[1화] 까치야식</font></b><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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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매상정리를 마칠 무렵, 전화가 왔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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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냐? 술한잔 하자.. 할 얘기도 있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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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승민이형이었다. 요즘들어 밤에 자주 모여 술자리를 가지곤 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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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얘기...? 그저께 보고서 또 뭔 얘기여..?'<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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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청소도 다 끝내고, 빈 맥주병 정리를 마치자마자 옷을 갈아입었다.<br>사장형한테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다시 또 전화가 왔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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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시외버스 터미널 옆에 까치야식이라고 있거든..! 글루 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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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이형은 뭐가 그리 급한지 그 말 한마디만 남기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br> 까치야식이 어딘지는 몰랐지만, '터미널 근처에 있겠지'하는 생각으로 역전 쪽으로 걸어나갔다.<br>
새벽 1시..<br>
이 시간은 나이트에서 짝 못찾은 불나방♂과 불나비♀들이, 마치 오늘밤에<br>그거 못하면 죽는다는듯이 골목마다 영역표시를 해가며,<br>
서로 꼬시기에 아주 바쁜 시간이었다.<br>아카데미 극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내 옆을 지나간 여자는 저 앞에 있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벌써 34명다.<br> 그것도 반반한 애들만 세어본건데...<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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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벌~ 낮보다 더 밝네.. 져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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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답답했다. 이렇게 그냥 이렇게 져떠 아니채, 있는 둥 마는 둥..<br>
난 항상 그게 불만이었다.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br>
도대체 알 수 가 없었다. 하루하루가 지겹기만 하고..<br>
정말 짜증나는 하루의 연속이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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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어디다 뒀었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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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근처에 있다는 까치야식 간판을 찾으려고 두리번 대다가,<br>
지금 안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br>
어쩐지 아까부터 눈앞이 가물가물 했었던건, 휘황찬란한 간판불빛<br>
때문만은 아니었나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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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감자탕 대짜리하고, 그린줘여~!"<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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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도 지금 막 일이 끝났는지, 손톱에 기름 때를 묻힌 채 주문을 했다.<br>승민이형은 보일러기사다. 아무리 닦아도 닦아도 <br>그 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br>그런 형의 손을 볼 때마다 '같이다니기 챙피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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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정원철이가 우릴 찾는단다....카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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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내심 이유를 알 것 같았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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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돈 좀 모아놨나? 왜 또 우릴 찾는데? 형운이 형은? 와~ 형!국물 좀 먹어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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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승민이형이랑 나는 같이 밴드를 했었다.<br> 요즘처럼 '인디밴드'라고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지만,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br>
그때 우릴 첨 만나게 해준 메니져-엄밀히 말하면 스카우터(?)같은-의선배였다.<br>그 정원철의 지시에 따라 형운이형은 우릴 모았고, 그때 승민이형이랑은 처음 만나게 되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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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꺼라면 너 절라 연습해야 할꺼야..명진이형도 한다고 했어..<br>
우린 벌써 원철이형 만났어.."<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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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었다.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br>
맨날 가게에서 시달리고, 밤마다 술이나 축내는 거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br>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전등불빛은 더 흐릿해지고 자꾸 졸음이 쏟아졌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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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이형...있잖나~ 끅... 아마... 음악이란게... 으~ 사람같은거였다면...<br> 나아~ 그 쉐리한테... 절라 맞았을것 같애.... 으~ "<br>
"뭔 소리여.... 또~ 아우~ 씨끄러... 조용해..!"<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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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라 미안했다.<br>
그날은 술을 많이 먹어서 그랬는지...<br>
내가 잊고 지내도, 날 언제나 기다려주는(?) 'rock'이었다.<br>
배신때리지도 않고, 내가 필요 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내가 원하면<br>알몸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인간의 가장 영원한 벗중에 하나....<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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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라 기뻤다.<br>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불안해 할 필요가 없었다.<br>
공부하고 인연이 없다면...?<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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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노는 거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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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우린 까치 야식을 나와<br>
역앞 삐리리구경을 갔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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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화] 까치야식 끝<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