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한국 떠난지 겨우 두 달 된 하찮은 여행자 입니다.
어떤 분들 처럼 멋지게 세계 여행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
여행지에 대한 지식으로 똘똘 뭉친 영리한 여행자도 아니에요,
그냥 전역하고 한 번쯤 인생에 추억을 만들어 보자 생각하고,
6개월이라는 시간을 꾸역꾸역 만들어 내서 난생처음 비행기 타 본 하찮은 여행자 입니다.
우연히 알게된 이 까페 (5불생활자) 덕분에 그동안 정말 많은 정보도 얻었고, 다행이도 지금까지 나름데로 열심히 여행하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 주변에는 그 흔한 유럽 배낭여행가시는 분들도 찾아 보기 힘들었는데, 이 곳에서는 참 신기하게도 책에서만
보아 왔던 그런 여행자 분들이 정말 많은거 같아요, 흔히들 말하는 여행 고수분들,
그런데 제가 감히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가끔씩 카페에 들어와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의외로 저 같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대단한 정보도 아니고, 유쾌한 경험담도 아니지만, 그냥 막연하게 여행을 생각하고 꿈꾸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사소한 이야기 올려 볼께요.
군대에 있을 때 읽은 책 한권이 인연이 되어서, 지금 과테말라 안티구아에 있는 한 학생입니다.
입대하고 훈련소 훈련 기간을 수료하고 처음 자대를 갔는데, 왠 늙은 동기가 한 명 있더군요,
2년 정도, 여기 저기 여행을 하고 군대에 왔다고 하더군요, 남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에 입대한 신기한 그 동기와의 인연으로,
아니 그 친구가 보여 줬던 책 한권과의 인연으로 이렇게 난생 처음 비행기 타고 외국땅에 나와 있는 학생입니다.
저는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본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남들 다 가는 피서도 건너뛰고는 했죠,
뭐 학생이다 보니 하는 일 없이 바쁘잖아요, 학원이다 뭐다 하는 대단한 것들 때문에,
여행이라는 단어하고는 거리가 멀었었죠. 그런데 책 한권을 읽었는데, 맙소사! 말도 안되게 다양한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 있더군요,
고등학교를 그문두고 여행중인 여학생, 은퇴한 노부부, 절에서 세상으로 나오신 스님, 일하다가 그만두고 여행을 나온 젊은 부부
너무 신기했습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 있다니,
그리고 솔직하게 좀 멋있어 보이잖아요, 젊음에게, 배낭여행이라,
그래서 군생활을 하는동안 막연하게 발칙한 일탈을 상상해 왔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지내다 보니 결국에 전역을 하더군요,
그냥 아무 계획 없이 남들 안가는 곳에 가보지 뭐, 라는 생각으로 6개월 정도 남미 여행 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한국에서 나왔습니다.
부모님은 걱정 하실게 안봐도 뻔해서, 뉴욕으로 어학연수 간다고 하고 나왔어요,
부모님이 힘들게 버신 돈으로 팔자 좋게 여행이나 하면서, 뉴욕으로 어학연수 간다고 뻥치고 나온 놈이 무슨 염치가 있어서,
이렇게 떳떳하게 글을 쓰나 생각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뭐 할 말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어차피 죄인이니깐,
하지만 그냥 나름데로 저는 부모님께 떳떳 하답니다. 부모님은 영어 잘하는 아들 바라시고 돈 보내 주시는게 아니고,
아들이 영어를 잘해서 행복하게 사는거를 바라신다고 나름데로 합리화 하면서 여행 다니고 있어요, 뭐 영어 잘해도 행복하겠지만,
나는 이렇게 여행 해서 더 행복 할 수 있으니깐, 그게 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거라고 지극히 이기적인 합리화를 하죠,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정도 전화 하면서 " 저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고 얘기 할 때는 마음이 뜨끔한게 사실이기는 해요.
다름이 아니라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막연하게 여행을 생각하고 꿈만 꾸고 계신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 에요,
물론 화자마다 다들 다르겠지만, 저는 그냥 그렇더라고요, 와보니깐 살게 되고, 살다보니깐 좋은 인연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여행에서 여행지가 주는 기쁨이 삼 할 정도라면,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주는 기쁨은 칠 할은 훌쩍 넘는 것 같아요,
여행지에 대한 정보로 열심히 기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인연들을 만나기 위한 열림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 한 것 같아요,
저는 무작정 뉴욕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는 보고싶은 사람이 있어서 시카고에 갔었어요.
그리고 친구가 있는 샌디에고를 갔고,
그 다음부터는 책한권 노트북 한권 들고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버스타고 지금 안티구아 까지 와 있습니다.
두 달 정도 멕시코와 쿠바를 여행 했고,
이제는 남으로 남으로 내려 가야 합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세계여행 중이신 한국인 부부분들을 만난적이 있어요.
그 분들이 론리 플래닛 중미편을 주셨거든요.
원래 중미는 멕시코와 과테말라 쿠바 말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팔자려니 하고 이제 파나마 까지 내려가 볼까 해요.
중미여행 말리시는 분들도 더러 있고, 조금은 서둘러야 하는 일정때문에 한심하게 생각하시는 여행자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것 같아요, 여행이라는게 내가 하고 싶어서 떠나온 거니깐, 누가 뭐라고 하던 그냥 가고 싶은데로 가면 되지 않을까,
그냥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얘기 따라서 가보기도 하고, 거기에서 실망도 해보고, 기뻐해 보기도 하고, 뭐 그러다 보면
그게 여행이 되더라고요.
사족이 정말 길었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 빨리 오세요, 밖에서 구경 할 때보다 막상 이 곳에 들어오면 훨씬 더 많은게 보인답니다."
여행 떠나시기전에는 이렇게 까페도 다니고 책도 찾아 보고 하시면서 열심히 기뻐하시고,
오실때는 걱정같은거는 다 접어 두시고 훌쩍 오시면 됩니다.
막상오면 살게 되고, 살다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재미있어 지고, 뭐 그런 것 같아요,
여기까지 글 읽어주신 수개월, 수년간 여행자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런 사소한 글 읽으시는데 시간 뺏어서 죄송합니다.
그냥 저 같이 떠나기 전에 걱정하고, 고민하고 하셨던 분들께 얘기해 드리고 싶었어요,
이 곳에는 정말 많은걸 알고 계시고 노련한 여행자만 있는게 아니라, 저같이 허술하고 하찮은 여행자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제 두 달 조금 넘은 시점에서 사실은 여행도 어느덧 생활이 되어 가서 그런지,
만남과 헤어짐에 지쳐가고, 매일 떠나는 일상에 힘들어 가는게 사실이에요.
더 늦기 전에 나름데로 여행의 기쁨에 정점에 와 있다고 생각 할 때 이렇게 글 올려 봅니다.
님 글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여행을 오래 했다고 해서, 또는 여행지에 대한 지식이 많다고 해서 '여행고수'가 되는건 아닌것 같아요. 한동님처럼 자기가 즐겁고 행복하고 인생을 좀더 맛깔나게 사는 방법을 여행을 통해 알아가는게 여행고수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부모님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일단 저지르셨으니(^^) 끝까지 의미있고 잊지못할 시간 만들어가신다면 나중에 부모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겠지요? 그리고 자신감있는 결단 멋지십니다.
I totally agree with you. are you studying spanish at Nurimaru? I'd been there. but be careful in Nicaragua and Honduras.. I was robbed in managua yesterday at 2 pm. the streets are crowded with robbers and pickpocketers. ten quidado!!
첫댓글 여행의 색깔은 여행자들의 수만큼 다양하니까요, ㅎㅎ 저도 12월 말까지 남미에 있어요 지금은 중미에 있구요 ㅎㅎ 인연이 되면 보겠네요 :) 안전하게 여행 잘하세요 ~!
'카X산 ...' 을 읽으셨군요. ^^ 저도 그 책 읽으면서 여행꿈 키웠었지요. ㅎㅎ 여행도 어느덧 생활이 되어간다...만남과 헤어짐에 지쳐간다...참 와닿는 말씀이네요. 많은 곳을 다니셨군요. 전 한군데서 머물면 1주일 이상이니...ㅎㅎㅎ
유한동님 글 잘 읽었어요. 좋은 여행 되세요. 곧 출발하겠습니다
님 글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여행을 오래 했다고 해서, 또는 여행지에 대한 지식이 많다고 해서 '여행고수'가 되는건 아닌것 같아요. 한동님처럼 자기가 즐겁고 행복하고 인생을 좀더 맛깔나게 사는 방법을 여행을 통해 알아가는게 여행고수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부모님께는 죄송한 일이지만 일단 저지르셨으니(^^) 끝까지 의미있고 잊지못할 시간 만들어가신다면 나중에 부모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겠지요? 그리고 자신감있는 결단 멋지십니다.
글 잘읽었어요. 저도 언젠가 갈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게으른지라.. 정보도 없는 영리하지 못한 여행자라 더욱공감이 가네요... 조만간 길거리에서 볼지도 모르겠네요~ 후훗... 저도 곧 갑니닷!!
어째 저랑 공통점이 많은 듯하네요 ㅋㅋ 여행 건강히 잘하시고 우연히 호스텔에서 한번 뵐수있으면 싶네요
우와~~저랑 같네요~ㅋㅋ 저도 군대들어가서 "카X산 ~" 읽고 세계일주를 꿈꿔왔는데 ㅋㅋ 저는 이번다라 29일에 미국으로 출국해서 중남미 여행하려고요 ㅋㅋ 여행하시는 모든 분들 꿈과 설렘을 가지고 멋진 여행 하시길^^
멋져요^^ 어쩌면, 6개월의 어학연수보단, 6개월의 여행이 삶을 변화시키는 더 큰 힘이 있을 거 같아요~.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힘이 너무 멋져 보여요~
I totally agree with you. are you studying spanish at Nurimaru? I'd been there. but be careful in Nicaragua and Honduras.. I was robbed in managua yesterday at 2 pm. the streets are crowded with robbers and pickpocketers. ten quida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