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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vs 민희진 여론조사에서 하이브 지지가 높은층은 5060과 대구경북밖에 없었다. 페북서 만나는 중년 진보와 세상과의 격차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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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타인의 삶에 대한 예의]
수 년간 일간신문에 칼럼을 써왔다. 글이 올라간 후 인터넷에 들어가면 “과연 글을 읽긴 한 것일까” 싶을 정도로 생뚱맞고 감정적인 댓글들이 있지만,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려니 하며 평정심을 유지해왔다. 포털에 따라 같은 글이라도 우호적인 곳과 공격적인 곳이 있어서 각 포털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특징이나 사회적 지향도 유추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유지했던 평정심이 크게 흔들린 것은 작년 가을 무렵 아동 교육에 관한 글을 올린 후였다. 최근 아동교육의 흐름이 인정과 긍정을 중시하게 되면서 자녀의 무례한 행동조차 제지하지 않는 부모들이 증가한다는 점.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내 새끼만 중시하는 가정이 증가하는 사회를 우려하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공유하던 중 뜻밖의 댓글을 보게 되었다. “지가 결혼을 했어. 애를 낳아보기를 했어” 라는 조롱섞인 글이었는데, 충격을 받은 이유는 댓글을 쓴 이가 평소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었다. 제법 오랜 시간 SNS에서 교류를 해왔던 꽤 진보적인 성향에 자녀사랑을 자주 강조하던 남성도 글을 공유해 조리돌림을 하고 있었다.
칼럼과 생각이 달라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문제는 비판 글의 요지가 내 글의 요지와 같다는 점이었다. 글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그토록 분개하며 망신을 주려하는 이유도 이해가 안갔지만, 그 글에 공감한 이들 중에도 평소 강한 페미니스트 성향의 여성이 보여서 또 다시 놀랐다.
이 사건은 오랜 시간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평소 진보적이고 페미니즘적 지향을 보이던 이들이 은근히 혹은 직설적으로 미혼이라는 선입견만으로 조롱하는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한 논리와 감정이라면 모든 교사는 기혼에 출산 경험자여야 한다는 것일까. 세상의 무수한 부모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지한지를 모르는 것일까. 모든 존재는 부모와 자녀,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를 거쳐 어른이 된다는 단순한 사실조차 인정하고 싶지않은 것일까. 그렇다면 진보진영에서 이야기하는 혈연가족이 아닌 다양한 구성원으로 결합된 비정상 가족에 대한 존중은 무슨 근거일까.
이에 대한 의문들이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는 중인데, 최근 하이브의 남성 임원진과 민희진 씨간의 갈등에 대한 SNS의 반응과 여론조사 결과도 일부 역할을 하고 있다. 리서치에 따르면 연령, 성별, 정치성향별 모든 분류에서 민희진씨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하이브 측을 지지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세대는 50~60대뿐이고, 지역별 지지 분포에서도 늘 보수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대구·경북 밖엔 없다. 이는 이번 사안이 평소의 진영 갈등이나 남녀 갈등과는 다소 다른 양상의 권력 갈등임을 보여준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득권층이 386세대이고, 역시 가장 기득권에 속하는 지역은 대구·경북이라서 나타나는 결과라는 이야기다. 다음으로 양측 지지가 비슷한 것은 점차 권력화되는 40대다.
반대로 민희진씨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들은 30대 이하의 젊은층이고 이미 권력에서 물러난 70대도 민희진 지지가 높다. 각자의 이론적, 감정적 주장이 팽배하나 결국 이슈를 아우르는 최대 정서는 개인이나 집단의 '권력감각'인 것이다. 사안에 관한 다양한 정보 속에서 균형감을 갖지 못하고, 유독 민희진씨의 언행만 하극상으로 해석하고 강력한 반감을 보이는 이들이 현재 사회적 권력의 핵심층인 50~60대이고,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집단일수록 혐오의 정도가 높은 보수성을 보인 이유기도 하다.
미묘한 것은 설문조사에서는 보여지지 않지만 SNS의 주장과 댓글에서 파악할 수 있는 여성들간의 입장 차이다. 중년세대라 해도 위계가 강력한 조직생활의 경험을 한 여성들과 그렇지 않은 여성들의 의견이 상당히 갈리고, 후자의 경우 권위적 조직이 갖는 고질적 문제점보다는 민희진의 '쎄보이는' 언행에 더욱 정서적 반감을 보인다.
직장생활이 필수가 된 청년 세대가 남녀불문하고 이 문제를 창작권 및 젠더성을 포함한 다양한 측면의 노동 갈등문제로 인식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즉, 이번 이슈는 남녀를 떠나 연령대가 높고 유무형의 권력감에 친근할수록, 여성의 조직생활을 이해하는 정도가 낮을수록 문제의 본질보다는 여성다운 자세나 아랫사람의 도리에 대한 평가요소가 무의식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간의 많은 미투 사건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중년 여성들이 남성 권력자의 입장에 더욱 빙의되는 모습을 보며 젊은 여성들이나 직장생활을 겪은 여성들에게 실망과 의문을 안겼는데, 결국 이번 이슈도 중년세대의 진보와 페미니즘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년 여성의 평균적인 페미니즘 인식은 진보, 보수와 상관없이 권위주의적인 남편과 시댁에 대한 비판 및 저항, 그리고 누가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는 성적·물리적 폭력에 대한 문제의식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듯하다. 이는 70대 이상 세대 상당수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반공의식에 머물러 있고, 더 깊고 폭넓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체험하지 못한 것과 비슷해 보인다. 다양한 지위와 입장의 사람을 만나 속깊은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는 이상, 자신이 경험한 것 이상의 것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5060세대의 여성들은 사회 생활보다는 주부로 살아온 이들이 압도적 다수다. 직장 생활을 했더라도 조직생활이라 할 경험과는 다른 노동이나 사회운동이 많고, 조직생활을 했더라도 관리자까지 경험한 이들은 극히 드물다. 이러한 세대에게 여전히 남성이 권력의 대다수인 직장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모순적인 상황과 보이지 않는 차별적 요소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관심거리도 아니고 이해도 어려울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런 하소연들이 어떤 이들에겐 경력 자랑으로나 보이기 쉬울 뿐만 아니라, 더 복잡한 감정을 야기할 수 있음도 뒤늦게 깨닫는다. 그나마 기혼의 여성이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겪는 내용이라면 일부 공감요소라도 있겠지만, 미혼의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란 그저 성공에 집착하는 여자들이 더 많은 것을 얻지못해 내뿜는 욕망의 표현으로 오해받기 십상인 것이다.
여전히 일하는 여성에 대한 시각은 이중적이다. 무심한 남편과 육아에 지쳐 그악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을 서로 위로하는 주부들도 직장 여성들이 강하게 변모해가는 것은 원래 성품이 그래서라고 믿고 싶어한다. 엄마들이 자녀에게 갖는 집착은 위대한 모성이라 칭송하지만, 직장 여성이 살아남기 위해 영혼을 갈아넣어 얻은 결과물에 대해 갖는 애착은 주제넘는 소유욕이라 비웃는다. 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변해가는지도 궁금하지 않다.
내 와이프는 능력있으면 좋지만 다른 여자가 능력있는 건 신경쓰이고, 내 딸이 승진하는 건 기쁘지만 다른 여성이 승진해 내 아들이 힘든 건 보기 싫다. 직장내 권력다툼에서 승자가 된 남편은 자랑스러운 중년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권력 다툼을 하는 여성은 천박하다며 손가락질한다. 대개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경력단절 주부나 세상물정 모르는 청순한 신입이고,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을 돕는 것은 미혼의 능력남이며, 이를 방해하고 질투하는 악녀는 스스로 커리어를 만들어간 독신 여성으로 표현되는 현상도 비슷한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중견의 독신여성에 대한 성품과 개성의 이해는 납작하기 짝이 없고, 이들을 이기적이거나 모성도 인류애도 결핍된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도 진보와 보수, 남성과 여성, 페미니스트할 것 없이 큰 차이가 없다. 결혼과 출산율이 낮은 이유를 고민하기보다는 여학생을 1년 먼저 입학시키는 제도를 만들자는 탈레반같은 유교주의자들이나, 칼럼글의 내용보다 결혼과 자녀유무를 비웃는 진보주의자들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이들에게 미혼의 중년여성이란 생산이라는 위대함을 경험못한 얄팍한 성공주의자 이상은 아니며, 개인이 갖는 개별적 삶의 경험이나 학습, 오랜 경력 따위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기혼자들은 비혼이나 이혼자의 삶에 대한 참견도 하고 책도 써도 되지만, 미혼은 기혼 양육자들의 고귀한 성역에 감히 입도 대서는 안되고 그들의 시간과 노동으로 출산휴가나 누리게 해주는 이들이다.
자아가 유독 강한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자신보다 자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그러나 사실 그 삶을 알지도 못하는 여성들을 음해하고 조롱하는 것은, 자신이 상실한 기회나 삶에서 만난 문제들을 엉뚱한 곳에 전가하는 행위다. 자신이 소유하고 누리는 것보다 놓친 것에만 주목하고, 다른 여성이 다른 삶 속에서 겪는 아픔이나 노력을 보지 못하며, 그들의 성취가 마치 자신에게서 빼앗아간 듯한 착각을 하기에 할 수 있는 행위이기도 하다. 모든 여성의 삶이 아닌, 자신만 억울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가져온 패션 페미니즘, 패션 진보의 모습이다.
온·오프라인에서 만난 꽤 많은 중년의 엘리트들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처지의 여성을 지지하는 척하지만, 자신보다 성공한 듯 보이거나 의견에 대립하는 여성은 정치지향이 일치할 때를 제외하고는 배제하거나 흠잡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의견이 다른 남성은 존중하지만 여성일 경우는 손쉽게 관계를 파탄내는 이들이 세상의 약자에게 보내는 연민은 얼마나 진심일지 모르겠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미혼이건 기혼이건 젊은이건 노년이건 모든 이의 삶은 치열하고 힘들다. 진보건 보수건 페미니즘이건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와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타인의 삶도 상황도 속사정도 모르면서 혐오와 조롱부터 내뱉는 자신의 심연부터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은 이념이 아니라 태도다.
*원 칼럼글은 댓글에
https://naver.me/GL8nAR3q
이분글 전에도 한번 퍼온적있는데 읽어볼만하긔!
민희진은 왜 청년세대의 밈이 되었나: 여성 리더라는 극한직업
https://m.cafe.daum.net/SoulDresser/FLTB/853159?svc=cafeapp
삭제된 댓글 입니다.
트로트도 아니고 돌판에서 그 연령대가 영향력이 있어요? 주소비자층도 아닐 텐데
@pevenmer 영향력이 있다기보다 그 연령대 팬이라는 사람들 특징이 남의 말 안 듣고 목소리가 커요. 기존 판 룰 같은 거 다 무시하고 생태계 파괴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긔.
@칼퇴근지망생 아 목소리가 커서 ㅋㅋㅋㅋㅋ 최악이냄
이게 대구경북까지 갈 문제냐긔....
리서치 결과에서 하이브 지지가 유의미하게 높은 지역이 대구·경북 밖에 없어서 그런것 같긔
대개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경력단절 주부나 세상물정 모르는 청순한 신입이고,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을 돕는 것은 미혼의 능력남이며, 이를 방해하고 질투하는 악녀는 스스로 커리어를 만들어간 독신 여성으로 표현되는 현상도 비슷한 시각을 보여준다.
ㅋㅋㅋㅋ막장드라마들생각나긔ㅋㅋㅋ
여성의 조직생활을 이해하는 정도가 낮을수록 문제의 본질보다는 여성다운 자세나 아랫사람의 도리에 대한 평가요소가 무의식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수많은 댓글 생각납니다
2 핵심 본질하고 상관없는거 가지고 지적질하잖아요 옷꼬라지가 어떻다 여자가 쌍욕한다 그런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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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판단의 기준이 권력과 관계가 있다는 게 틀린 말이 아닌 것 같긔. 좋은 분석이긔.
저 설문조사봤는데 대구경북 포함 5060은 잘모름이 제일 많았긔 관심있는 사람들중에서 저렇게 나눠지긴하던데 퍼센트가 크지는 않았긔 근데 전체적으로 어떤 의도로 글썼는지는 알겠긔 좋은글 잘읽었긔!!
좋은글이네여
아니 리서치 결과가 그런거를 어떻게 해요.. 팩트를 가지고 왜 그런가 분석해보니 보수적인 곳이라 그런건가 생각할수도 있죠 오히려 더 궁금해 하는게 맞지 않나요 그 지역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건 지역비하 그런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구를 지지하는가 대선후보도 조사하잖아요 그럼 왜 지지하는가 분석하잖아요 그게 지역비하일수가 있나요
보수적이다 권위적이다 그런게 지역비하로 느껴진다면 그럼 뭐라고 분석해야 되는걸까요 그냥 하이브 팬들이 그지역에 많이 살아서 라고 분석해야하나요
요즘 밀양사건도 그렇고 민감한건 알겠는데 이거는 지역비하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글의 요지는 권력 계층 갈등이고 자기가 겪어보지못했다고 함부로 입대는 사람들 무례하다 문제있다 그거잖아여
지역비하 맞다고 생각되면 구체적으로 왜 지역비하가 맞다고 생각하는지 말해주세요
제일 가부장작인 지역아니냐긔 대구 경북 ㅋㅋㅋ 여자가 나댄다고 생각해서 하이브 편 드는거 같긔~~!!!! 내고향 대구~~~!!! 진짜 여긴 언제쯤 바뀔지 모르겠긔
저희 아버지(60대 경북출신) 보면 조직의 우두머리가 아닌 ‘아랫 사람’이, 그것도 ‘여자’가 ‘쌍욕’을 한거 자체로 그냥 문제의 본질적인 잘잘못을 떠나서 꼴보기 싫다더라긔 ㅋㅋ 잘잘못을 왜 안 따지죠?
좋은 글이긔 두고두고 읽을게요
딱 개딸= 털순실한테 뇌 뺏긴 5060개저들 이네긔ㅋㅋ 대구경북 높은건 좌우개저들 대통합의 결과같고요
좋은 글이네요 ㅋㅋㅋ 진보를 말하는 남성도 여성과 관련된 사안에선 지들이 그토록 경멸하던 보수꼴통과 다를바 없는 사고방식인건 김어준만 봐도 뭐 ㅋㅋ
글이 너무 좋네요
저 방탄 팬이였는데 휴덕하다가 탈덕했자나요. 이런회사에 제가ㅜ돈을 쓰고 있었다니, 진짜 부끄러워 졌자나요 ㅜㅠㅜㅠㅜㅠㅜㅠ ㅜㅠㅠㅠ
좋은글 잘 읽었어요!
좋은 글 감사드리긔
와 진짜 좋은 글이긔
저 리서치 조사 결과를 봐야하긔 ㅋㅋㅋㅋㅋㅋ 부산은 또 '맞다이로 드루와'에 감동받았는지 민희진 지지도가 높았고요
역시
그곳..
너무 좋긔!! 60대 엄니한테도 읽어보라고 해야겠긔
예상대로에요...놀랍지도 않은
개저씨 이미지인 분들이...
제 주변 하이브 지지자들 비교적 잘사는 사람들이긴하긔
직장생활 안 해본 여성들이 하이브 편든다는 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