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단체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설치 요망
서울시가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전을 앞둔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 부지에 축산물종합유통시설을 설치해야 수도권 주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값싼 국내산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축산단체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 안에 있는 서울축공은 환경과 교통혼잡 문제 등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축공 건물과 부지(2만2,000여㎡·약 6,666평) 소유권자인 서울시는 공판장 운영자인 농협에게 2010년 5월까지 이전할 것을 공식 통보했으며, 농협도 2010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서울축공을 대체할 음성축산물공판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이전한 서울축공 부지를 포함한 가락시장 전체를 재건축해 친환경 명품 도매시장으로 탄생시킨다는 계획 아래 최근 설계업체를 선정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축산단체는 새로 조성되는 가락시장에 축산물 유통시설도 들어서겠지만 국내산 축산물의 최대 공급기지 역할을 해 온 서울축공의 기능에 못 미칠 경우 축산물 유통구조를 크게 퇴보시킬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도축시설이 없어져 축산물 경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세 소매업자에 의한 분산 기능만 수행하는 서울 마장동시장같은 형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도축기능이 없어지면 시설이 열악한 지방의 여러 도축장을 통해 소·돼지 지육을 서울로 반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육류 유통단계가 그만큼 늘어나고 수입육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유통질서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 축산단체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축산단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 안전하고 위생적인 국내산 축산물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국내 축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서울축공 부지에 도축기능은 없더라도 경매시설을 갖추고, 국내산 축산물만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설치해 줄 것을 요망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한 관계자는 “서울축공은 단순히 도축장과 축산물 도매시장 기능을 넘어 축산발전의 전초기지이자 고용창출의 장으로도 역할을 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음성에 새로운 공판장을 만들더라도 서울축공의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할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