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은 제3회 ‘대학오페라페스티벌’을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2010년 성대하게 개막한 대학오페라페스티벌은 음악대학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유망한 아티스트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예술의전당이 의욕적으로 개시한 시리즈다. 3년간 총 9개 대학을 선정해 전개했던 대학오페라페스티벌은 올해 한양대학교, 국민대학교, 상명대학교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양대학교가 베르디 오페라의 비극 ‘리골레토’를, 국민대학교가 푸치니의 오페라 ‘쟌니 스키키’와 ‘수녀 안젤리카’를, 상명대학교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을 공연할 예정이다.
오페라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
우리나라 오페라극장은 영 아티스트들의 설 무대를 충분히 제공해 오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의 ‘Jette Parker Young Artists Programme’,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Lindemann Young Artist Development Program’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대학오페라페스티벌’은 이러한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 미래 오페라 주역들에게 공연 경험을 제공하고 기량을 갈고 닦을 소중한 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량 향상 뿐 아니라 재학생들의 오페라 공연 제작 지식을 학습할 수 있도록 오페라 공연제작 활동 전반에 있어서도 대학측과 협력함으로써 예술의전당이 축적해 온 기획, 홍보, 마케팅 노하우를 각 대학에 전파하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오페라 교육을 교실이 아닌 전문 공연장으로 확장함으로써 음악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기도 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중견 성악가들에게도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 까다로운 무대로 인식돼 왔다. 예술의전당은 이러한 무대가 유망 예술인의 숨은 재능과 역량을 발견하게 하는 최적의 공간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대학오페라페스티벌을 통해 오페라극장의 문턱을 낮추자 대학생 가수들은 기성 오페라 가수에 뒤지지 않는 실력과 열정을 보여주며 높은 객석 점유율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이 뒤를 이으며 21회 공연 동안 총 15,000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영화 한편 값, 무료로 즐기는 오페라 한 편
2012 대학오페라페스티벌은 4만 원 이하의 저렴한 티켓가격 책정 이외에도 다양한 관람기회를 제공한다.
▲‘페스티벌석’을 지정해 회당 R석 100매(4만 원)에 한해 2만 원에 판매하고 ▲‘표준좌석등급제’ 일환으로 ‘R석, S석, A석, B석’의 단순한 가격구조를 설계, 관람객의 좌석 선점 혼선을 예방하도록 했다.
또한 티켓구입이 부담돼 공연관람에 어려움을 겪었던 청소년(24세까지)과 저소득층(문화바우처 소지자)을 위한 ▲‘당일할인티켓’을 선보인다. 이는 공연 당일까지 판매되지 않은 잔여 좌석에 한해 공연 당일 정액(5천 원/1만 원)에 판매된다.
그밖에 청소년들의 문화체험 기회 증진을 위해 예술의전당 ▲‘싹틔우미 회원/무료’ 역시 파격적인 할인가로(40%) 티켓 구입이 가능하다.
또한 공연관람기회 확대를 위한 ▲‘리허설 무료 관람’의 기회도 제공된다. 예술작품의 준비과정을 지켜봄으로써 예술창작의 생생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리허설 관람은 특히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 한양대학교 베르디 ‘리골레토’
바람둥이 만토바공작의 무도회에서 광대 리골레토는 백작부인을 농락한다. 몬테로네 백작은 자신의 딸이 농락당한 일에 분개하며 만토바 공작을 비난하고 리골레토에게 섬뜩한 저주를 퍼붓는다. 사랑하는 딸 질다의 아버지이자, 호색가 만토바공작의 광대로 살아가야하는 리골레토는 질다와 세상을 격리시키며 딸을 보호하려 하지만, 만토바공작을 사랑하게 된 질다는 끝내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비극을 맞는다.
만토바공작의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 질다의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 등의 아리아가 대표 작품이며 왕의 방탕함을 소재로 다뤄 단 하루 공연으로 상연금지처분을 받고 작품제목 및 장면 등을 수정, 다시 재탄생한 베르디 오페라의 대표작품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이범로는 “베르디의 훌륭한 관현악법이 가장 두드러지는 오페라 ‘리골레토’는 질다의 순수함이 저주와 복수가 들끓는 인간의 군상들 속에서 빛을 발한다”라 하며 “베르디의 숨결이 느껴지는 걸작”이라 전했다.
최희준의 지휘로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오케스트라, 오페라 합창단의 연주와 함께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윤기훈, 최기돈, 김한결, 질다 역에 소프라노 임은송, 이예니, 박세린, 만토바 역에 테너 유슬기, 백인태, 김철현 등이 출연한다.
■ 국민대학교
푸치니 ‘쟌니 스키키 & 수녀안젤리카’
라우레타가 아버지 쟌니 스키키에게 리누치오와 결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하는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 아리아로 유명한 ‘쟌니 스키키’는 재벌가 도나티의 임종을 앞두고 유산을 쟁취하기 위한 친척간의 암투를 그린 작품으로 푸치니는 이 극의 대본을 본 후 너무 마음에 들어 다른 작품과 교대로 작곡해 완성했다 한다.
1918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배역을 정확히 그려내는 대가적 음악성과 흠잡을 데 없는 코믹한 타이밍을 모두 가진 거의 완벽에 가까운 3막 작품으로 푸치니 유일의 희극 작품이다.
반면, ‘수녀 안젤리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종교적 규율을 어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수녀 안젤리카가 기적적으로 하나님의 용서를 받게 된다는 비극의 레퍼토리지만 모성을 아름답고 애절하게 이끌어 낸 감동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극중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한 생각을 표현한 ‘엄마도 없이(Senza mamma, o bimbo)’는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화음이 감동적인 아리아로 손꼽히고 있다.
연출가 정갑균은 “무대 위의 시각화된 인물들은 중세의 신비극과 코메디아 델 아르테 배우들의 몸짓을 기본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으로 재창조 될 것이며 무대 미술은 강렬한 색체의 대비 속에서 초현실적인 미니얼리즘의 미학의 구축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훈태의 지휘로 국민대학교 음악대학 오케스트라, 오페라 합창단의 연주한다. ‘쟌니 스키키’의 쟌니 스키키 역에 바리톤 김정훈, 김동규, 채동철, 라우레타 역에 소프라노 이정진, 장문영, 주신영, ‘수녀 안젤리카’의 안젤리카 역에 소프라노 이순영, 신은영, 이아영, 공작부인 역에 알토 문아름, 최수민, 백인영 등이 출연한다.
■ 상명대학교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네모리노의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로 유명한 ‘사랑의 묘약’은 마을의 아름다운 처녀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엉터리 약장수 둘카마라에게 사랑의 묘약을 산 순박한 시골청년 네모리노의 슬프고도 바보스러운 순정을 그린 도니제티의 작품으로 특히 발랄함과 생기가 넘치는 매력 만점의 오페라 부파 작품이다.
비가극으로 유명한 도니제티지만 이 작품은 가장 아름답고 유쾌하며 뛰어난 희가극으로 단 14일 만에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최지형 연출가는 “오페라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은 ‘고통(Passione)’이다. 이 묘약이 ‘동정(Compassione)’이라는 치료효과를 발휘한 우리의 순수한 열정이 감동이라는 기적적인 효과를 발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Michael Koehler - Hoffmann의 지휘와 함께 상명대학교 음악대학 오케스트라, 오페라 합창단의 연주로 네모리노 역에 테너 임정혁, 이현우, 김근환, 아디나 역에 소프라노 방윤이, 김영은, 김은경 등이 출연한다.
친숙한 오페라 레퍼토리가 창의적이고 의욕 넘치는 젊은 오페라 가수들을 통해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각 학교별로 다양한 연출가와 지휘자들의 공연을 선보임으로써 관람객의 ‘골라보는 재미’가 한층 더해졌다.
문의 : 예술의전당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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