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덕이가 타이핑 해서 보낸 알프스 기행( 많이 읽어들 보래^^)

[목홍숙]

알  프  스    기  행

2001년6월 27일부터 7월 5일까지

 김정섭

미주 한인 탐험 협회

     흔히들 유럽의 지붕이라고 하는 알프스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을 하고 있는 이세상 최고의 관광, 스키, 그리고 등산의 본 고장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해발 3842m 까지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를 비롯하여 해발 3454m 까지 올라 갈 수 있는 전차와 알프스의 그 험준한 산맥을 넘는 장장 15km 에 달하는 케이블카등 거미줄 같은 수많은 케이블카와 등산 전차 그리고 해발 3450m 의 동굴속의 호텔과 4362m 고지의 산장을 비롯한 수많은 완벽한 숙박시설과 누구나 가볍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수많은 등산로 (째르마트 지역에만도 표시가 잘 되어있는 하이킹 코스가 400km 가 넘는다) 와 초보자나 전문가를 막론하고 누구나 다 만족시켜 줄 만한 수많은 암벽 등반코스와 1년 내내 훈련과 등반을 할 수 있는 빙벽코스와 빙하 (필자도 60년초 이곳 알프스에서 빙벽 등반 기술을 습득한 후 히말라야와 안데스 등반에 활용하게 된 것임) 와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우수하고 다양한 스키 코스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스키 및 산악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지상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알프스가 산악 애호인들에게만 즐길 수 잇는곳은 아니다.  등산과 스키에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누구를 막론하고 알프스의 대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고도의 관광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 누구도 생각치 못했던 알프스의 험준한 산맥을 케이블카를 타고 넘을 수도 있으며 케이블카로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의 턱밑까지 그리고 등산 전차로 융푸라우요호에 올라가 누구나 만년설의 대빙하위를 즐길수도 있거니와 케이블카로 해발 2970m 의 날카로운 봉우리위에 올라 회전 식당의 의자에 앉기만 하면 한번 회전에 200여개의 알프스 고봉들을 한눈에 볼 수도 있으며 해발 1600m 에서 해발2300m 까지의 높이를 단 3분만에 올라갈 수 있는 지하 케이블카등 전망좋고 경치 좋은곳 치고 케이블카나 등산 전차가 안 미치는 곳이 없도록 곳곳에 누구나 갈 수 있는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장애인이라도 앉아서 알프스 산맥을 넘으며 흰눈에 덮여 반짝이는 4000m 가 넘는 수많은 봉우리와 수직 2000m 가 넘는 기암 절벽, 호수같이 잔잔한 대설원과 시퍼런 빙하위에 시커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거미줄 같은 쿠레파스 (얼음틈에 갈라진 구멍) 깊은숲에 우거진 산림 밑으로 한없이 퍼져있는 알프스 특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목장지대에서 방울소리를 울리며 한가하게 풀을 뜯는 목장의 소와 양떼들, 짙 푸르다  못해 남색으로 보이며 곳곳에 널려있는 크고작은 호수들 푸른 산림과 설선의 경계의 초원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고산화등 대자연의 신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프스야말로 보면 볼수록 좋고 가면 갈수록 더 가고파지는 그야말로 신이 내려주신 이세상 최고의 관광지라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필자도 1960년부터 해외 등반을 시작하여 그간 6번의 히말라야 등반을 비롯하여 남미의 안데스등 여러나라의 수많은 험준한 산과 아마존, 아프리카, 실크로드 등 이 세계의 오지등도 두루 탐험 하느라고 많은 곳을 다녀왔으나 가장 좋은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알프스라 하겠다.  그만큼 매력이 있어 한없이 인간을 유혹하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필자는 이번까지 21번 (미국에 와서만도 7번) 이나 다녀왔는데도 가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특히 다녀온 직후에는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알프스의 풍경이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 일손이 제대로 안 잡힐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만큼 많이 다녀왔는데도 보다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필자가 이끄는 미주 한인 탐험 협회에서는 해마다 알프스 등반을 실시하여 이번으로 4번째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그간 참가한 회원들의 연령은 10세의 소녀로부터 69세여자회원(이분은 2차와 3차 두번이나 참가하였음) 등 다양하였다.

                                 준비과정,

       알프스의 단체로 등반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획 개요를 작성해야 한다. (이는 다른해외 등반도 마찬가지지만) 즉, 언제 어디를 어떻게 다녀와야 한다는 행동 개요와 상세한 일정표를 작성해서 가는곳의 지형 지물 및 유래와 유적지 기상등 자료를 수집, 연구, 검토해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갖추어야한다.  (60년대 히말라야 등반시에는 자료 수집에 너무나도 애로가 많았었다) 그런데 우리가 이번에 가게될 알프스 3대 메이커인 샤모니 몽블랑(Chamonix-Montblanc) 째르마트(Zermat) 그리고 그린델 발드(Grindelwalt) 와 빙하의 도시 쟈스페(Saasfee) 지방에 대한 자료는 전부 필자의 머리속에 있어 필요가 없었다.  필자는 알프스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지형지물에 익숙해져 있고 이곳 미국과 뉴욕의 지도는 필요하나 스위스와 알프스의 지도는 필요가 없어 가지고 간 적이 없엇다. 

       둘째로는 교통편인데 알프스의 관문인 스위스의 제네바나 쥬리히로 가는 항공편의 좌석 확보이다.   뉴욕에서 스위스로 직행하는 항공기는 오직 스위스 항공 뿐이고 다른 항공편은 도중에 내려서 스위스행 항공기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그런데 시즌에는 스위스 항공기의 좌석 구입이 어려워 한두명이 아닌 단체일 경우 적어도 6-8 개월전에 항공표를 구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작년 3차 등반시 스위스 항공편의 좌석이 없어 불란서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파리에서 내렸다가 다시 스위스로 향하는 항공기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18명의 회원중 8명의 좌석이 없어 하루가 지난 다음날에야 올 수 있었다(물론 예약이 되어 있었지만) 관광객이 몰려드는 시즌에는 이러한 일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직행하는 항공편을 이용해야만 한다.

       셋째, 숙박 문제인데 시즌에는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장소의 호텔에 머물기 위해서는 8 개월 전, 어떤곳은 1년전에 예약해야하는 곳도 있다.

       넷째로는, 현지 교통편인 렌트카인데 이 역시 시즌에는 구하기가 어려워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물론 스위스와 알프스 지방에는 등산전차, 버스등 대중교통 수단이 잘 발달되어 있으나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를 가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거니와 대중교통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많이 있다.  그리고 잛은 기간에 보다 많은 곳을 다녀오기 위해서는 기동력이 있어야 겠기에 반드시 렌트카가 필요하다.

       이러한 준비과정으로 미루어 볼때 모든것을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원선발을 적어도 1년전에 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예약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미국인 사회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못한 우리 교포사회에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출발일자가 임박해서야 우루루 몰려드는 것이 교포사회의 실정이니 어찌하랴.  그래서 이번 4차 등반만은 일찍 서둘러야 했기에 대원선발을 작년 9월에 시작하여 10월에 16명의 대원을 선발하였고 11월부터 수속을 시작하여 금년 1월초에 모든 수속을 끝마칠 수 있었다.  즉 금년 6월 27일 출발, 7월 5일에 돌아오는 스위스 항공의 좌석표를 확보하였고, 우리가 출발하게될 샤모니, 째르마트, 그리고 그린델발트등 3곳에 우리가 원하는 호텔과 렌트카의 예약을 마쳤던 것이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끝내고 나니 그렇게도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출발 날자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그동안 참가회원들에게 필자의 저서인 ‘알프스의 개요’ 와 ‘등산과 우표’ (세계 각 나라에서 발행한 산악우표 안내책, 1980년 발행) 의 알프스 편을 필독시켜 알프스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도록 하였다.

       6개월 후에 출발할 날자만을 기다리는 대원들은 하나같이 즐거워 했다.  특히 산을 좋아하는 대원들은 더욱 좋아했다. 그렇게도 동경하던 산악인의 메이커인 알프스 등반을 하게 되었다는 기대감에 누구못지 않은 흐뭇함을 느끼는것 같았다.  어떤 대원은 가게를 운영하는데 매일같이 짜증나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알프스에 간다는 기쁨때문에 흥겹고 즐거워 손님하고 한번도 다투지 않았다고 한다.  뉴저지에서 산부인과를 개업하고 있는 Dr. 이용복 대원 부부는 흥분이 되어 잠이 잘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프스에 대한 서적과 비디오등을 구입하어 흥분을 달래곤 한다는 것이다. 누구하나 할것없이 출발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작으나마 하나의 꿈과 희망을 가지고  기대하는 아름다운 마음, 무미 건조한 이민 생활에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는 대원들을 볼때마다 필자역시 어느 즐거움보다도 흐뭇한 마음 금할 수 없었다.

       자는둥 마는둥 하는 사이에 우리가 탄 스위스 항공기는 어느새 (6월 28일 아침) 알프스의 관문인 스위스의 국제도시 제네바 공항에 도착했다.  항공기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는 이미 정해진대로 각자 맡은 일로 분주했다. 개인짐과 장비와 식량들을 대원들이 찾아 나오는 사이 필자와 이영복 대원은 입국 수속 관리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보지도 않음) 공항 대합실로 나와 환전 (불란서와 스위스 화폐)과 렌트카 인수 수속을 하였다. 약 40분 걸렸다. 그사이 다른 대원들은 짐을 찾아 가지고 나와 시간 낭비없이 즉시 출발할 수 있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그간의 경험 덕이었다.  1차 등반때 환전과 렌트카 수속에 두시간이나 되는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적이 있었다. 전 대원이 함께 짐을 찾아 나와보니 하나밖에 없는 은행과 렌트카 사무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먼저 나와서 줄을 서 있었던 것이었다.  한 사람당 30분정도 걸리는 렌트카 수속이나 환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2차 등반때부터 업무를 분담 처리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7인승과 9인승 두대의 렌트카로 샤모니, 쟈스패, 째르마트, 그리고 그리델발드를 거쳐 쥬리히 공항까지 가게 되어 있었다.  제네바 공항에서 10여분 가면 스위스와 불란서의 국경지대에 이르며 이곳에서 부터 고속도로가 샤모니를 거쳐 몽블랑 터널(11.7km) 을 통과 이태리로 이어진다.  이 고속도로는 1965년 몽블랑 터널이 개통됨으로서 건설된 도로로서 샤모니까지 가는데 약 1시간 20분 소요 되며 중간 두 곳에서 고속도로 사용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불란서 화폐를 준비해야 한다.  제네바를 출발한지 한시간이 지나면서 왼쪽으로 깎아 지른듯한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고 그 뒤로 만년설에 덮여있는 알프스의 흰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길 바른편으로는 알프스의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수가 홍수진것처럼 급류를 이루고 그 너머 높은산 중턱까지  퍼져있는 푸른 목장지대가 비로서 알프스에 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샤모니에 가까와 지면서 야! 알프스의최고봉인 해발 4808m 의 몽블랑(Mont Blane)이 그 늠름한 모습을 나타내며 뒤이어 깎아지를 듯한 얼음산이 금방이라도 우리를 덮칠듯한 기세로 우뚝솟아 있는 보쏭빙하가 우리를 위압하며 나타나면서 바로 우리 첫 기착지인 샤모니에 도착하게 된다.

샤모니(Chamonix 해발 1030m ),

       예전에는 오도갈데 없는 저주받은 사람만이 살아야한다는 알프스 깊은 산속의 천박한 땅덩어리, 유령이 살고 있다는 몽블랑에서 흘러 내린 빙하가 툭하면 마을을 덮쳐 삶의 보금자리를 망가뜨리는가 하면 계속된 폭설로 길이 두절되어 생활의 위협등 쓸모없는 땅이라던 샤모니,  이래서 이곳에 살던 저주받은 사람들이 가장 저주하는것이 바로 몽블랑과 빙하의 하얀 얼음 덩어리와 하얀 눈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저주하던 골치덩어리가 하루 아침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줄이야!!!

       1786년 의사 미카엘 파카드와 수정 채집가인 쟈끄발마가 몽블랑 등정에 성공했던 것이다.  이 소식은 18세기 그시대의 유럽 사람들을 열기에 몰아넣고도 남았었다. 즉, 대 항해 시대 이후 유럽인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탐험행위를 펼치고 있었고 식민지 활동이 일어나고 있었을 때라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려는 꿈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하나의 큰 돌파구의 계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기세는 세계의 높은 산을 등반하고 미지의 땅을 탐험한다는 열기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러한 인류 탐험행위, 고봉등반 활동의 중심에는 알프스가 있었고 그 알프스 안에는 몽블랑이 있었던 것이며 그 밑에는 바로 샤모니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탐험과 모험을 찾는 많은 젊은이들이 몽블랑을 찾아 샤모니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고대로부터 알려지지않은 사람들이 알프스 산록을 누빈것은 사실이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를 배후해서 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알프스산을 넘은것이라던지, 나폴레옹장군이 이탈리아에 주둔한 오스트리아 군을 치기위해 알프스를 넘은것이라든지, 혹은 사냥을 위해 ,광석을 캐내기 위해, 또는 여행을 가기위해 알프스산을 오르내린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것은 전쟁을 위해서, 혹은 살기 위해서 한 생활수단에 지나지 등반을 위한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몽블랑 등정이야말로 등산을 위한 등산의 시초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곳에서 근대적 의미의 산악 등반이 인류의 활동으로 잉태되었고 여기에서 세계 등반사의 발전이 이루어져 알프스아말로 세계 산악인의 메카인 동시에 성지가 된것이다.  그들이 저주하던 유령의 집 이라던 몽블랑은 오늘날 수많은 사람을 끌어 들이는 마력을 발휘하고 옥답을 뭉그러뜨리던 얼음 덩어리들은 오늘날 흰 석탄으로 변하여 무한한 전력 (수력발전) 를 생산하는 동시에 거기에서 흘러 내리는 양질의 음료수인 Evian 은 오늘날 이곳 우리들의 식탁에까지 오르고있으며 그렇게도 원망하던 하얀 눈은 오늘날 세계적인 스키장으로 변하여 그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불과 집 몇채 안되었던 한촌이었던 샤모니가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에서 여행과 관광객 스키 및 등반가로 붐비는 세계 최고 최대의 관광지로 변모하게 되었던 것이다.

       1893년에는 세계 최초의 스케이트장이 개설되었고, 1924년에는 세계 최초로 동계 올림픽 대회가 바로 이곳 샤모니에서 개최되었으며 그후 국제적 스키대회가 자주열려 스키의 도시로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알파인 (Alpine) 스키장으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쓸모없다던 눈과 얼음 덩어리를 어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아니할 수 있겠는가!

       샤모니에 도착하면서 먼저 몽블랑 연봉, 샤모니침봉군과 보쏭빙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머를레(Meriet 해발1562m) 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기상이 나빠 포기하고 대신 산악 유적지인 펄머와 드쇼술(산악운동의 선구자) 의 동상과 가이앙호수옆 깎아지른듯한 절벽의 암벽 훈련장과 유명한 산악 스키장비 상점 등을 견학하는 것으로서 알프스의 첫날을 맞았다.

다음날인 6월 29일

       구름 한점 없는 바람도 잔잔한 보기드문 좋은 날씨여서 예정에 없었던 케이블카로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바람이 세게 불면 국경을 넘는 콘도라가 운행을 못한다).  불과 수백미터에 불과한 뉴욕 근교의 산만 다니던 대원들에게 해발 4000m가 넘는 웅장한 거봉들과 만년설에 묻혀있는 대빙하와 빙벽 및 빙탑, 그리고 쿠레파스 (얼음 구덩이) 등을 직접보고 느낌으로서 고산에 대한 지식을 얻음과 동시에 알프스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것이었다.

해발1037m인 샤모니를 출발하는 50여명이 탈 수 있는 큰 케이블카는 중간역인 뿔랑드 레휘이(해발 2383m)에 도착, 다시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종점인 에귀이 디미디(해발 3884m)까지를 불과 6분만에 올라가는데 놀라운것은 중간에 케이블카 선을 받치는 철탑이 하나도 없었고 경사가 너무 급해 샤모니가 수직으로 보여 아찔했다.  바로 눈앞에 다가온 몽블랑을 비롯하여 수많은 봉우리와 빙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해발 3884m 나 되는 높은 지대라 산소가 희박하여 관광객 중에는 토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절대로 뛰지말고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곳이다.  또한, 날씨가 흐리고 폭풍설이라도 몰아칠때는 기온이 섭씨 영하7-8도 까지 내려가므로 항상 방한복을 준비해야 하며 주위가 온통 만년설에 뒤덮인 곳이라 썬글래스 또한 반드시 준비해야한다.  이곳에서 이탈리아 국경인 엘푸루노 (해발 3466m) 까지 5km 에 달하는 대 빙하위를 4인승의 조그마한 콘도라를 타고 넘는데,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갖가지의 모양을 갖추고 흰눈에 덮여 햇볕에 반짝이는 수많은 거봉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절경이었고 내려다 보이는 그 넓고도 넓은 대 빙하위에 거미줄 같은 쿠레파스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등산가들의 텐트가 성냥갑 같이 보였고 빙하를 건너고 있는 많은 등산가들이 개미떼 같이 보였다.  40분만에 엘푸루노에 도착 (예전에는 이러한 산꼭대기에도 이태리의 국경 검문소가 있었다) 이태리의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2300m 아래에 위치한 쿠마이어에 도착, 알프스에서 흘러내리는 지하수가 마치 홍수진것처럼 급류를 이루고 있는 강가에서 점심을 지어 먹었다.

       몽블랑 터널을 이용하여 샤모니로 돌아가려고 하였으나 복구공사가 끝나지 않아 할 수 없이 케이블카로 오던길로 다시 되돌아가기로 하였으므로 이날 하루에 두번씩이나 알프스 준령을 넘나든 셈이었다.  돌아오는중 케이블카를 갈아타는 뿔랑드 레귀이 에서 주위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조금이라도 걷자고들 하여 주위의 산을 올랐다.  뉴저지에서 산부인과를 개업하고 잇는 Dr. 조정애 대원은 아름다운 이 절경을 어떻게 전하겠냐며 그저 좋다고 밖에 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고 윤길수 대원은 두딸에게, 김옥분 대원은 세사람에게 이 광경을 꼭 보여주고 싶으니 내년에 꼭 볼 수 있도록 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너나 할것없이 대원들은 즐거워 했다.  이런줄은 미처 몰랐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알프스산맥을 넘어갔다가 다시 넘어오는 장장 30km에 달하는 거리를 케이블카를 타고서 대자연을 만끽했으니 말이다.  이날 아침은 불란서에서, 점심은 이태리에서 먹었으니 저녁은 스위스에서 먹기로 하고 렌트카로 고개를 넘어 스위스로 내려가 저녁을 먹고 하늘을 찌를듯한 뾰족한 봉우리에 둘러샇여 있는 오붓하고 조용한 산간마을,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전나무 숲이 우거진 잔디밭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드는중에 Dr. 이종수 대원이 복집(점쟁이)을차려 전 대원들이 폭소를 자아내며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즉, 6가지 물체의 그림을 그리게한후 그것으로 사주팔자를 알아 맞히는데 신기하게도 거의 들어 맞았던 것이다.  특히, 배우자, 이성, SEX, 에 관해서는 100%로 알아 맞추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수 밖에…

그 어디서도 가질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을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든 알프스의 깊은두메산골 조그마한 국경마을에서 가질 수 있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 었다.

6월 30일,

이날도 날씨가 너무 좋았다.  우리는 렌트카로 보쏭마을 까지가서 2명씩 타는 스키 리프트로 글라씨에 산장 (해발 1410m) 에 도착, 이곳부터 보쏭빙하까지 등반하기로 했다. 빙하에 쓸려나간 사태난 지역을 통과하는, 길도 없는 험난한 코스라 일반 관광객은 올 수도 없는 곳을 강행하여 마침내 빙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몽블랑 정상에서 부터 이곳까지 표고차 3600m를 흘러내린 거대한 빙하로 형성된 엄청난 얼음 절벽, 얼음폭포, 수많은 얼음탑, 쿠레파스등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는 대원들, 이러한곳까지 볼 줄은 미처 몰랐다고하는 박경중 대원, 갈길이 바쁜 우리는 렌트카로 돌아와 그 험준하고 가파른 준령을 넘어 4시간만에 스위스의 쟈스페 (해발1698m) 에 도착했다.

(이곳은 철도가 없어 차로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 일반관광객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해발 4000m가 넘는 고봉들에 둘려 쌓여있는 빙하의 마을로 특히 여름 스키의 천국으로 외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쟈스페 마을을 둘러본후 다시 렌트카 편으로 태슈에 도착하여 차는 넓은 주차장에 세워두고 등산 전차편으로 스위스가 자랑하는 알파인 리조트인 째르마트 (해발1620m)에 도착했다.  태고적의 정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아울러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차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방울소리를 울리며 달리는 역마차가 인상적인 곳이다.)

7월 1일

역시 날씨가 좋았다.

서둘러 호텔을 나와 등산전차로 40분안에 코르너 그레트(해발 3089m)까지 올라갔다.

이곳 또한 주위의 경관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 등반코스는 리펠벨르크(해발 2582m) 까지 걸어 내려 가는 것이다.  알프스의 명산인 맛터호른을 비롯하여 해발 4000m가 넘는 11개의 거봉들이 마치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계곡마다 엄청난 빙하가 흐르고 있으며 광활하고 밋밋한 초원 지대에는 수많은 고산화가 피어있고 여기 저기 널려있는 크고 작은 호수에 비치는 만년설에 반짝이는 고봉들의 모습은 빼어 놓을 수 없는 절경중에 절경을 이루어 마치 그림속에 묻혀있는 기분이든다.  조그마한 호수가에서 점심을 지어먹고 리펄베르크에 도착, 등산전차 편으로 째르마트에 돌아온 우리는 산악 발물관에서 산약 발전사와 스키및 등산장비의 발전사 등을 견학했다.

7월 2일

오전중에는 각자 취미에 맞추어 스키, 테니스, 수영을 하고 오후에는 이곳을 출발하기로 했으나 얼마전의 폭설로 스키장이 잠정 폐쇠되어 전원 등산을 하기로 했다.  땅속 굴을 뚫어 만든 지하 케이블카로 650m나 올라 수네가 (해발 2293m)에 도착 이곳부터 째르마트까지 가는 코스인데 수많은 높은산에 둘러 쌓여있는 푸른 목장지대와 솔과 삼나무 향기가 풍기는 우거진 삼림지대를 지나면 산간 마을이 나타나며 들길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고산화가 알프스의 매력을 더욱 깊게 느끼게 해준는 코스였다.  째르마트 길거리, 백여년이 넘는 통나무집 길가에서 구워파는 스위스 특유의 두툼하고 길다란 소세지가 먹음직 스러웠다. 갈길도 바빳고 마침 배도 고픈때라 쏘세지와 빵과 음료수를 사서 거리에서 점심을 때우고 태슈로 가는 등산 전차속에서 그 무엇같이 생긴놈이 그렇게도 맛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고 하여 한바탕 웃고 말았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웃는일이 매일 생기니 좋을 수 밖에…. 태슈에 도착, 맡겨놓았던 렌트카로 아찔아찔하고 아슬아슬한 해발 2165m의 험준한 준령을 넘어 오후 6시에 그린델 발트의 호텔에 도착했다.

7월 3일

     날씨가 너무 좋았다. 호텔에서 렌트카로 구른트역까지 가서 그곳에서 등산전차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등산 전차 종점인 융푸라우요호(해발3454m)에 도착 아렛치 빙하등을 탐사한후 다시 등산전차를 타고 아이거 그랫처 (해발 2320m)에서 내려그룬투까지 표고차1400m를 걸어내려 가기로 했다.  등산전차에서 니려 하산길에 오르자 왼쪽으로는 융푸라우와 멘히의 북벽에 걸려있는 그많은 빙하가 햇볕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고 알프스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난 처절하고 시커먼 마의 아이거 북벽이 우직하게 버티고 있는 밑으로 산림지대와 푸른 초원과 목장이 그린델 발트까지 완만하고 넓게 펼쳐져 있으며 계곡 너머로도 푸른 목장지대가 널리 퍼져있어 참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었다. 한가하게 풀을 뜯는 젖소들의 방울소리와 숲을 헤치고 가파른 산언덕을 힘겹게 기어오르는 등산전차의 기적소리가 들리는가하면 알프호른(약 2m 길이의 스위스 전통악기)의 유연하고 은은한 소리가 메아리쳐서 오랫동난 울려 퍼지고 여기에 간간히 울려오는 융푸라우에서 떨어지는 눈사태 소리가 장단을 맞추어 준다.  목장의 송아지를 벗삼아 이름모를 고산화가 반겨주는 오솔길을 돌고 목장길을 따라 흥겨운 요들송을 불러가며 내려오는 등산길 이야말로 너무나도 황홀하여 무아의 경지에 이른다. 중간에서 점심도 지어먹고 산장에 들러 차도 마시고 오느라고 다섯시간이나 걸린 이 등산길 이야말로 이곳 스위스가 아니고서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참으로 멋진 절경이었다.

7월 4일

렌트카로 한시간 가량 달려 깊은 계곡의 협곡사이에 숨겨져 있는 기괴한 폭포로 엄청난 수량을 바위틈과 굴속을 통하여 떨어 뜨리는 트뤼멜바흐 폭포를 관람하고 빌더 스빌에 도착 등산전차로 갈아타고 1400m 위에 잇는 시나게푸라테(해발 1961m) 까지 올라갔다.

왼편으로는 1500m 절벽 아래로 바다같이 넓고 짙푸른 부리엔즈호수, 오른편과 뒷편 역시1000여 미터의 절벽아래 깊은 계곡, 수많은 설산과 바위 봉우리에 둘러 샇여 있는 푸른초원으로 이루어진 광활한 고원지대, 마치 잉카 왕국의 유적 공중의 도시 마추피추가 연상되는 곳이다.  마침 고산화가 만발하여 그 넓고 넓은 푸른초원을 노랑, 파랑, 하얀색으로 물들여 놓은, 그 어디에다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2시간 반이 걸리는 주위의 산악지대를 등산하기로 한 것이다.  가는 곳마다 특유의 절경을 간직하고 있어 마치 이 세상에서 좋은 곳만 떼어다가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 알프스였다.

     이번, 우리는 4000m가 넘는 거봉이 38개나 되는 알프스의 어느 한 봉우리를 오르기위해 며칠식 머물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암벽과 빙벽 등반을 해야하는 등반대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관광여행도 아니다.  잛은 휴가 기간에 보다많은 곳을 걸으며(등산) 보고, 들으며 느끼는데서 오는 하나의 철학을 일상생활에 승화시켜 나가자는 등반대였다.  이는 무미건조한데서 오는 하나의 철학을 일상생활에 승화시켜 나가자는 등반대였다.  이는 무미건조한 이민생활에 큰활력소가 되어 더욱 뜻깊은 생을 보내게 될것이라고 생각된다.

대원들이 한결같이 좋은 등반이었다고 필자에게 고마움을 표시 할때마다 보람을 느끼게 된다.  1960년 한국최초의 해외원정대를 이끈것을 시작으로 그간 40여년간 4명의 대원과 12마리의 말로 구성된 작은 탐험대로부터 40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대규모의 등반대에 이르기까지 수십차례의 원정대를 이끌어 오는 과정에서 한때는 세계최초로 히말리야의 고봉 츄렌히말 정상에 태극기를 꽂은적도 있거니와 내 앞에서 한꺼번에 15명의 부하대원을 잃은 비극등, 많은 희비극이 있었다.  이번 알프스 등반은 좋았던 등반대중의 하나였다.  내년에는 남미 (아마존, 안데스, 잉카)와 히말라야 (마나슬루)에 가게되어 바쁜 와중에도 벌써 10여명이 참가 신청을 하고 있는 알프스 등반에 치중해야 겠는데,

정종희 대원의 말…..

“이번 등반이 너무 좋아서 또 가고 싶은데 내년에도 이번처럼 좋을 수가 있을까요?”

글쎄올시다…. 그래도 상대가 알프스니깐, 더 좋을수도 있겠지!!  묘안을 찾아내야지…….

[김은미]

귀덕이 덕에 알프스 여행기를 실감나게 잘 읽었네. 사실 그동안은 산을 좋아한다는 것도 마음 뿐이지, 하이킹 정도로 만족할 뿐이었는데, 이렇게 노련한 전문가가 인솔해 준다면, 도전해 볼 만할 것 같아~

[심귀덕]

은미야! 이글을 읽고 마음은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이나 형편따라 못가는 친구들껜 미안해질듯...의견들이 분분할지도 모르고... 또한 타이프 치려니 조금 분주해서 조금은 망설이기도 했지만 에세이정도 글로만 읽어도 신선함을 전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내친김에 홍숙이께 또 신세를...고맙다!! 보람이 있는것 같구나.~~ 쪽지를 보냈는데 보았는지...

[최성신*]

귀덕아!!! 오랬만에컴에 들엉오니 너의 글이 들어와 있네? 잘 지내고 있지? 너의 소식이 궁금 했는데 이글을 읽으면서 다시금 너의 생각이 나는구나.....내 꼬 ~~~~~~~~~~오옥 가야겠다 적금 들던지 계 들어서///ㅋㅋㅋ

[심귀덕]

그래! 성신아! 기대해보자 거기가서 꼭! 그 무엇 같은놈의 소세지도 먹어보고 빙하에서 흐르는 물로 라면도 끓여 먹어보고... ㅎㅎㅎ 걸신 들었나?

[곽동휘]

귀덕아!!!꿈에그리던 몽블랑^^함께하지못해 무지 섭하네 난 언제나 가보려나 꼭가보고싶은곳인데^^친구들하고 함께하면 기쁨이 배가^^자세한 일정이 언제쯤인지????

[심귀덕]

여기는 독립기념일(7월 4일)이 아주 큰 공휴일이지...그래서 모든 학교가 6월 말 이전 여름 방학이 완료! 대학은 학교에 따라서 더 더욱 일찍...대학교는 물론이고 고등학교나 중학교도 시험만 끝나면 며칠 남겨두고 출석이 그리 대단하진 않지만...대부분 사람들이 독립기념일을 기준으로 대이동이 있단다. 주로 년중의 행사 베케이션(방학) 이라 생각하면 돼!! 그리고 알프스 관광 역시 성수기가 그때이고....그래서도 예약은 꼭 필요하단다. 지금은 확실한 날짜를 모르지만 7월 1일에서 7월 10일 정도로 알고 있어봐....우선 지원자가 몇명이나 되는지 알아봐야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