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의 문제점
가. 축제의 지역성 결여
우리 나라의 지역축제 프로그램의 경우 전야제, 공개행사, 전통문화행사, 현대적 문화예술행사(공연, 백일장 등), 체육행사, 부대행사(특산품판매, 난장개설, 미인선발대회, 노래자랑) 등의 공통인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각 지역 축제들이 처해 있는 여건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축제프로그램의 구성에 있어서는 획일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역축제의 생명은 지역성(차별성)이다. 지역이 갖는 지방적 특수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성있는 축제를 창출하는 것이 지역축제로서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축제의 대부분에서는 지역적 특성의 부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축제 프로그램은 물론 축제의 주제에서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뚜렷한 이유와 독자성을 지닌 축제의 주제와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축제를 준비할 때 그 축제는 생명력을 지닐 수 있다.
나. 축제예산의 영세성과 의존성
빈약한 예산으로 지역축제의 발전을 기하기는 몹시 어려운 일이다. 물론 예산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축제의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적은 예산을 가지고 짜임새 있는 축제를 만드는 일이 가능한 것도 축제기획만의 특성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축제의 내용과 예산은 비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축제예산이 상급기관의 보조금(국비, 도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고 공공부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축제예산의 외부 의존도가 높은 한 축제의 자생적인 발전은 불가능하게 된다.
다. 축제 개최시기의 문제
지역축제의 문제점의 하나가 개최시기의 집중화이다. 우리 나라 지역축제의 상당수가 봄․가을철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종합형 지역축제들은 대부분이 이 시기에 밀집되어 있다. 9~10월은 시기적으로 농어민들이 생업에 한창인 때여서 농촌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불리하다.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행사가 집중 개최되고 있으므로 개별 축제에 대한 지역 안팎의 관심이 분산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축제 개최시기의 설정에 있어 지역적, 역사적, 민속적 의미나 특색 그리고 특정한 시기의 상징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라. 축제의 관광자원화 미흡
앞으로 자연관광자원 위주의 관광구조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즉, 하드웨어적인 자연관광자원과 소프트웨어적인 문화관광자원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지역의 고유한 개성을 지닌 지역축제의 관광상품화는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지역축제를 매력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상품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지역축제 관계자들이 지역축제의 관광잠재력에 대한 인식자체가 부족하며, 관광축제를 지향하는 축제들도 구체적인 실천노력이 미약한 실정이다. 지역축제의 행사나 프로그램의 기획․입안하는 과정에서부터 관광객을 위한 고려가 거의 없다. 그리고 지역내의 타 관광자원과 연계된 패키지 관광상품의 개발, 관광객 수용태세의 확립 등과 같이 적극적인 관광마케팅 활동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마. 지역주민의 참여성 결여
본래 축제는 지역민들이 모두 참여하여 함께 놀고 연희하던 집단적 대동제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럼으로써 지역축제는 지역주민들의 삶과 문화의 질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 그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축제를 통해 지역에 대한 일체감을 느끼고 자긍심을 갖게되며 축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아래로부터의 자생적 축제이기보다는 위에서 주어진 관주도의 인위적 축제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관주도의 축제는 행사위주, 실적위주로 형식화되고 개최시기와 공간이 가을의 운동장 행사로 모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인위적 지역축제는 축제의 대동적 본질과도 어긋나고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구조적으로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축제운영이 정착되어야 지역축제가 지역 내부의 응집력과 추진력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지역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지역축제의 활성화 방안
가. 지역관광업계와의 효과적인 연계
지역축제의 잠재성을 개발하는데 관광기관과 관광업계는 축제조직자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축제조직자의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으며, 향토축제의 관광매력을 더욱 촉진시키고 증진시킬 수 있다. 그리고 국내방문객은 물론 외래관광객 시장을 파악하고 유인하기 위한 시장조사와 마케팅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실례로 축제관광객이 호텔, 기념품점, 식당 등에서 쓴 관광지출과 축제개최장소 내에서 쓴 지출을 비교하면, 관광지출이 축제장소내의 지출보다는 훨씬 높은 경제효과를 창출한다. 예를 들면 베니스 카니발이 시작되면 2월의 관광비수기로 고전하던 호텔업계가 일제히 호텔요금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100%의 객실점유율을 유지하게 된다. 전체 호텔 투숙객의 80%가 카니발을 보러 멀리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온 국제 관광객들이다. 이들로 말미암아 베니스 지역의 식당들이 카니발 기간동안 약 40% 고객증가 효과를 누리게 된다. 그러므로 지역축제를 기획함에 있어 축제 프로그램 자체에만 치우치지 않는 지역의 관광자원 또는 음식점 및 숙박업체 등과의 효율적인 연계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나. 개선된 홍보전략 수립
지역축제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한편으론 가장 미흡한 분야 중에 하나가 홍보전략이다. 특히 지방축제의 경우 많은 경우가 프로그램 확정이나 이벤트 진행순서가 뒤늦게 결정되어 축제 시작에 임박해 본격적인 홍보전략에 돌입하여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 또한 홍보계획에서 중요한 것은 언론매체를 잘 이용하기 위한 대책과 전문가가 필요한데 이러한 노력과 노하우가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언론매체의 후원을 얻어내는 작업, 화제를 만들 수 있는 보도자료 작성 및 시기적절한 발표 타이밍을 정하는 작업 등에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축제안내서와 포스터도 보다 면밀하게 제작되어야 한다. 특히 국내의 축제안내서의 경우 지역을 처음 방문하는 방문객들을 염두에 두어 제작되어야 할 것이다. 함평 나비축제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홍보․광고전략의 성공이라고 평가된다. 함평군수가 방송사 PD출신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보도거리․방송거리가 되는지 맥을 바로 짚은 것이다.
다. 지역적 주제 설정
지역의 축제는 중심주제가 뚜렷해야 한다. 즉 방문객들에게 무엇을 호소할 것인가를 전제하고 축제의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의 문화와 지역주민들의 열망을 반영한, 지역 정체성을 갖고 있는 향토적인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화시대 개막과 함께 지역특성을 살릴 수 있는 축제가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지역적 주제를 축제에 잘 반영시켜 홍보에도 큰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선 이벤트 자체의 명칭에서 반영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로고와 마스코트를 통해서, 이벤트 장소와 디자인을 통해서, 이벤트 활동과 이벤트의 매력물을 통해서, 음식과 음료를 통해서, 판매하는 기념품, 일관적인 광고형식과 스타일, 방문객들에게 이벤트의 특정혜택을 강조함으로써 축제의 주제반영에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라. 독창적인 이벤트 개발
축제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인 이벤트를 제공하는데 가장 장애요인이 프로그램의 보편성이다. 매년 축제 프로그램 구성 및 내용에 전혀 변화가 없이 똑 같은 내용을 반복한다는 것은 축제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종래 축제에 대한 개념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여 전국 어디서나 거의 유사한 종목들을 서로 모방해 행사를 급조했다. 그것은 결국 축제이름은 다르나 각 지역문화제의 프로그램 내용들이 미녀아가씨 선발대회, 농악, 노래자랑, 체육대회 등 공통인자들을 포함한 대동소이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귀결되었다. 이벤트 프로그램 구성은 해당 지역의 문화적 배경 및 지역적 특성을 깊이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지역의 전통문화와 현대의 지역문화가 잘 반영된 독창적인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을 수 있고 지역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프로그램의 보편성 문제는 축제 방문객의 기호변화를 간파하지 못하는 데에도 생길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제방문객들의 기호는 행사장에서 앉아 단순히 예술공연을 구경만 하는 수동적인 형태를 벗어나 이제는 좀 더 역동성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축제의 형태도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적극적 참여형태로 변하고 있다. 이천 도자기축제의 경우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도자기를 단지 구경만하는 관전위주의 소극적 축제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있는 사례이다.
마. 개최시기의 조절
대부분 우리나라의 지방축제들은 봄․가을에 집중되어 있다. 다시 말해 관광성수기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오히려 지역관광비수기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으로 침체기인 겨울에 축제를 개최하여 성공시킨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로는 캐나다 퀘백의 ‘겨울 축제’를 들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행해지던 전체 축제들을 대상으로 개최시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경우 지역사회의 합의 절차를 거쳐 새로운 축제개최시기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제 개최시기는 우선 중복되거나 경합하는 것을 피해야 하고,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시키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리고 축제의 전통적․민속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개최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한편 역사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방문객들이 참가하기 쉽고 인원동원이 쉬운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
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유도
외국의 경우 성공적인 이벤트의 원동력을 살펴보면 이벤트 프로그램 외에도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 축제 및 문화이벤트를 통한 지역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도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하거나, 관주도적 행사로 인원동원 관점에서 마지못해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벤트에서 ‘지역주민 참여’의 중요성이 무시되고 있거나, 지역주민 측면에서는 참여의 즐거움과 이벤트 상품을 통해 얻는 관광수익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자발적 참여자의 순수한 봉사동기도 있겠지만 무엇인가 유․무형적으로 장단기적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벤트의 중요성 및 효과를 교육, 설득시키는 프로그램을 실행함으로써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게끔 해야 할 것이다.
자발적인 참여는 지역주민들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어느 지역사회나 대도시로 떠난 그 지역민들의 향우회 등이 있다. 이들의 애향심과 공동체 의식이 강화될 수 있는 전략이 바로 축제 이벤트의 자발적 참여이다. 향우회의 향토축제에의 적극적 참여는 지역주민의 축제참여를 크게 고무할 것이고 축제 분위기의 형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 프로그램 구성도 중요하다.
그러나, 주민참여로 시작된 많은 축제들이 규모가 커지면서 관주도적 운영, 정교한 이벤트를 위한 특정기관의 참여로 점차 지역주민들이 축제로부터 멀어지게 된 경우도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사. 민간주도의 조직구조로 개편
우리 나라의 경우 지역축제의 대부분이 관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역축제와 각종 지역이벤트의 중요성이 대두됨과 동시에 전문기술과 운영능력을 요하는 일이 되었다.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 재원조달을 효과적으로 해내야 하는 경영마인드의 발휘, 복합적 산업연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벤트요소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는 등 과거와 같은 관주도의 추진체계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따라서 상시 이벤트를 준비하는 민간주도의 상설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민간주도의 기구를 토대로 자연스럽게 축제에 대한 시민참여를 보장하게 되며 애착심을 고양시킬 수 있다.
아. 중앙정부의 지원
지방축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관광 및 지역경제활성화의 잠재성이 있는 축제나 이벤트를 재정적인 면이나 홍보 및 기술적인 면에서 보완해 준다면 축제효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문화관광부가 향토축제를 지원하는 몇 가지 사업 중에서 특히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문화관광축제사업’ 등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지역축제와 관련된 통계와 자료의 업데이터 관리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