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 Verdi -La forza del destino -ouverture (ed. 1862)
2018 JIMFF(제천국제음악영화제) : 영화음악의 거장 장 클로드 프티 JEAN-CLAUDE PETIT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이 속담이야말로 장 클로드 프티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닌가 싶다. 10살 때 파리 음악원에서 화음, 푸가, 대위법 부문 1등을 거머쥔 장 클로드 프티. 역시나 떡잎부터 달랐다. 덱스터 고든, 조니 그리핀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재즈 피아니스트답게 영화는 장 클로드 프티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고요한 게 가장 아름답다.”라며 담백한 선율을 추구하는 천재 작곡가가 직접 연주한 <당스 아베끄 루이>OST 연주도 좋다.
잔잔하게 진행되면서 쓸쓸한 분위기를 주는 마농의 샘 Main Theme 곡은 마치 “Papet”이 말년에 느끼는 인생무상의 여운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데, 이곡은 그 유명한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이탈리아) 의 오페라 “La Porza Del Destino”의 서곡
그 Theme 을 인용한 것으로 Original Score 는 아니다. 이 Theme 을 근간으로 하여 전체 OST 를 만든 “Jean Claude Petit”(1943, 프랑스)는 이미, 1970년대 초부터 약 70여편의 프랑스 영화 음악을 만든바 있는 중견 작곡가인데, 이 영화에서는 “Roger Legrand”와 공동으로 음악 연출을 하면서 마치 베르디의 한 비극적인 오페라 같은 분위기를 잘 자아낸 것이 이 영화음악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OST 앨범에는 재즈 아티스트 투트 티엘 르망의 하모니카로 연주되는 "Jean De Florette", 테마 음악은 Giuseppe Verdi의 "La Force Du Destin"(운명의 힘), "Le Marage De Manon"(마농의 결혼), 제2부에 등장하는 주제가 "Manon"은 테마에 가사를 붙여 주인공 마농의 매혹적인 모습을 묘사한 곡으로 샹송가수 제르쥬 라마(Serge Lama)가 애감있는 목소리로 들려준다.
마농의 샘 Manon of the Spring , 1986 제작 요약 : 스위스 외. 드라마 113분
감독 : 끌로드 베리
출연 : 다니엘 오떼유, 이브 몽땅, 엠마누엘 베아르, 티키 홀가도
줄거리 요약 :
이 영화는 86년 프랑스의 내셔널 시네마 아카데미상 그랑프리, 전미 영화 비평가협회 최우수 영화상 수상 및 세자르상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다니엘 오떼유가 최우수 남우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프랑스에서 가장 명성 높은 희곡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마르셀 파뇰이 어린시절에 들은,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하는 야성적인 처녀의 이야기를 뼈대로 해서 쓰여졌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비평가 앙드레 바쟁은 이 이야기를 '프로방스 지방의 보편적인 서사시'라고 평한 바 있다.
고뇌 속의 소박한 완고함, 온순한 광기가 서정적으로 묘사되는 도입부로부터 10년 후 마농이 복수해가는 장면이 차분히 묘사된다. 그리고 결말부에서 예상치 못한 의외의 사실이 모든 것을 뒤집어 엎는다. 전 작품에 흐르고 있는 분위기는 위대한 '자연의 힘'이며, 바로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이다. 감독 클로드 베리는 84년말경, 파뇰의 미망인인 자클린느로부터 영화판권을 획득, 소설이 갖는 리듬, 깊이를 잃지 않으며 간결하고 인상이 강한 작품, 또 시대의 흐름, 토지의 감촉, 프로방스 지방의 생활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로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들의 방언과 감정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클로드 베리와 각본을 공동 작업한 인물은 그와 여러차례 작업한 바 있는 베테랑 제라르 브라슈. 그는 파뇰의 원작에서 대부분의 대사를 그대로 살렸다.
출생의 비밀, 엇갈린 운명, 음모, 복수, 파멸, 회개. [마농의 샘]
위골랭과 빠뻬, 쟝은 현실 속에 살아있는 인간의 냄새를 풍긴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라 악인이 응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쾌하지 않다. 쟝, 위골랭, 빠뻬 모두 운명의 횡포에 쓰러진 불쌍한 인간들 아닌가.
만약 전쟁터에 나간 빠뻬가 쟝을 임신한 플로레트의 편지를 받았더라면 빠뻬가 자기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빠뻬가 위골랭을 아들처럼 아꼈던 것은 그가 수베랑의 가문을 이을 유일한 혈육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위골랭에 그토록 집착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어리석은 그를 살살 꾀어 나쁜 일을 하도록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위골랭이 마농의 원한을 살 일도 없었을 것이고, 30살이 되어서야 찾아온 첫사랑이 성공할 수도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던 아련한 연민의 감정은 인간이 결코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배경음악을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을 쓴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일구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쟝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은 앞으로 자기들이 살아갈 허름한 농가의 2층 창가에서 꿈같이 아름다운 프로방스의 농촌 풍경을 바라본다.
완벽하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순간. 이 순간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는지 쟝이 하모니카를 분다. 여기서 그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멜로디는 베르디의 [운명의 힘] 남편의 하모니카 연주에 맞추어 한때 오페라 가수였던 그의 아내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은 제목 그대로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 쳐보았자 결코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칼라트라바 후작의 딸 레오노라는 알바로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이 알바로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고, 그래서 두 사람은 아버지 몰래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두 사람이 도망치려는 순간 후작이 들어오고, 세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알바로가 실수로 후작을 죽이고 만다.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한 레오노라의 오빠 돈 카를로스는 원수를 갚기 위해 알바로를 찾아 나선다. 카를로스와 알바로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가명으로 군에 입대하는데, 이때 알바로가 위기에 처한 카를로스를 구해주면서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나중에 카를로스는 알바로가 자기가 찾던 아버지의 원수라는 것을 알고 결투를 신청한다. 알바로는 사랑하는 레오노라의 오빠인 카를로스와의 결투를 원하지 않지만 상황에 몰려 결국 카를로스의 결투 신청을 받아들인다. 이 결투에서 카를로스가 알바로의 칼에 찔린다. 그렇게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는데, 레오노라가 나타난다.
레오노라와 알바로가 한 통속이라고 생각한 카를로스는 자기를 부축하는 레오노라를 칼로 찔러 죽이고, 이것을 본 알바로는 절벽 위에서 몸을 던진다. 그렇게 세 명의 주인공이 모두 죽는 것으로 오페라가 끝난다.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은 막이 오르기 전에 연주하는 서곡에서부터 운명의 가혹한 힘을 보여준다. 이것을 듣고 있으면 운명 앞에 무방비 상태로 서 있는 인간의 모습이 그려진다. 금관악기의 당당한 울림으로 시작하는 서곡은 처음부터 가혹하게 인간을 몰아붙인다. 인간은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호소하고, 때로는 발버둥 치지만 운명의 가혹한 타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결국 항복하고 만다. 바로 이 순간 어디선가 홀연히 들려오는 플루트와 오보에 소리, [마농의 샘]에 나오는 바로 그 멜로디이다. [서곡]에서 플루트와 오보에가 연주하는 이 멜로디는 4막에서 카를로스로부터 결투 신청을 받은 알바로가 그를 설득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자네의 협박도 모욕도 바람에 흩어지길 바라네. 나를 용서하게나. 형제여. 나를 동정하게나. 불행하고 비참한 죄밖에 없는 자를 왜 해치려 하나 운명에게 굴복하세 불쌍히 여기게. 나의 형제여.
이렇게 간절히 애원하는 노래인데, 영화에서는 쟝의 하모니카 반주에 맞추어 그의 아내가 노래 부르는 장면 외에, 자살한 위골랭의 시신이 빠뻬의 집 테이블에 누워 있는 장면과, 빠뻬가 침대에 누워 한때 사랑했던 쟝의 어머니 플로레트가 준 머리핀을 손에 쥔 채 죽어 있는 장면에서 이 음악이 나온다.[운명의 힘] 서곡에서는 이 멜로디를 플루트와 오보에가 연주하지만 영화에서는 하모니카가 연주한다.
여리고 가냘픈 하모니카 소리가 거대한 운명의 횡포 앞에 스러져간 나약한 인간의 모습 같다. 가슴 저리게 어필해 오는 그 소리를 들으며 쟝, 위골랭, 빠뻬 모두에게 더없이 아련한 연민의 정을 느낀다.
<마농의 샘>을 지은 '마르셀 파뇰'
프랑스의 작가이자 영화감독. 프랑스 오바뉴에서 교사였던 아버지 죠제프 파뇰, 재봉사였던 어머니 오거스틴 랑소 밑에서 태어나 14세 되던 해에 어머니를 잃었다.
15살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판타지아」라는 잡지를 만들어 자신의 첫 작품 「선회」를 발표했고, 엑상프로방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문예지 활동을 계속했다.
1915년부터 영어교사로 일하면서 1916년 시몬 콜랭과 결혼한 그는 1922년 파리로 옮겨오면서 희곡
쓰기에만 전념하다,
1928년 「토파즈」라는 정치풍자극을 통해 명성을 얻기 시작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마리우스」, 「화니」, 「빵집 마누라」등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그는 1932년 마르세이유로 돌아와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은 자신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31년작 「마리우스」였다. 그는 자신의 시나리오뿐 아니라 장 지오노 같은 다른 소설가의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고, 1946년에는 영화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에 선출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생전에 많은 희곡과 소설을 썼는데 가장 감동적이며 공감을 주는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큰 제목으로 묶여 있는 4부작 자전소설 <아버지의 영광>, <어머니의 성(城)>, <비밀의 시간>, <사랑의 시절>일 것이다.
<아버지의 영광>은「마르셀의 여름」으로, <어머니의 성>은 「마르셀의 추억」으로 영화화되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그는 이 연작을 완성하지 못한 채 1974년 파리에서 작고하였는데, 1977년 유작으로 발표된 마지막 4부 <사랑의 시절>을 번역한 것이「마르셀의 사랑의 시절」이다.
2018 JIMFF(제천국제음악영화제) :
영화음악의 거장들 – 장 클로드 프티 IN THE TRACKS OF JEAN-CLAUDE PETIT
첫댓글 멋져요!!!!
다양한 자료로 볼거리를
올려봅니다.
댓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