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안게임에 태권도 종목이 포함된 1986년부터 매번 태권도 종목에서 종합 1위를 지켰다. 올림픽에서는 태권도의 남녀 총 8체급 가운데 국가별로 4체급에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제약이 크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남녀 각 8개 체급으로 총 16체급, 그 가운데 국가별로 남녀 각 6체급씩 12체급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남녀 각 8체급 출전이 허용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12개의 금메달에 은 3개, 동 1개를 따냈다. 또 올해와 똑같이 남녀 각 6체급에 출전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9 개와 은, 동메달을 각각 한 개씩을 따냈다. 지난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유도와 양궁, 골프 등 3개 종목에서 각각 4개씩의 금메달을 따냈다. 거기에 비하면 태권도의 금 9개는 대단한 성과다. 메달 레이스 종합 2위에 오른 한국이 도하에서 거둬들인 총 58개의 금메달 가운데 15%가 넘는 금메달을 태권도 한 종목에서 따낸 것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태권도선수단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태권도에서는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국민들의 인식에는 변함이 없지만 외국 선수들의 기량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사용되는 전자호구도 변수다. 국민들이야 전자호구가 어떤 것인지, 뭐가 다른 건지, 잘 알지 못하니 부담은 더 크다. 태권도대표팀은 역대 최저 수준인 8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전자호구가 사용되는 점, 그리고 이란, 태국 등 경쟁국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과 함께 태권도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개최국 중국의 텃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갈수록 국제대회에서의 금메달 목표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김응현이 출국 2주를 앞두고 하차한 것도 대표팀에는 큰 불운이다. 7월부터 함께 호흡한 장세욱이 빈자리를 채운다 하더라도 김응현만큼 믿을 만하다고 장담하기 어려워 예상치 못했던 사고는 그 자체로 큰 피해다. 출전 선수 절반이 국제경기에서의 입상 경험이 없다는 것도 이번 대표팀의 큰 약점이다. 그만큼 전략 노출이 적을 수도 있겠지만 경쟁력은 떨어진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15일 대표자 회의에 이어 17일부터 경기에 돌입한다. 경기 첫날 출전할 선수는 남자 -54kg급 김성호()와 -74kg급 장경훈(), 여자 -46kg급 황미나와 -62kg급 노은실. 이 가운데 황미나만이 올해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딴 실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내의 치열한 대표선발전에서 대표 1진으로 태극마크를 단 종주국의 대표라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결전에 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