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아름다워
해안팀의 길고 길었던 무안땅을 벗어나며
최고의 갯벌 트레킹 코스인 무안군 운남면- 해제면- 현경면 코스 200km
하루 두 번 보여주는 바다는 육지인 듯? 바다인 듯? 서로가 반반씩 다르리며 적당한때가 되면 서로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물러나는 곳이다
물때 시간만 잘 맞추면 아주 재미있고 즐거운 코스
물이 가득 차는 만조시간이라 하더라도 1시간가량 기다리면 충분히 지날 수 있고
가슴팍 정도의 흙탕물이 그 깊이를 알 수 없게 만들어 공포심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물은 저 멀리 빠져나감을 알 수 있다.
지난밤에는 소똥 향기 그윽한 바닷가 정자에 자고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 이른 새벽부터 걸음 해서 아름다운 해안선을 걷는다.
오늘은 바닷물이 멀리 빠져나간 시간이니 제가 차량 지원을 하고 청봉님,솜주먹님 깽이님이 질퍽한 해안 갯벌로...
참고로 무안 구간은 편의점이나 작은 구멍가게가 없어 충분한 먹거리를 준비해서 가야만 한다.
굶으면 결국 골병 드니 많이 먹으면서 가야 하는데 먹을 게 없음
차량 지원이라 하더라도 도로가로는 편의점이 없고
세 사람이 어느 뻘밭에서 죽도록 고생할 것 같아 미리 가서 해안 뻘밭을 확인하는 정도임
흰발 농게가 해안가에 가득하니 어물전을 지키는 주인공
한판 붙어 보자며 집게를 들어 올리고 경계하는 녀석이 뻘에 가득하다.
고운 모래사장에 흰발 농게 녀석들이 먼저 자리를 잡았고
야!~ 저리 가라며 녀석들이 지키며 기다린다.
뜨신물에 들어가 봐야 정신 차릴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갯벌 풍경은 너무 아름답고
멀리 영광군의 군유산이 보이는데 불갑산이 만들어 놓은 능선으로 저곳 넘어 흐르는 물은 모두 불갑천으로 흘러드는데
물이 더럽고 쓰레기는 전국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곳
뻘속으로 들어가며
뻘밭으로 가는 중에
물이 흐르는 갯골을 들어갈 때 굵은 모래 입자가 있으면 그곳은 단단하여 빠지지 않겠지만
고운 입자의 머드팩 수준의 진흙이라면 무릎 이상으로 빠지니 참고해서 걸음 하시면 좋겠고
아주 난리 난 깽이님
이제 이곳 원주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갯벌을 좋아합니다.
솜주먹님 트렁크 속에 노란 양은 냄비가 하나 있어 그걸 들고 해제면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구걸하듯 밥을 사 와서 세분을 먹입니다.
밥 많이 드시고 갯벌에서 진정한 예능 한판 보여 달라고 부탁을 드리니
밥부터 먹고 뭔가 보여준다며 조신하게 기다려 보랍니다.
아주 사생결단 낼 듯 말씀을 해주시니
제가 신고 온 장화를 빌려서 뻘짓하며
푹푹 빠지는 뻘밭에서... 저 정도의 예능은 별로라 조금만 웃고
물이 들어올 때가 되어가고
멀리 나들이 삼아 나갔던 물이 들어올 때는 쏴아!~~ 쏴!~~ 소리가 들리는데 천군만마가 몰려오듯 한다
저짝핀에 내일 오전에 도착할 군유산과 월암산 방향의 안학 해변
텅 빈 해안가로 몰려온 흙탕물
깨끗한 바위와 가득 찬 바닷가로
바닷물이 많이 들어온 모습이고
반대편으로는 아직 물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한창 들어오는 중
배낭을 벗어두고 작은 섬 하나를 돌아 나와
저는 다음 코스로 미리 가서 마중을 나가기로 하고
세 사람은 죽을 곳으로...
두동마을에 주차를 하고 해안가로 가니 노부부께서 망둥어를 잡아 손질하고 계신다
망둥어는 매운탕과 졸임을 한다고 하시더군요
해안선을 살펴보니 보여야 할 세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뻘밭 가운데 뭔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무언가 싶어 보니 한 사람은 서있고 두 사람은 기어가기를 반복하는데
해안가로 돌아오면 2km가량 질러오면 딱 700미터다.
뭔가 보여주겠다더니 드디어 미쳤군
갯골로 물이 점점 빠르게 들어오는데 어쩌자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뻘속으로 들어가니 깊이는 허벅지까지 빠진다.
지난번에 어느 해안가를 올 때 마을 주민 한 분이 갯벌로 들어가면 대략 종아리까지 빠지는데
어지간하면 반대편으로 갈 수 있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그건 물이 빠질 때 이야기고 지금은 물이 턱밑까지 들어왔는데
평생 기어 다닐걸 하루 동안 다 체험하는 분들
사람 미치게 만듭니다.
갯골을 피해서 이리저리 움직여서 제 앞으로 다가오는군요
보니 가관이로고
700미터를 가로지르며 죽을 둥 살 둥 이러고 노니
지랄도 지랄도 이런 지랄은 없을듯
아주 생지랄
뻘밭에서 빠져나와 좋다고... 이럴 거면 얼굴에도 좀 바르고 했어야지
뭐!~ 역전의 용사라고 하니
제가 고맙죠 이렇게 살아와 주니
갯벌 체험은 이것으로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한마디 해주고
우리는 어물전 망신이라고... 파이팅을
갯벌 무단 횡단하자고 꼬드긴 주동자는 흰 모자 쓰신 분입니다
갯골에 물이 많이 들어차 있죠
금방 가득해집니다.
우리 안 죽고 살아온 것 맞제..."그래!~ 디질뻔했다."
물은 어느새 조금 전에 뻘짓하던 곳까지 밀려들었고
몇 발짝 더오니 물은 저렇게 차올라온다.
물이 가득 들어왔으니
청봉님은 차량 지원으로 다음 마을로 가시고
제가 두 분을 모시고
만조시간이 다되어 거칠게 일렁이고
거지 꼬라지 같더니
흙탕물에 씻고 나니 좀 좋아 보이기 한데 그래도 더럽습니다.
씻어도 더러운 분들
만조가 되어
좋아서 걸어 들어간 건 아닌듯하고
제가 더럽다고 하자 옷 씻으러 간다며 저러고 다닙니다.
몇 번을 씻어도 더러운 분들
새우 양식장을 지나며
더러운 분들
물이 가득 차고 다시 빠져나가는 바닷물
바닷물이 빠져나가니 이제는 청봉님이 합류하시고 제가 다음 마을로 이동합니다.
물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라 갯벌로 뻘짓하던 8시간 정도는 마음을 놓을 수 있죠
현경면 현화리 마을 앞
모두가 다슬기 종류인 작은 고둥
얼마나 많은지
100% 고둥
멀리서 오셨다는 부부께서 이 녀석들을 잡으러 와서 꽤 많이 잡았더군요
제가 아주머니 옆에 가서 "이 고둥 잡아서 삶아 먹으면 맛있죠
-아주머니 예"라고 하신다.
그래서 제가 "이작은 녀석 한 마리가 바닷물을 하루에 1리터를 정화시키는데 이넓은 바다에 이렇게 많은 녀석들이 있어야
바닷가 깨끗하고 건강해진다"라고 하니
깜짝 놀라시며 그럼 조금만 잡아 갈게요라고 하신다.
웃으며 "좋을 데로 하세요"
부부는 제가 이곳 마을 원주민인 줄 아셨나 봅니다.
물이 다시 멀리 나가고 저짜 세명이 걸어오는군요
차량을 멀리 주차하고 해안가로 오면 꼭 만나게 되어있죠
왜냐면 해안으로 오지 않으면 안 되니
물론 조금 편안한 길도 있지만 다큐는 다큐로 해야 제맛이라
다시 뻘밭으로 들어가며
멀리 군유산이 보이는데 아주 작게 보입니다.
해넘이가 시작되고 오늘 일정은 석두(돌머리)까지
아름다운 해안길 한번 해보시겠다는 분 계시면 이분들 한번 따라 가보시기 바랍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은 아침부터 지나온 곳이고
"일몰님 내일은 근사한 일출 좀 보여주시죠"
그리고 서해 용왕님 무엇보다 오늘 세명 뻘밭에서 죽을뻔했는데 살려 주셨어 감사드립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며 감사인사드리고
길고 길었던 무안 구간이 끝나고 하천을 하나 건너며 함평 땅이다.
돌머리 정자에서 잠을 잘까 했지만 나들이 객들이 많고 시끄러워
해수욕장에서 인근 어느 마을 앞 정자에서 잠잘 준비를 하고 씻으니
인근 마을에서 야간에 노래자랑을 하는지 "홍도야 울지 마라"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우리는 라면 삶아서 켄 맥주 한잔하고 누워 있으니 아직도 "홍도야 울지 말라"며 노래를 부른다.
"야!~홍도야 니도 이제 그만 울어라"며 하다가 잠이 들고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에 일어나니 홍도는 그만 울었는지 고요하기만 하다.
돌머리 해안에서 본 서해 일출로 하루를 시작한다.
서해에서 본 핏빛 일출은 너무나 아름답고
전날 기도를 들어주신 서해 용왕께서 핏빛을 토하는듯한 멋진 풍경을 모습을 만들어 주셨고
함평 해수찜 인근 바다에서
왜가리 한 마리가 어디론가 날아가는데 바닷빛과 잘 어울린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아걸었지만
형제 슈퍼 한 곳만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 라면 끓여 달라고 부탁을 드리자 흔쾌히 끓여 주시겠단다.
세 사람 아침으로 라면 먹이고
안학 해변으로 가는 길에 한 뼘 제방길 3,4km
멀리 무안 해제의 범바위산과 삼봉산이 보이고
물이 들어올 무렵 갯벌 하나 건너 주고
어느 염전 밭을 지나며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께 염전에 대해서 듣습니다.
맨 흙밭(토판)에서 긁어모은 소금이 가장 비싸고
그다음 장판과 타일이 있는데 장판은 몸에 해롭다며 요즘은 안 한다고 하시네요
염전의 소금을 긁어모으는 것
3번에 걸쳐 무안 땅을 도와주러 갔지만 이제부터 해안가로 길이 좋아서 저는 가지 않고
다시 두 분의 발걸음으로 서해 끝 부분인 인천 김포까지 가야 하는데...
잘 가겠죠
첫댓글 목숨을 건 짜릿한 스릴과
황홀한 핏빛 일출의 장관~~~
해안길의 유혹이 뜨겁게 다가오네요.
잘 보고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해안길이 뻘밭 한가운데 원형 잔디밭같은섬에 깽이님 만세사진 멋지네요
바닷물에도 들어갔다가 나오기도하고
핏빛같은 일출장면 환상입니다
해안길팀 고생이 많은것 같네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무탈한 발걸음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ㅎㅎㅎ 방장님 후기 역시 엄지척
최곱니다. 어찌 이리 사진도 잘 찍고
글도 재미나게 풀어쓰셨는지~~~
근디 지옥갯벌 주동자는 저 아인데...
저는 그렇게 무모한 사람이 아니라서^^
멋진 후기글에 출연하여 영광입니당~
배꼽 빠지는 줄 알았어요.
그때 생각나서...
무안 해안 러브합니당~
게스트였던 청봉대장님 방장님과 솜주먹님 나^^
우리들 모두 찰떡케미~
웃음가득~
즐거움가득~~
서해도 이런일출이 가능하군요 복받으셨습니다..ㅎ
서해안길이 넘 매력 넘치네요.
네분의 오붓한 발걸음도 보기좋고
물을 건너는 모습은 좀 무서운데요~ㅎㅎ
핏빛 아침노을은 장관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깽씨
갯벌체험 조심하셔야 합니다.
잔잔해 보여도 물 들어오는 속도는 상상 이상입니다.
새롭게 만나는 해안 길목마다 좋은추억거리 많이 남기길 바랍니다.
강물 다 퍼마시더만,
이젠 바닷물이여, 배 터질낀데요.
배통이야 터지기나 말기나 갯벌은 멋져브러여
갯벌의 어떤? 곳은 깊은 늪이 있다던데 조심하시라요
ㅎㅎㅎ 하천길 9천 503km진행했고 이제 500km남아있습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끝내고 백두대간 나들이 한번 따라 가보겠습니다.
두분께 민폐 끼치러 ...
하이고~ 사양합니다.
비실이 따라 왔다가 배방장이 비실이 되어블믄
이일을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