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민방위대원
지난 목요일 민방위 교육훈련이 있어서 오후에 구민회관에 가서 교육을 참가했다.
우리 나라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귀찮아 하는 두 가지는 분명 예비군 훈련과 민방위 교육일 것이다.
따라서, 자원함으로 기뻐하며 충실히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아마 분명 비웃음거리가 될 정도의 교육 분위기이다.
물론, 나도 헛되고 쓸데없는 일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동안 예비군이나 민방위 훈련 시간에 모자란 잠을 자거나
(사실, 일부러 잠을 자려고 안 해도 강의가 워낙 재미없어서 잠이 온다...)
찬양 테잎을 휴대용 카세트로 들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달랐다. 사실, 강사들도 이런 나태한 교육 분위기를 묵인하는 분위기라 그동안 그리 죄책감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강의 시간에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크리스챤으로서, 그리고 찬양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새 나의 양심은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내가 크리스챤인지 알아보는 사람도, 찬양 작곡자임을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터이지만,
그리고, 설사 내가 불충실하게 교육을 받는 모습을 본다고 해도 그것을 책잡을 사람은 없을터이지만(다 한통속이므로),
마음으로부터 새로운 찔림이 느껴졌다. 그것은 분명 나의 양심이 아니라 성령께서 깨닫게 하시는 것이었다.
강의 시간에 잠을 자거나 다른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항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님, 저만 그런 것도 아니고...또, 이 얼마나 쓸데 없고 재미없고 형식적인 강의입니까?
제가 이 시간을 아까와 하고 차라리 다른 것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것은 그럴만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 대신에 자세를 똑바로 하고 똑바로 앞만을 바라보며 경청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 스스로 매우 바보같았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알 수 없는 기쁨이 흘러 넘쳤다.
우리 크리스쳔들이 얼마나 많이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는 함부로 죄를 짓고 하나님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는가........
계시록을 보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일곱 등불 켠 것이 있으며 그것들은 하나님의 일곱 영이며 온 땅과 인간의 마음을 감찰하는 역할을 한다.
내게는 이제 하나님의 시선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이 땅의 크리스쳔들이 교회에 있을 때와는 달리, 평일에 세상 속에서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