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유혹
雲影 권 오 정
바람은
열리고 싶은 꽃망울
잎들 사이로 속삭이고 싶어
포플러 잎에 반짝이는 손짓이고 싶어
나뭇가지 무성한 잎들에 수런거리고 싶어
억새꽃 억센 바람을 그리워함에
갈대꽃 흰 머리채 날리고 싶어
새털구름 뭉게구름 그리고 싶어
물결 위에 출렁출렁 춤추고 싶어
할미꽃님 발그레한 볼이 그리울 때
들꽃 애잔한 모습 보고 싶어
바람의 유혹은 무죄.
저 꽃잎처럼
꽃인 듯 바람인 듯
저 작은 꽃잎처럼
이 땅에
내 왔었다는 기억도
자취도 없이 가고파
물 위에 뜬 잎처럼
꽃잎에 머무는 바람처럼
하늘가는 구름처럼
흩날리어
아름다운 꽃잎처럼.
청암정 담벼락에 피는 꽃
조상의 얼이 살아 숨 쉬는 돌담길
청암정靑庵亭 거북바위, 음영 진 호수
지난 시절의 꿈
아스라한 청춘의 시간들
세월이 내 곁을 지나간
마음은 길손
아직도 작은 등불 하나
그리움은 서녘을 물들이고
내 마음속 초당草堂에
매화꽃 피고 지고.
권오정
호 雲影, 시인, 작사가, 경북 봉화 춘양, 시집:《꽃불》, 《황금 실타래》, 《백년의 미소》, 《꽃 청산 언덕에 올라》, 《무심천에 바람 불면》, 《꽃이여! 바람이여!》, 가곡: 〈사랑은 그대에게〉, 〈참꽃피어 서럽네〉, 〈파도〉, 〈꽃청산 언덕에 올라〉, 수상:허난설헌문학상, 연암문학상예술상대상, 제1회 매헌문학상대상, 청주시직지상, 독도문학특별작가상, 전국아카데미미술대전, 동아국제미술대전, 백제서예대전,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현대시인협회, 충북시인협회, 농민문학, 불교문학, 한강문학, 작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