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찰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인식
오늘 우리 교수들은 우리들이 보직교수들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고 우리의 동료였다고 믿었던 우리의 믿음은 배신당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우리를 동료로 대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관되게 점령군처럼 행동했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같은 동료라고 믿었고, 우리의 이익을 대변하고 우리와 고통을 나눈다고 생각했었으나 그것은 우리의 착각이었다.
지난 3월 휴무일인 학교개교기념일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결근 처리하겠다고 하고 동료 교수에게 사유서(시말서)를 쓰라고 강요했다. 방학 중에 각종 회의는 평교수들은 그저 의사결정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구조조정을 위하여 원로교수들과 신진교수들을 편 가르는 소문도 끝이지 않았다.
최근의 일은 더 노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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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에게 전달할 사항이 있을 경우, 그 내용은 대개 공문(협조사항)으로 내려온다. 지금의 보직 교수들이 행정을 좌우하기 이전까지 이런 일은 관행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실 그것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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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교수들이 사찰당하고 있었던 사건이다. 교수들이 정해진 수업 시수를 채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교수 사정이나 학생의 사정에 따라 수업 시간이 조정될 때도 있고, 장소가 바뀔 때가 있는 법이다. 수업의 질과 내용, 형식은 교수들의 양식과 양심에 맡겨진 일이다. 만약 그것에 문제가 있을 때는 담당자는 문제가 발견된 즉시 해당 교수에게 연유를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 해당 교수에게 심각한 사적인 문제가 있다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같은 동료로서 최소한 지켜야할 예의라 생각한다. 모 교수는 수업과에 부당하게 변경된 시간변경 요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여러분의 여교수님들과 학과장들은 강의시간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업과로 부터 너무 간섭을 받았으므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임으로 시간을 변경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정도에서 벗어났다. 우리도 보직 교수들이 수업을 하지 않은 시간에 개인적인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 따지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뜻하지 않은 일이 언제가 있기 마련이고 설사 그들에게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양식과 양심에 따라 그것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은 보직교수들이 평교수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한다. 그들은 평교수들은 학생들처럼 지시의 대상이요 감시할 대상일 뿐이다. 평교수들은 각종 회의를 참여해서 단지 손을 들고 보직 교수들의 결정사항에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찰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분노하며 이번 일의 성격을 이렇게 규정한다.
1. 이번 일은 교수들의 인격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모욕적 사찰행위다.
이것은 사찰이다. .......유신 시대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다. .... 어떤 이유로도 사찰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어느 대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1. 이 일은 보직교수들의 직무 유기 사건이다.
만약 ..... 수업결손이 발생한 것을 파악한 즉시 해당 교수에게 전달하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묻고 문제 해결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수업과장, 교무처장, 부총장, 총장은 이런 보고를 받고도 한 달 가까이 방치했다면 이것은 이들의 직무 유기다. 이 문제에 관한 책임을 물으려면 먼저 수업과장, 교무처장, 부총장, 총장들의 직무 유기이다.
1. 학과장은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정확히 교수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번 일이 학과장 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이었다면 .... 회의 내용을 전달했는지 여부는 학과 회의록의 기록 여부로 확인해야 한다. ...학과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거나 학과 교수들의 도장이나 사인도 필요하다.
보직 교수들에게 요구하는 사항
우리 교수들은 지난 일 년 동안 교수로서의 대우를 전혀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참고 지냈다. 일부 교수들이 학교의 보직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툴 때에도 대다수의 교수들은 자기 자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지금의 보직 교수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스로 임명한 자리다. 스스로 총장이 되고, 스스로 부총장이 되었다. 이사들의 동의를 얻지도 못 했을 것으로 안다.
대다수 교수들은 그것이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안다. 그런데도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생긴 행정적인 공백을 메워준 것에 대하여 오히려 고마워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교수로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관행들이 바로 잡힐 것으로 믿었다. 그들이 그런 자리를 차지한 것이 개인적인 야망이 아니라 교수들을 위한 희생정신의 발로라고 이해했다. 우리가 그들에게 돈이 부족할 때 십시일반 돈을 모았고, 격려가 필요할 때 따뜻한 말을 나눈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점차 무너져갔다. 일부 보직 교수들의 행위는 마치 점령군과 같았다. 이에 대해서 시정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1. 사찰 사건의 관련자를 찾아서 책임을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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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는 자신의 소명을 제대로 알고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보직 교수의 할 일은 교수들을 통제하고 압박하는 자리가 아니다. 보직을 맡는다는 것은 학교의 운영과 발전에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봉사하는 것을 의미하지 군림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진 보직 교수는 그 자리를 떠나라!
3.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춘 지도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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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인물이다. 그러한 능력과 의지도 갖추지 못한 채 교수들 위에서 군림하려는 보직교수는 그 자리를 떠나라!
4. 우리는 우리와 함께 기뻐하고 함께 고통을 나눌 지도자를 원한다.
우리 학교에는 총장에 셋이다. 스스로가 총장이라 하는 사람도 있고, 총장에 임명되었다는 사람도 있었고, 해임되었지만 사법적인 처벌을 받고도 다시 총장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다고 한다. 평교수들은 착잡하고 혼란스럽다.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2013. 12. 6.
새로운 교수협의체를 꿈꾸는 사람들
첫댓글 작년 2학기에는 이보다 더 한일이 많았지요. 표적을두고 비디오 찍으며 다니고, 자기편이라 생각하면 슬쩍 넘어가더군요. 이것에 관한 것을 다음에 더 자세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