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의 종류와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부터 제천의식인 굿이 지속되어 왔다.
무당이 노래와 춤으로써 무아(無我)의 경지에 돌입하여 탈혼(脫魂)의 과정을 거쳐 신과 접촉하고, 거기에서 신탁(神託)을 통하여 길흉화복(吉凶禍福)등의, 인간운명과 나라의 평안을 조절해 달라고 비는 제의(祭儀)를 해왔다.
무당은 인간의 소망을 신에게 고하고, 또 신의 의사를 탐지하여 이를 인간에게 계시해 주는, 영매자(靈媒者)로서의 구실을 맡게 된 것이다. 굿의 목적은 질병의 퇴치, 초복(招福), 초혼(招魂), 안택(安宅), 기우(祈雨), 진령(鎭靈), 제재(除災), 천신(薦神), 축귀(逐鬼)등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 집안에서 행하며 계절적인 것은 춘제(春祭)와 추제(秋祭)가 있고 그 밖에 임시제가 있다.
굿은 길일을 택하여 무당(巫堂)이 주재하며, 창부무와 후전무 등은 가무(歌舞)와 예(藝)만을 행하고, 기무(技巫)는 장구를 사용하여 장단을 맞추고, 악수(樂手)는 조수로서 징을 치며, 전악(典樂)은 퉁소나 해금을 맡아서 의식을 행하였다. 제물은 주로 백병, 과물, 당과, 유과, 술, 포 등을 사용하였다.
굿의 제의(除儀)
무속(巫俗)의 제의(除儀)는 무당이 중간 매개체로서, 신(神)과 접신하여 굿을 신청한 사람의 소망을 비는 것이다. 그러나 무당이 신을 만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은, 신의 영역에 맞추기 때문에 제의에 따르는 특수한 절차 및 장소가 필요하게 된다. (보통 무당이 각각의 사정에 따라 정한다.)
흔히 종교체험(宗敎體驗)으로 묘사되는 초월적(超越的)인 힘의 내용은, 무당의 신화(神話, 신이 무당과 하나가 되는 것)에 의하여, 신성(神聖)의 구체적 표현이 굿을 통하여 나타난다.
굿 이란? 가무가 수반되는 큰 규모의 제의로서, 신과 인간의 상봉과 대화를 의미하고, 이것으로부터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원내용은 신을 청하여 '① 조상의 근원을 이어, ② 세상에 태어나, ③ 오래 살면서,
④ 재물을 많이 가지고 편히 살려고, ⑤ 액운을 물리치며, ⑥ 병이 들면 고쳐서 건강을 회복하려고,
⑦ 죽어서도 영혼이 내세의 좋은 곳으로 가서 영생하게 해 달라고' 비는 것이다.
굿의 의미로는 모두 인간존재의 영구지속으로 집약될 수 있는데, 짧은 명을 길 게, 약한 것을 강한 것으로,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등, 곧 유한한 존재를 무한의 영원한 존재로 바꾸어 놓으려는 행동적 실천현상인 것이다.
굿의 종류
굿은 가정과 개인을 단위로 하는 일반적인 굿과, 마을의 생활 공동체를 단위로 하는 동신제인 당굿이 있다. 일반 굿은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굿과, 죽은 사령(死靈)의 저승천도를 위한 굿으로 구분 할 수 있다. 기복(祈福)을 위한 재수굿, 성주굿, 자식을 얻기 위한 삼신굿과 칠성굿, 병자치료를 위한 치병굿과 환자굿 등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굿이며, 사령(死靈)을 위해서는 오구굿, 지노귀, 사자굿, 씻김굿, 조상굿, 수왕굿, 망묵굿 등이 있다.
공동체를 위한 동제로는 별신제(강원도), 임장군굿, 국사당 단오굿 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강신무의 성무제의(聖()除儀)인 내림굿, 신굿, 가릿굿, 강신제등이 있고 국가를 위한 나라 굿이 있다.
참고로 최근에 성행하는 굿중에 하나는 자동차 액땜굿(푸닥거리)이 있다.
그러나 세대에 따라 굿의 형태와 의미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굿의 절차와 구성
굿은 통상적으로 열두거리라 하며 전 과정이 열두거리로 나뉘어져 있다.
대체적으로 살펴보면 해당 신을 굿에 청하여 드리는 청신과정, 청해온 신을 가무로 즐겁게 해드리는 가무 요신(樂神)과정, 초청된 신이 무당과 신화(神化)하여 공수(神託)라는 신의 의사전달을 보는 신청(神請)과정, 굿에 초청된 신들을 돌려보내는 송신(送神)과정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모든 과정에 천지인(天地人)에 해당하는 삼신신앙(三神信仰)이 내포되어 있으며, 화려한 신복과 구성진 사설(辭說)과 그리고 흥미(興味)와 감동(感動)을 일으키는 신화(神話)들이 포함 되어져 있으니, 종합예술(綜合藝術)의 백미가 바로 우리 한국의 굿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한국의 굿
나라굿, 신령기자굿, 천신굿, 진오귀굿, 용신굿, 성주 받이굿, 마마배송굿, 병굿, 도당굿, 여탐굿등 매우 많은 종류의 다양한 형태의 굿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런 굿을 거의 볼 수가 없고, 개인을 위한 굿들만 행하여지고 있다.
꽃노래굿
<강릉 단오제>나 <동해안 별신굿> 또는 <오구굿>에서 행해지는 제차의 하나이다.
"꽃굿, 꽃맞이굿, 꽃노래" 등으로 부르며, 굿의 후반부에 하는 놀이로서 여러 무당들이 춤과 노래로 진행된다.
오구굿의 경우 망자의 넋을 기쁘게 하지만, 꽃 노래굿은 송신제(送神祭)의 성격을 띠고 있다.
꽃노래굿은 노래굿, 뱃노래 굿과 더불어, 동해안 지역의 굿 가운데 가장 예술성이 돋보인다고 한다.
※ 한국토속 신들은 꽃을 매우 좋아 한다.
꽃을 좋아 하는 한국의 신들을 위해, 일부분의 무속인들이 꽃을 가꾸는데 많은 시간을 쓰기도 한다.
넋 건지기굿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물속에서 건져 저승으로 보내주는, 저승 천도(薦度)굿. "넋 건지기굿, 혼 건지기굿, 수망(水亡)굿, 넋 굿"등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행하고 있다. 이 굿은 먼저 용왕님에게 익사자의 넋을 뭍에 보내 달라고 빌어 넋을 건진 다음에, '넋식기'와 '혼대'를 죽은 사람의 집으로 옮겨 놓고 다시 '부정굿'부터 시작하여, 일반적인 정승 천도굿으로 넋을 위로하고 저승천도(儲承天道)하는 굿이다.
넋 건지기굿은 무당이 배를 타지 않고 바닷가나 강가, 저수지 등 큰 물가에서 행하기도 한다. 이 굿은 물속에서 방황하는 익사자의 넋을 건져, 저승(儲承)으로 보내 영생(永生)하도록 한다는 의미를 자진 의례(儀禮)이다.
뒷전
중부지방 굿의 마지막 거리로 잡신들을 한꺼번에 풀어서 먹이는 재차이다.
중요한 신들은 성대하게 상을 차려 대접 하지만, 뒷전은 마당에서 나물, 떡, 밥, 술 등의 음식으로, 간소하게 상을 차려 놓고 행하여지고 있다. 뒷전은 생전에 한을 품고 죽은 영산, 상문, 수비 등 인간의 삶에 해약을 끼치는 존재를 대상으로 간단한 굿을 하기 도 한다.
무당은 음탕한 장님 또는 해산모 등으로 분장하여, 골계적인 재담을 하는데 이때 장님타령, 해산타령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데 황해도는 마당굿, 평안도에서는 뜰덩굿, 동해안에서는 거리굿, 전라도에서는 중천멕이, 제주에서는 도진이라고 한다.
별신(別神)굿
별신굿의 별신은 "벨손, 별손, 벨신"등으로 불리는데, 이 굿은 바닷가 마을에서 풍어(豊漁)와 동제를 겸하기도 한다. 부락 수호신에게 지내는 제사, 부락 공동으로 마을의 수호신을 제사하는 점에서 동제(洞祭)와 유사하다. 동제는 동민 중에서 제관을 뽑아 제사를 주관하게 하지만, 별신굿은 무당으로 하여금 주재케 하는 점이 다르다.
별신굿은 동해안 지역 일부와 충청남도 은산에 한하여 전승되고 있는데, 은산 별신굿은 3년마다 한 번씩 정월 또는 2월에 거행하고 있다. 남해안 별신굿은 충무와 거제를 중심으로 하여, 한산도, 사량도, 갈도 등의 남해안 지역에서 행하여지는 마을 굿이다. 어민들의 풍어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의로 보통 3년에 한 번씩 굿을 한다.
용왕(龍王)굿
물을 지배하는 용신(龍神)을 믿는 의식의 일종으로 용신은 곧 수신(水神)으로서, 옛날 사람들은 그 수신을 숭배(崇拜)함으로써, 안심입명(安心立命)을 기하고자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용왕(龍王)굿은 어촌의 어민들 사이에 활발하게 전승되어오고 있으며, 어민들의 공동제의(동제)로써 안전한 항해와 풍어(風魚)를 기원(祈願)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굿이라고 할 수 있다.
여부들과 밀접한 관계로 용왕굿을 풍어제(豊漁祭)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석굿
제석신을 제향하는 굿거리이다. 재수굿, 경사굿, 나라굿 등은 큰굿에 포함되어, 각각의 지방에 따라 불사제석굿(중부지방), 시준굿(동해안), 셍굿(함경도), 등의 명칭을 다르게 부르고 있다.
제석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제물 중에 특이한 것은 비린 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삼색과일, 북어, 고양미, 제석시루 등 화려한 제상을 차리고 음식에 고깔을 접어 얹어 놓는다. 제석신은 생산을 관장하며, 복(福)을 주는 신이다. 다만 불교적인 영향으로 형식이나 겉모양은 불교적인 색채가 많이 것을 볼 수가 있다.
대감굿
집터를 관장하는 대감 신을 모시는 굿이다. 보통 대감놀이, 대감거리, 터주, 터줏대감이라고 부른다.
대감의 종류는 상산대감, 논향대감, 별상대감, 군웅대감, 몸주대감, 도깨비대감, 안산대감, 밖산대감, 걸립대감, 터주대감 등 다양한 종류의 대감명칭이 있어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대감신의 주요한 능력은 집안의 재운(財運)을 주관하는 기능이 있어 재물을 불러 주는 대신, 대감굿이 또한 재물(財物)을 많이 바치고 놀기 좋아 하는 대감을 위해 먹고 마시며 놀 수가 있도록 굿을 한다.
재물의 운수가 집터와 관계가 있어 풍수적인 신앙과, 집의 각 부분을 여러 신이 각각 관장한다는 신앙이 무속으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조상굿
조상신은 가신의 하나로서 후손을 보살펴주는 일을 한다.
따라서 후손들은 이 굿을 행함으로써 가정의 제액초복(除厄招福)을 바란다.
그런데 이 굿은 대상이 되는 조상신은 죽은지 오래 되었거나 사령제(死靈祭)가 끝난 조상들이며, 부정한 영혼이나 죽은지 얼마 안 되는 영혼들은 이 굿을 할 수 없다. 죽은 영혼들은 지노귀, 오구굿, 씻김굿, 수왕굿, 망굿, 해원굿 등의 사령제를 받은 뒤에야 조상신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칠성굿
칠성신은 자손 발복과 수명장수를 관장하기 때문에, 무당들은 칠성굿을 통하여 인간의 장수 발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칠성굿은 불교적인 요소와 민간신앙적인 의미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불교 사찰 중에 칠성당을 찾아 기원을 하는 장면이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옛날 무속에서는 반드시 밤에 굿을 하며, 일곱 개의 승낙(종이고깔)을 접어 신체(身體)를 만들어 칠원성군(七元星君)을 모신다. 독경무들도 안택굿을 할 때 북두칠성경을 외며 수명장수 발원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