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회 좌선법
안녕하세요. 마음공부를 안내하는 최경도 교무입니다. 반갑습니다. 세상에 잘 알려진 정신을 수양하는 방법에는 염불과 좌선이 있다. 지난 회에 염불법에 대하여 소개 하였으니 오늘은 좌선법에 대하여 소개 하겠다.
좌선보다 더 일반적인 단어는 선(禪)이다. 일반적으로 한자 선의 새김을 보면 ‘터 닦을 선’이라 한다. 터를 닦는다는 의미는 기초를 마련한다는 뜻이다. 마음공부의 최고 정점이라 생각하는 [정전] “무시선법”에 보면 “대범 선이라 함은 원래에 분별 주착이 없는 각자의 성품을 오득하여 마음의 자유를 얻게 하는 공부”라 하였다. 분별 주착이 없는 성품이란 이 생각 저 생각하는 분별과 이것이 옳다 저것은 그르다 하는 판단과 고집이 없다는 것이다.
좌선은 앉아서 하는 선으로 [정전] “좌선법”에서 “대범 좌선이라 함은 마음에 있어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이며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이니 망념이 쉰즉 수기가 오르고 수기가 오른 즉 망념이 쉬어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같으며 정신과 기운이 상쾌하다.” 하였다. 명상이라 하면 마음에 쉼이나 평안을 얻기 위하여 조용한 곳에서 고요함을 찾는 많은 방법을 말하나 명상을 지도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명상의 방법 가운데 하나인 좌선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마음과 몸을 아울러 닦는다. 진성이란 분별과 주착이 없는 각자의 성품을 의미하므로 마음에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는 사물과 나의 구분을 잊고 시간과 처소를 잊는 진경에 들어가는 공부이다.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은 정신과 기운을 단전에 그쳐 있으면 몸의 물 기운이 오르고 자연히 불기운이 내리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대체로 앞에서 말한 좌선의 두 가지 목표 가운데 한 가지만을 추구하는 것 같다.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를 목표하면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이 없고 또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이 있으면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는 없기 쉬운데 원불교의 좌선은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와 수기를 오르게 하고 화기를 내리게 하는 방법을 아울러 하여 마음과 몸을 아울러 수련한다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리적인 이론으로는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로 좌선을 해 보면 쉽지 않다. 먼저 현대인들은 의자가 아닌 바닥의 방석 위에 10분 20분 앉아 있기가 쉽지 않다. 그것도 눈은 감지 않고 아무 생각도 없이 앉아 있는 것은 지루하기 때문에 잘 하지 못한다. 그런데 좌선을 해 보면 맨 처음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는 오는 잠을 참고 새벽에 좌선을 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묻었다. “그대들이 이와 같이 오는 잠을 참고 좌선을 하고 있으니 장차 무엇을 하려 함인가.?”
“사람의 정신은 원래 온전하고 밝은 것이나, 욕심의 경계를 따라 천지만엽으로 흩어져서 온전한 정신을 잃어버리는 동시에 지혜의 광명이 또한 매하게 되므로, 일어나는 번뇌를 가라앉히고 흩어지는 정신을 통일시키어 수양의 힘과 지혜의 광명을 얻기 위함입니다.” 하고 권 동화라는 제자가 질문에 답 하였다.
이에 대하여 소태산 대종사는 “그대들이 진실로 수양에 대한 공덕을 안다면 누가 권장하지 아니할지라도 정성이 스스로 계속될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할 일은 그 방법에 대하여 혹 자상히 알지 못하고 그릇 조급한 마음을 내거나 이상한 자취를 구하여 순일한 선법을 바로 행하지 못한다면, 공부하는 가운데 혹 병에 걸리기도 하고 사도에 흐르기도 하며, 도리어 번뇌가 더 일어나는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의 좌선법에 자주 대조하고 또는 선진자에게 매양 그 경로를 물어서 공부에 조금도 그릇됨이 없게 해야 한다. 만일 바른 공부를 부지런히 잘 행한다면 쉽게 심신의 자유를 얻게 되니, 모든 부처 모든 성인과 일체 위인이 다 이 선법으로써 그만한 심력을 얻었다.” 하였다.
좌선의 방법은 극히 간단하고 편이하여 아무라도 행할 수 있다 하였는데 이것이 부처님의 대자비심을 담은 희망의 메시지이다. 좌선하는 것을 어렵다 생각하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니 극히 간단하고 편이하여 아무나 행할 수 있다 해야 나도 한 번 시작해 보리라 마음먹고 시작하는 용기를 북돋은 것이다. 선을 하는 방법은 행선, 와선, 좌선, 입선 네 가지가 있으나 좌선 외 세 가지 선법은 좌선을 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도록 하여 선을 일상생활에서 빼지 말라는 의미이다.
좌선을 하려면 이론적으로 방법을 배우기 앞서 먼저 앉아 봐야 한다. 방석에 앉아 앉은 자세를 바르고 편안하게 한다. 처음 좌선 하는 사람은 오래 참고 앉아 있기가 어려우므로 시간을 5분 10분으로 점차 늘려 한 타임이 사오십 분이 되도록 까지 늘려가며 발이 저리는 등의 어려움이 있으면 발을 바꿔 가며 참고 앉아 있어야 한다. 오래하면 발도 저리지 않고 오히려 앉아 있는 것이 편안해진다.
좌선은 앉아서 전신의 힘을 단전에 툭 부리어 다른 생각 없이 다만 단전에 기운 주해 있는 것만 대중 잡되, 방심이 되면 그 기운이 풀어지니 곧 다시 챙겨서 기운 주하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마음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별 생각이 다 일어난다. 앉아 있을 때에 생각이 일어나면 이때 마음을 챙겨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단전에 마음과 기운을 주하도록 한다.
호흡은 편안하게 한다. 생각이 없어지면 호흡도 자연히 골라진다. 호흡은 고르게 하는 것이 우선이며 오래 하다보면 자연히 길어진다. 평소 호흡하는 시간보다 호흡이 길어지면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게 하고 내 쉬는 숨은 조금 짧게 한다. 몸을 고르는 조신, 마음을 고르는 조심, 호흡을 고르는 조식이 좌선의 기본이다.
이렇게 주 5일 이상 시간을 정해놓고 꾸준히 하면 좋다. 좌선은 모여서 함께 하는 선방에 가서 하면 좋으나 그렇지 못하면 이부자리 위에서 하는 것보다 침구를 정리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후 하는 것이 좋고 좌선 전 후에 잠깐 동안 앉은 채로 몸 풀기 할 것을 권한다. 한 달에 일회 정도는 좌선을 나보다 오래한 선진자에게 묻고 점검 받으면서 하면 좌선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염불과 좌선이 한 가지 수양 과목으로 서로 표리가 되는데 공부하는 사람이 만일 번뇌가 과중하면 먼저 염불로써 그 산란한 정신을 대치하고 다음에 좌선으로써 그 원적의 진경에 드는 것이 좋다. 또한 시간에 있어서는 낮이든지 기타 외경이 가까운 시간에는 염불이 더 긴요하고, 밤이나 새벽이든지 기타 외경이 먼 시간에는 좌선이 더 긴요하다.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이 항상 당시의 환경을 관찰하고 각자의 심경을 대조하여 염불과 좌선을 때에 맞게 잘 운용하면 그 공부가 서로 연속되어 쉽게 수양에 재미를 붙여 큰 정력을 얻게 된다.
일반적으로 좌선은 마음을 일경에 주하여 모든 생각을 제거함이 예로부터의 통례이다. 원불교에서 하는 좌선법은 단전주 선법으로 마음을 단전에 주한즉 생각이 잘 동하지 아니하고 기운도 잘 내리게 되어 안정을 쉽게 얻게 된다. 마음을 단전에 주하고 침샘에서 나는 물을 많이 삼켜 내리면 수화가 잘 조화되어 몸에 병고가 감소되고 얼굴이 윤활해지며 원기가 충실해지고 심단이 되어 능히 수명을 안보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법은 선정상이나 위생상으로 실로 일거양득하는 법이다.
오늘은 “좌선법”에 대하여 공부하였다. 다음시간에는 저절로 될 때까지와 함께 낙원가는 길을 정리 하겠다. 오늘도 마음공부 잘 하여서 새 세상의 주인 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