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5년마다 인구총조사를 통해 다양한 지표들을 산출해내는데요, 제가 눈여겨보는 지표 중에 하나가 "통근ㆍ통학 인구"입니다. 특히 주요 도시별 통근ㆍ통학 인구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에서 인천과 경기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2005년 55.8만명 → 2010년 57.2만명 → 2015년 65.4만명 → 2020년 58.7만명인 반면. 인천과 경기에서 서울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115.7만명 → 142.4만명 → 146.8만명 → 142.0만명입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인천과 경기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와, 인천과 경기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각자의 사정이 다를 겁니다. 그러나 그 주된 이유를 일반적인 차원에서 추정해보면, 적어도 인천과 경기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의 경우는 서울의 비싼 주거 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인천과 경기에 거주지를 마련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보입니다. 즉, 서울에 진입하고 싶은 잠재 대기 수요로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입니다. 반대로 서울에 거주하면서 인천과 경기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의 경우는 간단하게 脫서울 잠재 수요로 볼 수도 있겠으나 학군 등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면 온전히 脫서울 수요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천과 경기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가 10년째 140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은 역시 잠재 진입 수요가 풍부하여 인구 감소 시대를 맞이하더라도 강력한 하방 지지선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거 비용(매매가/전세가)이 빠진다면 이를 계기로 서울에 진입을 시도할 인구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지역은 어떨까요?
부산의 경우 부산에서 울산과 경남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2005년 11.8만명 → 2010년 13.4만명 → 2015년 15.0만명 → 2020년 11.8만명인 반면. 울산과 경남에서 부산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6.7만명 → 8.5만명 → 9.5만명 → 9.9만명입니다. 부산의 잠재 진입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울산은 조금 다른데요, 울산에서 부산과 경남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2005년 0.8만명 → 2010년 1.2만명 → 2015년 1.5만명 → 2020년 1.3만명인 반면, 부산과 경남에서 울산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2.5만명 → 3.5만명 → 4.1만명 → 3.4만명입니다. 울산의 잠재 진입 수요가 조금 빠진 셈인데, 이는 2020년 당시 조선업 경기와 무관해보이지 않습니다.
대구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구에서 경북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2005년 13.0만명 → 2010년 14.2만명 → 2015년 15.2만명 → 2020년 11.9만명인 반면, 경북에서 대구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3.7만명 → 4.2만명 → 4.4만명 → 4.3만명입니다. 경북에서 대구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보다 대구에서 경북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가 타 지역과 비교해보더라도 월등히 많아서 이 부분이 이채롭긴 합니다. 어쨌든 대구의 잠재 진입 수요는 2010년과 2020년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광주의 경우 광주에서 전남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2005년 5.8만명 → 2010년 6.9만명 → 2015년 7.1만명 → 2020년 6.4만명인 반면, 전남에서 광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2.1만명 → 2.3만명 → 2.5만명 → 2.7만명입니다. 부산처럼 광주의 잠재 진입 수요도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전입니다. 대전에서 세종ㆍ충남ㆍ충북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2005년 5.1만명 → 2010년 5.8만명 → 2015년 7.1만명 → 2020년 6.8만명인 반면, 세종ㆍ충남ㆍ충북에서 대전으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는 같은 기간 2.2만명 → 3.0만명 → 3.7만명 → 5.3만명입니다. 대전의 잠재 진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또 한 가지 알아본 부분은 서울 및 각 광역시로 통근ㆍ통학하는 인구(잠재 진입 수요)를 각 지역별 총인구로 나눠봤는데요 ("각 지역의 잠재 진입 수요 ÷ 각 지역별 총인구"를 통해 지역별 하방 지지선 수준 확인), 그 결과 서울 15.1% > 대전 3.6% > 울산 3.1% > 부산 3.0% > 광주 1.84% > 대구 1.82% 순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실 광역시별 차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 안에서 유독 서울의 잠재 진입 수요가 탄탄하다는 사실이 눈에 띄는 셈이고, 다시 한번 인구 감소 시대에도 서울이 가장 잘 버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생각입니다.
2025년에는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Data를 즐겨찾는 입장에서 또 기다려지는 지표입니다.
【 각 지역별 통근ㆍ통학 인구 추이 】 (단위 : 만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