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냄만 안 일으키고 살면 건강에 좋습니다.
성을 많이 내는 사람치고 건강한 사람은 없지요. 성을 잘내면 특히
간경화증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성을 많이 내면 화낸 기운이 간을
스치게 되지요. 한두 번은 잘 모르지만 오래 지나면 간이 굳어지는
경화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성을 안 내는 사람은 항상 봄바람 같이
편안하고 화평합니다.
참선을 오랫동안 잘 했던 백운선사에 대한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스님은 여러 해 동안 참선을 익숙히 해서 화를 전혀 안 냈어요. 이름
이 있는 선지식이라 법회 때면 수백 명의 신도들이 모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믿음이 돈독한 한 신도가 성난 얼굴로 갓난아기를 안
고 와서는 스님께 욕설을 하면서 그 아이를 키우라며 맡기고 갔어요.
신도들은 그동안 계울을 잘 지키는 분이라고 스님을 존경하고 있었
는데 그 광경을 보고 참 기가 막혔거든요. 신도들이 실망하고 의아해
하는데도 스님은 아무 변명도 없었고 표정도 담담하셨어요.
그러자 대부분의 신도들은 그 동안의 신심이 싹 가셔서 침을 뱉고 돌
아서 버리고 스님을 철저히 따르는 몇몇의 신도만 남았어요. 그래도
스님은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아기를 받아 안으셨고 배고파 우는
아기의 배를 채워주고자 손수 아기를 안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젖을
얻어 먹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스님을 고약하게 여겨 멸시하였
지만, 아기야 무슨 잘못이 있는가 하여 아기 기르는 아주머니들은 젖
을 물려주었어요.
스님께서는 그렇게 멸시 속에 젖동냥을 3년 동안 해서 그 아기를 키웠
어요. 그런데 그 아이는 어찌된 아이인가 하면, 바로 그 아기를 맡긴 신
도의 딸이 낳은 아이였고, 아이 아빠는 그녀가 좋아하던 마을의 총각이
었지요. 그런데 옛날에는 처녀가 아이를 낳는 일이 있으면 그 집안의 명
예가 더러워진다고 해서 어떤 양반집에서는 산모를 죽이기도 했거든요.
그러니 그 딸의 생각에 부모의 꾸중도 두렵고 아기의 안전도 걱정되어
부모가 가장 신봉하는 스님께 맡기게 되면 우선은 화를 면할 듯해서 그
런 얕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스님께서 3년을 그렇게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젖
동냥을 아기를 키우는 동안 그녀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참으로 자신이
몹쓸 짓을 했다 싶거든요. 그리고 아기 아버지도 따로 있고 하니 평생을
그렇게 놓아둘 수도 없었지요.
그래서 부모님께 사실대로 고백하게 됐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부모들은
기가 막혔지요. 황급히 스님께 달려가 백배 사죄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
기를 찾아가려 하니 이번에도 스님은 두 말 않고 아무일도 없었던 듯 아
기를 돌려주셨어요. 욕먹고 아기를 맡게 될 때나, 절 받으며 아기를 돌려
줄때나 그 태도가 똑같았답니다.
그것이 참 보통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참선을 해서 내 마음
을 밝히면 그런 경계가 어렵지 않지요. 칭찬과 비방은 허공의 빈 메아리와
같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불생불멸의 마음자리는 창찬한다고 해서 더해지
는 것도 아니고, 천하가 헐뜯는다고 해서 더렵혀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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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첨족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묵언고행이랴...
백운선사의 원력과 수행의 깊이를 가히 짐작하게 됩니다.
나는 어느 정도일까... 밴댕이 속아지 정도? 며루치 속아지 정도?
깊어가는 가을날 멋진 오후...
동막골에서... 초보농사군
첫댓글 잘 읽고 교훈 얻어 갑니다.
어렵습니다........하지만 고맙습니다..아마도 오병이어님은 저 경지에 가까워진거 같습니다..전 어림두 없지요..ㅎㅎ
아침에 좋은 글을 접합니다. 남의 작은 말이나 시선에 일희일비하는 제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좋을 글 고맙습니다.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내자신을 한번더 뒤돌아 보게하는군요~
머리가 환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언제나 소인배...
고맙습니다 언제 한번 찾아 뵐께요
참 좋은글이네요,,, 오늘 직장에서 시트레스 받은것 싹 씻겨내려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