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배틀 박지운
'띠링-'
시계로만 쓰이던 나의 핸드폰에 반가운 문자가 왔다. '아마 선거운동 한다며 잘 부탁드린다는 문자겠지.' 하는 마음으로 확인을 하지 않았더니, 곧이어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문자가 하나 더 온다. 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이 와?
[야 전화해봐 -용]
[연락바랍니다 -용]
요즘 인기 좋은 연예인이면서 왜 나보고 전화하라는 겐지 모르겠다. 요즘 한창 잘나가는 아이돌 비스트의 멤버로 있는 용준형. 그는 나의 중학교 친구다. 가수한다며 예술고 가더니 용 된 용준형. 자기는 곧 데뷔할 아이돌이라며 연락이 뜸하더니 웬일이래? 먼저 연락을 다하고.
「"여보세요"」
"왜 전화하라 했냐?"
「"얼굴 좀 보자고"」
"네가 웬일로 먼저 얼굴보자고 해?"
「"야, 오빠가 보자면 보는 거지. 시녀주제에 어딜 감히 네가 튕겨."」
"오빠? 시녀?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싫어. 귀찮아."
「"헐, 야. 너 지금 톱스타 용준형님을 거부했냐?"」
"톱스타? 네가 비라도 되냐? 닥쳐. 그리고 나 안 씻었어."
「"더러운 기지배, 그냥 대충 씻고 빨리 아카펠라로 와. 나 오늘 휴가야 인마."」
그러고는 뚝 하고 끊긴 전화. 뭐냐 용준형. 네가 뭔데 나보고 나오라 마라야. 이러면서도 씻으러 화장실로 자리를 옮기는 난 어쩔 수 없이 용준형의 시녀인가 보다. 아오! 짜증나, 용준형. 연예인 주제에 밖에 싸돌아다녀도 돼? 휴가면 휴가지 나보고 어쩌라고, 자기 혼자 놀면 되지.
**
한 시간 후 난 아카펠라에 드디어 발을 들이밀었다.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들어서자 사람들의 눈이 나에게로 왔다가 사라진다. 뭐야. 왜 민망하게 다 쳐다보고 피해? 그나저나 두리번두리번 용준형을 찾아봐도 용준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간 거야? 빨리 오라더니.
아무리 찾아도 용준형이 안보여 결국 용준형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받지 않는 용준형. 아씨, 괜히 왔어. 어디 간 거야 대체. 세 번째 듣고 있는 용준형의 컬러링. 언제 받을 건지 받을 생각을 안 한다. 그러다 곧 '달칵' 하는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용준형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야, 어디야 너"
「"어? 아 그게…"」
"용준형 너 맞을래? 너 어디에 있어! 좀 보이는데 있어야 할 거 아냐!"
「"……."」
"너 지금 유명해졌다고 째는 거지? 너 지금 나랑 아옹다옹 갈등 좀 빚어볼래?"
"어? 야! ○○○!"
어, 뭐지? 왜 용준형 목소리가 가까이서 들리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어…. 내가 전화한 사람이 용준형인데 용준형이 빈손으로 여기 있고, 그러니까 … 이게 뭘까 지금. 핸드폰을 보니 통화는 아직도 가고 있다. 나 금방 누구랑 통화한 거니?
"뭘 멍하니 봐. 오빠가 그렇게 멋있냐?"
"… 너… 너 어디 갔다 와? 네… 핸드폰은?"
"화장실 갔다 온다 인마. 핸드폰은 테이블에."
"……헐?"
그럼 나랑 통화한 사람은 누구냔 말이다. 용준형의 매니저이려나? 그래 그럴 거다. 그렇게 난 용준형의 매니저이라고 합리화시킨 채 용준형과 용준형이 앉아 있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그 곳에는 어느 남자가 앉아 있다. 아마 저 사람이 통화 주인공인 듯하다. '보자마자 사과부터 해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그 자리로 갔다.
"야!"
"어, 준형아 너 전화…어, 안녕하세요!"
"아…네…안녕하세요."
헐, 매니저라고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 시켰는데 매니저는 개뿔. 용준형이랑 같은 멤버인 윤두준이 앉아있다. 왜 당신이 여기 있는 계요? 그나저나 딱 봐도 연예인 포스가 풍긴다. 뭐 다시 볼 인물은 아니긴 하지만 쪽팔려죽겠다. 용준형은 왜 이 사람을 데려온 건지 모르겠다. 아니 적어도 핸드폰을 용준형이 들고 갔으면 내가 이렇게 창피하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하여튼 용준형 넌 죽었어.
"야, 얘 알지? 윤두준."
"어? 어."
"친구니까 말들 놔."
"…아…저 죄송했어요! 용준형인 줄 알고…."
"아…, 괜찮아요! 하하…!"
"뭐냐?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 있었냐며 자기 핸드폰을 들어 확인하는 용준형. 그러더니 통화목록을 그제서야 봤는지 나에게 물어온다. 전화했었냐? 그래 했었다 이 자식아. 그렇게 핸드폰을 평소에는 잘 챙기더니 오늘은 왜 화장실에 안 들고 가서 이 모양이냐고. 윤두준이 날 어떻게 볼 거야. 정말. 아, 나도 여잔데 진짜. 나도 로망이 있는 여대생인데! 더구나 남친돌이라고 헤드라인 달린 윤두준한테!
"그나저나 너 왜 휴가야?"
"헐, 나한테 관심 좀 가져 기지배야. 나 1위했잖아."
"아 그랬냐? 근데?"
"근데? 근데 라고 했냐. 지금? 엉? 이 오빠가 1위했는데 근데?"
"응, 근데?"
"헐, 이 기지배 보게나. 지금 나랑 장난 까나. 맞을래?"
"…그래. 미안. 내가 죽일 년임."
"아오, 진짜! ○○○! 넌 운 좋은 줄 알아라. 두준이 있어서 내가 참는다."
똥폼 잡는 용준형. 괜히 저런다. 음, 내가 관심이 그렇게 없었나. 아주 조금은 윤두준의 표정도 썩은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어쩌겠어. 난 대학생이고, 요즘 축제 준비로 참 많이 바쁜데. 그뿐이랴. 난 시험도 봐야한다고! 내 리포트는 어쩔 건데! 아, 진짜 시험 생각하니까 눈물이 핑 도네.
"가자. 나 영화보고 싶음."
"뭐 볼 건데?"
“요즘 영화 뭐하냐?”
“몰라―”
“기지배가 무드 없게 그런 거 하나 몰라. 두준아, 뭐 볼만한 거 없냐?”
윤두준의 추천으로 볼 영화를 쉽게 골라 영화표를 예매했다. 근데 웃긴 게 남자를 둘씩이나 두고 있는데 내가 영화표 계산이며 팝콘, 콜라까지 다 계산했다. 용준형, 어떻게 내가 낼게 라는 말 한마디가 없냐. 좀팽이 같은 놈. 1위했다니까 기특해서 오늘만 봐주는 거다. 여기서 더 문제인건 팝콘이 두 개라는 거다. 콜라도 두 개.
팝콘, 콜라 사러 간다며 카드 달라고 해서 줬더니 이렇게 사온 용준형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나. 치사하게 지들 둘이서 먹겠다고 사온거지? 둘이 같이 먹을 거면 커플용으로 살 것이지. 양심도 없는 놈. 넌 입이고 난 주둥이냐. 남친돌이라더니 윤두준도 다 거짓부렁이었나 보다. 에라이. 절대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용준형 쟨 양심에 털 난 놈이야. 배신이다. 어떻게 친구 돈을 아껴 쓸 줄을 몰라? 내 돈….
“곧 시작한다. 들어가자.”
용준형이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영화가 시작할 시간이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영화상영관으로 들어오니 상영관은 꽤나 한적했다. 한적하다 못해 휑한 정도? 이 영화 재미없나. 재미있는 거 맞아? 왜 이렇게 휑해. 무언가 이상해 용준형이고 나고 윤두준을 쳐다보니 머쓱하게 웃는다. 이미 끊었으니 어쩔 수 없지 뭐. 우린 배정된 자리표에 앉았다. 무심코 뺏어들었던 좌석표가 용준형, 윤두준의 사이다. 오우 쉐트. 용준형 자리 바꾸자. 제발. 응?
“야, 자리 바꾸자.”
“싫어 기지배야, 그냥 대충 봐.”
“좀팽이 같은 놈.”
“죽는다.”
“예이예이, 아무렴요.”
좌용준형 우윤두준으로 사이에서 민망하게 영화를 봤다. 그러다 팝콘을 먹으려 무심코 손을 용준형에게로 뻗으면 훅 들고 지가 먹는다. 아 좀 팝콘 좀 달라고!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영화에 빠져서 반응이 없는 건지. 팝콘을 집어 먹으며 영화 보기만을 집중하는 용준형. 하는 수 없이 옆에 있던 윤두준 팝콘에 손을 넣었다. 쳐다보지 마요, 민망하잖아요. 어색한 듯 미소를 지으며 좀 집어 들자, 나와 자신의 사이에 팝콘을 놔준다. 오우 매너남. 남친돌은 개뿔이라는 말 취소. 당신은 남친돌!
“야―”
윤두준 쪽의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는데 용준형이 대뜸 부른다. 뭐야, 영화나 봐. 눈치를 주자 용준형의 인상은 더욱 찌푸려진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난다. 화장실 가게? 아무 말도 없이 문 쪽으로 걸어 나가는 용준형. 화장실 가나보다 하고 영화에 다시 집중하는데 용준형이 다시 걸어 들어온다.
“너 따라 나와.”
“응? 뭐라고?”
뭐라고 웅얼거리기에 물어봤더니 덥석 내 팔목을 잡는다. 왜이래? 그러더니 영화상영관 밖으로 끌고 간다. 야야, 좀 놔봐! 갑자기 왜 그래―. 그제야 내 팔목을 놓더니 용준형이 말한다.
“넌 그렇게 눈치가 없냐?”
“뭐?”
“그렇게 눈치를 줬는데도, 아요―.”
“윤두준이랑 그렇게 시시덕거리면서 영화 보면 혼나, 안 혼나?”
“응? 왜 혼나?”
“내가 너 윤두준이랑 연애질이나 하라고 부른 거 같냐?”
“뭐래, 갑자기―”
“질투난다고요. 그러니까 붙어있지 말라고, 윤두준이랑. 팝콘 한 번 안 줬다고 삐쳐가지곤 윤두준한테 가서 얻어먹냐? 기지배가 지조 없이. 그니까 윤두준 남 데이트하러 간다니까 왜 따라 나와 가지고…. 흐유, 들어가자―.”
어안이 벙벙한 채 용준형을 뒤따라 다시 들어간 상영관. 영화를 다시 보기위해 내 자리에 앉으려는데 용준형이 눈치를 준다. 왜? 여기 앉아. 자리 바꿔―.
***
오랜만이에요! 고쓰리 잉여가 나타났지요, 히히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아.... 이번 빙의글 서론이 좀 길죠? ......
원래 준형이가 두준이랑 빙의녀랑 소개 시켜주려고 불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불편-소위 질투-해 하는 빙의글을 쓰려했었지만
어제 대학 면접가서 망했으니까 맘대로.. 내 맘이야 맘이야 맘이야.... 마돈나 돈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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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ST] 커피프린스 (ver.윤두준) http://cafe.daum.net/ok1221/70eY/852928
[BEAST] 유부남 윤두준 http://cafe.daum.net/ok1221/70eY/853879
[BEAST] 뽀뽀뽀 http://cafe.daum.net/ok1221/70eY/853913
[BAEST] 윤두준의 꿈꾸는 라디오 (부제 : 자리비움) (ver. 윤두준) http://cafe.daum.net/ok1221/70eY/858145
첫댓글 헐 ㅠㅠㅠㅠ언니글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헐 짱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용주맴님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행복하다!!!!!!ㅎㅎㅎㅎ 우준형좌두준이랳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상상만해도 행복햏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준형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준형좌두준조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껴죽고싶다
나 언니글 역주행들어감 다시처음부터다볼꺼야
옼ㅋㅋㅋ귀엽다ㅋ!나도 역주행
낚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윤두준이랑돼는줄알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얔ㅋㅋㅋㅋㅋㅋ쿠ㅜㅜㅜ나두역주행이닷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