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렉스턴이 돌아왔다. 2001년 1세대 렉스턴이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최고급 SUV로 등장한 이후 2017년 2세대 G4 렉스턴으로 모습을 바꾸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20년 11월 출시한 새로운 렉스턴은 담백함을 살렸다. 무려 20년간 이어온 렉스턴 브랜드를 살리며 이름도 다시 ‘렉스턴’으로 바꾸었고 날개 모양의 ‘G4 렉스턴’ 앰블럼도 사라졌다.
‘올 뉴 렉스턴’은 정확히 G4 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2.2리터 디젤 엔진을 강화했고 변속기도 기존의 7단에서 8단으로 변경하고 전자식 레버로 바꾸며 개선했다. 이외에도 트림을 기본 2가지로 단순화했고 1개의 고급 트림 ‘더 블랙’을 신설하면서 이미지를 이끌어가는 역할도 부여했다.
쌍용자동차는 렉스턴을 국내 환경에 그리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왔다. 대형 엔진을 선호하지 않는 국내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2.2리터 디젤로 최대의 성능을 뽑아냈고 연비는 사륜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복합 11.1km/l를 기록하며 경제성도 감안했다. 최근의 SUV 소비자가 캠핑, 자전거, 트레킹과 같은 아웃도어 활동을 선호한다는것에 착안해 시트의 폴딩 구조 역시도 자전거를 포함한 짐을 싣기 편리하게 만들었고 차박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격벽을 세웠다.
# 강한 차체와 새로운 파워트레인
올 뉴 렉스턴은 국산 SUV 가운데 단 2종만 남아있는 프레임 타입의 자동차다. 안전하고 강한 차를 만들기 위해 프레임의 전방 크래쉬 박스 존에는 1.5기가 파스칼급의 초고강도 강을 적용해 충격에너지를 분산시킨다. 또, 승객실에는 81.7%에 포스코의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를 했다.
렉스턴은 디젤 엔진, 프레임 타입 보디, 사륜구동의 장점을 고르게 잘 살렸다. 최대견인중량이 무려 3톤에 이른다.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캠핑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수치이며 대형 보트도 견인할 수 있는 정도다.
2.2리터 디젤 엔진을 활용하기 때문에 1,600~2,600rpm 사이에서 최대 토크가 나오며 이를 통해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는정도인 일상 주행에서도 엔진의 최고 성능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SCR 방식을 사용하는 유로6 디젤 엔진으로 요소수를 사용한다. 보통의 자동차가 5000~6000km 정도에 한 번 보충하는데 이는 주행 상황과 패턴에 따라 달라진다. 경고등이 들어오면 보충하면 된다.
또, 기존의 7단 자동변속기를 8단으로 다단화하면서 주행성능은 물론 연료 효율도 개선했다. 변속기 레버는 ‘시프트 바이 와이어 (Shift by wire)’ 기술을 적용해 전자식으로 바꾸었다. 또, 전자식 변속레버의 단점인 오작동에도 대비하기 위해 ‘P’ 버튼을 별도로 표시해 계기반과 변속레버 두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운전자의 판단에 따라 4륜구동의 고속과 저속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을 탑재해 험로 주행에서도 안전하게 달린다.
# 2열 승객석의 세심한 개선
쌍용자동차는 올 뉴 렉스턴의 사전계약 결과 30대~40대의 소비자가 G4 렉스턴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여성의 선택도 늘어나 29%에 이른다고도 밝혔다. 쌍용차는 가족이 타는 SUV를 선택하기 위해 렉스턴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 2열 승객석에도 작은 요소들을 개선해 편의성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올 뉴 렉스턴의 2열 시트는 어깨를 감싸주는 볼스터 부분을 기존 대비 약 17mm 높였다. 좀 더 몸을 많이 감싸주는 형태다. 그리고 139도에 이르는 리클라이닝을 제공해 반쯤 눕는 자세도 가능하다. 시트는 6:4로 분할되며 중앙에는 컵홀더를 포함한 암레스트를 적용했다. 2열에도 2개의 USB 단자와 1개의 12V 소켓을 적용해 스마트폰 등의 충전에도 대비했다.
#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인포콘
실내에는 12.3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개발한 내비게이션은 센터콘솔 화면은 물론이고 운전석 앞 대시보드 화면에도 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옆을 보지 않아도 주행 방향을 확인하면서 운전할 수 있다. 운전석 화면에는 내비게이션 외에도 3가지 모드로 계기반을 보여주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포함한 기능의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에 있는 음성인식 버튼을 이용하면 “임영웅 신곡 틀어줘”와 같은 인공지능 커넥티드 기술을 이용한 자연어 검색 대응도 가능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을 제어하거나 자동차에서 집의 조명이나 난방온도 등을 조절하는 ‘카투홈’ 기능도 적용했다.
# 더 블랙, 프리미엄 렉스턴 사전계약 41% 차지해
쌍용자동차는 올 뉴 렉스턴을 출시하면서 4975만원의 ‘더 블랙’ 트림을 내놨다. 경쟁 모델인 기아자동차의 모하비와 가격대가 겹치는 전략 모델이다. 3695만원의 럭셔리 트림이나 4175만원의 프레스티지 트림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넣었고 4륜구동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이외에도 ‘커스터마이징 품목’으로 분류한 6가지 항목을 기본으로 적용하며 디자인을 고려해 구성했다.
더 블랙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전 모델 공통 선택품목 가운데 썬루프와 3열 시트 밖에 없다. 시승차 역시 더 블랙 트림이었고 썬루프와 3열 시트는 없는 모델이었다. 더 블랙 트림의 외형은 간결하다. 날개 모양의 G4 렉스턴 앰블럼이 사라진 뒤로 쌍용자동차의 앰블럼이 전면에 새로 디자인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붙어있다. 뒤에는 영어로 된 글자를 넓은 간격으로 붙였다.
앞, 뒤의 디자인은 이번 변화의 핵심이다. 프론트 그릴은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해 최근 여러 브랜드가 사용하는 디자인과 비슷한 맥락으로 개선했다. 다만, 그릴을 통째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제조하면서 패턴의 디테일을 더욱 고급스럽게 살려냈다고 쌍용자동차는 말했다. 리어램프는 T자를 옆으로 눕힌 모양으로 바꾸었으며 더 블랙의 디자인과 함께 어우러져 간결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쌍용자동차는 ‘올 뉴 렉스턴’의 사전계약이 약 5000건에 이르면서 고무된 분위기다. 기존 모델인 G4 렉스턴의 10월 판매량이 555대에 불과했던 점, 올해 월평균 1000대 언저리를 기록하는 점이 아쉬웠겠지만 신차의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