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다가오면 백화점과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먼저 트리를 만들어 놓는다. 저들은 아기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상업적인 의미로 장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성탄 트리는 성경에서 시작한 일이 아니다. 성탄절 트리에 대한 분명 이유에 대해서 명확하게 아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필자 역시도 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보고 성탄절 트리에 대한 유래를 알게 되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1483~1546)는 성탄전야에 숲속을 산책하다 우연히 어두운 숲에서 환하게 빛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발견했다. 눈에 덮인 전나무를 달빛이 환하게 비춰 그의 눈에 띈 것이다. 그때 루터는 깨달았다. “우리 인간이 저 전나무로구나. 한 개인은 어둠 속의 초라한 나무와도 같지만 예수님의 빛을 받으면 주변까지도 아름답게 빛을 비출 수 있는 존재가 된다.” 루터는 이런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전나무를 집으로 가져왔고 하얀 솜 등으로 장식해 성탄트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성탄트리에 대한 다른 견해도 있다. 중세시대 게르만족은 동지나 신년에 생명력의 상징인 나뭇가지를 창이나 천장에 장식하는 풍습을 갖고 있었다. 또 집 밖 상록수 가지에 음식물을 걸어놓으면 풍요로워지며 악마를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이런 풍습이 독일을 거쳐 게르만족의 남하 경로인 서유럽 일대에 퍼졌고 16세기 기독교와 결합돼 크리스마스 기념장식으로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동지 이후 거행되는 태양신 축제에서 탄생한 크리스마스와 게르만족의 토속적인 풍습이 합쳐진 셈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소나무, 전나무로 사용하는 것이 역시 서유럽 일대에서 가장 흔한 나무가 바로 이들 침엽수였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구상나무가 크리스마스 나무의 원조라고 한다. 구상나무의 학명은 Korean Fir(한국 전나무)라고 불리고 있다. 서구에서는 구상나무를 성탄 트리로 사용하는데 전나무나 가문비나무처럼 크게 자라지 않아서 가정용 트리에 적합하다고 한다. 구상나무가 우리 고유의 나무임에도 로열티를 주장할 수 없다. 1900년대 종자가 해외로 반출된 후 외국에서 개량과 상품 등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비록 로열티를 받을 순 없지만 예수님의 오심을 알리는 성탄절 트리에 Korean Fir가 쓰임 받고 있음을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