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이 끝내주는 것으로 유명한 전라북도는, 말맛 또한 끝내줍니다. 잘 알고 있다시피 구수한 억양으로 뽑아내는 전라북도 사투리의 인기는 영화와 방송 등을 통해 실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군산출신이신 연예인 ‘김수미’씨와 영화 ‘타짜’에서 아귀역할로 출연했던 ‘김윤석’씨가 구사하는 사투리를 들어보셨거나 영화 ‘황산벌’을 관람하셨다면 충분히 공감할 거라 생각됩니다.
“참말로 오져 죽겄네”
이러한 전라북도 사투리에는 전북의 넋과 혼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전라북도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데요. 이에 전라북도 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라북도 문화의 산물인 전라북도 사투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전라북도 사투리는 사전적 의미와 같이 전라북도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입니다. 전라북도는 지리적으로 경상도, 충청도 등 여러 지역과 인접해 있지만, 특히 전라남도와 가깝다는 이유로 전라남도 사투리까지 싸잡아 전라도 사투리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라북도 사투리는 전라남도 사투리와 또 다른 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사투리는 억양이나 강세도 다르지만, 전라남도의 경우 말을 시작할 때 ‘음마’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특히, ‘내버려 두다’는 말을 전라북도에서는 ‘내비둬’라고 하는 반면, 전라남도에서는 ‘냅둬 부러’라고 하거나, 전라남도에서는 ‘귀염’을 ‘귄’이라고 하는 등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편, 전라북도 사투리는 무엇보다 ‘-잉’, ‘-디’으로 끝을 맺는 특징으로 인해 어디서나 전라북도 사람임이 쉽게 드러나게 되는데요, “참 거시기허다잉”, “근디” 등이라는 말이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여, 안그리여?”
이러한 전라북도 사투리는 그 자체로 ‘전라북도’를 상징하는 아주 훌륭한 문화입니다. 그런데 요즘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대부분 표준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사투리와 마찬가지로 전라북도 사투리 또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처럼 통신과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마치 한국 사람이 외국어를 못 알아듣는 것과 같이 그 지역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국의 1일 생활권화로 지역적 특색이 희석되면서 점차 표준어의 사용이 일반화 된 것입니다. 이렇게 표준어의 습격으로 전라북도 사투리 또한 그 사용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전주 한글미술관 바닥에 새겨진 전주 사투리가 중 ‘암시랑토안혀’>
그러나 전라북도 사투리 중 ‘얼척 없다’ 등이 나이어린 층에서 큰 인기를 얻어 마치 표준어처럼 사용되며 우리나라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짧은 판소리, 전주’라는 앨범 중 특히, ‘열쇠’라는 암구호를 ‘쇳대’라고 대답했다가 당한 일화를 다룬 전주 사투리타령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전라북도 사투리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사투리가 문화이자 상품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투리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은 물론, 생활용품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주 한글미술관 바닥에 11개 글자체로 새겨진 전주 사투리 타령 중 ‘쇳대도 긴디’>
한편, 해외여행 중 한국말이 들리면 이유 없이 반가운 것처럼 전라북도 사람들도 전라북도 사투리가 들리면 밝은 미소로 반색하게 됩니다. 특히 다른 지역 사람들이나 외국인이 전라북도로 여행을 와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서 또는 물건을 사러 가서 전라북도 사투리를 써 주면 기분 좋아진 주인들의 특별한 서비스를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반대로 손님을 맞이하는 전라북도 도민들도 우리 사투리의 맛을 살려 전라북도를 알린다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따 여시코빼기네잉”
<전북 김제에 위치한 아리랑 문학관-왼쪽/ 남원에 위치한 혼불 문학관>
이런 전라북도 사투리를 글로 만나보고 싶다면 전라북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어보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리라 짐작할 수 있는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최명희 작가의 ‘혼불’ 등이 전라북도를 소재로 한 대표작들인데요, 이런 작품을 읽은 후 전라북도 김제에 위치한 아리랑문학관, 남원에 위치한 혼불문학관까지 관람한다면 전라북도 사투리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겁니다.
이와 더불어 전라북도에서 발행한 ‘전북의 재발견-말’편은 전라북도 사투리 교과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구성된 책이니, 읽어보신다면 보다 정교한 전라북도 사투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라북도! 구경 한 번 와보랑께. 허벌라게 좋당게~
<남원 광한루>
전주한글미술관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50-13
전화: 063-232-0550
아리랑 문학마을
주소: 전북 김제시 죽산면 화초로 180번지 212
전화: 063)540-2929
아리랑 문학관
주소: 전북 김제시 부량면 용성 1길 24번지
전화: 063)540-3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