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시장에 다녀와서
오늘 조찬모임에는 연휴를 맞아 어천 저수지 1박 2일 낚시를 가기로 합의 했지만
코로나에 영양으로 그동안 발이 묶였던 조사들이 이미 좌대예약을 끝내 자리가 없단다.
막내 근호 친구의 제안으로 성남 모란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시청 앞에서 버스를 타고 평소 20분이면 가던 길이 연휴 나들이 차량으로 밀려 1시간을 걸려 모란시장에 도착해 보니
벌써부터 시장안은 복새통이다 추억에 5일장 급격한 도시 인구 집중으로 지방의 재래 시장은 쇠락해 가고
수도권의 모란시장은 시골 장터의 향수에 젖은 중. 장년 고정팬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온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접할수 없는 토속문화의 산실 물건을 사고 파는 흥정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각종 약재를 펼쳐놓고 정력강화, 만성피로, 체력저하와 원기회복을 외치며
그럴싸 하게 풀어가는 약장수의 쉴세없는 허세에 어디 한가지 해당되지 않는 곳이 있겠는가?
기력이 쇠한 할배들이 겹겹이 진을 치고 귀를 기울인다. 또 다른 장터에는 엿장수에 품바 공연이 한창이고 구성진 노래가락과 노련한
사회자의 입담으로 관중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고쟁이에 감춰진 쌈지돈을 풀어낸다.
바로 옆 먹자촌에는 칼국수, 수제비, 돼지부속, 곤계란, 족발, 홍어 무침, 빈대떡,
파전, 녹두전, 우동, 짜장, 탕수육, 짬뽕 등
수십가지의 각종 메뉴들이 즉석에서 쉴새없이 팔려나가고 오랜만에 오일장에 나온 힘빠진 가장은 왕대포 한잔에 체력을 회복하고 자하도취에 빠진다.
염소, 닭, 병아리, 토끼, 오리, 고양이, 강아지, 거위 ,꿩 등 가축들이 더위에 지쳐 초라한 눈동자가 슬퍼보인다.
어서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싶다.
봄꽃, 양란, 국화, 들꽃, 허브식물, 선인장, 공기정화식물 등 어디서 이렇게 예쁜 꽃들을 길러 시장에 나왔는지 수백가지의 꽃들이 각자의 모습을 뽐내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 외각으로 나와보니 각종 공구및 농기구 농수산물 시장 민물고기 시장이 펼쳐지고 쌀, 옥수수, 누룽지, 보리 등 뻥튀기 두대가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쉴새없이 펑펑 하얀 연기와 함께 구수한 냄새를 풍긴다.
인파에 밀려 시장 한 바퀴를 돌아보니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아~~ 우리도 이제는 어쩔수 없는 세월에 밀려 고태골에 입문을 하게 되는구나를 실감케 한다.
단고기 식당안은 코로나에서 해방된 어르신들이 그룹그룹 대 만원이지만 우리도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오늘을 평가해 본다.
80%는 중국에서 건너온 물건들 이지만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 자유로운 거래를 통해 경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모란시장이야말로 우리 서민의 삶의 희노애락이 스민곳이 아닌가 싶다.
첫댓글 암만 모란시장에 가면 별거 다 있더만 근간에 한번 시간내서 개고기 사러 가야될모양인데 모란장이 언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