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비빔밥으로 유명한 동네다. 밥 위에 얹은 고명이 워낙 화려해서 화반(花飯)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예전에 유명했던 진주 비빔밥은 명맥이 끊겨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주의 비빔밥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는 제일식당이 진주에서 가장 맛있다는 비빔밥을 만들어주는 집이다. 허름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고소하고 보드라운 비빔밥 맛은 일품이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비빔밥은 봉긋 솟은 언덕처럼 예쁘장하다. 밥을 담을 때도 항상 신경을 쓴다. 콩나물은 대가리를 떼어내고 숙주나물도 같이 올린다. 시금치, 고사리, 무, 오이, 호박을 얹는다. 고추장을 적당량 떠놓고 그 위에 부추와 속대기를 올린다. 속대기는 약간 비릿한 냄새가 흐르는 해초다. 그 위에 빨간 쇠고기 육회를 얹고 참기름을 살짝 뿌리면 한 그릇이 완성된다. 깔끔한 비빔밥에서 약간 배릿한 느낌이 감도는 건 바다가 가까운 진주에서나 쓰이는 속대기 때문이다. 그런 맛이 제일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비빔밥 맛인 것이다. “세 숟가락 먹으면 비빔밥은 없다”고 할 정도로 손님들은 한 그릇을 쉽게 비우고 일어선다.
시장 안다운 간편함이 있다. 비빔밥도 있지만 새벽부터 오전까지는 해장국을 판다. 아침 나절에는 해장국으로, 낮 시간부터는 비빔밥으로 진주 사람들의 행렬이 끊어지지 않게 만드는 집이다.
▶ 찾아가는 길: 진주 시내 중앙시장 안 / 주차: 어려움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4시~오후 9시 / (055)741-5591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