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나타난 해방조개
해운대 백사장에 특이한 조개가 나타났다. 77년 전 해방되던 때 많이 나타났다고 하여 ‘해방조개’로도 불렸다. 그 후 자취를 감췄다가 올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양파망 한가득 잡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 조개의 출현은 그때처럼 민족사적으로 좋은 징조로 봐야 할까? 좋은 징조인지 학자한테 물어볼까 아니면 도사에게 물어봐야 하나?
이 조개의 표준명은 노란색 명주를 닮았다고 ‘명주조개’인데 부산 명지지역에서는 ‘명지조개’, 또 조갯살이 갈매기를 닮았다고 해서 ‘갈매기조개’ 또는 ‘갈미조개’라고도 부른다. ‘갈미구이’는 명지 특산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광복절 해운대 백사장에 나타난 해방조개는 모양과 색이 ‘개량조개’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조선시대 개량저(改良紵)란 베가 있었는데 무명실을 삼베처럼 성글게 짜서 여름에 옷을 지어 입었다고 한다. 이 조개의 무늬가 바로 그 색으로 보인다. ‘개량조개’ 또한 표준명인데 지금 해운대 백사장에 나타난 조개의 무늬가 명주조개가 아니라 개량조개의 대표적인 표준색으로 나타난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갑갑한 심정 탓인지 여러 이름 중 왠지 해방조개로 부르고 싶다.
남북으로 씨줄을 놓고 동서로 날줄을 쳐서 개량된 옷감으로 좀 시원한 옷 한 벌 해 입고 싶은 생각이라서 그럴까?
/ 강우동 바다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