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이제 채 24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의 새해를 맞이하며 꿈꿨던, 혹은 계획했던 일들은 모두 이루셨나요? 다가올 2011년도 인벤에 찾아와주시는 모든 분들이 꼭 마음먹은 것들을 이룰 수 있는 즐거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인터넷이 끊기거나 컴퓨터가 고장나는 등의 천재지변에도 불구하고 매주 변함없이 여러분들을 찾아뵙던 게임 인기 순위도 어느새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2010년 동안 대한민국의 게이머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어떤 게임들일까요?
다가올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지난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2010년의 인벤 게임 순위에 오르내렸던 게임들을 통해 지난 한 해의 게임 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아래의 순위는 2010년 올 한해 매주 인벤의 게임 순위에서 차지했던 순위를 점수로 환산하여 높은 순서대로 나열한 게임들의 이름입니다. 즉 올 한해 가장 많이 검색되었고, 게이머들에 의해 플레이되었으며, 인벤의 게시판이나 평가 등에서 화제가 되었던 게임들입니다.
▷ 개벽은 없었다! 아쉬움 남긴 MORPG의 도전
게임의 흥행은 단순히 그 하나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기대작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이후 레드오션인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더이상 새로운 온라인 게임은 성공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단박에 날려버린 것처럼, 신작 게임의 성공은 업계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2009년 하반기의 화두는 액션. 마비노기 영웅전과 드래곤네스트, C9은 전통적인 형태의 MMORPG들이 포진한 온라인 게임 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MORPG 기대주였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선방은 했으나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마비노기 영웅전과 드래곤 네스트, C9은 모두 각자의 성과를 거두었고, 실력과 게임성을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으면서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각자 고정 팬층을 확보하고 다양한 업데이트와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으나, 전통의 강자들이 지켜오던 성벽을 MORPG 3인방이 끝내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한편으로 2010년의 결과를 지켜본 테라와 블레이드앤소울은 좀 더 다듬어진 액션과 자신만의 스타일로 2011년을 기약하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 수성을 위한 변화. 더욱 치열해지는 승자들의 전투
반면 흥행의 성벽을 지켜낸 전통의 강자들은 승자의 여유를 누리며 다양한 변화를 통해 다가올 2011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타공인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아이온: 영원의 탑은 2011년 게임 자체의 엔진이 바뀌는 대형 패치를 준비하면서 게임 내의 초보자 지원과 밸런스 조절, 제작 시스템 변화 등 꾸준한 업데이트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사실상 2011년의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사전 패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아이온의 강세가 예상됩니다.
FPS의 서든어택 역시 올해 11월부터 대두 모드와 뱀파이어 모드 등을 업데이트하고 2011년 초에는 인공지능 디펜스 전투와 새로운 매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1위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지적을 받았던 해킹이나 불법 프로그램과 관련된 문제 역시 지속적인 지원과 대처를 약속했습니다.
올해 4월 전세계 회원수 2억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던전앤파이터도 'DNF 챔피온쉽 2010 3rd'를 개최하고 최근에는 신규 캐릭터 여귀검느님은 어디가고 이건 왠 생양아치 남격투가를 업데이트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동시접속자 28만을 돌파했으며 지금도 최고 기록을 자체 갱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월드컵의 아쉬움을 온라인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을까요? 2010년의 여름을 가장 뜨겁게 보낸 게임은 피파 온라인 2였습니다. 피파 온라인 2는 2010년 7월 최고 동시접속자 22만을 돌파하는 등 월드컵 호재를 톡톡히 누리면서 네오위즈 게임즈의 주력 게임 중 하나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 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12주년을 맞이하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2009년부터 시작된 리니지의 끊임없는 변화는 올드 게이머들을 다시 리니지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되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41만 6천명, 사실상 대한민국 유년층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메이플 스토리는 빅뱅 업데이트를 통해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단일 게임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갱신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이번 겨울방학을 맞이해 빅뱅의 뒤를 잇는 카오스 업데이트로 또 한번의 기록 갱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북미 법인 역시 동시접속자 13만명을 돌파하는 등 해외에서의 성적 역시 주목할만 합니다.
2010년 하반기, 신작 게임들의 출시를 막아버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대격변 역시 올 한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순위에 집계되지 않는 개인 이용자가 많아 외부로 드러나는 성적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지만,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업계를 들썩거리게 만든 WoW의 파괴력은 역시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형님 나가신... 아이쿠?! 난관 부딪힌 스타크래프트 2
공공재 논란과 프로게이머들의 선수 복귀, 황제와 천재의 대결, e 스포츠 방송사 고발 등 출시되자마자 e 스포츠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스타크래프트 2의 성적은 아직 기대 이하라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게임 자체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e 스포츠로서의 흥행 가능성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작인 스타크래프트도 확장팩인 브루드워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e 스포츠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2개의 확장팩이 남아있는 스타크래프트 2의 e 스포츠 성적을 섣불리 평가하긴 이른 것 같습니다. 특히 블리자드는 물론 그래텍 역시 e 스포츠의 흥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만큼 장기전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어쨌거나 게임 자체는 게이머와 매체 모두에게 최고의 평가를 받았으며, Vod나 스트리밍 등 웹 기반을 통한 e 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확인되었으니 스타크래프트 2의 미래는 확장팩의 출시 이후로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가올 2011년, 스타크래프트 2의 확장팩 군단의 심장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합니다.
▷ 3주 천하? 시작은 좋았으나 뒷심이 부족해 아쉬운 게임들
콘솔 게임은 출시될 때의 성적이 중요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출시된 이후의 운영과 서비스, 지속적인 업데이트 등 속칭 뒷심이 흥행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결국 뒷심이 부족하면 화려한 등장에도 불구하고 순위에서 큰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됩니다.
세계 최고의 IP를 기반으로 올해 가장 화려한 출발을 시작했으나 결과는 아쉬웠던 온라인 게임을 꼽으라면 드래곤볼 온라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드래곤볼 온라인은 인벤의 순위에서도 오픈베타와 함께 20위권을 돌파하는 등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여준 게임이기도 합니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친필 편지도, 세계적인 흥행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손오공과 베지터의 대결도 드래곤볼 온라인의 하락을 멈추지는 못했습니다. 일본의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 중에서는 가장 무게감 있다고 손꼽히는 프로젝트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하나, 2010년의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게임은 디아블로 2의 재림으로 기대되었던 한빛소프트의 미소스입니다. 헬게이트의 부진을 뒤로 하고 디아블로 2와 3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던 미소스는 처음 출시되었던 때만 해도 기본적인 핵 앤 슬래시의 재미를 갖추어 흥행의 문턱에 발을 내딛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디아블로의 올드 게이머들에게 지지를 받은 것도 잠시, 게임을 진행하면서 드러나는 각종 버그와 경매장 문제, 핵심 개발자들의 퇴사와 운영자가 게시판에서 싸우거나 유저를 비난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연이은 악재가 이어지면서 게이머들의 관심 밖으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아쉬움의 마지막을 장식할 게임은 성인을 위한 하드코어한 재미를 추구했던 MMORPG, 에이지 오브 코난입니다. 해외에서도 매출 성적이 좋았던 게임이고 PvP를 즐기는 한국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한국을 인식한 콘텐츠가 추가되는 등 로컬라이제이션의 시도도 좋았던 대작 RPG입니다.
전체적으로 콘텐츠나 한글화 등은 게이머들에게 큰 칭찬을 받았으나 북미 지역에서 밸런스에 문제가 된다고 알려져 있던 콘텐츠가 수정없이 그대로 들어오거나, 정상적인 게임이 불가능할 정도의 PvP와 힘의 논리가 게임을 지배하는 등 코어한 게이머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쉽지 않은 난관이 문제였습니다.
▷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틈새를 노려라! 레드 오션을 돌파한 2010년의 흥행작
사실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과포화 상태라는 것은 반쯤은 맞는 말입니다.
서비스된지 12주년이 된 리니지가 여전히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있고,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이끄는 FPS 시장은 도무지 틈이 보이질 않습니다. 캐쥬얼 게임들 역시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의 선점작들로 인해 신작 게임들은 새롭게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나름의 전략으로 언제나 의외의 성공을 거두는 게임들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게이머들에게 큰 기대를 받거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던 게임이 흥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의외의 성적을 올린 게임 중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게임은 엔트리브의 프로야구 매니저입니다. 슬러거와 마구마구가 이미 확고히 자리잡은 야구 스포츠 게임 시장에서, 직접 선수를 조종하기보다 구단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이라는 특징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실 야구 구단 시뮬레이션 게임은 상당히 역사가 오래되었고, 이미 인기를 입증한 바 있는 콘솔 게임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제작된 야구 시뮬레이션에 한국의 오리지널을 추가한 프로야구 매니저의 성공 이래 야구나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제작되어 등장했거나, 앞으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MMORPG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게임은 씨알스페이스의 세븐 소울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액션이 화두가 되었던 2010년의 대세(?)를 거스르고 전형적인 MMORPG의 틀을 따른 세븐소울즈의 성공은, 홍보와 겉모습에 치중하기보다는 온라인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를 충실히 살리는 것이 낫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물론 신규 유저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예전만 못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나, 세븐소울즈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불법 프로그램에 대한 대처, 안정적인 운영과 쉬운 게임성 등으로 게이머들의 조용하지만 착실한 지지를 받으며 여전히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2010년도 이제 하루를 남겨놓았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게임들이 변덕스러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순위를 장식할까요? 당장 1월부터 블루홀 스튜디오의 테라가 지난 1년간 날카롭게 벼린 창을 들고 견고한 흥행의 성문을 부술 준비를 마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앤 소울 역시 멀지 않았죠.
지금까지 즐겨온 게임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만, 새롭게 등장한 게임들의 도전을 지켜보는 것 역시 흥미진진합니다. 신작 게임은 게이머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니까요. 다가올 2011년에는 인벤의 인기 게임 순위에 어떤 거대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첫댓글 마..마영전쨔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