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가 변하고 있다. 자동차에 경유나 휘발유를 채워주는 역할에서 가정용 등유 판매까지 하는 것을 주로 했지만 이른바 ‘유외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을 찾아 나서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확산과 요소수를 사용하는 디젤차의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추세는 주유소의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주유소가 처음 생긴 것은 1880년대다. 미국의 스탠다드사가 석유를 수입하면서다. 이후 1910년대는 외국계 석유회사들이 대거 몰려온다. 미국의 스탠다드 오일 외에도 텍사코, 영국의 쉘 등이 등장한다. 이때 우리나라 최초의 주유소인 역전주유소가 서울역 앞에 생긴다.
이후 주유소의 주 고객은 자동차였다. 특별한 공간에 선박, 공장 등을 위한 주유소가 있기는 하지만 전국 1만2000여 곳의 주유소 대부분의 자동차를 위한 시설이다. 현재 전국의 주유소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4년 1만2345곳이던 주유소는 2019년 1만1769곳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전기차 또는 수소차의 확대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 예상되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경쟁이 가속되는 주유소 업계는 새로운 수익을 찾아 나섰다. 이를 ‘유외사업’이라고 부른다. 한때 자동세차를 운영하던 것이 서비스 품목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주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은 곳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 국도에서 2대째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아버지 때와 지금의 주유소는 완전히 다르다”며 “유가 경쟁은 원 단위까지 치열하게 벌어지는 반면 세차와 같은 부가 수익이 오히려 주 수입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주유소는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형 경유차는 거의 대부분 요소수를 주입해야하는 상황을 고려해 주유소에서 셀프 요소수 주입기 도입을 늘리고 있다. 셀프 주유기 설치가 늘어나면서 요소수 역시 셀프 주입으로 바꾸고 있다. 국산과 주요 수입 자동차 브랜드에 순정 요소수를 공급하는 롯데정밀화학은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전국 100여 곳에 연내에 요소수 셀프주입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역시 요소수 수요 확대와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상황을 고려한 결과다.
세차와 요소수 같은 것은 자동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무관할 것 같은 사업들도 있다. 주유소에서 편의점을 함께 하는 사례도 있다. 주유를 하는 동안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거나 간단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만들었다. 사실 해외에는 일반적인 주유소 모델이기도 하다. 반면, 최근에는 무인편의점을 설치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출입문에 통합 인증 단말기를 설치해 신용카드나 멤버십 포인트카드 등으로 인증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지역 상권을 겨냥한 주유소는 택배업무를 맡기도 한다. 서울의 일부 주유소에서는 택배 보관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자주 지나는 길목에 주유소가 위치했다는 사실을 활용한 것.
카페나 패스트푸드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은 좀 더 적극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 주유소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두 배의 사업부지를 확보해 별도의 사업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경기도권의 신도시에서는 이미 주유소 유외사업의 기본처럼 통한다.
예를 들면 주유소를 설치하고 그 옆에 바로 유명 커피브랜드 매장을 입점하는 방법이다. 주유, 주차, 세차는 물론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를 만나거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넓은 부지를 갖춘 곳에서 선호한다. 도심에서는 주유소 옆에 바로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잇는 경우도 있다.
전기차의 확대를 정면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일부 주유소의 경우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부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연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충전 시간 동안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도록 유도하거나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을 마련한다.
우리나라의 한 주유소 브랜드는 기존의 주유소 기능에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 편의점, 식음료 매장, 드론 배송까지 감안한 주유소를 만들고 ‘생활 편의 복합공간’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브랜드를 런칭하는 행사에서 “고객의 차량의 에너지 뿐 아니라 삶의 에너지도 함께 충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이라며 생활 속으로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한편, 미래에는 지금의 주유소 유외사업과 유사한 모델이 도심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 현대자동차가 올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CES에서 발표한 미래도시 청사진에 나오는 허브(HUB)가 그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연결되어 카페, 문화공한, 의료공간으로 활용하고 옥상은 UAM이라고 부르는 소형 비행체의 이착륙장으로 사용한다.
이 모델은 일반 자동차나 헬리콥터가 아닌 자율주행하는 전기차와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자율비행체가 결합하는 공간으로 앞으로 10년 안에 실용화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ioMEOFeqeM&feature=emb_title
첫댓글 주유소는 화물차 알선소나 정비소가 딱이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