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만일 : 2005.03.28. 오전 10:14 (39주 2일째)
2. 예정일 : 2005.04.02
3. 출산병원 : 삼성제일병원 (주치의 : 전종영 선생님)
4. 엄마나이 : 만28세 (초산)
5. 아가 : 남아, 몸무게 - 2.91kg, 신장 - 47.1cm, 두위 - 34.5cm
6. 분만형태 : 자연분만, 가족분만, 소프롤로지 분만
7. 병원비 : 970,000원 (1인실 2박3일), 선청성대사검사, 난청검사 포함
[3월 27일 : 분만일 전날]
'띵~똥~'
오전 8시 초인종이 울렸다.
엄마가 선식을 만들어 오셨다. 교회가기 전에 한잔씩 타서 묵고 갔으면 하는 바램에 아침부터 오셨으리라.
또, 이제 예정일 얼마남지 않았으니.. 오널 교회 가는길에 시댁에 랑이(고양이)를 데려다 주고 오라는 당부의 말씀도 함께 하시러 찾아 오신거였다.
마이 핸폰이 울린다. 시엄니다. "오널 교회 오니?" "예~ 엄니, 오널 갈라구여~ " "그래, 이따보자꾸나!"
갈까말까 왕따시 고민중였는딩 깔끔하게 정리됐다. 흠~ ^^:;
엄마가 가시고, 부랴부랴 남산만한 배를 이끌고선 샤워하고 화장하고 옷입고 준비완료..
헉! 10시 30분 예배라 적어도 집에서 9시반에는 나가야 하는딩 신랑이 늦장이다.
다른날 같으면 구찮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안갈수도 있었으련만.. 무슨 예감인건지..오널은 꼬~옥 가야 한다는 생각과 분만전에 꼬~옥 예배를 봐야한는다는 생각에 준비했건만... 또 랑이도 데려다 주고... 이런저런....
아직도 잠자는 신랑을 보니 짜증이 왕창 밀려온다. 좋은소리 안나가지...
쬐금 거칠게 인나라 깨웠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더 제랄이다. 승질 있는데로 다 부리고, 있는 짜증 없는 짜증 종합판으로 쨍쨍거리면서 준비 하더랍니다. 환장하지... 쇼파에 앉아서 분을 삭히고 있는딩...
한참 준비하던 신랑曰, "오널 교회 안간답니다." 아~~~~~~~~ 돌것다.
시댁에 전화하더니.. 갑자기 회사서 호출와서 출근중이라 뻥치시넹... 재섭서..진짜!
나도 꼭지 돌았당! 난 가야한단 말이다! 오널 꼭! 순간 혼자라도 가겠다는 생각에 현관문 박차고 나왔다.
나오긴 했는딩 갈등 된다. 가야할까? 아님 친구뇬들 불러내서 수다나 떨까? 흠.. 배고프당.. 우선 엄마네로 가서 밥이라도 묵고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에 엄마네로 갔다.
마침 식사중이시라... 밥한공기 퍼서 묵기시작! 이상한 기류 감지한 엄니. 이것저것 물으신다.
대꾸하기두 싫은딩.. 자꾸 말시킨다. 그래서 "잠잔다고 신랑은 교회안간단다.. 나혼자 시댁 갈꺼다." 대꾸하고 꾸역꾸역 밥한공기 묵고 나오는딩... 갑자기 설움이 밀려온다... 버스정류장까기 걸어가는 길 엉엉~ 울었다.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지하철역 가는 버스를 우선 탔다.
시댁은 방학동... 졸라 멀다! 흠~ 어케 가야할지 전철노선 연구하고 2번 갈아타기 구찮아... 좀 더 걸리더라도 2호선타고 7호선 타기로 했다. 다행히 앉아서 갈 수 있었다. 도봉산역에서 내렸다. 날씨 무진장 좋다! 산에 가는 인간을 짱 많다! 다덜 웃는 얼굴일쎄~
내 속에서만 탄~내가 난다! 택시를 탈까? 버스를 탈까? 또 고민하다가 택시비도 아깝다는 생각에 노선두 모르는딩 장님 코끼리 얼굴 더듬듯 오는 버스 마다 물어보고 대충 탔다! 다행히 가긴 가더만....
시댁식구들한테 핸펀 때렸다. 도봉산역이라고... 아직 예배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두 연락이 안된다. 환장하지.. 어데로 가야한단 말이던가.. 까르프 가서 놀다 가야 하나? 아님.. 교회루...아님 시댁으로... 아~ 아프다! 배가~ 힘들기도 하고.. 넘 힘든터라 그냥 시댁가기로 결정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길을 모른다.. 큰길로 돌아서 한참을 걸어가는 길밖엔.. 맨날 차로 움직여서 더군다나 심각한 길치기에... 배가 아팠지만.. 거의 기다시피 걸어갔다.
맨손으로 들어가기 모해... 그와중에 골목시장 들러 오렌지 만원어치 샀다.
시댁에 도착! 그때서야 연락오네.. 교회루 오란다.
환장하지~ 집앞이라 못간다 했다. 집에 들어가겠다고 하고 시댁에 들어갔다.
화장실이 너무 급했던 터라.. 헉 기절할뻔 했다.. 속옷에 붉은기 도는 물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순간 소름이 돋고 너무 무서웠다
눈물이 미친듯이 흘렀다. 그와중에 생각나는 인간이 미틴신랑이더라.. 핸펀을 미친듯이 때렸다.. 전화 안받는다. 집전화도 안받고 한 20번을 했으리라... 제발 받기만 해다오! 하는 나의 간절한 바램은 탄식이 되어 버리고 정말 미웠다.(싸우고 나면 연락두절 되는 신랑
의 못된습관! 타파하리!)
우선 울면서 응급실로 전화를 했다~ 흑흑 흐느끼면서 전화하니 간호사가 진정하란다. 갠찮단다.. 이슬 비친거니 병원엔 지금 올 필요없고 진통오면 그때 오란다..
우두커니 눈물이 매말라 앉아있는데.. 신랑누나 왔다.. 언니 보자마자 모가 그리도 서러운지 한참을 울었다. 시엄니 시아부지 꼬~옥 보고 가고 싶은 마음에 기둘리는데..3시가 지나도 안오신다. 낭중엔 늦어질꺼같으니 그냥 가란다. 좀 서운하기도 했지만, 몸 상태도
안 좋은터라 택시타고 왔다.. 택시비 2만원~~ (일진 사나와 돈 억수로 깨진당! ㅡ.ㅡ)
마침 동생전화... 고기 사준다고 오란다. 엄마랑 동생이랑 한우 등심이랑 고추장 삼겹살 구이 해묵었다. (나도 웃긴다. 언제 울었냐는듯이 졸라 맛나게 묵었다!)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신랑은 너무도 태평하게 TV보며 웃고 있다.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워워워~~~ 우선 좀 자기로 했다..역시 핸펀은 꺼놓고 전화기는 빼놓았더군..
한 잠 자고 일어나니 밤이다.. 이대로 오늘을 넘길 수 없다는 생각에 아침에 일을 조목조목 따졌다..
2차전 시작~
결국 미안하다는 신랑의 사과는 커녕.. 사태악화~~~~~ 나더러 각서 쓰란다.. 낼 이혼하잖다.. 아기는 자기가 키우겠단다.. 무슨 저런 개망나니가 있는건지.. 아 속터져... 울분을 삭히며..배아파서.. 그냥 침대에 쓰러져 자기로 했다.. 말이 안통하는 인간이다..
[3월 28일 오전 1시]
배가 살살 또 아프다. 흠.. 이게 가진통인건지 진짜 진통인지 헷갈린다.. 흠 .. 아직은 참을만 하다..
그냥.. 잠을 청했다.. 워낙 마니 걸어다니고 스트레스 받아 피곤했던 터라.. 쉽게 잠들 수 있었다.
[3월 28일 오전 4시 30분]
또 배가 살살 아프다. 화장실 갔더니.. 헉! 아래서 무언가가 푹~ 하고 빠지는 소리가 난다! 순간 겁난다!
아래를 볼 수가 없다.. 아기가 빠진걸까? 별 이상한 생각이 그 짧은 2초동안 머리가 복잡했다.. 변기속을 보자 주먹보다는 작은 핏덩어리가 빠져있었다.. 다시 응급실에 전화 걸었더니.. 병원에 한번 와보란다...
말도 하기 싫었지만... 그래두 옆에서 잠자는 신랑을 깨웠다.. 그리고 엄마한테 전화 걸었다.
흠.. 아직 예정일도 남았고, 다덜 늦게 낳는 추세라 난 가진통이라 생각하고 병원을 가는게 굉장히 부담스러웠따.. 갠히 갔다가 아니면 돌아와야 하는게 괜한 수선피우는거 같아서...
흠, 엄마는 무슨소리냐면서.. 더 참을꺼 없다고 병원 가보자 하셨다..
준비하고 있으라고...
진통 없는 틈을 타.. 그 와중에 샤워하고 머리감고 얼굴에 찍어바르고 눈썹 다듬고... 옷입고... 세면도구랑 내의 진찰권 등 혹시 입원할지 모르는 가방 싸고 준비했다.
[3월 28일 오전 5시]
엄마랑 신랑이랑 병원으로 향했다.. 뒷자리 앉아서 내내 시계만 뚫어져라 봤다.. 진통이 얼마만에 있는지 규칙적인지..
제법 규칙적이다.. 5분마다...
진통 올 때마다 복식호흡하고... 아직은 견딜만 했다.
[3월 28일 오전 5시 30분]
응급실 도착.
혈압체크 하고, 설문지 작성 하고, 우선은 내진해 봐야 한다고 기둘리란다.
엄마와 신랑은 대기실에서.. 난 응급실 안에서 초조하게 대답을 기둘린다.
들린다.. 울면서 진통하는 여인네들 소리가 가족분만실에서 들여 온다.
[3월 28일 오전 6시]
응급실 선생 도착! 엄청 피곤해 보이는 여선생님이 나타나셨다. 배는 나만큼 불러서리...
내진하더니만.. 진통 맞단다. 자궁문 2센티 정도 열렸다고... 흠 우선 좀 더 자세한 데이타 봐야 한다고 30분 정도 아가 태동소리 듣자하시더니.. 데이터 확인후... 불규칙 하긴 하지만 거의 5분마다 진통 오고 있으니... 입원 하잖다..
보호자 어디있냐고 묻더만.. 신랑과 엄마한테..가시더니.. 진통은 좀 불규칙 적이긴 하지만 질입구가 너무 부드러우니 우선 입원해서 경과 보자고...
울 신랑 걱정이다. 출산휴가 하루인뎅.. 오널 그 휴가 썼다가 초산이구 하니 오널 얼라 못 낳으면.. 담에 못쓰게 될까봐..
선생님한테..계속 묻는다. "오널 출산 가능할까여?" 선생曰 "그건 하느님만이 아시겠죠? 장담못합니다!"
소프롤로지 교육을 받은터라 준가족실로 입원~ 엄마는 출입통제되구 이따 9시 면회시간이나 되야 들어올 수 있다하고..
신랑만..들어오란다.
[3월 28일 오전 6시 30분]
간호사 선생님 오시더니 관장해 주셨다. 흠~ 한 5분정도 있으니 바로 배에서 신호온다.
시원하게 볼일 봤다. 힘주면... 아가 튕겨 나올까봐.. 살살 일봤다.
아직까진 살만하다....... 모 이정도 진통이면 참을만 하지 싶었다.
[3월 28일 오전 7시]
오른팔에 링겔 꽂혔다.. 생전 태어나서 첨으로 꽂아보는 거라... 감회가 새롭다(^^;;)
배위에는 태동 확인하기 위한 두 줄이 둘러지고... 이젠 응가 마렵고 소변 보려면 침대에서 봐야한단다..
헉! 또 다른 간호사 오더만.. 면도한단다. 헉..........마니두 민다.
이번엔 산부인과 선생이라 명찰을 단 깐깐녀 한분이 오셨다. 울 신랑 또 걱정되는지..또 물어본다.
"출산까지 얼마나 걸릴까여? 오널 낳을 수 있을까여?"
"오널 낳을지 낼 낳을지 몰라. 그걸 어케 알아?"
졸라 생뚱맞은 표정으로 퉁명스런 목소리로 대답 ㅎㅎㅎ
신랑 민망해 죽을라 하고... 열라 쥐콩만하게 생긴 젊은 여선생~ 첫마디 부터 반말이넹.. 열라 따가지 같다..
헉 근딩 그 여선생이 나랑 운명을 끝까지 할 줄이야~ 알고보니 응급실에서 내 담당의 였다. ^^;;
신랑이랑 전날 일도 있고.. 서먹서먹... 그와중에도 사과 받아야 겠기에.. 얼렁 사과하랬더만.. "사과" 이런당...
자기의 새끼를 낳아 위해 침대에 누운 마누라를 계속 스트레스 받게하는 저 신랑넘... 아~~~~ 골 때려!
결국 대충하는 사과를 받고 은근슬쩍~ 넘어가 버리는건지..
아 근딩 주변이 넘 시끄럽다.
하필 양사이디에 왕 엄살덩어리들이다. 어찌나 소릴지르고 울먹이던지.. 그소리에 더 경기 일으킬 지경이다.
난 신랑이랑 울랄라~ 이런야그 저런야그.. 놀고 있는딩... "왜들 저럴까?" "저 정도 아닌뎅…"
엄청 옆에서 벌갈아 가면서..죽는다고 소리지르고 아프다고 난리다..
우측 여잔 진짜 엄살덩어리 거의 실신지경 이더라~ 응급실 선생님들 보초세우고 소리지르고 무통놔달라고 난리고...
아직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유만만~ ^^
새벽에 급하게 나온터라 시댁에 전화도 못하고 나온 터라.. 신랑한테 연락드리라고 했다.
신랑 전화하러 나가고... 머릿속엔.. 오널 낳을 수 있을까? 한 8시간은 죽어라 진통해야겠지... 등등등... 머리속이 복잡하다.
[3월 28일 오전 8시]
통화하고 들어온 신랑.. 엄마랑.. 아침 묵으러 간단다.. 어머머.. 환장하지..지만 입인가?
난 어제 낮에 먹은 괴기가 끝이였다.. 저녁두 열받아 못먹고.. 새벽에두 급하게 나온터라 물두 한모금 못 마셨는딩... 입원하면 무조건 금식이라 물 한모금두 못 먹는 나를 두고 밥 묵으러 간다니..쩌ㅃ~~~
모.. 근딩.. 둘이 있어두 별반 할일두 없고.. 얼마가 걸릴지도 모르고 해서..
열라 너그러운 말투루 밥묵구 오라 했당...!!
혼자서 누워 있는딩.. 주치의 전종영 선생님이 오셨다.. "김유민씨 왔네 ~ "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찌나 반가운지.. 일어나 맞을뻔 했다.
2주전에 검사한 아가가 3키로... 내 배를 보더만.. 선생님이 걱정하셨다. 아가가 마니 크면 어쩔까 하시면서...
"그래.. 이따가 다시 올께요.. 잘 하고 있어요!" 하고 가셨다.
커튼이 거둬지고 또 아는 얼굴이 오셨다. 소프롤로지 교육 해주신 선생님이 오셨다.
"왜? 혼자 있어요? 보호자 어디갔어여?"
"네.. 신랑 아침 하러요..!!"
"하긴 신랑두 힘이 있어야 옆에서 잘 도와주죠... 안 힘들어요? "
"네.. 아직 살만해요...ㅎㅎ"
"잘하고 있어요!"
[3월 28일 오전 8시 30분]
담당의가 또 들어와 내진을 한다. 이제 3센터 열렸단다. 모 아직두 참을만하다! 진통 올 때만 복식호흡하고..
무통해달라 했다. 아직 때가 안됐단다.. 때되면 해준다고 기둘리란다.. 가족분만실 야그했더만.. 빈 곳이 없단다.. 나오면 주겠다고 한다.
자궁문 열리는 거에 비해 아이가 안내려 오고 있다고 하더니만.. 자궁 촉진제 꽂는다.
이번엔 실습생이라면서 커텐을 젖힌다.
혼자 있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와서는 이말저말 시킨다. 아이~ 구찮아! 혼자 있는게..더 좋은데.. 기다리는 신랑은 안오고..
아..오셨네.. 내 님이..
육개장 드시고 오셨다는군.. 졸라.. 배고프다.. 물 한모금만.. 먹었으면 싶다..
신랑 또 나간다. 회사에 전화해야 한단다. 출근 못한다고.. 어케 잡아 둘수가 없구만...
들락날락 진짜.. 다른 신랑들하고 비교된다.
딴 신랑들은 화장실두 못간다더만.. 저눔의 신랑은 열라 자유남편이다.
[3월 28일 오전 9시]
대기실에서 혼자 초조하게 기둘릴 엄마가 보고싶었다. 마침 면회시간도 되었고 해서 신랑더러 모시고 와달라 했다.
아직 멀쩡한 나를 보곤 엄마曰 "나 닮아서 금방 쉽게 나을꺼야..! 걱정하지마!" 그러신다..ㅎㅎㅎ
울 신랑 이번엔 응아하러 화장실 간단다.. (아! 못말려~~~~~ )
[3월 28일 오전 9시 15분]
아.. 배가 뒤틀린다! 갑자기 넘 아프다~!!
나도 모르게 "아퍼~ 아퍼~~~" 소릴 내지른다.. 촛불끄기 호흡법 해야 한다는 정신은 있는데.. 입에선 "엄마! 아퍼! 진짜 아퍼!" 이 소
리만 내지른다...
잦아진 진통이 올 때마다 침대 난간을 잡고 고통스러워 하기를 몇번~ 엄마는 침대난간 잡고 너무 흔들면..손목 다친다고 힘주지 말라고 하시며 손 잡아주시는데... 무지 아프다.. 더 고통스럽다.. 무섭게 아프다 배가 뒤틀린다.. 나도 모르게 몸을 베베 꼬고 있다.
미친듯이 촛불끄기 호흡법을 해 대고 있다. 그 와중에 졸음은 왜 그렇게 밀려오는지.. 넘 고통스러우니.. 진짜 잠들고 싶었다.
잠들어 잊고 싶었다. 엄마는 옆에서 날 흔들어 깨우기 바쁘다. 자면 안된다고 그럼... 아이 못 낳는다고..
신랑 나타났다... 엄마 더 못 보시겠는지.. 나가있으마 하시며 뒷걸음으로 나가셨다.
좀 잠들만하면 또 찾아오는 통증~ 나도 모르게 몸이 또 꼬인다..
담당의 오더니 힘 줘 보란다.. 진통 올 때 해야 한단다. 몸이 뒤틀리는데.. 다리 잡고 힘주란다.
환장하지... 그게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하란다.. 하라니 되네.. 어느새 나도 다리 잡고 힘주고 있다.
어머머... 담당의 내진하는게 장난아니다. 진짜 깊게 들어간다..
수시로 들락거리며 내진하고 힘주기를 몇번...
무통놔달라 했더만.. 거의다 열려서 무통 필요없단다.. 환장하지.. 진즉에 놔달라 했더만.. 갑자기 빨라진 진행에 손쓸 틈도 없었단다
[3월 28일 오전 9시 40분]
거의 실신 지경이다. 아까 옆집 여자들 흉보던 난 없고, 이제 내가 그 여자들 처럼 소리지르고 난리부르스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진다. 구역질이 올라오고 간호사들은 더욱 자주 드나든다.
통증이 이제 쉼없이 찾아온다. 난 정신없이 촛불끄기 호흡하고.. 결국 산소마스크 까지 씌여 졌다.
숨쉬세요.. 숨쉬세요.. 호흡하시구요.. 희미하게 들린다. 마스크 쓰고 호흡하기 증말 힘들지만.. 죽기살기로 숨쉬며 호흡하고 있다.
옆에서 신랑이 나보다 더 열씨미 호흡하고 있다.
내 담당의 또 오시더니만 힘주기 또 연습하잰다. 이번엔 내진하는데.. 퍽~소리가 나면서 뜨뜻한 물이 아래를 흥건히 적신다.
양수 터졌단다. 이번엔 힘주기 몇번을 하니깐 엉덩이에 무언가가 끼인 거 같다.
헉.. 미치겠다.. 응가 마려운 이 기분.. "선생님 쌀꺼 같아여" 그랬더만.. "싸란다.. 갠찮단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두가지만은 안하려 애를 썼다..
응가 안싸는거랑 본색 보이지 않기~~~
어머머... 벌써 7-8 cm 열렸단다. 다열렸단다. 아래가 묵직하다 무언가 낀 거 같은 헉! 검은게 보일라고 한단다..
간호사랑 선생님들 짱이란다.. 자궁상태, 아기 포지션 모두모두 짱짱! 이란다! 이런 산모 첨 본단다! 힘도 좋고! (당근이지~ 내가 뉘신뎅..으쓱~)
응급실 비상 걸렸다.
내 속도가 너무 빨라도 느무느무 빨랐던 것이다.
아기낳으러 가잖다.. 이제 분만실만 들어가서 낳기만 하면 된단다...
가족분만실 이제 비었단다.. 보호자 더러 선택하란다. 울 신랑 가족분만실 해달란다... (그와중에도 들릴 말은 다 들린다. 정신은 멀쩡~ ^^;;)
[3월 28일 오전 10시]
침대에 실려서 가족분만실로 들어갔다
선생님 나올라고 해요.. 가는 내내 소리 질렀다.. 진통오면 나도 모르게 아래에 힘이 들어가서리 나올라 하기에...
담당의와 간호사들 다들 내게 하는말~ 힘 빼세요.. 힘 빼세요~!! 환장하지 들어가는 힘들 어케빼라는 건지..
"하후하후하후~~~~~후후후후~~~~~하하하하하~~~"
호흡법만 미친듯이 하고 있다.. 옆에 신랑 담당의 간호사들 다덜 이구동성 "하후하후~~~~"
나와 같아 다덜 호흡법을 하고 있다..
환장하지 누가 들어서 옮겨줄줄 알았더만.. 이쪽 침대에서 저쪽 분만침대로 나더러 엉덩이 들고 허리들고 해서 옮겨보란다..
아휴~~~~~~~ 아파는 죽것지.. 아래서 무언가 나올라 하지.. 통증 없는 틈을 타서.. 이건 진짜.. 결국 혼자서 끙끙 거리며 옮겼다...
어느새 일반 병실같던 가족분만실은 열댓명 되어 보이는 간호사들에 의해서 서랍장에서 수술도구 다 나오고 침대는 어느새 수술대처럼 변신하고 내 몸엔 초록색 가운으로 다 덮어지고 수술준비 완료다..
아.. 아이 나올라 한다. 미치겠다.. 얼렁 힘주고 낳았으면..좋겠는딩..
주치의 안왔다고 안된단다.. 나오려는 아이를 다시 넣으란다..환장하지.. 진짜!
아이낳을때 힘주세요.. 이소린 들어봤어두 힘빼세요.. 이 소린 첨이다. 이젠 협박까지 한다.
힘주면 아이가 다친다고 얼렁 힘빼란다. 그러기를 두번... 이제 나도 슬슬 본색이..들어나려 한다..
선생님 언제 오세요? 소리 빽 지르고 나니.. 주치의 얼굴 보인다.
주치의曰 "산모 상태? "
담당의+간호사들曰 "자궁상태+아기 포지션 모두모두 짱입니다."
주치의曰 "ㅎㅎ 그래? 확실해? 어디 봅시다"
이제 힘주란다 맘껏 주란다. 응가 보듯이 맘껏.. 울신랑 옆에서 더 신났다..나보다 얼굴 더 뻘게 져서는 힘준다..ㅎㅎㅎ
배꼽밑을 보면서.. 힘주기를 세번.. 특~~ 회음부 자르는 가위질 소리가 들리고.. 아픔도 없다... 아래가 터질라고 한다!
잠시후 들리는 "응에~~~~~응에~~~~~~"" 아기 태어나자 간호사샘들의 "어머~ 아빠다~! 아빠랑 똑같아요! "
이구동성~ 그 와중에 난 "어머 안돼는뎅~" 주치의 "엥? 그게 무슨 소리야? ㅎㅎ"
우렁찬 아가의 울음소리.. 생각보다.. 아기가 작았다! 의사샘님두 의아해 했다. 2주전 3키로 였는딩 2.91키로...
아기 태어나자 울신랑 엄청 바쁘다.. 탯줄 자르구 아기 확인하고.. 아기 손가락 발가락이 길다고... 좋아서 난리다..
나의 희망 나의 태양 나의 아들이 드됴 내품에 안겼다... 볼에..뽀뽀해 보란다.. 아..쪼글쪼글..ㅎㅎㅎ 넘 구엽다..인형같다!
사랑스런.. 내 아가.. 이뿌다! 아기 보느라 회음부 꼬매는 아픔두 잊고 있었다.. 웬걸.. 졸라.. 아프다.. 점점 더 아프다..
아앙아~~~~~~~ 아파요.. 선생님..너무 아픈데요, 했더니..
주치의 曰 "아.. 마취안했네~ 어 미안! 마니 아팠지? " 헉.. 미치겠다.. 진짜..
미안한 마음이셨는지.. 마지막까지 뒷처리 더 꼼꼼하게 해주신다.
주치의샘 가시고 담당의샘이 좀 더 꼬매주신단다.. 열라 꼼꼼이시다... 조금만 하면 되니깐..참으라고.. 잘했다면서.. 칭찬도 해주시면서.. 마지막으로.. 아가가 나가구두 부푼 내배를 무진장 세게 누른다..
똥꼬 부분을 막 쑤셔서.. 안에 오로를 막 끄지버..내는딩..아프다고 소리질러도 막무가내다.. 아이구..끝까정..사람 잡는다..
근딩.. 그게 안나오면.. 고생한다면서.. 해주니..모라고도 못하고..
겁나게 끝까지 신경써 준 생뚱맞았던 담당의 잊지 못할 거 같다~!!
의료진이 모두 나가고 가족분만실이.. 다시 일반 병실처럼 변신되고 난 회복중이다.
넘 멀쩡하다..
정말.. 아이 낳고 밭일 나갔다던 옛 아낙네들이 생각났다.. 멀쩡한거라... ㅎㅎㅎ
요즘 유민인 우리 동섭이 모유수유 하느라 넘 정신이 없답니다. 2시간마다.. 젖물리고, 기저귀 갈고, 잠재우고... 그거만 하다보면 하루하루가 어케 가는지두 모르게 간답니다.. 첨엔 낮밤이 바뀌어서 고생 엄청 했는딩.. 요즘엔 밤엔 한번만 깨네요..
흠..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 실감 한답니다.. 제가..우리 동섭이 고집을 못 꺾고.. 맞추면서.. 살아가고 있는걸 보면 말이죠..
땡깡부리면.. 누굴 닮았는지.. 자기가 원하는걸 해야...직성이 풀리는 넘이랍니다.. 그래도 잠자는 모습과 살인미소 한번 지어주면 너무 이뻐서 까무라칠 지경이죠~!! ㅎㅎㅎ
첫댓글 축하 드려요..글 넘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고생 하셨네요..좀 겁은 나는데 낳을때 되면 엄마의 힘으로 다 견뎌낼수 있겠죠...?^^
애기넘이쁘네요 축하드려요 이제4주남았는데..두렵네요 순산바이러스받아갑니다
잼있게 읽었어요..애기도 이뿌고 순산 축하드려요.....큰아들에 둘째 아들 까정 키울라면 힘드시겠어용........^^;;
순산바이러스 듬뿍 받아갑니다... 축하드려요..건강하시구요...
어머나~ 아기가 넘 이부네여... 눈이 넘 이뻐여~~~~~~~~~ 추카드려여~~~~~
눈물나네요...
저두 시간가는줄 몰르고 넘 재밌게 읽었네여~ 주치의는 틀리지만 병원이 같아서 더 열심히 읽었어여. 저도 님처럼 순산하믄 좋으련만~
두려워들 마세요~!! 닥치면 다덜 잘하실 겁니다! 엄마가 그러셨거든용.. 밑이 터지는 느낌이 들꺼라고.. 여러분들도 느끼 실 수 있을꺼여여~ 그 느낌 들때쯤엔 아가 나오고 순산하신 순간이니... ㅎㅎㅎ 다덜 순산하시길~!! *^_________________^*
애기가 참 이쁘네요..축하드려요.
순산 축하드려염~~!! 질문하나만 할라구욤!! 가족분만실 8시간에 10만원인가 하잖아요...들어가자 마자 애낳으면 나머지 시간동안 거기서 회복하다 나오나요?? 아님 걍나오고 10만원 내나요??
정말 추카드려여...저도25일 예정일인데 이거 읽구 나니 정말 남일같지가 않네여..저도 진통하다 제 지랄같은 성격다 보일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구여..울랑이랑 5년 연예하다가 결혼했지만 그래도 울랑은 제 성격을 다 모르거던여..암튼 이쁜아가 잘 키우세여.. 저도 순풍 한방에 낳으렵니다..행복하세여
6월1일님~~~ 가족분만실에서 푸~욱 회복하다가 나올 수 있더라구여... 저도 첨엔 분만할때 들어가서 돈 아까운거 아닐까 싶었는디.. 회복할 때 엄마랑 신랑 가족들 들어와서 함께 있을스 있어서 좋더라구요.. 전 돈 아깝다는 생각 안들었어요..
원츄님~ 아무리 아파도 정신은 멀쩡해요.. 아마 성질 다 안들킬수 있을꺼예요.. 저두 얼마나 걱정했게요.. 제 주위 분들이 다덜. 제 아기는 태어날때.. 첫마디가 "응애~"가 아니구 "제랄~" 이럴 꺼라고 얼마나 걱정들을 했느데요.. ㅎㅎㅎ "응애~응애~~" 하면서 태어나더구만요... ㅋㅋㅋ
넘추가드려여~ 저도 같은 선생님인데..~~ 예정일 지났는데 ;아적도 아가는 나올생각을 않하네여~ 아가도 크다 하는데.. 이거읽고 도움은 되는데 무서울것 같아여~~
우히히히^^ 분만기가 넘 재밌어요....아기 넘넘 이뿌게 잘 낳으셨네여......순산바이러스 받아갑니다~~
아가가 눈웃음이 죽음이네요.. 눈이 넘 넘 이뻐요.. 예쁜아기 낳으셔서 좋겠어요.. 저도 열심히 기도해야지요.. 축하드립니다..~~
축하해요 근데 졸라 열라 이런말은 듣기가 좀 그렇네요 이젠 애기엄마인데 .......
ㅋㅋㅋ 글 읽으면서 혼자 킥킥대고 웃다 울다 죽는줄 알았습니다... 순산 축하드려요~ 저두 두달후면.......으~~~~ ㅋ
잼나게 읽어 주셔서..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