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성 일상 23-4 벚꽃 구경
3월의 마지막 날 재성씨와 벚꽃 구경을 나가기로 했다.
“재성씨~, 부산에 있을 때는 혹시 벚꽃 구경 다녔었나요?”
“네~”
“부산에 살 때, 남천동으로 벚꽃 구경 갔던 게 마지막이예요!”
남천동은 광안리 해변이 있는 동네라고 했다.
“그럼, 벗꽃 구경은 다온빌 와서는 처음이네요?"
"네-"
증평읍 보강천으로 이동하면서 재성씨와 가볍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하필 미세먼지가 좀 좋지 않네요!''
''그냥 감수해야지 예~''
재성씨가 약간 씁쓸한 웃음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재성씨와 함께 보강천에 도착했을 때, 많은 인파는 아니지만 벚꽃을 핑계 삼아 나온 산책객들로 생기가 넘실거렸다.
따스한 봄날에 만개한 벚꽃의 기운을 받으며 재성씨와 직원이 천변 길을 따라 산책을 즐긴다.
새하얀 꽃잎을 배경으로 재성씨와 함께 추억의 사진도 남겼다.
“재성씨, 인증 샷은 페이스북에 올릴까요?”
“네~^^”
벚꽃이 선사하는 봄날의 기운을 누린 후, 재성씨가 직원에게 단골 대사를 날린다.
''나왔으니깐 달달한 것 좀 먹지 예?'' ㅎㅎㅎ
''네-''
보강천변을 따라 길게 들어선 상가들 틈에서 ‘커피 베이’를 찾아냈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보강천변 쪽을 바라보면서 커피와 함께 재성씨와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할부하지예?''
''뭐를 할부한다는 건가요?'' ''이번에 컴퓨터 구입하게 되면 할부로 하자는 말인가요?''
''아니, 그게 아니고 활동보조예?''
재성씨에가 말한 할부는 확인해 보니, 활동보조인의 줄임말 활보였던 것이었다.
''제가 자립하면 활보해 주실 수 있나예?''
청주에서 자립하게 되면 예?
''하하, 글쎄요!''
요즘 재성씨의 관심사는 온통 자립에 쏠려 있는 것 같았다.
직원과 밖에 나오기만 하면 꺼내는 이야기다.
''혼자 살기는 싫어 예...자립하면 예''
“여자도 만나야 겠네 예~”
“살집도 구해야 하는데, 그건 엄마한테 애기해 봐야겠네 예~'' 등등..
하지만 생각만 구체적이지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벚꽃을 구실 삼아 나와서 재성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났다!
''재성씨 벚꽂 보러 이렇게 나오니깐 오늘 어떠셨나요?''
''좋았어예~^^''
늘 부족한 짝꿍에게 스카웃트 제안을 해 준 재성씨,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다온빌도 좋지만 혼자 자유롭게 사는 게 더 좋아서 반드시 자립의 길을 걷게 다는 재성씨~
어떻게 재성씨를 도와야 할지 정말 고민이다.
다온빌로 돌아오는 길 내내 직원은 온통 그 생각 뿐이었다.
2023년 3월 31일 유원욱
재성씨가 꿈꾸고 계획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