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神病)은 무당이 될 사람들이 무당이 되기 전에 앓는 병입니다. 사람이 달나라에 가는 시절에 귀신이 뭐고 무당이 뭐냐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신병 shin-byung이라는 우리말 그대로 임상심리학의 진단분류체계 DSM 4판에도 올라있는 한국의 문화적 증후군입니다.
귀신 및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믿음과는 별개로 분명히 경험되는 증상을 가진 정신적 현상이라는 뜻이죠. 오늘은 이 신병(shin-byung)과 무당의 관계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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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낫게 하려는 온갖 노력들이 허사로 돌아가고 병자가 최후에 찾아가는 곳은 무당입니다. 무당은 이러한 증상이 '신을 받아야' 나을 수 있다고 하는데, 신을 받는 댓가는 무당이 되는 것입니다. 신을 받아야 낫는 병, 신병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우선 무당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는데요. 무당의 정체에 대해서는 제 다른 글(https://brunch.co.kr/@onestepculture/150)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요약하자면 무당은 신(神)과 인간을 중개하여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무당이 되기 위해서는 왜 병을 앓아야 하는 것일까요?
한선생은 신병이 정신장애의 일종이라는 전제에서 신병을 앓는 이들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 생각했습니다. 예부터 무당은 대개 여성들이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남자 무당이 있는 곳도 있으나 대다수는 여성들이었고 이는 지금도 그렇습니다.
과거에 여성들은 사회적 진출이 제한되어 있었고 배움에서도 소외되어 있었기 때문에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생겨도 이를 해결할 방법이 요원했습니다. 게다가 남성위주의 사회적 질서에서 여성들은 지켜야 할 도리도 많았고 해서는 안될 금기도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은 정신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억울함과 분노가 오래 지속되면 몸과 마음이 병들게 됩니다. 화병이죠. 신병과 마찬가지로 DSM-4에 올랐던 화병은 현재는 분노를 동반한 우울증의 일종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분노와 우울이 지속되면 신체적으로도 반응이 나타납니다. 면역체계가 망가지고 가슴이 뛰고 피가 몰리는 심혈관계의 증상이 뒤따르죠. 한(恨)은 이러한 화를 다스리기 위한 한국인들의 방어기제입니다. 분노와 억울을 초래한 원인을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견딜 수 없는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죠.
그러나 모든 화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삭일 수 없는 억울함과 분노가 한 사람의 정신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인간의 마음은 놀라운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의 일부를 자신의 마음에서 분리해 버리는 것이죠. 이것이 해리(dissociation)입니다.
해리는 기억상실증이나 다중성격장애 등의 예로 알려져 있지만, 초자연적 현상인 빙의(possession) 또한 해리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학적 설명방법이 없었던 시기, 한 사람에게 나타난 그 사람이 아닌 전혀 다른 인격을 신이나 귀신이라는 존재로 이해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병을 앓는 이에게 실린 신(神)은 해리된 정신의 일부라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신(神)은 인간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는 존재입니다. 또한 인간보다 훨씬 강하고 많은 힘을 가지고 있죠. 배우지 못했고 의사표현을 억압당했던 이들의 정신이 반대방향으로 극대화되어 튀어나온 것이 신(神)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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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굿은 찾아온 신을 정식으로 받는 의식입니다. 즉, 해리된 정신을 분열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정신으로 통합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시 합쳐진다는 의미의 통합이 아니라 정신의 해리된 부분을 내 것으로 인정하고 그 존재와 함께 할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에서의 통합입니다.
해리된 정신을 통합한 환자는 더이상 환자가 아닙니다. 그는 무당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됩니다. 무당은 자신이 모신 신(神)의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명을 받습니다. 병든 이를 낫게 하고 마음 아픈 이를 어루만지며 슬픈 이를 달래는 이가 바로 무당입니다.
무당은 견딜 수 없을 만큼의 큰 상처를 딛고 일어나 분열된 자아를 통합한 존재입니다.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못했지만 그들의 신비한 능력은 분열된 자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인간 정신의 한 영역일지도 모릅니다.
뇌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한 현재도 인간의 마음의 비밀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우연한 계기로 하루아침에 외국어에 통달했다는 사람이나 사물을 투시하거나 미래를 예견하는 등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목격합니다.
최면이나 명상을 통해 이러한 능력을 발견하거나 훈련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신실하다 못해 실로 처절한 무당들의 기도는(물론 제대로 된 무당들에 한해서) 인간의 정신을 고도로 집중시키고 미처 발견되지 않은 뇌의 어떤 부분을 활성화시키는 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무당의 역할입니다. 무당은 자신에게 생긴 능력을 결코 자신의 부귀를 위해 쓰지 않습니다. 과거의 자신처럼 상처입고 아픈 중생들을 돌보는데 사용하지요. 또한 무당은 신과 인간을 중재하고 모든 맺힌 것(갈등)을 풀어내고 화해를 이루어 내는 이들입니다.
넘나 일리 있긔! 근데 단순 뇌기능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의식이라는게 생각보다 더 신비롭고, 전신에 다 스며있는거더긔 예를 들면 도둑의 장기를(심장이었는지, 간이었는지 기억이 안나긔) 이식 받았더니 도벽 생긴다던지 (미국에서 판결로 인정받았긔) 장기기증자가 즐겨듣던 음악이나, 그림실력이 생긴다던지 그런일이 있더라구요 체세포하나하나에 의식이 깃들어 있는게 아닌지... 대학병원 교수님 한분도 신병환자 실제로 겪으니 믿을수밖에 없다더긔 신내림 거부해서 코마상태인 남자 환자 어떤 약도 효과가 없는데 스님이 와서 목탁두드리면 열이 내리고.... 이게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이었다고 하긔.. 결국 그환자는 돌아가셨긴하긔
무당이 자신에게 주어진 생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다 끝내 분열된 존재로, 그걸 고통과 삶을 공존시킬 방법을 찾은거라면, 무당은 자신을 찾아올 정도로 힘들고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는 사람의 심리를 잘 어루만질 줄 알듯해요. 삶에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모를, 겪은 자 만이 아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한 관점이 궁금했는데 신기있고 귀신보는 사람들이랑 신내림이랑은 또 조금 다른 부분인 것 같더라구요? 신기있다고 다 신내림받는건 아닌? 근데 먼친척 중에 어릴 때 귀신보던 분 계시는데 그 분도 좀 정신적으로 많이 취약하고..그랬긔. 종교에도 과하게 심취하구요.. 그런 부분도 정신적으로 취약한 유전요소 아닐까? 생각하긔.
역으로 인간의 정신활동이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만들어내는것 또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하긔 뭐랄까 그런 인간몸에서 일어나는 물리적특성의 현상이 온전한 정신으로는 해석할 수 없기때문에(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여서?)어떤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것또한 자연적인 현상같달까긔? 사실 이런 신병같은것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떤식으로 이런 정신적인 현상을 해석할 수 있었을까 싶긔
첫댓글 오 재밌고 술술 읽히긔! 겨수님 글잘쓰시냄..! 다른글들도 읽어봐야겠긔 소개 감사하긔 ㅋㅋ
호우...넘나 흥미로워요. 잘 읽었습니다!!
오 완전 흥미롭긔 다른 연관글들도 읽어봐야겠긔 ㅋㅋㅋ
그래서 무당이 점점 신빨이 떨어진다는 것도 본인이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해리된 인격이 통합돼서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서 들은거라 정확하진 않지만.. 흥미로운 얘기긔
이 댓글까지 보니 엄청 일리있게 느껴지내
맞는거 같긔.... 초기에 제일 잘 맞춘다고 하잖아요
와 넘 신기해요
와 진짜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오..신내림 받은지 얼마안된 무당들이 젤 용하다더니....
좀 슬프긔 한이 맺혀.. 마음 아픈 이를 어루만지며 슬픈 이를 달래는 이..
흥미롭고 슬픈 이야기네요
그러면 너 ~~ 안하면 조만간 무당해야된다 라고 그런다면 사실 그냥 저스스로 치유한다면 그런일 없다고 믿어도 되겠긔? 그런말 왜믿냐고 하실순 있겠지만 이미들은 이상 없던일로 치부할수가ㅜ없어서 완전 찜찜하긔
옛날에 알았던 분은 신병있으셨는데 종교활동하면서(기독교셨긔) 신병치유됐던분 계시더긔..!종교가 답은 아니지만 본문처럼 스스로 치유된다면 괜찮지않을까여?
흥미로운 글이네요 이 글을 읽으니 신내림이 곧 정신적,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여성을 재사회화시키고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호혜적 의식으로 느껴져요 마지막에 그 능력을 사회적 마이너리티를 위해 활용한다는 부분 읽고 가슴에 국밥 쏟은 사람 됐어요
넘나 일리 있긔!
근데 단순 뇌기능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의식이라는게 생각보다 더 신비롭고, 전신에 다 스며있는거더긔
예를 들면 도둑의 장기를(심장이었는지, 간이었는지 기억이 안나긔) 이식 받았더니 도벽 생긴다던지 (미국에서 판결로 인정받았긔)
장기기증자가 즐겨듣던 음악이나, 그림실력이 생긴다던지 그런일이 있더라구요
체세포하나하나에 의식이 깃들어 있는게 아닌지...
대학병원 교수님 한분도 신병환자 실제로 겪으니 믿을수밖에 없다더긔
신내림 거부해서 코마상태인 남자 환자 어떤 약도 효과가 없는데 스님이 와서 목탁두드리면 열이 내리고.... 이게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이었다고 하긔.. 결국 그환자는 돌아가셨긴하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스트레스 역치가 선천적이라 그런걸꺼긔
정신병은 유전적 요소가 크다고 들었긔
무당이 자신에게 주어진 생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다 끝내 분열된 존재로, 그걸 고통과 삶을 공존시킬 방법을 찾은거라면, 무당은 자신을 찾아올 정도로 힘들고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는 사람의 심리를 잘 어루만질 줄 알듯해요. 삶에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모를, 겪은 자 만이 아는 것들이 있잖아요.
공감하긔.. 저도 한 번씩 신수보러 가는 곳이 있는데 눈물콧물 다 빼고오긔.. 정신과 의사보다 여기서 더 솔직히 말하긔
오 너무 흥미롭긔. 같은 증상인데 우리나라에선 신병으로 해외에선 다중인격으로 받아들여진 것일 수도 있겠네요
약간 팔자 센 사람 무당팔자 이게 삶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해리가 일어나는 그런가봐요
저 안그래도 이거 넘 궁금했는데… 귀신이나 무당을 믿지는 않는데, 그럼 신병은?? 했었거든요. 일리가 있네요. 근데 막 문제 해결? 하는 능력은 그냥 우연인걸까요??? 글고 막 몸에 신들어오면 작두타고 그러잖아요.. 이렇게되는 원리가 또 궁금해요..
오 넘 흥미롭고 재밌긔 ㅎㅎ
저는 초자연적인 현상 절대 안 믿는 사람인데 무당에 대해 이제 의문이 풀렸어요 신기하고 흥미로워요
와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냥 저렇다는 의견이 있다는거긔ㅋㅋ 재미로 읽어주시긔~
저도 이 부분에 대한 관점이 궁금했는데 신기있고 귀신보는 사람들이랑 신내림이랑은 또 조금 다른 부분인 것 같더라구요? 신기있다고 다 신내림받는건 아닌? 근데 먼친척 중에 어릴 때 귀신보던 분 계시는데 그 분도 좀 정신적으로 많이 취약하고..그랬긔. 종교에도 과하게 심취하구요.. 그런 부분도 정신적으로 취약한 유전요소 아닐까? 생각하긔.
와 흥미로운해석이네요
우와 진짜 흥미롭긔
너무 흥미로운데 칼위에서 춤추고 발에 상처 안나는건 현대 이론으로 설명이 안되는것 같긔! 해리성 인격장애의 일종이라면 넘나 가능한 이야기 맞는데 말이죠!
역으로 인간의 정신활동이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만들어내는것 또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하긔 뭐랄까 그런 인간몸에서 일어나는 물리적특성의 현상이 온전한 정신으로는 해석할 수 없기때문에(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여서?)어떤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것또한 자연적인 현상같달까긔? 사실 이런 신병같은것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떤식으로 이런 정신적인 현상을 해석할 수 있었을까 싶긔
맞긔맞긔.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연의 일부라서, 당연히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는거 같긔. 우리 눈에 보이는것도 보일만큼만 보이는거지~ 더 많은것들이 존재하니까요!! 미지의 영역같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