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영화 '블루'가 흥행에서 참패를 한것을 보고 홍보사('올댓시네마'..이 회사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아작을 내고 싶을 정도로 유감이 많다.)가 이 영화를 내팽겨 둔것에 대한 불만과,이 영화의 주연 배우인 신현준이라는 배우의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실패를 거두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그동안에 그가 대중들에게 심어줬던 잘못된 편견으로 인해 '블루'가 실패를 거두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몇년전 세상을 뒤집어 놓았던 '삼각스캔들(결국 이 사건도 김정민과 주영훈의 짜고 치기로 밝혀졌지만)'과 대작에서 보여준 그의 어설픈 연기는 결국 '블루'라는 영화가 작품성과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그에게 가진 선입견 때문에 결국 많은 관객들의 발을 다른영화로 되돌리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배우 신현준에게 있어서 참 아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그가 출연한 블럭버스터 영화중 최고의 영화였다.
난 그를 중학교시절 부터 좋아했다.....(전 참고로 22세 입니다^^)
중학교 1학년때,드라마 '바람의 아들'을 보고 넋이 나간적이 있었다
( 그 드라마..이병헌과 김희선이 나왔습니다.)
다른 출연진들에 비해 절제되면서 자신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전달되는걸 느끼고서야 그를 좋아하기 시작했고,그 이듬해 '은행나무 침대'를 직접 극장에서 봤다.
비록 '미성년자 관람불가'였음에도 키가 커서 그랬는지,그냥 무사히 들어가서 봤다.
당시 사춘기시절에 그를 좋아한 이유는 단순히 '멋있어서'였지만,지금 나이가 들면서도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배우들에게서 느낄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 있어서'이다.
그의 크나큰 특징은 바로 '존재감'이다.
단순히 그 배우가 나와서 '존재감'이 있다는게 아니라 비중이 크든,작든 영화속에서 사건의 갈등을 제공하고,결국 그 사건을 끌어나가는 힘이 있는게 '존재감'이라고 생각한다.
신현준의 지난 14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그가 연기를 잘했든 못했든 '존재감'은 여전했다.
영화속 사건 전개을 직접적으로 이끌어가는 힘은 여전했다.
대표적인 영화가 '장군의 아들'과 '은행나무 침대'였다.
배우에게 있어서 '존재감'을 가진건 그 배우가 향후 배우로써 영원히 남을건지 마는건지에 달린 중요한 요건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모 잡지에서 그를 두고 '과대평가를 받은 배우'라고 했는데,난 거꾸로 그가 '과소평가를 받은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을 보면 그의 이미지는 강하고 절도있는 캐릭터였다.그래서 그게 그가 가진 배우로써의 이미지인줄 알고 그렇게 평가한것 같은데,실제로 그가 흥행에서 실패하거나 그의 초기('장군의 아들'이후..)작품을 보면 그가 얼마나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알수 있을 것이며,그에게 '과대평가를 받았다'고 말한게 얼마나 잘못된것인지 알게 될것이다.
그는 '장군의 아들'이후에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라는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왔었다.영화에서 그는 화물차를 운전하는 운전수로만 나왔었는데,비록 단역이었음에도 그의 인상이 강하게 남았으며,그가 존경한다는 안성기와 함께 나온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에서는 '정하섭'역할을 맏아 선배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은행나무 침대'이후 '채널69'와 '지상만가','마리아와 여인숙'이라는 영화에 출연했었다.하지만 흥행에서는 참패를 보았다.
그러나,그 영화들에서 그의 연기는 결코 넘어갈수 없다.
'채널69'에서는 전직 방송국 프로듀서이자 전파 테러리스트 '제하'로 나와 전작 '은행나무 침대'에서의 강한 이미지를 털어내었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는 이유는 이 영화의 감독이 '블루'의
감독이다.이 영화에서의 그의 캐릭터는 강렬하지도 않다.)
그리고 '지상만가'에서는 불행한 가족사로 인해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린 천재 음악인 역할을 너무나도 잘 소화했다(이 영화 이병헌씨도 나옵니다.).
그리고 심혜진과 함께 나온 '마리아와 여인숙'(이 영화 좀 야합니다^^)에서 세상과 단절한 폐쇄적인 성격인 남자로 나온다.
그러나 이들 영화에서 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흥행'이라는 굴레 아레 그 조차 결국 '흥행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퇴마록'부터 흐트러 지다가,'비천무'와 '싸이렌'에서 아주 절정을 맞는다.
(참고로 나는 '비천무'보다가 친구들에게 미안해 했고,'싸이렌'은 보다가 나갔다.)
'흥행'에 눈이 어두운 그를 스크린으로 본다는게 너무나도 찝찝해서 '싸이렌'을 보고 나는 그 영화 게시판에 글도 남겼었다.
'연기 똑바로 하라.'고..결국 그 배우 팬들에게 집단 테러를 당했고,때마침 홍콩 여배우와의 스캔들로 인해 그의 홈피에 글 남겨서 한바탕 난리를 피운적도 있었다.
'비천무'당시 중앙일보 모 기자는 그를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그의 실패작을 보면 눈에 힘 안줬다'고..
그럼 그가 '흥행배우'로 남으려면 계속 눈에 힘주고 다니라고?
솔직히 그는 힘에 힘 뺄때가 가장 매력있다.
그의 눈은 평면적으로 보기엔 날카로와 보이지만,자세히 들여다 보면 선과 악이 공존하는,흔한 눈빛이 아니다.
다시 '바람의 아들'로 돌아가자면,그의 역할은 20대의 순수함과 30대의 절망을 함께 가진 남자역할이다.
스무살 무렵에 아버지와 의붓형으로 인해 방황을 일삼다가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그 여자도 형에게 빼앗겼고,혼란했던 7~80년대의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그의 친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자신의 의붓아버지임을 알게 되고 복수와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역할이다.
그 드라마에서 그의 눈빛은 정말로 순수하고도(쉽게 말하자면 사슴눈 수준),복수에 불타는 눈빛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후반부에서 의붓형에게 내뱉는 대사와 눈빛,그리고 차가운 웃음은 보는 나에게도 소름이 끼쳤을 만큼 살벌했다.
연기생활 13년간 그는 요즘 배우들이 필수적으로 하는 CF출연은 거의 하지 않았다.
CF출연한것 가지고 배우의 질까지 판단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솔직히 말하자면 그 스스로 대중들에게 어필될 짓을 안한것 같다.
'장군의 아들'3인방 중에서 그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유는 신현준이라는 배우가 지닌 고유의 이미지와 앞으로도 보여줄 그의 가능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그와 함께 잘 나가는 김승우는 앞으로가 걱정스러운 인물이라 말하고 싶다.
솔직히 김승우라는 배우는 연기는 잘한다.그러나 그동안 동료나 선배배우들이 써먹은 이미지를 그대로 답습하는 느낌이 든다.
배우로써의 고유 매력이 아닌 남이 울궈먹은거 자기도 울궈먹겠다는 욕심..그래서 그는 신현준이라는 배우에게 밀리는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 박중훈과 최민식을 좋아한다.
두 사람에게는 신현준과 마찬가지로 안좋은 일이 있었다.
(박중훈은 95년도의 마약사건,최민식은 이혼)
하지만,지금 대중들이 그들의 일을 가지고 꼬투리 잡는가?
오히려 그들의 연기를 보고 감탄만 할뿐이다.
배우는 연기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것도 남들을 위한 연기가 아닌 자신만의 연기를 위해서 말이다.
최근 정준호와 김정은을 보면 '배우라는 탈을 쓰고 행동하는 단순한 CF스타'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그들이 출연한 영화들을 보면 연기력을 보는건지 개인기를 보는건지..참 아리송하게 만든다.
요즘 설경구라는 배우에게 조금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게,'박하사탕'이후 그의 연기패턴을 보면 '연기력'자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탄탄하지만,대사 어투는 '김영호'와 별 다를바 없고,배우의 행동과 시선처리는 '박하사탕'보다도 못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그에게서 실망감을 느끼는 이유가 '강우석'앞에서 작아지는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인것 같다.
신현준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써,이번에 '블루'를 보고 그는 앞으로도 배우로써 평생 살아갈 사람이라는 믿음을 얻었다.비록 그의 선입견으로 인해 흥행은 실패 했지만,앞으로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배우라는걸 내눈으로 확인했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당분간 그가 대작 출연을 하지 않았음 한다.
그의 연기력과 매력이 죽어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지는 수많은 대중들의 편견을 깨는게,향후 대배우로써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요즘 CF와 갖은 가십으로 벌어먹고 사는 일부 배우들의 길을 걷지말고 배우로써의 확고한 길을 걸어가길 바랄뿐이다.
허울뿐인 '스타'가 아닌 '배우'의 길을 말이다.
최근 그는 송윤아와 함께 '페이스'라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단편영화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유상곤 감독님('사자성어'한번 보세요..잼있슴돠!^^)의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는 두개골이 벗겨진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나 국과수 요원들이 투입되는데,그들의 얼굴을 복안(두개골에 특수물질을 입혀 얼굴의 주인을 밝히는 과정)시키면서 일어나는 심리 스릴러다.'페이스'에서 신현준의 역할은 국과수 복안전문가 '현민'역으로 사건을 접한 이후로 알수없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인물이다.
어쩌면 이영화가 배우 신현준이 '연기파 배우'와 '흥행배우'로써 전환점을 맞이할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현민'이라는 역할은 정말 어려운 역할이다.
겉으로는 국과수 최고의 복안전문가라지만,심장 이식수술의 후유증을 앓는 딸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아버지이자,연쇄살인 사건을 접하고 알수 없는 공포감에 사로잡히는,결국 그의 일상마저도 지배당하는 한사람의 인간이다.
그동안 그에게서 보지 못한 또다른 매력을 느낄것 같고,그가 얼마나 섬세하게 연기를 잘하는지 스크린에서 보게 될것이다.
그래서...지금의 '블루'보다는 차기작인 '페이스'에 기대를 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