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월-새재사랑산악회] ☆… 유서 깊은 오대산(五臺山) 이야기, 하얀 눈밭을 걸으며 (1)
<산행> (오대산 월정사)→상원사→중대 사자암→오대산 적멸보궁→(오름길)→비로봉 정상→(능선길)→헬기장→상왕봉→두로봉 갈림길→북대→(임도 하산길)→상원사 주차장→<귀경>
☆… 영하 5도의 쌀쌀한 날씨, 아침 8시, 서울 군자역을 출발할 때에는 금방 눈이라도 쏟아질 듯이 하늘은 짙은 잿빛을 드리우고 있었다. 올 겨울은 눈이 내리지 않아 겨울 가뭄이 심한 형편어서 대지는 목이 말라 있고, 그만큼 아름다운 설경을 맛볼 수 있는 겨울의 정취도 없었다. 오늘 같은 날 눈을 맞으며 오대산 능선 길을 산행하는 운치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눈길 고속도로 운행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부선을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가운에 서서히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문막휴게소에 다다르니 겨울해가 멀겋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오늘은 신년(新年) 들어 첫 산행이다. 많은 산우들이 참석했다. 좌석이 흘러넘쳐서 삼부 요인(?)이 바닥에 앉아서 가는 형편이 되었다. 예약을 해 놓고 나오지 않은 분도 있지만, 오늘은 예약 없이 나오신 분이 많았다. 많은 산우들이 참석하여 함께 즐거운 산행을 하는 것은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예약은 해놓고 예고 없이 나오지 않거나, 예약 없이 그냥 나오시는 경우 운영상에 어려움이 많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사랑방’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 <카페>에는 매월 산행 계획을 공시하고 버스 좌석표를 올려놓고 예약을 받는다. 그것을 잘 활용하면 매우 편리하고 운영상 아주 효율적이다. 아직 사이버생활이 원만하지 않은 분들은 총무에게 전화로 예약하셔도 좋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때는 미리 전화를 해 주시면 참 고맙다. (그리고 가끔 카페 <새재사랑산악회> ‘사랑방’에 들어와서 사진도 보고, 글도 읽고, 댓글도 달면서… 마음의 이야기도 나누고 덕담(德談)에 정담(情談)을 섞어서 놀다 보면 인간적인 우정도 피어날 것이다.)
☆… 산사(山寺)로 가는 길…. 반갑다! 새해 들어 첫 산행, 많은 산우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으니 충만하고 넉넉한 분위기다. 최신 ‘선진관광’버스는 영동고속도로 원주를 지나 진부I.C에서 내렸다. 진부읍에서 강릉쪽으로 6번 국도(서울-원주-진부-주문진)를 타고 가다가 산사(山寺)로 가는 길로 접어든다. 그 오대산로 주변의 듬직하게 자란 전나무 가로수가 아주 시퍼렇게 살아서 길을 열어준다. 오대산은 그 초입에 월정사가 있고, 그 산사로 드는 길에는 대한민국에서 이름난 전나무 군락지가 있다. 하늘로 40~50m씩 뻗어 올라간 고목거수의 위용은 가히 장엄한 기품을 자랑한다. 경기도 광릉의 전나무 숲도 그렇지만, 그 수령이 500년은 넘고 천 년이 된 것도 있다고 하나 어느 나무인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도 시퍼렇게 살아서 세월을 넘고, 서로서로 이웃하여 울창한 수림을 이루고 있는 숲길을 들어가면 어떤 숙연한 생명력에 경외감마저 드는 것이다. 월정사는 그 숲의 오른쪽에 있다. 차창으로 월정사의 외경(外境)이 스쳐지나간다. 월정사는 참 이야기가 많은 천 년 고찰이다. 오늘은 일정상 탐방할 여유가 없어 그대로 지나쳐갔다.
▶ 천 년 고찰 월정사(月精寺)
월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계곡의 울창한 수림(樹林)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백두대간 동대산(만월산)을 배산으로 하여 그 산의 정기가 모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동대산의 만월대에 떠오르는 보름달이 유난히 밝고 좋아서 월정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월정사는 사철 푸른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아주 고즈넉한 고찰이다.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산이 깊고 풍광이 아름다워 예로부터 오만 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성지로서 신성시 되어 왔다.
월정사(月精寺)는 《삼국유사》에 나타난 창건 유래에 의하면, 자장율사(慈藏律師)가 당(唐)나라에서 돌아온 643년(신라 선덕여왕 12)에 오대산이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머무는 성지라고 생각하여 지금의 절터에 초암(草庵)을 짓고 머물면서 문수보살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자장율사는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하고 태백산 정암사에 들어가 입적하게 된다. 비록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하는 뜻은 끝내 이루지 못했으나 이로부터 월정사는 오대산 깊은 계곡에 터를 잡게 되었다. 이렇게 신라 때 개산조 자장율사(慈藏律師) 이래 지금까지 1400여 년 동안 이어져 오면서, 근대의 한암(漢巖), 탄허(呑虛)스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름난 선지식들이 머물던 명찰이 되었다. 오늘날에도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이 곳 전나무 숲의 그 곧음과 푸름이 승가(僧伽)의 얼로 오롯이 살아있는 한국 불교의 요람이다.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스러운 땅으로 신앙되고 있는 이 절은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史書)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史庫)’가 있었고, 세조가 1464년(세조 10년)에 말사인 상원사(上院寺)를 중수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돕고자 시주물과 함께 보내 온 《五臺山上院寺重創勸善文》(오대산 상원사 중창권선문)이 보관되어 있다. 주요 문화재로는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하여 건립한 '8각9층석탑'(국보 48호)과 '상원사 중창권선문'(국보 292호)이 있다. 이 밖에 일명 약왕보살상(藥王菩薩像)이라고도 하는 보물 제139호인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 사고(史庫)…, 오대산 사고(五臺山史庫)
사고(史庫)는 고려·조선시대 역대의 실록(實錄)을 보관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설치했던 창고이다. 사각(史閣)이라고도 한다. 본래 실록 등 귀중한 사서를 중앙에 집중 보관하기보다 지방에 분산하여 그 안전을 꾀하기 위해 깊은 산중에 사고를 설치하여 운영하였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각 사고에 보관 중이던 <실록>을 포함한 귀중도서가 소실되거나 없어지기도 했다. 실록의 재인(再印)은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요구되는 일이었으나 1603년 7월에 인쇄에 들어가 1606년 4월에 인쇄가 모두 끝났다. 본래 남아 있던 전주사고본 1질(秩)과 재인본 3질 및 교정본 1질 등 모두 5질이었으므로, 새로이 선정된 사고(史庫)는 내사고인 춘추관을 비롯하여 외사고인 강화도·묘향산·태백산·오대산의 5사고가 마련되어 한말까지 제 구실을 다했다가, 1908년 강화도 정족산·봉화 태백산·강원도 오대산·무주 적상산 등 4사고의 장서들은 규장각(奎章閣)의 관할 하에 두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가는 2km 지점 남호암 기슭에 영감사(靈鑑寺)가 있다. 영감사 아래 있는 오대산 사고(史庫)는 조선 후기 5대 사고의 하나로 1606년(선조 39년)에 설치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1605년 10월 재인쇄된 실록의 초고본을 봉안할 장소로 오대산 상원사를 선정하였다가 다시 월정사 부근에 사각(史閣)을 건립하여 초고본 실록을 보관하였다. 오대산 사고 실록 봉안은 태조대부터 명종대까지의 실록 초고본을 1606년 봉안한 뒤 1805년(순조5년)에 정조실록을 봉안하기까지 59회 가량 행해졌다. 그러나 이곳에 봉안되었던 실록은 조선총독부 취조국에서 강제로 접수하여 1913년 10월 동경제국대학 부속 도서관으로 옮겨 놓았다가 1923년 9월 관동대지진 때 소실되어 버리고 마침 대출되었던 45책만이 화를 면하는 등 수난을 당했다.
☆… 오대천(五臺川)을 따라 상원사로 들어가는 도로는 지난번에 내린 눈이 다져진 빙판길이었다. 그 위에 흙이 뿌려져 보기에는 비포장도로 같아보였으나 차는 조심스럽게 진행을 했다. 오늘 오대산은 만원이었다. 산악회 버스들이 상원사 아래 주차장을 메우고 있어, 이미 길거리에 늘어선 관광버스가 즐비하였다. 주차장 700m 전에서 하차하여 걸어서 올라갔다. 계곡은 하얀 얼음으로 꽁꽁 얼어 있었고, 산록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겨울나무들은 앙상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낸 채 춥고 긴 겨울을 말없이 견디고 있었다.
☆… 하늘이 파랗게 시리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청정한 하늘에서 따뜻하고 화사한 햇살이 쏟아진다. 그러나 산중의 기온은 빙점 아래에서 볼을 파고들었다. 손을 내놓고 조금만 있어도 손이 아려왔다. 그런데 차에서 내린 길가에 문득, 하얀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길가 산 밑에 죽어있는 전나무에 대한 해설이었다. 내용인 즉 이러하다. ‘오대산 전나무 - 이 전나무는 2006년 10월 강풍에 쓰러진 전나무입니다. 이렇게 쓰러진 전나무는 곤충 및 버섯류의 서식지처를 제공합니다. 오대산을 오실 때마다 이 나무의 변화 과정과 자연의 신비함을 관찰하시면 또 다른 즐거움이 생기실 것입니다!’ 산림학자들은 이렇듯 죽은 나무에도 애정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자연에 대한 우리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다.
<계 속>
첫댓글 언제나 솔선수범하여 산행 선두를 이끌어주시고 글로서 산행을 마무리까지
해주시니 무어라 감사해야할지모르겠습니다. 올일년도 수고로움을 끼쳐야될것
같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산행할수있어 늘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선배님 !
그렇게, 하루를 많이 ... 때론 , 배꼽이 빠지도록 ...그렇게 헤프게 실없이 웃었습니다
그리하여 행복했습니다 그 하루가...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호산아 고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