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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6월 2일 11시, 서울환경영화제의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11시에 개봉하는 3편의 다큐들 가운데에서 친구들의 투표를 통해서 ‘자전거 vs 자동차’를 다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상영관으로 지정된 곳이 서울숲역 근처의 영화관인지라 친구들은 1시간 30분의 장거리 등교를 했습니다. 10시 30분까지 도착하기로 했는데, 일찌감치 영화관에 도착했던 부지런한 숲터 학생들도 있었고, 실수로 지하철을 잘못타서 늦을까 마음 졸이며 후다닥 도착한 친구도 있었지요. 우여곡절 끝 모두 무사하게 영화관에 도착!
상영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무료로 마련된 인생 네 컷 사진도 찍어 보고, 티켓도 발급받아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90여분의 영화 관람을 마치고, 근처 서울숲으로 이동을 했어요. 날이 좀 흐려 보여 광주에서처럼 또 다시 비가 오는건가 싶었는데, 서울숲에 들어서니 화창해지더군요. 이동하는 동안 화살표를 따라 작년에 갔던 가족공원으로 가자며 걸었는데, 우연히 그늘진 나무 마루를 발견해 목적지까지 가지 않고, 그쪽에 돗자리 펴고 앉았습니다. 마루 옆에 너른 잔디가 펼쳐져 있어서 산책 나온 강아지들, 소풍 나온 유치원 친구들, 둥둥 떠다니는 비누방울을 구경하면서 여유를 즐겼습니다. 아침부터 이동하느라 배고픈지라 일정대로 바로 점심식사. 아침부터 각자 바지런하게 준비한 여러 종류의 볶음밥, 유부초밥들을 먹었어요. 솔이가 싸온 집 앞 앵두 열매, 멜론에서부터 민애의 샛노란 삶은 계란, 예주의 살구맛 살구, 수연이의 소라 과자 등 하나 둘 가운데 내놓은 간식을 나눠 먹으며 점심 시간을 이어갔습니다.
(푸른 잔디와 도시락 사진이 있으면 공유를 할텐데 사진찍는 일을 의식하지 않은 채 여유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ㅎㅎ)
그 후, 숲터 친구들에게 예고했던 랜드아트를 시작해보았습니다.
랜드아트는 뭘까요? 랜드아트는 돌, 흙, 나뭇가지, 낙엽 등 자연소재를 이용해 대지를 캔버스 삼아 기존의 자연(존재)와 조화롭게 연결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해요. 창작자들이 작품을 만들 때, 자연을 물감이자 재료로 활용하는데, 자연을 훼손하거나 지나치게 변형하지 않으려 하고, 완성한 작품 역시 자연의 일부로 삼아 창작자가 소유하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두고 떠나는 방식의 작업입니다. 인간 중심적으로 자연을 대상화하는 것이 아닌 생태적 관점으로 자연을 대하는 관점을 지닌 예술 활동이라고 합니다.
개별 활동이 아닌 모둠 활동으로 작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두 모둠으로 나누어 관람한 다큐를 보고 난 후의 소회를 나누고, 생각들을 모아 주제화해보기로 했습니다. 또, 그렇게 키워드로 잡은 메시지를 서울숲의 사람들에게 전달해보기로 했습니다.
‘자전거 vs 자동차'
"자전거 vs 자동차라는 다큐는 자동차와 자전거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각 나라 별 갈등 지점을 보여줍니다. 자전거 도로 상황, 안전과 생명, 속도에 대한 취향, 자동차 이용의 불가피함, 자동차 산업과 로비, 대기오염의 실상 등 구체적 실상과 예시를 통해서 다양한 입장 차이를 보여 주며 대립하는 가치들 가운데 자전거에 대한 자기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 외곽에 사는 인구가 이렇게나 많은데 자동차 아닌 방식의 통근은 실제 가능하지 않다. (캐나다)
-자전거들이 (위험하게) 떼로 몰려 다니면서 주행을 방해한다. (덴마크)
- 버스들이 속도를 높이는 이 코너의 사각지대에서 자전거 통근자들이 목숨을 잃는다. (브라질)
-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지, 길을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 길을 확충하라/브라질)
등등 "
모둠별 주제 잡기
1모둠 (예주, 서윤, 수연, 성준)
"여러 다른 생각들을 따로 따로 봤을 땐 한 가지 방식으로만 이해하게 되는 거 같아. 근데 전부 다 모아서 봤을 땐, 그 다르다고 느낀 생각마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생긴다고 생각해. 다른 시점, 이해, 조화를 주제로 정해서 작품을 제작해보자!"
"돌, 풀, 나뭇가지로 이렇게 ... ? "
바닥에 떨어진 색색의 나뭇잎, 돌, 솔방울 등을 주워서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그라데이션 위의 동그란 꽃은 다양한 생각들 위의 결실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 첫 장면이자 포스터였던 장면에서 자전거가 지구를 끄는 장면을 전체 형태로 잡았습니다. "
영화의 첫 장면에서 ‘자전거 한 대가 지구를 구한다'는 말과 함께 등장한 장면이 '이해의 조화'로 재탄생.
포스터의 흑백 장면에 다양한 색깔, 형태들로 가지런하게 펼쳐져서 예뻤습니다.
2모둠 (보민, 솔, 하림, 민애)
"(자전거 도로가 없는 도로의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줄리를 위해 사람들이 도로 바닥에 줄리가 자전가 타는 모습을 그려 넣은 장면이 인상적이었어. 어떤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자동차를 소유해야 하고 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생각했어 그리고 브라질 다큐의 주인공이 도로 사이에서 너무 위험하게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 사고의 위험성을 말하는 것이 영화 메시지 전달에서 효과적이지 않지 않나 싶기도 했어. 자동차 대 자전거의 상황을 보았을 때, 한 쪽으로 (자동차 산업쪽으로) 너무 기울어진 상황을 보면서 자동차와 자전거 둘 모두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너무 여유가 없지 않나 싶었어. 사람들에게도 여유가 있어야 환경에 대한 어떤 생각(문제의식)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 여유를 느낄만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어. -> 공존, 여유라는 키워드로 작업을 해보자.
작품 감상
약 한 시간 정도가 흐른 후에 1모둠에서 작업을 마쳤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2모둠 친구들도 작업을 마친지라 자전거 위에 안내 종이를 살짝 놔두고, 1모둠의 작품을 보러 갔습니다.
작품을 감상하고, 온전히 작업한 사람들의 작업 의도를 듣고 수용하면서, 평가 혹은 조언의 말 없이 자신의 느낀 점을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ㅎㅎ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자기 느낀 점을 표현해보는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ㅎㅎ 표정도 다양) ^-^;;
1모둠의 그라데이션 - 이해의 조화를 감상하고 숲속 놀이터로 떠납니다. 2모둠의 작업 과정을 그대로 경험하기 위해 미끄럼틀 타기 필수!! ^ ^ 누군가는 한 번에 쑥 내려가고, 누군가는 멈칫하면서도, ㅎㅎ 신나게 내려왔습니다.
그렇게해서 찍게 된 전체 부감 사진 한 장! (촬영 : 수연)
다큐를 보고난 후, 처음 해보는 랜드아트 시간이었는데요. 재료들을 모으러 주변을 누비고, 땀방울 뚝뚝 흘리며 몰입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남기고 온 작품에 지나갔을 바람, 비, 누군가의 발자국 혹은 누군가의 시선도 잠시 머물렀기를 바라며,
그래서 친구들의 메시지들_ 조화, 공존, 여유_이 전달되었기를 바라봅니다.
프로그램을 모두 마치고 일정보다 일찍 끝나서 숲속놀이터에서 좀 더 놀다가 돌아왔습니다.
친구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인근에 이런 놀이터들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
다음에도 숲터 친구들과 이런 시간들 또 가져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작품 감상하신 분들의 느낀 점 댓글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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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젠 어른같은 숲터 친구들의 사색이 재미있네요. ㅎㅎ
가끔 인스타에서 봤건 그 랜드아트 ㅎㅎ 머리 맞댄 모습들이 진지하네요^^
기발하네요~
영화 감상 후 고민은 깊던데 작품은 창의적이고, 발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