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동계낚시후 거의 석달만의 출조로 심심치 않은 2박3일을 강변에서 지냈습니다.
열려있던 강변진입로를 들어가 이틀밤을 지냈더니 그사이에 진입로를 포크레인으로 깊게 파 놓아서 출구를 찾느라
진땀흘린 뒤 낚시가 가능한 지역을 찾으며 적당한 때를 기다리다 피다고라스 회원님의 정보로 틈을 내어 찾아간 곳...
낯설지 않은 남한강이었습니다.
요즘 전국적으로 공유수면 진입로를 마구잡이로 막아 놓아서 이젠 낚시를 하기에 여의치 않습니다.
그나마 아직 막히지 않은 지역을 찾을 생각도 안하고 그냥 바쁘게만 지나갔네요. ;;;
이 모습은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는 기분좋은 일인데도 말입니다.
이번에는 쉥겐기간 90일을 꽉채워서 돌아다니리라 맘먹고 유럽렌터카 여행을 또 구상중이었는데 엔데믹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져서 폭등하는 물가,자동차 렌털요금,숙박비 등으로 다층적 경제적부담으로 주춤거리게 되고 시간계획도
뜻대로 되지 않아서 실망 중이었습니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보너스항공권 구입이 심적부담을 덜어 줄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짱구만 굴리는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항공료 부담없이 40년만에 싱가포르를 울왕비 대동하고 다시 찾아갔다는 것입니다.
(어! 이거 잘못하면 자랑질인데? 횐님들 너그럽게 용서해 주실거죠?)
죄송스런 맘으로 싱가포르 랜드마크 사진 두어장 드릴께요. *^^*
세번째 사진은 라우파삿 사테거리인데 울왕비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저곳에서 그 비싼 금맥주(싱가포르는 술과 담배값이
엄청 비쌉니다.ㅜ.ㅜ;;;)를 사테꼬치안주에 연짱 10잔 가까이 마셨던 때가 제일 좋았습니다. ㅋㅋㅋ
각설하고 피다고라스 회원님 감사합니다. 수변진입로가 열려있다는 님의 소중한 정보로 아주 흡족한 2박3일의 캠낚을 재미지게
즐기고 왔습니다. ^^
현장에 도착하여 제일먼저 침실과 주방을 셋팅하고...
스트링과 스트레치코드로 텐트와 타프를 칼각으로 잡아 구축하고 본격적인 강변생활을 시작할 이 모습을 보면
와! 정말 조으다 라는 말 이외에 떠오르는 적당한 단어가 없습니다. *^^*
땀흘리며 분주하게 움직인 후 저녁 땟거리 준비로 꿔바로우를 그리들에 몇쪽 튀겨구어서 처남이 소방관들이 입는 방화복을
입고 땀범벅과 애써서 따낸 귀하디 귀한 말벌집으로 담궈서 선물해 준 담금주 한잔을 들이키며 달걀판 모기향불과 함께
어우러진 석양을 눈에 담으면 분위기와 감성으로 치면 최고 갑이죠. *^^*
야간 휘영청 보름달은 셔터안에 담지 않아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잉어대기 모드로 진입하고 밤을 지킵니다.
약 석달만에 강가에 나왔더니 베게에 머리를 대었어도 잠님이 오시질 않습니다. 잉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 때문일 겁니다.
거의 뜬눈으로 쪽잠을 자면서 자다깨다를 반복하는 새벽4시30분경...(요즘은 이 시간이 되면 아주 약한 미명으로 깜깜하지
않아서 적잖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띵동~ 딱한번의 차임벨소리... 메쉬창으로 쳐다보니 그러고는 아무 기별이 없습니다. 날아가는 새가 건드렸나 보다라는
생각으로 기대를 접고 다시 하늘보기 모드...
10분쯤 뒤 또 띵동~ 또 한번의 신호가 오지만 또 경보기는 잠행하고 있습니다.
2차 기대감 접기로 꿈을 청해 보지만 꿈 커녕 설레임이 잠시나마 다시 찾아와 더 말똥말똥해 졌습니다. >.<
그러더니 잠시뒤에는 손님 방문모드인 "띵까리동댕이띵동이~" 연속으로 울립니다.
깡통 돌아가는 소리는 없어서 잡고기로 간주하고 바쁘지 않은 소걸음으로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나가 보았더니 라인이
축~ 쳐져 있습니다.
손감개로 줄을 감다가 귀찮은 마음에 감개릴에 걸고 릴링을 합니다. 메가리없이 딸려옵니다. 마빡불로 보니 그야말로 제게는
잡고기인 붕어입니다.
그러나 이곳의 붕어답게 크기는 4짜 가까이 됩니다. 부력망에 집어넣어 강물에 던집니다. 에혀~ 실망~~~~~
여담입니다만 이 지역의 붕어는 체고가 엄청 높습니다. 그래서 수십년을 물고기를 낚아 왔지만 이게 소위 말하는 참붕어,
토종붕어인지 떡탱이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강건너편에서 대낚을 하다가 오신 분이 여기는 떡붕어는 없고 오리도 지랄하고 날으는 토종이랍니다. *^^*
북한강계는 떡이 많은데 남한강에는 떡이 없다고 합니다. 러시아발 지방방송인지 모르겠으나 그냥 끄떡끄떡 수긍했습니다. ;;;
우리 횐님중에서 잘 아시는 분 계시면 떡탱이와 토종붕어를 잘 구별하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이 개잡고기놈 때문에 잠은 다 잤고 30분에서 한시간 정도의 잠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ㅜ.ㅜ;;;
누워서 뒤척이고 있던 중 약 한시간이 흘렀을까? 이번에는 띵동~띵동~ 연속해서 경보벨이 울리고 찌이크~찌이크~(이거
깡통 돌아가는 소리 맞나요? ^^) 깡통을 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야말로 눈썹 휘날리며 신발문수 안보이게 튀어나가 감아보니 빨간놈일 것 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겨우 60이나 될까 말까 한 발갱이였습니다.
잉어답지도 않고 잡고기 붕어는 더 더우기... 그래서 사진은 패쑤~~~~~~~~~ *^^*
그게 첫날의 끝이었습니다.
약 90일 만에 맞이하는 강가에서의 조식, 오늘은 수수부꾸미와 토마토쥬스,다방커피 한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짭쪼름한 달걀후라이입니다. 이케 허술해 보여도 그래도 맛납니다. ^^
말그대로 한가한 낮에는 보기드물게 피어오른 나팔꽃처럼 보이는 사진도 찍어보고 전에 남프랑스 광활한 밭에서 보았던
라벤다를 닮은 꽃도 앵글에 담아 이미지검색으로 찾아보아도 잘 모르겠습니다.
황금,가시덩쿨 등 검색결과를 보아도 입새가 닮지 않아서 뭔지 모르겠습니다. >.< (누구 아시는 분! 손! *^^*)
주변에 잉어를 노리는 조사님들은 열심히 떡탱이밥을 날리고 있습니다만 자주 밥을 주면 잉어버릇만 나빠진다는 깡통님의
말에 따라 하루에 딱한번만 급식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 깡통님과 함께 낚시를 할 때 보면 잉어가 물을 때까지 다시 밥을 안줍니다. ^^
땡볕에 퍼고라인지 카우보이 모자인지 모르겠으나 챙넓은 햇빛가리개 모자를 머리에 이고 오후 두세시경 2차 잉어용 급식...
이때가 제가 제일 신나하는 때입니다. 모름지기 쏠채스윙하는 재미와 후킹된 잉어를 강심으로부터 끌어낼 때의 짜릿함이
제가 깡통을 이용한 잉어낚시를 하는 까닭인죠. ^^
온힘을 다해 풀스윙 쏠채로 이쪽저쪽 차례로 깡통줄을 세우고 정렬시키는 재미는 안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
두번째 석식에도 반이나 남은 꿔바로우에 울왕비의 대충대충(?) 담아준 반찬통을 곁들여 갓지은 쌀밥맛인 햇반과 함께
말벌담금주를 반주로 곁들입니다.
독한 말벌술 한잔 걸쳤겠다 오늘밤은 꿀잠이나 굿밤을 기대해봅니다.
그럭저럭 잠을 청하고 지나간 새벽 6시경 드디오 요란뻑쩍지근한 깡통울림통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신난다는 듯
띵동띵동~~~ 챠임벨소리까지 어울리며 BGM을 틀어놓은 무대에서 지르박을 때리 듯 깡통을 들고 앞뒤로 왔다리갔다리 하며
6호 모노낚시라인을 조심조심 감아 들입니다.
훤하게 밝은 뒤라 멀리 수면에 보였다 안 보였다 잉어란놈이 노는 게 보입니다. 아싸라비야~~~
한바퀴씩 감아돌린 줄은 등을 보이며 튀어 나가는 잉어란 놈에게 몇바퀴씩 뺏기고 다시 감아들여 원복하기를 십수분 쯤
지나니 바로 앞 물가까지 와서 벌러덩 배를 보이는데 예사롭지 않은 크기입니다.(뻥! 아니고 힘쓰는게 보통은 아니다 싶고
눈에 보이는 크기도 발갱이를 벗은 7짜는 넘어 보였습니다.)
제 특기인 뒤집어 씌우기 뜰채 신공으로 끌어내어 손뼘계측 딱 4뼘입니다. 잉어다운 놈입니다. ^^
등지느러미 가시에 등줄을 걸고 개고리 채워서 파라슈트스트링에 달아서 물로 풍덩~(기분 째집니다. *^^*)
여담이지만 저는 잉어의 코를 뚫거나 아가미에 포승줄을 넣어 잉어피를 보지 않게 합니다.
물론 그렇게 잉어를 묶어 놓으면 잡은 고기를 놓지지 않는다는 심적인 안도감은 있겠지만 잉어피를 보는 잔인한 방법입니다.
재작년인가 미터하고 1센티 오버한 놈을 묶어 놓을 때도 등가시줄 하나로 이틀동안 잘 버텼습니다.
더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등가시줄을 묶은 잉어는 더 쌩쌩해져서 자연 그대로의 활성도를 유지하며 치고 나갈려는 괴력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하여튼 몇달만에 느껴본 짜릿한 밀고 당기는 한판으로 물가에서의 둘쨋날 조식은 더 맛나게 즐겼습니다. *^^*
그뒤...
너덧시간이나 지났을까 재차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깡통이 돌아가는 쾌성이 들립니다.
그런데 이놈은 첫째와는 다르게 쓰는힘이 보통이 아닙니다.
오래된 라인이 장착된 깡통이라서 터질까봐 더 조마조마하며 끌며뺏기기를 거듭합니다.
그러나 잉어를 후킹하면 가슴이 콩닥콩닥하고 조바심내던 예전의 무딜이 아니라는 걸 얘는 몰랐을 겁니다. *^^*
첫번째 놈보다 오랜시간을 힘겨루기를 하게 되어 물가 바로 앞에서 드러눕히기까지 30분이상은 걸렸습니다.
2차 뒤집어 씌우기 뜰채신공 일발장전하여 들어내니 얘는 80에서 약 5센티 정도는 모자랍니다.
그런데도 힘은 큰놈보다 더 엄청나게 셉니다. 아마도 한살이라도 젊은 놈이라 그런걸까요? ^^
우예든둥 이렇게 신나는 잉어낚시를 또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다시 만나요를 외치며 2박3일의 캠낚을 맺습니다.
철수 준비를 위한 셔터앵글을 가동하여 기록을 남기고 멀지 않은 곳 옆에서 잉낚을 하시던 홍천의 조우분께 이번 출조의
조과 4마리를 모두 인계해 드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했습니다.
이놈들 그럴 듯 하죠? 아주 힘이 장사입니다. *^^*
여기까지 제글속에서 함께 잉어낚시를 하신 횐님들 감사합니다.
끝으로 깡통회원님들께 또 당부드립니다.
이제는 포인트와 베이스캠프 자리에 쓰레기를 방치하는 낚시꾼은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현장에 가보면 아직도 부족합니다.
정지작업이나 피칭사이트 확보를 위해서 전지가위나 낫으로 풀을 베어내는 작업을 하다보니 고기구을 때 사용한 일회용 석쇠,
맥주캔 소주병 등이 숱하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지금처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때를 틈타 보이지 않는 풀섶에 비양심적으로 요긴하게 사용한 석쇠와 기분좋게 또는
시원하게 마신 맥주깡통이나 커피음료와 청량음료 깡통을 휙휙 풀섶에 집어 던지는 강아지의 순우리말같은 말종들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타포티나 이동식변기를 항상 지참하고 다닐 수는 없겠죠.
하지만 낚시포인트에 싸갈겨 놓는 건 무슨 이유인가요?
요즘은 잡초가 무성하여 풀섶에 들어가서 생리작용을 위해 볼일을 보기위한 자리를 파고 만들기가 힘든 여름으로 가는
시기라서 그럴 거라는 예상은 합니다만 잡초가 무성하지 않고 편하다고 하여 그렇다고 낚시대를 앉히는 자리에 그대로
싸 갈기고 보이지 않게 덮어놓지도 않고 가는 그런 몰상식한 쉐이키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잡것일까요?
울횐님들께서도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우리 모두 솔선하여 수변진입이 막히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데에 적극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충주댐 낚시후 올라오면서 잠시 남한강 물가에서 처음 뵙는데.. 깡통낚시 정말 오랜만에 본듯하네요. 항상 어복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충주 다녀오신 곳은 막혀있지 않았는지 그날 여쭤보지 않았네요. 단청교부근도 막혔고 그곳도 레저보트를 운영하고 있는 업주와 동네 주민들이 막아놓았었는데... ㅠ.ㅠ;;;
눈썰미가 좋으시다는 말씀이외에 많은 얘기를 주고 받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제가 물가에 나가면 주변에서 낚시를 하는 분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지 않고 내외를 하는 편이라서 숫기많게 대화를 주고 받지는 않고 조용히 제자신의 캠낚만 즐기는 편입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만나면 제가 더 반가워 할 겁니다. *^^*
쓰레기봉지 얼마 한다고 ㅎㅎ
점점 좋아지고 있는부분도 있습니다.
잉어가 튼실하니 좋습니다.
주덕에서 저도 오래살아서 메기가 많아 매운탕 어렸을때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그맛이 그립네요
남한강은 4월 부터 잉어가 나오더니 5월 부터는 하루 한두마리 이상 많이 나오네요
크기도 작은넘은 70부터 85까지 5월초만 해도 쉽게 꺼냈는데 요즘 수온이 올라가서 꺼내기가 쉽질 않네요
아무튼 남한강은 잉어 시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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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딜 님 !
잉낙애정 대단하심 박수보냄니다.
이젠 깡동낚시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할만한 곳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
가장 큰 문제가 쓰레 기 특히 인분 . 잘 처리해야 하는데....
현지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처신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