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허파 운동은 산소 받아들이기!
학생들에게 ‘모든 생물에게 공통적인 생명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면, 생명은 목숨이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이 답변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미생물, 식물, 동물 모두 호흡을 통해 몸속에 산소를 공급해야지 만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 활동이 멈춘 ‘죽음’을 나타내는 말로 ‘숨진다’ 또는 ‘숨을 거두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목숨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을 이루고 있는 표현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목을 통해서 숨을 쉬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기준에 의해서 생명과 죽음이 갈라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생명 활동과 직결되는(또는 사망과 직결되는) 중요한 기관으로 뇌, 심장, 허파가 있다. 뇌의 기능이 멈추면 뇌사(腦死)이고, 심장의 기능이 멈추면 심장사(心臟死)이며, 호흡 기능이 멈추면 호흡사(呼吸死)이다. 따라서 목숨이 멈추는 것은 호흡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람은 허파 운동으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혈액 속의 적혈구는 허파에서 산소를 받아 몸속 구석구석의 모든 세포에 운반하고, 혈액 속의 액체 성분인 혈장은 몸속 구석구석의 모든 세포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받아 허파로 운반한다.
모든 세포는 운반되어 온 산소를 이용하여 포도당과 같은 영양소를 산화시켜서 에너지를 만든다. 이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며, 세포들은 자기가 만든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명 활동을 수행한다. 따라서 호흡의 시작은 허파 운동이고, 호흡의 끝은 세포들에 의한 에너지 생성이라고 볼 수 있다.
허파는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주위의 갈비뼈(늑골, 肋骨)와 가로막(횡격막, 橫膈膜)의 운동으로 부풀었다가 쭈그러들었다가 하면서 공기를 받아들이고 내보낸다.
갈비뼈 사이사이의 근육(늑간근, 肋間筋)이 수축하여 갈비뼈를 위로 올리고 동시에 가로막이 아래로 처지면서 흉강(가슴 안의 공간)이 넓어진다. 흉강이 넓어지면 기압이 낮아지고 허파 밖에 높은 기압의 공기가 허파로 밀려들어오면서 허파가 확장된다. 반대로 늑간근이 이완하여 갈비뼈를 아래로 내리고 동시에 가로막이 위로 볼록해지면 흉강이 좁아진다. 흉강이 좁아지면 기압이 높아지고, 허파 안에 높아진 기압의 공기가 몸 밖으로 밀려 나가면서 허파가 축소된다.
가로막은 흉강(가슴 안의 공간)과 복강(소장과 대장 등이 들어 있는 공간)을 가로로 격리해 주는 근육질의 막이다. 돼지의 가로막 근육 살을 ‘갈매기살’이라고 하는데, ‘갈매기살’이라고 부르는 배경은 ‘가로막→ 가로막이→ 가로맥이→ 가로매기→ 갈매기’로 용어가 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소의 가로막 근육 살을 ‘안창살(안창고기)’이라고 하는데, 소의 가로막 근육 살이 안창(신발 안쪽에 까는 얇은 가죽이나 헝겊)처럼 생겼다고 하여 그렇게 부른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아담의 갈비뼈를 추려내어 이브를 만들었기 때문에 남녀의 갈비뼈가 수가 다르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남녀 모두 갈비뼈가 12쌍이다. 갈비뼈 안쪽에 흉추(가슴 쪽에 있는 등뼈)의 몸통을 따라 길게 붙어 있는 띠 모양의 근육을 제비추리라고 하는데, 근육을 손으로 잡아 추려서 떼어내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갈비뼈 안쪽에 붙은 근육을 ‘토시살’이라고 하는데, 한복을 입을 때 추위를 막기 위해 팔뚝에 끼던 토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생긴 말이다. 일반적으로 소의 갈비뼈 사이에 있는 늑간근을 소갈비 살이라고 한다.
사람이 허파로 한 번에 호흡하는 공기의 양은 약 0.5~1L이고, 하루에 약 1만L 정도를 호흡한다. 허파는 위쪽이 뾰족한 고깔 모양으로 스펀지처럼 탄력이 있으며, 심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한 개씩 있다. 부피는 오른쪽 허파가 55%, 왼쪽 허파가 45%로 오른쪽 허파가 10%쯤 크다. 태아의 허파는 임신 32주가 되면 성인과 비슷하게 성장하지만, 허파 끝에 있는 포도송이 모양의 폐포(肺胞)는 태어난 후 2년 동안에 대부분 만들어지며, 지름이 2~3mm이고 3~5억 개쯤 된다.
허파 안에 들어온 공기 속의 산소는 폐포를 포도 껍질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혈관에서 이산화탄소와 교환된다. 폐포의 기체 교환 기능은 매우 정밀하게 이뤄지지만, ‘필터작용’은 완벽하지 못하다. 따라서 호흡할 때 외부의 불필요한 물질이 폐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코와 기관지에 붙어 있는 끈끈한 점막이 불필요한 물질을 달라붙도록 한다. 달라붙은 불필요한 물질이 기관지 안의 섬모운동에 의해 밖으로 배출된 것이 가래이고, 코에 말라붙은 것이 코딱지이다.
자연-생명-사랑, 法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