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화요일(루카12,35-38) 반영억 라파엘 신부 |
복음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행복하여라, 깨어있는 종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1베드5,8-9).라고 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몫이 있는데 그 몫에 충실하지 않으면 생각지도 않은 어둠이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이만하면 됐다’ 는 안일함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생이 다하여 하느님 안에 편히 쉬기까지 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방심이나 어중간은 없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깨어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깨어있는 사람은 미래를 준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축복을 받게 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주인을 충실히 기다리는 종에게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납니다. 종이 주인처럼 대접받으며 주인이 그의 종처럼 처신합니다. 결국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축복이 주어진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그러면서도 내일 당장 떠날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음이 행복입니다.
가끔 예고 없는 가정방문을 합니다. “사람의 아들도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마태24,44). 는 예수님의 말씀을 핑계로 그렇게 합니다. 그러면 행복해하는 분도 있지만 당황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집 정리를 잘해놓으신 분은 더없이 기뻐했고, 그렇지 못한 분은 신부에게 자기 속을 다 보인 것 같아서 무안해했습니다. 그러나 소위‘열심하다’는 분의 가정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면 제가 오히려 미안해했습니다.
물론 집 정리가 잘 되었다고 마음도 꼭 맑은 것은 아닙니다만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는 사람은 그만큼 가족 구성원 누구에게도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늘 준비된 모습이 가정 안에 화목함과 평화를 이루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에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사실 집 정리를 못해서 부끄러운 건 그래도 다행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우리의 마음이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따라서 잠시라도 악마에게 틈을 주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마음의 준비와 영혼의 깨어있음은 하느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것입니다. 깨어있어서 행복한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주인이 돌아왔을 때 벌어지는 일들은 종들 각자의 행동에 따라 결정됩니다. 항상 깨어 안밖으로 정리 정돈을 하며 주인을 잘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