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1군단 목함지뢰 도발 7주년
‘리멤버 804’ 행사 현장에 가다
김해령 기사입력 2022. 08. 04 17:30 최종수정 2022. 08. 05 09:01
‘다시는 비극없다’ 전투태세 완비
‘승리 역사 쓴다’ 적 도발 강력 대응
경계작전 교전 대비 즉각조치사격 훈련결의대회 열어 영웅 8명과 완전작전 각오
군단 주요 부대 실사격 훈련…막강화력 과시
특공연대는 철책 따라 200여 ㎞ 전술행군도
육군1군단은 4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리멤버 804 결의대회·상기훈련’을 개최했다. 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3일 밤 리멤버 804 상기훈련의 하나로 25보병사단 상승GOP부대 철책길을 따라 전술행군을 하고 있다.
리멤버 804 상기훈련에서 1군단 1포병여단 K9 자주포들이 포탄을 쏘고 있다.
즉각조치사격 훈련 중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는 1사단 장단대대 장교.
이두희(중장) 1군단장 주관으로 진행된 1보병사단 수색대대의 리멤버 804 결의대회에서 하재헌 예비역 중사, 김정원 중사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리멤버 804 상기훈련을 앞두고 1포병여단 장병들이 정찰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GOP 철책을 따라 전술기동 하고 있는 1군단 특공연대 장병들.
이른 아침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린 4일 오전 7시35분. 경기도 서부전선의 모든 일반전초(GOP)와 강안부대 소초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경계작전 때 발생 가능한 교전 상황에서 적을 제압하기 위한 ‘즉각조치사격’ 훈련이 전개된 것. 사격은 5분 뒤인 오전 7시40분에도 진행됐다. 두 차례의 사격 훈련에는 7년 전 오늘의 원통함을 잊지 않기 위한 육군1군단 장병들의 결의가 담겨 있었다. 2015년 8월 4일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 아군 추진철책 통로에 목함지뢰를 매설했다. 이 도발 행위로 1보병사단 수색대대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사격 훈련이 이뤄진 오전 7시35분과 40분은 당시 도발로 하재헌 하사(현 예비역 중사)와 김정원 하사(현 중사)가 다친 시간이다. 군단은 이 사건을 상기하고, 침과대적(枕戈待敵)의 자세를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리멤버 804(Remember 804)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군단 장병들은 결의대회에서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그 자리에서 가차 없이 응징해 처절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보여줬다. 글=김해령/사진=조종원 기자
1사단 강안경계 임무를 맡는 장단대대도 즉각조치사격 훈련에 동참했다. 장단대대 장병들은 경계작전 중 교전 상황에 대비해 작전 때와 같은 복장으로 사선에 섰다. 경계초소를 본뜬 사로에서 장병들은 탄알집을 결합하고, 경계 자세를 취했다.
“경계 초소 전방에 적 발견!” 오전 7시35분, 고동우(대위) 중대장이 상황을 전파하자 장병들은 한 치 주저함 없이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사격은 기습 공격하는 적을 제압하는 ‘돌발 표적 사격’과 도망가는 적을 노리는 ‘이동 표적 사격’, 숨어있는 적을 격멸하기 위한 ‘고정 표적 사격’으로 진행됐다. 장병들은 단발·점사·연사 등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하며 기민한 모습으로 사격장을 지배했다.
강안경계병 정예찬 일병은 “지속적인 즉각조치사격 훈련으로 ‘일발필중’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7년 전 오늘 발생한 분노의 사건을 잊지 않고, 경계 중 발생하는 적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군단 예하 전 부대는 각 주둔지에서 대대장 이상 지휘관 주관으로 ‘적이 도발한다면 현장에서 가차 없이 응징해 처절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는 완전작전 결의대회를 동시에 개최했다.
1사단 수색대대는 이두희(중장) 군단장 주관으로 결의대회를 거행했다. 특히 행사에는 7년 전 DMZ 작전을 수행한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김정원 중사 등 ‘804 전투영웅’ 8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리멤버 804 완전작전 응원·결의기’에 서명한 후 결의문을 낭독하고, 당시 작전에서 두 다리를 잃은 하 예비역 중사가 전하는 그날의 소회를 들으며 완전작전 각오를 다졌다.
하 예비역 중사는 “작전 당시 팀원 모두가 훈련이 잘돼 있었던 덕에 목숨을 구했다”며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상황 발생 때 단련된 움직임이 나오니 훈련에 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에서 전투의지 다짐문을 낭독한 1사단 장순영(중령) 수색대대장은 “7년 전 이날 계속된 장맛비와 짙은 안개로 DMZ 작전이 힘든 상황이 예측됐으나 작전팀은 주저 없이 DMZ로 향했다”며 “작전팀이 통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팀원들은 자신보다 팀을 위해 행동했고, 추가 피해 없이 다친 전우의 후송작전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운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인지, 영광의 역사를 새로 쓸지는 우리 장병들에게 달려 있다”면서 “다시는 그날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절치부심(切齒腐心)의 각오로 ‘훈련 또 훈련’에 매진해 적이 감히 도발할 수 없는 강한 수색대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7년 전 8월 4일을 잊지 않고 결의를 다지는 ‘리멤버 804 상기훈련’도 병행됐다. 군단 주요 화력 부대들은 실사격 훈련으로 ‘그날’을 상기했다. 1포병여단, 2기갑여단, 1·9사단 보병부대는 각각 K9 자주포, K1A2 전차, K4고속유탄기관총, 81㎜ 박격포 등을 3~4일 이틀 동안 사격하며 화력태세를 끌어올렸다.
군단 특공연대는 4박5일 동안 최전방 GOP·강안부대 철책을 따라 200여 ㎞를 걷는 전술행군을 했다. 특공연대 비호대대 장병 70여 명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100㎞가량의 작전지역을 거쳐 3일 오후 8시 25보병사단 상승GOP부대에 도착했다. 장병들은 5일까지 군단 GOP지역 중 가장 동쪽인 25사단 ○○소초부터 9보병사단 작전지역인 오두산전망대까지 약 100㎞의 철책길을 행군한다.
김은열(중령) 비호대대장은 “7년 전 분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운을 뗀 후 “손자병법에 ‘적이 공격하지 않을 것을 믿지 말고, 아군이 대비함으로써 적이 공격할 수 없음을 믿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 다시는 7년 전 같은 일이 없도록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춘 부대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들은 완전군장 상태임에도 빠른 속도로 철책선을 통과했다. 4일 오전 7시20분경에는 7년 전 사건이 발생했던 1사단 GOP지역 ○통문 근처에서 잠시 멈춰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비호대대 김도연(대위) 8중대장은 “특공연대는 2015년 8월 4일의 분노를 잊지 않았고, 앞으로도 상기하며 훈련에 임할 것”이라며 “전투현장에서 가차 없이 응징할 수 있는 강인한 부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군단은 앞으로도 804 전투영웅들이 보여준 용기와 뜨거운 전우애,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더 강해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군단장은 “적의 도발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1군단은 대한민국의 안보 요충지를 지킨다는 각오로 적보다 뛰어난 전술·전략적 혜안을 가지고, 더욱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겠다”고 힘줘 말했다.
글= 김해령 기자
사진= 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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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방일보 (dema.m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