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재개발 입체 분석
경기침체 여파로 연초보다 떨어져 최근강세, 지속여부는 지켜봐야…
3.3㎡당 가장 비싼 곳 강남구 평균 4019만원 단지별로는 개포주공 3단지3.3㎡당 6542만원으로 1위
올해 재건축 아파트값은 경기 침체 여파로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재건축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빅4’ 지역도 서초구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이달 들어 주요 재건축 단지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본격적인 대세상승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아파트값은 서울(-4.23%)과 수도권(-4.93%)은 물론 전국(-3.41%)도 연초보다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산(6.65%), 광주(1.82%) 등 광역시는 모두 올랐다.
올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초구였다. 저밀도 단지였던 잠원동과 반포동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 대한 밀도 제한이 해제되고, 반포지구가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게 호재로 작용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재건축을 완료한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가 인기를 끌면서 반포지역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초구를 제외하고 송파구(-8.57%), 강남구(-6.16%), 강동구(-4.58%) 등 나머지 강남권 재건축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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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변에 들어서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의 전경.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올해 들어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렸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단지의 3.3㎡당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였다. 개포주공 3단지가 6542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개포주공 1·2·4단지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114 김윤일 연구원은 “개포주공은 입지여건이 좋고 대지지분율도 110~149%로 높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2월 이후 약세가 지속됐던 재건축 시장은 지난달부터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 배경에는 최근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정비계획수립용역에 들어갔고, 개포지구는 마스터플랜이 나오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정비계획변경 공람공고 절차를 거치면서 투자자 관심이 증가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신천동 미성아파트 등은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경기도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과천 주공과 광명 철산 주공도 안전진단을, 안산 군자 주공은 조합설립인가를 각각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건축 시장 강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그동안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랫동안 조정을 거치면서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지별로 사업 추진 속도와 조합원 간 갈등 여부, 주변 개발 호재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 동안 주택 가격 흐름을 주도했던 수도권 대표 재건축 단지들도 올해는 경기 침체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서초구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격이 떨어졌다.
서울 잠실 주공 5단지, 잠실 가락시영, 대치동 은마아파트, 개포동 주공 단지와 시영아파트, 둔촌동 주공아파트, 반포 한신 1차, 잠원 한신 2차, 여의도 시범아파트, 고덕 주공 2단지, 경기도 과천 주공 6단지 등 수도권 주요 재건축 단지 10곳의 올해 수익률과 사업추진 현황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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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나 홀로' 상승세
수도권 주요 재건축 단지 중 올해 가격이 뛴 곳은 서초구 반포동 한신 1차(신반포)와 잠원동 한신 2차, 강동구 둔촌동 주공 4단지 등 세 곳뿐이었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하락 폭이 컸다.
서초구는 각종 개발 호재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다. 반포 한신 1차 93㎡형은 작년 말 14억1000만원에서 현재 16억2500만원으로 15% 올랐다. 한강변 유도정비구역 마스터플랜의 영향이 컸다.
잠원 한신 2차도 작년보다 4%쯤 상승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한신 2차는 주변에 재건축이 끝난 새 아파트보다 저렴해 투자 대비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 115㎡형을 사들여 재건축 후 148㎡로 옮기려면 총 16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근 반포자이의 비슷한 주택형이 20억원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싼 편이다.
둔촌동 주공 4단지는 83㎡가 소폭 오른 반면 112㎡는 하락했다. 상가 조합과 아파트 조합이 토지 분할 문제를 둘러싸고 협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해 말보다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159㎡가 평균 16.7% 떨어졌다. 아직 사업방식과 세부계획안이 나오지 않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다만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도 1차와 2차 모두 지난해보다 10% 이상 가격이 내려갔다. 그동안 조합원 간 소송에 휘말렸지만 최근 정비계획변경 공람공고 절차를 거치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경기도에서는 과천 별양동 주공 6단지가 지난해보다 11.9% 하락했다. 연초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경기 침체로 거래가 많지 않았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강남·송파구는 지난달부터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값싼 급매물은 서서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 개포 주공 몸값 '최고'
올해 재건축 단지 중 3.3㎡(1평)당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였다. 강남구 재건축 단지는 3.3㎡당 평균 4019만원을 기록했다. 서초구가 3340만원, 송파구가 308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단지별로는 개포 주공 단지가 상위 1~4위를 차지했다. 3단지가 6542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1단지가 6372만원, 4단지가 625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2단지는 5953만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개포 주공 단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받거나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마스터플랜이 수립되면서 기대감은 커졌다.
서초구에서는 반포 한신 1차가 5586만원으로 지난해 8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비강남권에선 유일하게 용산 한강맨션이 4509만원으로 10위권에 올랐다. 부동산114 김윤일 연구원은 "용산은 이촌동이 유도정비구역과 전략정비구역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는 지난해보다 평균 가격은 내려갔지만, 롯데슈퍼타워 건축허가 등 호재가 나오면서 지난달부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10월 10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 112㎡형은 이달 들어 11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올 들어 가격이 여러 차례 조정되면서 투자 대비 수익성은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주공 2단지는 조합원 간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공관리자제를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