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 전주에서 회사 다닐 때 직원
야유회를 대둔산 등산으로 진행한 일이 있습니다.
좁은 비포장 도로를 털털거리는 버스로 두 시간
넘게 달려 케이블카는 물론 철사다리며
구름다리 등 인공물이 하나도 설치되지 않은
가파른 언덕길을 거쳐 힘들게 정상에 오른
기억이 있습니다. 높은 절벽과
길게 이어진 암릉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대전에 정착한 직후
대전에서도 가까운 산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한 번 찾아보았습니다. 그때까지도 대둔산
등산로가 크게 정비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후 80년대 중반 구름다리와 철계단이
설치되고 90년에는 케이블카도 가설되었고
정상에서 남쪽은 전라북도, 북쪽 부분은
충청남도에서 공히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많은 등산,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한편 인근의 산악인들에 의해 4-50년
전부터 암벽 코스가 개척되어 암벽
등반가들에게도 자주 찾는 산이 되었습니다.
작년 봄 산악반 후배들이 신입생들 암벽등반
연습한다고 왔을 때 격려차 갔다가 나도 한 핏치
올라보았는데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후 내가 작년 가을에는 인수봉을, 금년 봄에는
선인봉을 오르는 등 다시 암벽등반을 시작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후배가 홍천의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
자신의 집 거실 선반에 얹어 놓았던
자일과 하네스 등 등반 장비들을 보내왔습니다.
지난 주말 생과연에 근무하는 후배 박박사와
함께 대둔산 용문골의 신선 암장에 올라
새로운 자일을 풀어 두 코스를 한 핏치씩
등반히면서 후배들 도움 없는 노인들만의
등반 가능성을 점검하였습니다.
퀵드로를 준비하지 않아 걱정하였는데 마침
원광대 산악반 회원들이 연습중이어서 그들에게
퀵드로 5개를 빌려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연합코스 한 핏치를 박박사가 톱을 섰고
교육B코스 한 핏치를 내가 톱을 서서 각각
마쳤습니다. 비록 연습 코스이지만 50여년
만에 처음 선등 해보는 기분 대단히 좋았습니다.
작년에 교육 A, B코스에서 연습하는 후배들
모습입니다. 중간중간에 50년도 넘게 지난 것
같은 버려진 녹슨 하켄이 몇개 보이고
지금의 볼트들은 90년대 이후 다시
정비하면서 설치한 것들 같습니다.
신선 암장의 개념도입니다.
선물로 받은 스위스제 마무트 자일 포장지에
적힌 제품 사양입니다. 직경 9.5mm, 길이 60m,
무게 59g/m(총 3.54kg), 사용시 신장율 7%
나머지 수치는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학생시절 북한산과 도봉산에서 암벽 등반을
즐기다가 졸업 후에는 생각도 않고 지냈습니다.
나이 들면서 체력은 물론이려니와 집중력과
균형감각이 떨어져 엄두를 못내다가
한국산악회의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친구
장교수가 칠순 행사를 인수봉 정상에서
가졌고 이듬해는 나의 사촌 담이형이 팔순
행사를 같은 곳에서 가졌다는 말을 듣고
나도 용기를 얻어 암벽을 다시 시도하였습니다.
작년 가을 인수봉 오르면서 옛 감각이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금년 봄 선인봉을
오르고 북한산 숨은벽, 수락산 내원암장
등에서 노년의 운동으로 가능하다는
자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이 70이 넘어 50년만에 다시
시작한 암벽등반에 재미가 붙습니다.
현역으로 활동중인 후배들의 도움
없더라도 노인들만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첫댓글 글을 읽어내리는 ᆞ내내
제가슴이 두근거렸읍니다
나이를 앞세워 ᆞ핑계아닌
핑계를 만들고 있는 ᆞ제가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위험한도전 대단하세요 지는 돈줘도 못 합니다
체력이 뒷바침되어야 가능할일이니 박수로 응원해 드립니다..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셔서 오래도록 좋은 등반하시고 사진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심을 축하드립니다. 무엇과도 비교할수없는 건강이 제일입니다.
누가봐도 노인이신데 그러한 건강이 부럽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