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별거를 하다가 이혼을 했다. 그러다가 다시 재결합했다. 이럴 때 재혼이라는 표현을 안 쓴다. 왜? 재혼도 결혼처럼 새 출발을 의미한다. 그러나 재결합하면 예전으로 돌아가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굳이 재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재결합은 부부 중 한명이 바깥에 나가 살다가 다시 합치는 것을 말한다. 별거든, 이혼이든, 재결합을 하면 일단 한 이불을 덮고 자야만 재결합이다. 이때 부부관계를 안 해도 상관없다. 별거를 한 후 남편이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남편은 거실에서 자고 아내는 안방에서 잔다면 여전히 별거 중이다. 재결합은 한 이불에서 같이 잘 수 있어야 인정된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밤마다 엄마 품에서 자면 남편과 한 이불을 덮어도 별거나 마찬가지다. 부부문제의 결정적인 원인은 아이를 데리고 자는데서 비롯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자는 부부에게 항상 외도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부부침실은 부부이외에 다른 어느 누구도 침범되어서는 안 된다. 잠자는 곳에서 함께 하는 사람은 오로지 부부뿐이어야 성이 인식된다.
동거문화는 일찍이 유럽에서 확산됐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동거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동거는 필수적으로 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한 이불을 덮고 자면 무조건 성이 따라 간다. 그러나 동거는 결혼이 아니다. 동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심리장애다.
이혼은 의미와 가치를 없앴다가 다시 재결합하면서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간다. 이때 만드는 의미와 가치는 예전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야 또다시 이혼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다.
부부가 이혼한 이유는 남자는 스트레스를 원천 차단시켜서 살 맛 나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이고, 여자는 상처를 원천 차단시켜서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고 싶어서 이혼했다. 그런데 재결합을 했음에도 예전과 똑같은 의미와 가치추구를 하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꼴이 된다.
이혼해서 재결합을 하려면 스트레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할 것이 아니라 아내나 자식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된다. 그래서 새로운 가치로 아내에게 삶의 의미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아내는 상처의 작용을 잊기 위해 해리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힐링할 때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준다는 것을 알고 새롭게 행복을 만들어 가면 된다.
이혼 후 재결합하려면 반드시 이혼했던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더 이상 부부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혼의 원인도 모른 채, 스트레스의 힐링법과 상처치료법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재결합하면 예전보다 상태가 더 심각해진다.
남자들이 재결합하는 이유는 혼자 있으면 소외감에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집이 그리운 것이다. 게다가 상간녀가 주는 스트레스나 히스테리도 만만치가 않다. 즉 남편이 재결합은 아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편해지기 위해서이다.
여자의 재결합도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서 재결합하는 것이다. 이혼의 자기성찰도 없이 필요에 의해서 분리되었다가 필요에 의해서 재결합하게 되면 전보다 더 불행해진다. 그래서 몇 개월도 안 돼 서로를 견디지 못하고 이혼직전 단계로 들어간다.
재결합하기 전에 이혼했던 원인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이혼의 사유가 강력한 스트레스와 상처였다면 집에서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남편의 힐링법으로 아내의 상처를 치료하면 그동안 무너졌던 의미와 가치는 저절로 회복된다. 이것이 진정한 재결합이다.
이런 방법을 진즉에 알았다면 서로가 고통을 받아가면서 이혼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상담할 때 재결합할 것 같으면 애초에 이혼하지 말고 별거하라고 한다. 별거를 하면 일단은 혼인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에 상간녀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이혼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남편과 상간녀 사이에 균열이 생기면 남편의 마음이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재결합의 절차도 간단하다.
남자는 스트레스를 아내나 자식을 통해 힐링하게 되면 아내는 저절로 상처치료가 된다. 그때 남편과 함께 의미와 가치를 찾아가면 된다.
이혼은 별거와는 달리 의미와 가치를 깨트려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혼하고 난 다음에 재결합을 하려면 이혼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재결합했을 때 스트레스와 상처의 힐링법은 갖고 있는지를 감안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결합은 의미가 없다. 서로 편하자고 무턱대고 재결합하면 이혼할 때보다 더 불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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