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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이번엔 공부법이라기보단 마음가짐에 대해 말해보려고 해요.
근데 난 고3을 아직 못겪었잖아 예비고3인데 고3 생활을 내가 대충 짐작만 하는거지 뭘 알겠어
이번 글에선 내 이야기가 아닌 우리누나의 수험생 이야기를 좀 해주려고 해.
음? 다시한번 말하지만 공부법 글 아니야. 고3 남은 10개월 ( 10달도 아니지 한 9달반정도 남았지 )
대체 마음가짐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글이야
서두가 좀 길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약 500명이라 가정한다면 그중 한 3~4명만이 이 글을 보고 느끼고 반성하고 바뀔거야.
난 그 3~4명을 위해 글을 쓰는거야.
읽고도 반성도 없는 쓰레기같은 나머지 495명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고
따라서 읽고 욕을 쓰든말든 그건 여러분 자유야. 난 그런 녀석을 위해 쓰는 글 아니니까 신경도 안 쓸거야.
이 글을 읽는 한명 한명이 그 3~4명이 되기를 간절히 빈다.
우리누나는 나보다 3살이 위야.
내가 중3때 누나가 고3이었지.
근데 우리누나가 좀 이쁘게 생겼어. 객관적으로 봐도 이뻐.
나랑 정말 딴판이야. 나는 얼굴이 평범하니 공부해야 남들보다 튈 것 같다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누나가 소녀시대 태연하고 엄청 많이 닮았는데...
......어째 이상하게 키작은거까지 닮았어 ㅋ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래서 길가다가 태연인줄알고 싸인해달라는 경우가 상당히 많어 ㅡㅡ
어쨋든간에 이쁘면 얼굴값하느라고 공부하는게 힘들다는 말이 사실인지는 몰라도.
누나가 고3 들어가기전까지 공부 안했어, 손 놨어.
나 그때 중2인데 고2가 나랑 생활이 비슷해. 난 그때 반 막장이었는데.
누나가 맨날 뭐 5등급 6등급 받아오고 가관이 아니었어. 좀 잘나왔다 싶으면 4등급
성적따윈 신경도 안써. 맨날 옷사고 남친만나고 그런게 더 중요한가보지.
내가 외고입시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즈음에 누나가 본격적으로 예비고3이 된거지 예비고3
누나가 정신차린게 아마 2월 중순쯤 되었을거야'
그때 누구한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학원끝나고 집에 와서 시무룩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까 선생한테 목표를 한양대라고 말했다가 아주 혼쭐이 났나봐
넌 한양대가 아니라 장담컨대 인서울도 못할거다라는 소리를 좀 심하게 들었대.
인생얘기도 좀 들었나봐. 너 이렇게 살면 인생 아주 개판될거란 그런소리 말이지.
갑자기 공부를 시작해. 그 2월중순, 말이 중순이지 20일쯤이라서 2월도 거의 다 지나갔어.
근데 뭐 공부를 시작했는데 뭐가 잘 되겠냐. 아까 말했잖아 막장이라고 5등급 6등급이라고.
나도 알어. 나도 막장인채로 1년 공부해봐서 알어 처음에 공부 진짜 안돼. 아는것도 없고 습관도 안 배어있어
새학기 시작하고 3월 모의고사를 봤나봐. 3월모의고사.
등급이 똑같이 나왔나봐 5~6등급전후 그 등급대 점수 말이야.
집에 와서 아주 펑펑 울더라고. 나 이러면 어떡하냐고
다음날 뭐 또 포기했는지 학교도 안가더라.
나같은건 학교 갈 필요가 없을거같다고 아프다고 뻥치고 학교를 안갔다고 하더라고
난 여전히 보고 한심. 나도 외고 입시때문에 죽을상 짓고 하고있는데
누나란 인간이 급포기를 하는 모습에 김이 쭉 빠지지.
속으로는 ' 저거 분명히 재수한다고 수능끝나고 난리치겠구만 '
물론 누나가 좀 무서워서 겉으로는 말을 안하고.
근데 그 다음부터 마음을 잡았는지 인터넷강의를 잔뜩 신청해
장난이 아니야 물량이. 그때 한 50만원어치 신청해놓고 항상 볼때마다 컴퓨터 강의앞에 앉아있더라고.
언어부터 사탐까지 하나씩 죄다 신청했더군.
그렇게 4월 5월 공부 내가 봤을때 열심히 하는거 같던데..
맨날 새벽 3시 4시까지 안자고 공부를 해.
5월쯤에 뭐지 뭐 사설모의고사를 봤나본데 그때도 등급이 영 신통찮게 나왔나봐
한 4~5등급 나왔나봐. 표정이 아주 어둡더라고 어두워
막 울어. 나 분명 열심히 했는데 왜 이 모양이냐고
이땐 내가 좀 안타까웠어 내가 봐도 좀 열심히하긴 했거든.
근데 당연한거지 그거 한두달해서 점수가 팍 오르면 다 공부 잘하게? 어쨋든간에
이쯤되면 많이 흔들린다는데...그날 하루 엄청 울어대더니 다음날부터 또 다시 공부를 시작.
새벽 1시에 독서실에서 돌아와서 새벽3시4시까지 공부하다가 다시 7시에 일어나서 학교가고
그런식으로 반복반복하면서 공부를 하더라. 주말엔 밥도 잘 안먹어 방에 틀어박혀있어.
그렇게 6월 평가원때 우리누나가 그때 생전처음으로 모의고사 성적표에 2등급이 끼어있었어. 외국어.
나머지는 3등급~4등급에 좀 실망한 기운이 역력했지만 본인이 외국어 올랐다는 사실에 너무 좋아하기에
음...그래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렇게 하니까 되긴 되는구나 하면서
그게 나도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같아 누나의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외국어2등급이라는 결과때문에.
하면 되겠구나 그런 자신감같은거?
좀 웃긴건 그당시 누나랑 비슷하게 공부 시작한 내가, 누나보다 영어실력이 조금 더 좋았다는거정도.
당시엔 누나가 수능에 올인하자 그런추세로 나간지라 뭐 학교내신 이런건 개나줘버려라 그런식으로 공부했어
기말고사 전날인데 영어단어 외우고 공통수학 개념정리하고..
근데 여름방학때 말로만 듣던 슬럼프를 누나를 통해서 한번 보게됐어. 저게 바로 여름방학 슬럼프구나.
갑자기 여름방학 시작하고 일주일 지나곤가 갑자기 공부에 손을 놔.
다 귀찮다고 하기싫대. 난 저 인간이 미쳤나 싶었는데 그렇게 한 1~2일을 방황하더라
막 엎어져서 자버리고 일어나지도 않고 하루종일 문자하고. 좀 공부 하는 듯 하더니 드디어 미쳤구나 생각하고 잇었는데
어느날은 하루종일 눈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다시 공부를 시작하더라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그렇게 여름방학도 학기중하고 비슷하게 보내더라고
그렇게 7.8월 다 지나도록 꾸준했어 내가 보기엔...열심히 하는거같아.
모의고사 문제집이 아주 산더미야 뭘 어떻게 푸는지는 모르겠는데
몇일간격으로 한번씩 보면 몇권씩 더 쌓여가 문제집이, 정석도 너덜너덜해.
10-가나도 정석책이 거의 떨어져나갈정도야. 특히 수1은 거의 걸레수준이 되버렸어
그러다가 9월초엔가 평가원 모의고사를 봤대. 9월 말쯤엔가 추석끝나고 얼마뒤에 집에와서 실실 웃어대.
그땐 추석때 나만 집에남고 누나는 공부 잠깐 쉰다고 가버리더라.
근데 내내 실실웃다가 갑자기 성적표를 쫙 펼쳐
외국어랑 언어가 1등급, 백분위도 98. 99 더라. 수리는 2등급, 백분위 92였나 그랬어.
그거에 확 자극받았는지 10월달에 인강을 죄다 또 잔뜩 신청해.
파이널 강좌만 한 그때도 40만원어친가 신청한거같은데...
모의고사를 또 봤는데 그때도 비슷하게 성적이 나왔다고 맨날 싱글벙글 하면서 수능준비를 해가더라고.
다 풀고난 모의고사 문제집은 정말....이때 내 키 절반만큼 쌓여있었던것 같은데..
특히 그중 1/3 가까이가 수리영역 모의고사 문제집이었던걸 보면 얼마나 많이 했는지 알만해
내가 11월초엔가 외고시험을 보고 누나가 그 후에 수능을 봤어.
수능날에 집에 한 10시쯤엔가 들어왔는데 표정이 엄청 밝어.
가채점을 했는데 언어, 수리나형이 만점이고 외국어 한개 틀려서 98점이래.
사탐은 내가 점수가 몇점이었다고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나중에 성적표 보니까
국사였던가 그게 4등급이고 나머지는 1등급 2개 2등급 1개였어.
결국엔 언수외 전부 1등급이 나오고,
문과로선 거의 최상위권의 성적으로 서강대 경영학과에 합격했어.
난 그거 보면서 그때 참 내 자신도 대단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때 누나 공부한거 보면서 끈기가 있구나 라는걸 많이 느꼈어.
내가 백번 말해봤자 뭐해. 난 아직 예비고3이고 고3 입시로 안겪었는데 현실성이 없잖아
뜬구름 잡는 추측하고있네 싶어서 우리누나 이야기를 해봤어.
누나가 얼마전에 나한테 이런 말을 했어
' 너의 경쟁자는 너희 학교에 있는 친구가 아니야. 걔넨 경쟁자이면서도 경쟁자가 아니야.
정말 힘들고 포기하고싶어도 남은 기간동안 나를 뛰어넘어야겠다는 각오로 임하니까 다시 일어설수가 있더라.
표면적으로는 남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지만, 사실 본질적으로 나를 뛰어넘어야만 이뤄낼 수가 있는거야 '
그전부터 나도 느끼고있었던거지만.
이걸 깨닫지 못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고
내 경쟁자는 내 친구들이 아니라고, 겉보기상 60만과 경쟁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내 자신을 뛰어넘어야 뭔가를 이뤄내수있는거야
그래서 난 이 말을 제일 싫어해
'이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있다.'
이거 말이야. 왜 남하고 내 공부를 비교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야하지?
나를 뛰어넘으면 나의 한계에 도달할때까지 하면 되잖아.
나를 극복해가면서 공부하면 되잖아.
하루에 연습장 두께 1cm 짜리를 2권을 쓰고
일주일마다 수학800제 , 1000제 문제집을 한권씩 풀어없앴어.
하루에 하이테크 펜심을 2개를 써버려.
그런식으로 9개월을 보내니깐 최상위권으로 등극하더라.
나도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정도까진 아니었지.
우리누나도 나처럼 머리가 썩 좋은 편은 아니야.
영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보다 머리가 좀 더 좋냐 그것도 아니야
하지만 이 고3을 지내고나서 철없던 누나가 지금은 누구보다도 어른스러워진것같아.
그래서 난 누날 보면서 현재 나의 상태는 내 꿈에 있어서 전혀 중요한게 아니다 라는걸 느껴
지금 여러분이 5등급 6등급일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우리누나처럼 9개월을 보내서 최상위권에 오를수도 있는거잖아.
자기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 나를 극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10개월을 임할때
나를 포함한 여러분은 분명히 좋은 결과를 낼수 있을거라고.
(출저 수만휘-베스트글 아마시아님)
②
* '수능 시험 날 한 어머니의 기도'
부족한 잠이라 깨우기도 미안했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대신 매어 줄 수 없음이 가슴 아팠습니다.
늦은 저녁,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차라리 시험날짜가 내일이었으면 하고 바랬던 적도 있습니다.
오늘, 시험장으로 아이를 보내고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시험날만 되면 왜이리 추워지는지요. 부디 바랍니다.
내 아이 노력한 만큼, 한밤중 잠 못 이루고 뒤척인 만큼의 보람을 만들어 주시기를...... 오늘도 두 손 모아 기도 드립니다.
③
공부하느라 지칠대로 지친 나도 나지만 엄마의 고생이 너무 심한거같앗다
엄마 조금만 참으세요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잇을거에요
열심히 노력해서 자랑스런 딸이 될게요
손바닥에 싸인펜으로 적어 놓은 영어 숙어가 눈물때문에 얼룩이졌다.
"내가 대학 어떻게가, 이점수론 아무데도 갈수가없어"
아무도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이젠 그 귀에 닳고 닳은, 울지 말고 맘 굳게 먹고 공부하라는 말조차도 나오지않았다.
답답한 마음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이다. 단지 참고있을 뿐이지.
차라리 눈물이라도 펑펑 흘리고 나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는데
그랬다간 오늘 하루 종일 공부를 못할것 같아 그럴수도 없다.
한참을 앉아서 공부를 하려니 또 잠이 왔다. 자면 안된다.
필통을 열고 고무줄을 꺼냈다.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고 친구가 주었던,
좀 색다른 비닐 같은 빨간색 고무줄이었다.
고무줄을 손에다 감고는 힘껏 잡아당겼다가 탁 놓았다.
손등이 빨갛게 부어 올랐다. 몇번을 더 했다. 손등이 쓰리듯 아팠다.
잠은 달아났지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정말 이렇게까지해서 공부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엇다.
그러나 역시 결론은 공부. 부은 손등은 상당히 오래갔다.
졸음이 올때마다 부어오른 손등을 보았다.
다시는 졸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다.
또다시 손등을 고무줄로 튕겨야 할 두려움 때문이다.
이제는 자신과의 외로운 경주가 시작될 것이다.
너무나 외롭고 힘겨워 이 경주의 승자는 그리도 위대해 보이는가보다.
하지만 이 경주는 한번 해볼만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수많은 역전드라마를 연출해 왔으므로.
최선이 아닐 경우 차선을 택하고, 때로는 우회할 줄도 아는 것이 현명한 처신임을.
다음번을 기약할 줄 아는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 자임을 깨닫자.
푸르스름한 형광등 밑에 아이들의 얼굴이 더욱 파리하게 느껴졌다.
지친표정들, 모든 의욕을 잃은듯했다.
시험치는 기계, 선배언니들이 자주 사용하던 표현이었다.
옛날에는 잘 몰랐지만 이제는 뼈저리게 와 닿는 말이다.
나는 다시 한번 시작해보려고 하였으나 생각대로 공부가 잘 되지 않았고 성적은 더욱 떨어졌다.
이래선 안된다. 나는 해낼수있다. 그걸믿고싶다. 열심히하면될거다. 열심히해야지
나는 더 고마움을 느꼈다. 이 보잘것없는 딸을 저토록 믿고계시는구나 하는생각에 눈시울이 찡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나태함과 오만으로 어머니를 다시는 슬프게 하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초조해졌다.
거의 매일 텅빈 독서실을 지키며 무너지려는 내 의지를 지키기 위해 일기를 썼다.
공부가 안될때마다 휘갈겨 쓴, 거의절규가 담긴 그런 일기가 하루에도 몇장씩 되기도 했다.
그대 어머님은 간절하신데 어찌 그대는 오히려 무책임한가.
④
안녕하세요
09년도수능을봤던
정확히는몇일전졸업식을한
학생입니다
저정말공부싫어하거든요?
수많은명언다붙여놔도 만화책 소설책
드라마앞에선 잠시뒤로미뤄지기일쑤였고
매번 엉덩이붙이고앉아서 공부하면서
소화도안됬는데 시간때되면 밥먹고공부하고 밥먹고학원가고..
지치죠.힘들죠.짜증나고 내가왜이걸해야하나이젠
그런생각이 미치도록들겁니다.
특히 고3은 대학교때에대한환상과 마지막학년이라는
기대감에부풀어 제일공부를놓게되는학년이기도하죠.
아닐것같죠?
고3은공부만할것같죠.
겪어보세요.공부하다가 문득문득드는 내 화려한대학캠퍼스생활과
알바, 자유술집출입, 이성친구, 멋, 나정도되면 서울중상위는가겟지하는 막연한자신감....
정말 공부? 허참... 네 3월 4월까진그나마하죠
모의고사보고나죠?그담부터다풀어집니다.특히여름되죠?
최고입니다. 더워쪄죽죠
이건저혼자열심히하자고되는문제가아닙니다.
반에서 5명빼고 전부다 놀자판인데 그분위기에 안휩쓸릴자신있으세요?
그까짓거귀막고하면되지? 해보세요.
복도에나와서 공부한다고나와도 또공부한다고나온애들끼리 어느새떠들고앉았습니다.
우리반만있나요?옆반복도에나와있는애들도있죠.
그럼어느새 1반애들부터 저끝반애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함께어울려놀죠^^
공부하다가 친구가나의관심사얘길꺼내면어느샌가 열변을토하고있는 제자신을 발견해보신분이계시다면
절대 불가능입니다 그런마음가짐으로요.
저희학교애들 상위1%애들 그야말로공부가습관처럼
몸에베인애들아니고선 다망했습니다.
뻥안치고그야말로다망했어요.
잘간애들도 평소모의고사점수보다 낮은대학써서다간겁니다.
평소실력으로갔으면 경희대갔을애들이 숭실대갔습니다.
수능때 기본1등급은다떨어진다고보셔야합니다
조금씩튼튼히 주춧돌을세우지않고서 1,2달전부터 벼락치기한다고
모의고사성적쫌올랐다고, 수능도그렇게나올것같나요?
천만에요.수능엔 재수생들과외고생 전부다있습니다.
특히09수능부터수학,영어,언어,사탐....까다롭게문제가출제되죠.
저진짜병적으로공부하기싫어했던사람입니다.
차라리중학교때예체능을해서 움직이는걸배울걸..
미쳤다고적성에맞지도않는 공부애들다한다고끌려와가지고.
내가이러고있나.
공부땜에울일없을거라여기던제가 억울함에,답답함에,어리석음에
공부하다가도 눈물이고이고 책 다 불태워버리고싶고 그랬습니다.
그래서공부안했습니다.
내가이렇게까지싫어도공부를해야하는이상황이 정말엿같아서
그깟 공부하나때문에 냉랭해지는 부모님과의 사이가정말서러워서
미치도록하기싫은데 지금할수있는게공부밖에없다는현실이 더화가나서
근데요 제가진짜 병신이였더라고요
지금 제상황이어떤줄아시나요?
공부? 놓친않았죠.저도나름열심히했습니다.
학교끝나면밥먹고잠깐쉬고독서실가서 12시 1시까지공부했죠.
근데문제는 열심히하진않았단거죠.
딴생각하고,기대에부풀어있고,지루하면좀잤다가, 만화책도좀봐주고
저녁에집에들어가면싸이질좀해주고자야하고.
친구가근처라그러면 가끔어느땐독서실있다고뻥치고 나가서만나고했죠.
무슨자신감으로그랬는진모르겠지만
지금생각해보면 진짜솔직히 그냥 그당시의고통을
받기싫어서, 미래를외면해버렸어요.
그냥언젠간내가열심히하게되겠지.
올릴수있겠지.시간은아직있으니까.
근데그러고나니 수능.
수능?당연히망했죠.
평소에재밌어라했던영어빼고다망했습니다.
제가알려드리고싶은건수능후의상황입니다.
얼마나끔찍한지알기나하세요?
탱자탱자어떻게든되겠다 그생각 3년동안한거한꺼번에벌다받고있어요지금.
일단수능끝나죠.수능성적표나오기전까진
애들 날잡았다놉니다.
알바알아보고,술마시고,놀러다니고,컴퓨터하고
학교에서도 영화나틀어주고 단축수업하고, 여기저기수험생할인세일이런거붙고.
아주지상낙원이죠.
근데요 수능잘본사람들아니시면 놀아도노는기분이아닌거아실겁니다.
분명지금편해요
그래서웃고있고,친구랑놀고있고
근데 그마음깊은한구석에묵직한게뭔가 덜어지지않은듯한 그 똥싸다만기분아세요?
수능끝나면마냥후련하실것같죠?
그렇지도않습니다절대
그냥기분이딱그래요 시한부가 죽을날을앞두고 마지막으로즐겁게노는기분?-_-
성적표나왔죠.
애들이비명지르면서받습니다.
저조용히짐싸서 몇주동안 할머니집에피신해있었어요
아빠얼굴보기가도저히무서워서,,,
근데어떡해요
정시상담받고,이것저것알아보고의논도하려면 아빠얼굴봐야죠.
수능성적표잘안나왔죠?
그때부터 살얼음판시작입니다.고문이죠
대학누가나대신알아보고써줬음좋겠다그생각듭니다.
학교입학전형볼때마다 정말외면하고싶은마음이굴뚝같습니다.
마치 인터넷홈페이지가 너의성적표를보라고 채찍질하는것같은기분이에요
넣었죠.
그때부터 또 정시합격발표나기전까지
놉니다. 그땐부모님들도뭐라안하세요.
자기자식들은 붙을거라는 부모님특유의기대감?자신감?확신?이런거죠.
애들 머리염색하고알바하고술마시고난리나죠
벌써대학생입니다.
대학발표가나면
생각보다 예비번호받는사람이굉장히많다는걸아실겁니다.
제주위에 한번에합격되는사람 아예하향쓴사람아니고서는잘못봤습니다.
그리고한가지충고해드릴점.
절대담임충고만으로 대학쓰지마세요.
저 외부에서대학잘보내서 저희학교에서초빙해온선생님이 담임맡으셨거든요?
근데 완전 초작살....
담임들은 작년정보를가지고 학생들추천해주기때문에
절대100%믿지마세요
차라리 귀찮아도모의지원인터넷으로많으니까 넣어보시던가
무서워서싫으시다하시면공부잘하는친구 수시이미합격해서 입시정보빠삭한친구에게
부탁하세요. 아님주위에학원선생님분들이라던가.
올해수능난이도로 나름혼자평가해보는것도나쁘지않죠.
저같은경우 담임말만믿고 조금씩상향을썼거든요 적정하고
근데 ㅡㅡ 올해수능어려웠던거아시죠 등급떨어진우등생애들이우수수하향으로밀려나는바람에
그대학지원한저는 원래성적보다하향으로써야한단사실을 모른채
적정으로써버리니당연떨어졌죠.
예비100번넘어갔습니다.
대학입시는 항상변수가생깁니다.
외면하고싶어도똑바로눈뜨고잘보고 직접발로뛰세요.
어떻게든되겠지?그생각하다가 제가지금이렇게됬죠.
저지금 그렇게사이좋던아빠랑 대화도안합니다.
서로얼굴보면 싸우고헐뜯고얼굴마주치기도싫은사이가됬죠.
마주치면또 이젠어떡할거냔소리 재수해야지뭘어쩌겠냔소리 나오니까요.
저도꼴에자존심있어서 바락바락뭘잘했다고대들지만
저정말 미치기딱일보직전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죽을까그냥 그생각?합니다.
저만이런생각하는거아닙니다제친구는 엄마가 대학도예비받고떨어지고있는데
밥이목구녕으로넘어가냐고해서 제친구3일동안 오기로밥굶었답니다.
이런일이 본인에겐안일어날것같으신가요?
저희엄마아빠는제가 수능을망해도 이해해주실줄알았습니다.
늘저를이해하셨고 사랑하셨고 저도그랬거든요.
근데 3년동안저에게 걸었던막연한기대감이 현실앞에무너졌을때
부모님의그비참함은 저희가감히가늠할수없죠..
여기저기 자기친구들 회사직원들 자기친척은 자기자식은
어디대붙었네 하면서 그쪽은어떻게됬냐고물어보는데 응..그냥..하면서쓴웃음
우물쭈물짓고넘어가신답니다.술자리에서.
정시발표날기간되면 어른들끼리모여도 너희자식은어떻니 걘어떻게됬니
죄다이런소리뿐입니다.
저지금집에서죄인입니다.
그야말로 가시방석이에요 뭘해도눈치보이고
마치 서로건드리면금방터져버릴것같은시한폭탄같은 분위기입니다서로서로
매일아빠는절보면화내시고 한숨쉬시고
둘중에하나입니다.
그렇게절사랑하셨는데 절믿으셨는데
결국공부하기싫다는 그배부른나태함이 절 나락으로밀어넣었죠.
그때공부하는그고통보다 훨씬더큰,상상도못할고통을 지금저에게고스란히 되돌려주고있으니까요.
저는그래서 그렇게하기싫었던공부를
진짜 입술악물고 피가터져도 하려고합니다.다시.
멀리있는학원앞에고시원차려놓고재수학원에서재수할겁니다.
친구들전화번호도다지웠어요.
어차피대학가면연락안될친구들번호는 졸업식전날과감하게지우시길.
남은9개월미친듯이 즐기면서공부해보려합니다.
집을나와서 이렇게까지재수해야하는 이유는
더이상이런집안분위기속에 제스스로가견뎌낼수없기때문입니다.
자업자득.
제가꼭해드리고싶은충고는
저처럼공부에대한의지는강하지만 내가항상나에게져서
내가한심하고 바보같다는분들.
절대로자신에게채찍질하지마세요.
그건도리어역효과입니다
공부해라해야한다이것만견디면된다난할수있다?
토하고있는데꾸역꾸역음식밀어넣는꼴이죠.
그냥 화선지에 물젖어가듯 천천히 공부하세요.
천천히시작하세요.
남들이어떻게공부하든신경쓰지마세요
쉬운길이있는데왜구지그렇게고통스러운길로가려하시죠?
사람은천성이있습니다
태어날때부터 공부하기좋은성격을타고난애들은 쭉그렇게가고
후천적으로공부잘하는애들은 자신이놀고싶어도 자제하고노력하는거죠.
분명히그건있습니다.
갑자기 명언이곳저곳 붙여놓고 전혀안하던공부계획다이어리에짜서 스파르타로하고
쉬는시간도공부하고 새벽에공부하는시간늘이겠다?
절대하지마세요.
이건경험에서나온충고이니 저같은타입의분들은 아마 같으실겁니다.
천천히시작해서 조금씩가속을높이세요.
가장중요합니다
11시에자고 6시에일어나세요 7시도좋습니다
하루에7시간은기본입니다
낮잠?괜찮아요 30분~1시간주무세요.
티비?좋아요1시간보세요.
책?30분읽고 운동도하세요.
저녁에산책한시간?최고죠.
우스우세요? 이건 올해 포항공대와 일본유명한공대 붙은 제친구의하루일과입니다.
이친구와 저의차이는뭘까요?
저는 놀거다포기하고독서실에있었어도
명언써놓고스스로채찍질해도 제스스로에게졌으면서,
이친구는어떻게이렇게 규칙적인생활을하고도 포항공대수시로갔을까요.
그차이는 저는 발등에벼락떨어진것처럼 황급히시작하려했고
이친구는 화선지에빗방울이한방울씩스며들어가듯 시작했다.그차이뿐입니다.
이친구는수능이라고해서더열심히하고이런거없습니다
그냥하던대로했습니다.중학교때부터자신이해오던대로.
꿈이고 목표를위해.
그냥쫌더친구랑나가노는시간자제한거?그뿐입니다.
천천히조금씩시작하세요 한발자국부터.
갑자기벼락맞은듯이 오늘과내일이 다른나는 있을수없습니다.
그렇게될수있다면 전국에수능만점자가 얼마나많겠어요.
지금부터조그만것을 습관으로만드세요.
아주사소한것이라도괜찮아요.
30분씩집중하는것이라던지
책을읽는것
컴퓨터시간을 10분씩줄이는것
영어지문3개풀어서다맞추기.
하루에꼭해내고야말일하나를적어서실천하는것.
저처럼 잠시의 달콤함을위해 더큰고통을겪지마세요.
그땐저혼자괴로웠지만지금은 저희가족모두가 고통스럽습니다.저하나때문에..
그리고그짐은 몇배로불어서 고스란히제어깨와머리위에 놓여있죠.
저는이미 후회하지만
여러분은후회하지않을시간이아직있습니다.
절대로채찍질하지마세요.
그냥습관처럼하세요. 밥먹는것처럼.
꾸준히천천히해나가는것의위력을 전처음느꼈습니다.
오늘이후에 책을잠시내려놓고 잠시크게숨을내쉬세요.
그리고 빡빡한 할일들,숙제들보다
조금씩꼼꼼히.꼭급한것들몇개만 으로 추스려서 그것부터시작해보세요.
친구들이 대학예비받아서똥줄타고있을때
여유롭게 알바구하러다니고 부모님께효도하는
당신을볼수있을겁니다.
차라리 지금맞건나중에맞건 언젠간맞을매, 조금적게고통받고 한번에끝내버리세요.
절대부모님들마음아프게하지마세요.
그분들의죄라면 자식에게 그저 헛된기대하나품었던죄뿐입니다.
지금놀면, 몇달후의고통은 상상할수없습니다.
그때의고통은저만의고통으로끝나지않습니다.
[출처] 고3분들께 현실적인막말 (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수만휘★수능공부과외수능재수 수능) |작성자 dn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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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휘 베스트1위글
출저 -수만휘
원문:http://cafe.naver.com/suhui/16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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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잘 간 선배는 성공담을 얘기해주겠지?
언니는 오늘아침에 등록금환불을 결심한 사람이란다.ㅎㅎ
성공담을 읽으면서 감동받고 본을받고 꿈을키우고 희망을 얻어,
그리고 나같은 사람들에게서 경계심을 키우고 몰래풀어진 마음귀퉁이를 다잡았으면 좋겠다.
내가 쓰는 글은 9등급 8등급 나오는후배들한테 희망을 줄 글은 아닌거 같아.
그보다는 평균 2등급에서 3등급 사이 나오는, 그러나 아직 치열하게 공부하고있지 않은데
자기는 왠지 서울 중위권 이상을 가야할것 같고 갈 수 있을것 같은 후배들에게 쓰는 얘기야
공부도 왠만큼 요령껏 할 줄 알고 스스로도 그걸 은근히 아는 친구들.
자신을 적어도 속으로는 자신있게 중상위 상위라고 말하는 친구들 말이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독한맘품기가 힘든사람들.
걍 수능날, 그 날 얘기부터 해줄게.
수능 1교시를 딱 망치고 손을 정말로 덜덜 떨면서 시험을 봤어.
손은 떨리고 땀이 나니까 정말로 펜이 미끄러져 떨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어.
그래도 너무큰 충격을 받으면 되려 한쪽으론 차분해지는거 아나 모르겠다.
손이 떨리고 가슴은 뛰는거 같은데,
오히려 머리가 비니까 겉으로 보기엔 표정하나 까딱없이 앉아서 시험을 끝냈어.
핸드폰도 돌려받고 확인기다리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
알지? 수능날같은 큰 일 있는날에 부모님이 얼마나 말투가 다정해지는지.ㅎㅎ
진동이 울리는데 얼마나 무서운지 첫전화는 주먹 꼭쥐고 자리에 앉아있었어.
근데 이게 또울리는거야, 화장실로 뛰어가 맨 구석칸에 기어 들어가서 핸드폰 받았거든.
내가 1교시 끝난직후에도, 끝종울리는중에 손 덜덜떨면서 마킹할때도 눈물한방울 안났는데
전화딱받고 들리는 목소리에 주저앉아서 울었어. 물론 전화기막고 울었지.
억울하고 슬프고 이런거 없는거야, 그냥 눈물이 막 난다.ㅎㅎㅎ
결국 엄마도 오지말라그래놓고
남들 부모님 마중받으면서 얘기하면서 집에 가는데
그겨울에 그 많은 사람들사이로 엉엉 울면서 혼자 걸어서 내려왔어.
그리고나서 원서쓰기 1주일전까지 눈뜨면울고 잘때도 울고 중간에 4일간은 물도 밥도 안먹고
방에 문잠그고 틀어박혀서 아예 나오질 않았어. 수능보고 자살하는애들 내가 엄청 비웃었거든
그때 정말 칼들고 손목에 올리고서 1시간을 고민한적도 있어. 길이 안보이니까.
반응이 장난 아니지, 호들갑도 짱이고 수능에 목숨이라도 걸었던 사람같지.?
하루에 3시간자고 공부한사람이 수능망치면 이렇게 될까 싶은 사람도 있을거야.
근데 나는 그렇게나 충실하고 간절한 사람은 아니었어.
수업시간에 잘만큼 잤고 학원도 한번 제대로 다닌적 없고 과외당연히 없고
인강도 들어본적 없고 문제지도 남들사는거 반도 안사봤어.
우리학교가 야자를 했거든, 하루4시간씩 자율학습시키는데 무슨 또 자율학습이 필요하겠냐고
집에가면 티비보고 잤어, 고3수능 직전까지도 그랬어.
또 이렇게 쓰니까 엄청 공부 못한사람 이야기같아보이나?ㅎㅎㅎ
근데, 야자시간에 뻥뻥 논것도 아니고 언제 한번 반항한다고 공부에 손떼봤던 사람도 아니고
나름대로 자기 요령도 있었고 집안분위기도 나는 공부를 잘해야하는 분위기야.
근데 문제라면 나는 야심찬 욕심이 없었다는 거지. 그게 가장 문제다.
나 반에서 5등안이었고 1,2등반 들어가선 7등내외였어
내신이 그랬다는 소리고 모의고사는 수리빼면 1.2~1.5였고 수리합하면 2.2~2.5였어
전교에서 20등안에도 들어가고 사설모의고사에서 숙대 중대도 나왔었다.
근데 나는 야심찬 욕심이 없었다고 했지?
나는 그게 내 안전한 고정자리라고 생각했거든. 당연히 나는 이쯤은된다. 라고.
과신이지 자신에 대한. 자기과신. 이건 외적인 잘난척의 문제가 아니야
자기마음 깊은곳에서 항상 가지고 있는 은근한 안심과 자만심에 대한 이야기지.
자만심을 가진 사람이 욕심이 없으면 그자리에 만족하게돼.
나도 그랬어. 건대만 들어가면 뭐가 소원이겠냐구.
건대가 어떻게 나왔느냐 내가 6월달에 받은 점수로 적절히 맞춘 대학이다. 수능이 한참 남았는데말야.
나랑 비슷하거나 정말 끝발차이로 앞섰던 친구가 있어. 나보다 못한적도 있었어.
근데 그친구는 맨날 입버릇 처럼 고대를 간대. 내가 얼마나 비웃었는지 아니.
10월 모의고사까지도 내가 높았다. 근데 그이후로 알아채기도 쉽지않게 간격이 벌어지는거지.
결과적으로 나는 경기도 그아이는 서성한 갔어.
내목표는 내가서있는 곳이었고 친구 목표는 위였지.
자기를 믿는건 좋은거야.
왜나면 목표를 성취할 자신을100%믿어주는 건 결국 자기자신이야.
부모님도 너희를 믿어주지, 그러나 부모님이 너를 믿게 만드는 것도 너자신이니까말이야.
그러나 과신과 만족은 안돼.
과신과 믿음은 틀린거야.
자기 손에 든 성취물에 만족하면 그 뒤로는 성취물을 놓치는것밖에 남아있지않아.
자기자리에 만족하는 사람이 믿고있는 자신은 실재하는 자신이 아니야.
어제 받은 영어 2등급에 만족하고 그런 너를 믿어봤자
그 성과물을 믿고있는 오늘의 너는 3등급일수도 있어
3등급인 니가 2등급인 어제의 너를 마치 현재인양 믿고있는거지.
항상 어제를 생각하지 말고 내일을 생각해
결과가 좋든 나쁘든을 떠나서 이미 그건 지나간 너니까.
만족하지 말라는건 항상 자기만족없이 몰아치라는 말이 아니야
니가 한번 얻은 결과에, 어설픈 니 자리에 안주하지 말라는거야.
나는 요정도면 만족한다-
니가 얻은 성취물에 맞는 목표를 잡으면 안돼.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지? 나도 그말 비웃었다.근데 필요하단다.
꿈이 커서 니가 항상 더 걸어야하는 여유가 있어야해.
가까운 목표를 잡아놓고 그날이 오기도 전에 목표에 도달하면
아무리 니가 다짐하고 마음을 다잡으려해도
이정도 유지만 하면 된다고 걸음을 늦출거야.
걸음을 어느정도 늦춰야한다고 생각하니.
니가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해도
넌 벌써 가만히 서있을거야.
공부하는데 요령을 일찍 쉽게 터득한 후배들이 걱정돼.
그건 너희들의 큰 무기이자 가장 큰 적이될거야.
자기는 정말로 밤새면서 치열하게 공부한적 없는데
1등급 2등급 나오면,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구나 어느정도 자만심이 생기게된다.
밤새고 치열하게 해도 자기점수 안나오는 친구들이 한교실 안에도 많거든.
그래서 걱정돼. 내가 그랬거든.
그러니 목표를 세게잡아.
전교1등 2등한테야 어느정도의 목표가 높은지 몰라도,(해본적이 없으니.ㅎㅎ)
나닮은 친구들은 고대 연대는 생각해.
그리고 우습게 생각해. '아...고대..'하면서 점점 니생각으로 학교를 멀어지게하지마.
상상과 목표는 구체화될수록 좋은거야. 당장 내일이라도 입학할것처럼 생각해.
외국어 3등급도 '아,2등급 별것도 아닌데 이거 몇개때문에'
맨날 그렇게 생각하면서 덤벼야 되는거거든, 그것도 요령중에 하나야.
그리고 이건 이른조언이지만 결국 고대 연대 안돼면 어떠니,
니가 달리면 그 날까지 연대 고대 가 닿는거고
니가 좀 걸으면서 달렸으면 며칠 모자라서 거기까지 못가는거겠지.
근데 그게 어디든 앞을보고 달렷으니 니가 서있던 어제보다는 앞선 곳일거야.
어제에 안주했으면 넌 더 뒤에 서있었겠지.
얘들아 가까운 목표를 잡고서 여유있게 걷지마.
'생각보다 까마득한' 거리가 좋은거야.
높은 목표이되 생각만큼은 '우습게'하는게 좋은거야.
'이쯤이야' 하면서 꾸준히 걸을수 있는.
독한아이들은 '서강대!'외치고 서강대를 잡아내지.
우린 그러기엔 맘이 너무 널널하니까
'고려대!'외치고 쫓아가다가 시간이 모자라서 서강대를 가야한단 말이야.
요령피우지마 같은말 안할게,
수능까지 가는 시간동안 요령피우는 방법같은건 없다.
어떤 방법이든지 계속 걷기는 걷는거니까말이야.
공부하는데 요령이 있다면 그 요령 마음껏 써먹어.
최대한 써먹되 그요령을 너무 믿으면 안돼.
그냥 공부하는 도구쯤으로 생각해.
그게 너를 남들에게서 자동으로 몇점 플러스 해주진 않아.
오히려 너를 계속 쉬어가도 좋다고 꼬드길망정.
어차피 재수하면서 무슨 조언이에요.
그러지마. ㅎㅎㅎ
그래도 영어 6등급에서 1등급까지 만들어본 사람이고
사탐평균 4등급에서 1등급도 만들어본 사람이야.
경험했던거 추리고 연결해서 열심히 하는 말이야.
그리고 조언하나 해주자면
대학목표는 저멀리 하나를 잡아두고 우습게 생각하면서 꾸준히 걷는거고.
과목 각각 점수올리는데에는 한계단 한계단 목표를 잡는게 좋아
근데 이때 중요한것도 우습게 항상 목표를 우습게 보는거야. 당연히 당장이라도 할수 있을듯이.
이번 시험에 3등급이면 다음엔 2등급인거야.
한등급이 말처럼 쉽냐고? 어렵다는 건 남얘기고, 말했잖아 우습게 보라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한등급 올리는데 3문제 이상 필요한게 몇과목이나 되니.
자꾸 어디서 들은 얘기하지마, 그냥 말로 딱 '두 문제' '세 문제' 하면 별거 아니란 말이지.
' 아 두문제만 더 맞으면' 항상 그렇게 생각해야돼. 항상 친구들한테도 대놓고 아쉬워해.
항상 나는 2등급을 받을수있고 받아야 했던 사람이라고 믿어야돼. 나중엔 그게 진짜라고 생각될정도로.
니가 못푼문제들 잘 봐, 키워드 한두개 놓쳐서 못푼문제가 있을거야.
다음에 이거 하나 맞추면 등급이 바뀌는거야. 그렇게 한문제씩 더맞고 한등급씩 올라가는거야.
막연하게 '아 나도 2등급 받고싶다, 다음엔 나도 등급 올려야지' 이러면서 다시 아는문제부터 쭉읽고
교과서 첫장부터 다시 읽으면 계-속 그냥 '받고싶다'만 되뇌이는거야.
니가 a가 되고싶으면 일단 '난a다' 라고 스스로를 믿게 해야돼.
그리고 수능얘긴데,
평소 등교하는 그대로 가야돼. 학교등교시간 7시 반인데, 수능날은 널널하게 가야지.
그런 짓 하지마. 똑같이 가서 1시간이 비던 2시간이 비던 꼭 공부안해도 가서 엎드려서 놀던
아님 강심장이 엎어져 자든간에 똑같이 가서 똑같이 해. 항상 했던것 처럼.
화장실도 가고 교실도 돌아다녀, 애들만나서 자꾸 긴장된다는 말은 되풀이하지 말고.
그리고 3년내내 1등급에 간간히 2등급 섞어받았던 언어를 3등급간신히 받은 사람으로서 분명히 말해둘게.
모의고사때 시간이 남는 사람이라도, 그래서 어려운문제건 뭐건 차례로 풀고넘어가야 직성이 풀린다는 사람.
수능날은 무조건 3분생각해서 안나오면 넘기겠다고 다짐하고 또하고 시작해.
그런데 그렇게 풀자니 넘어가는 문제가 너무 많다 싶은데, 그래서 불안하다고 분위기를 살피겠지.
하지마 그런거, 아무리 살펴도 니옆에 앉은 여자애는 어렵다고 울거나 널 쳐다보지 않는다고.
니옆에 애가 널 봐도 니가 지금 어려워하는지 쉽게 푸는지 모른단다.
그런게 넘어가면 어차피 뒤에 한번 더 풀어볼 시간은 남는다고.
괜히 잡고늘어지다가 아는문제 못풀어서 손떠는 나같은 짓 하지말구.
옆에서 무표정으로 풀던 여자가 쉬는시간에 어려워죽는줄 알았다고 할때 그 후회감과 배신감을 느끼기싫다면 말야.
그리고 자기과신이 넘치는 후배들.
영어듣기 수능직전에 몰아서 해봐라. 아무것도 안달라져.ㅎㅎㅎㅎ
매일듣기 힘들면 그냥 니 생각에 자주들어, 꼭 항상 듣기평가 파일들으란 소린 난 안할게,
그건 슬슬 모의고사 풀기 시작할때쯤부터 본격적으로 들어도 될거야.
그런거 지루해서 못듣는 사람은 뭐라도 영어로된거 들어.
귀가 영어에 긴장되어 있으면 안돼, 갑자기 듣기공부한다고 해도 한참동안 답답할거야.
자꾸 들으면 긴장이 풀려서 어디서 단어가 끊어지는지가 들리고
어디가 연음인지 들리고 이게 무슨 단어인지 하나씩 들리는거야.
좋은결과 얻길바래 후배들.
"나 그래도 진짜 열심히 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래.
모든게 끝난다음에 만족스럽게 웃지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자기자신을 후회하는 사람이되는 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이더라.
적당히 점수나오는데, 은근히 스스로 과신하는 친구들
수능날 미끄러지면 자기가 믿었던 자리에서 한순간 떨어지는거라
누구보다 충격도 크고 슬플거야. 꼭 나 따라오지마.ㅠㅠ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머리팽팽 돌아가는 19이 맘먹고 한다는데,
솔직히 우습게 생각하면 다 우스운거야.
a가 되고싶다면 '나는a'라고 스스로 믿게하렴!
니가 완벽히 그걸 믿을때쯤이면 넌 이미 a가 되어있으니까!
다 그런법이다!
⑥
안녕하세요 아마시아입니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1주 절반정도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저를 포함한 고3들 그리고 열심히 하시고 계실 재수생분들
다들 좀 떨리시지않나요? 예전에 외고입시 2주정도전에 느꼈던 그 기분이 살짝 드는데 ㅎ
이번에 최선을 다하되 못나오면 뭐 어때요 열심히 하면 끝엔 필승하겠죠.
이번 글에선 좀 잡소리 각설하고 바로 쓰겠습니다
여러분이 보면 효율적 효율적을 너무 따져대요.
그놈의 효율적.
근데 여러분이 효율성을 따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뭔가요? 좀 생각해봐요.
나는 남들보다 적은 시간투자로 더 많은 결과를 얻고싶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효율성을 그렇게 따지는게 아니냐고?
사실 효율성을 따지려면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돼
나는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그와 동시에 더욱더 많은 성과를 가져가야겠다.
이런 마인드가 아니잖아요?
난 남들보다 시간 덜 투자해서 더 많은 성과를 어떻게 좀. 나만 어떻게 좀
그런 인간은 좀 심하게 말해서 진짜 나쁜 놈이지. 도둑같은 놈.
어? 진짜 게으르고 자기합리화 장난아니게 많이하는, 남들이 다들 노력해서 얻는 성적을
지 혼자 노력도 안하고 날로 거저먹으려는 도둑놈들이라고.
그런 놈들이 무슨 필승? 웃기고있네.
하늘이 있다면 진짜 그런놈들한테는 6등급 7등급을 내려줘야돼.
그런 썩어빠진 생각으로 나는 무슨 1등급을 바래요. 최소한 2등급을 어쩌구저쩌구
말이 안되죠 말이.
이런 못된 마음가짐을 가지면 안되지만 전 그런 인간은 진짜 수능때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요.
저주를 겁니다 저주를.
혹시 그런 분 있으면 맘 좀 고쳐먹으세요.
전 이렇게 생각해요
하루 공부량이 15시간을 넘어가면 그때부턴 그 어느 효율적인 공부도 그 사람을 이겨낼 수 없다.
제 머리속에 있는 사람들중에 공부를 17시간 이상 한 사람이 딱 3명 있어요
주위에 있는 사람중에는 우리누나.
진짜 독하게했어요 18시간 19시간
뭐 계획이 어긋났다싶으면 밤새워서 20시간 넘게 공부한 적도 있고,
고2땐 화장하고 아침에 머리손질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1시간이었는데
그거 시간 줄이려고 머리 단발로 자르고
아침에 대충 로션같은거만 바르고 준비시간이 옷입는걸 제외하곤 기타 준비시간이 5분이 안걸렸어요
아침에 분명히 같이 일어났는데 누나 먼저 씻고, 그 다음 내가 세수하고 양치하고 나오면
누나가 없어졌어. 이미 학교 가버렸대.
진짜 난 고3때 이렇게까지 지독하게 한 인간을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어.
내가 봤을때 이 이상 하면 정말 인간이 아니야 인간이.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고시3관왕 고승덕변호사.
하루에 17시간 공부를 했다죠. 순수 집중시간만 17시간, 정말 대단하다고 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작년 겨울방학때 어느분 블로그에서 봐서 알았는데
한석원선생님이 고3때 하루에 18시간씩 공부를 하셨다고 합니다.
2번째3번째에 대해선 그 사람의 경험담을 본인 입으로 말했으니
사실상 대부분은 그게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기 힘들겠지.
그리고 저 두 분은 공부에 대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지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첫번째 우리누나니깐 내가 확실하게 말해줄순 있어.
공부 정말 무식하게 했어요
효율성? 지금 제가 생각하면 진짜 무식하게 했어요
누나가 고3 3월달즈음에 인강'만' 들었어요
지금 제가 진짜 싫어하는. 공부시간을 인강으로만 채우기.
그렇게 한달가량을 인강만 들었어요
그후로 수능 한달전에 파이널강좌 듣기전까지
4월부터는 인강 단 1분이라도 듣는걸 제가 본 적이 없어요.
하루 공부량을 18시간 19시간까지 올려서
교과서 막 그냥 외우고, 이해를 하는지 마는지 모르겠지만
문학을 제외한 모든 영역 교과서를 공책에다가 그대로 베껴쓰고
수학도 그렇고 탐구도 그렇고 심지어 영어교과서 본문까지 죄다 베껴써요 그냥.
뭐 전에 하이테크 하루에 한개 공책을 하루에 한개 넘게 썻다그런게
다 이거때문에 그런거같아요 제가 볼땐.
정석에 있는 문제도 공책에다가 그대로 옮겨적어서 몇번이고 옮겨적어서 풀고풀고 또 풀고
그 와중에 손에 쥐난다고 손에다가 맨날 파스붙이고 손목보호대 하고
그때 공부에 대해선 전혀 일가견이 없던 나조차도 저건 좀 이상하게 하는거같은데 싶을정도로 무식하게.
그런다음에 여름방학에도 집에 방에 틀어박혀서
뭐 계속 교과서랑 개념서 배껴쓰고 요약정리를 매일매일 밥먹듯이 반복해서 쓰고
수학도 푼거 또풀고 또풀고 또풀고 문제집도 계속 풀어대고 영어도 단어만 계속 써대기만 하고
쓰고쓰고 또 쓰고 계속 쓰기만 해요 쓰기만.
그 와중에 영어듣기도 들은거 듣고 계속 들어요. 뭐해도 듣고 계속 듣고
진짜 저정도면 공부 효율성으로만 따지면 거의 빵점수준이야
저렇게해서 대부분의 교과서가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지고
정석도 10가나 수1이 거의 각 장마다 휴지조각이 됐어요
집에 하이테크 빈 통이 잔뜩 쌓여가고.
저런식으로 수능까지 공부해서 언수외 총합 298점을 받았어
그 당시 해 수능수리가 좀 쉽게 나왔었는데 그걸 빼고서라도 총점 298점은 절대 쉬운게 아니잖아.
수리가 쉽다그래도 만점, 그리고 여러분이 언어 100 외국어 98 나올 자신 있나?
그 여러분이 기막히게 하는 효율적인 공부로 위의 성적정도 나올 자신 있으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
솔직히 나도 지금 저렇게 받을 자신이 없어 수능때
내가 언제 삑사리나고 머리하얘질지 어떻게 알어.
근데 대다수의 여러분의 경우엔 효율적인거 따지고
뭐 잠을 몇시간자야 좋고 공부는 머리가 맑을때 해야지 뭐 어째야지.
수험생은 하루 24시간내내 어쩔수없이 잠자야하는 걸 제외하곤 그 어느 시간대에서라도 공부가 되야지
내가 공부가 잘되는 시간만 골라서 어떻게 좀
공부가 잘되는 그 몇시간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어떻게 좀.
이런게 어딨어 공부를 하는 동안엔 그 어떤 시간에라도 내가 집중적으로 효율적으로 할수 있어야지
그렇게 13시간 14시간 할 수 있어야지.
나 여태까지 잠 덜자서 죽었다는 수험생 이야기 못들어봤다고
아 혹시 있으면 좀 말해주세요. 듣고 참고할게요.
전에 몇몇 분들이 나한테 반론을 제기했어
이 씨 너도 18시간 안하면서 왜 우리한테 그렇게 지랄이냐?
-> 지금 나랑 대다수의 여러분이랑 객관적인 위치가 같냐고?
아 좀 이게 자만같이 보일순 있지만 좀 생각해봐
내가 여러분처럼 목표가 연세대 고려대급의 높은 학굔데 현재 성적이 3등급 4등급 이렇다면
나도 17시간 18시간 좀 힘들지만 도전해볼만하겠어.
하지만 내가 지금 그정도까지 할만큼 위치가 촉박하거나 그렇진 않거든?
난 지금 내가 세운 하루 13시간의 계획만 잘 지켜나가면 그만이야.
난 하루에 틈틈히 자는거 다 합치면 난 한 6시간에서 좀 많이 잘 땐 7시간도 자.
뭐 어떻게 극단적으로 잠을 줄이고 18시간하고 그럴정도의 상황은 아니야
근데 대부분의 여러분의 경우엔 그 이상과 현실의 갭이 좀 크잖아.
아. 아닌가? 벌써부터 성적에 맞춰서 목표를 정했나요? 그럼 뒤로가기 누르세요.
효율을 따지기전에 나의 절대적 공부량을 먼저 따져보라고
그게 혹여 8시간미만이라면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만 말고 하루에 집중하는 시간이 8시간 미만이라면
당신은 정해져있다고 실패로.
기적? 수능대박? 놀고자빠졌네. 당신은 기적은 고사하고 현상태 유지도 힘들어.
나또한 그래
물론 지금도 충분히 건방지게 보일수도있는데
나도 지금 뭐 좀 편안하게 늘어져서 7시간 8시간만 해대면서 여러분한테 니네 나만큼만 해봐 새꺄 할수도있어
근데 불안해서 그렇겐 못해. 그러다가 언제 성적 고꾸라질줄 알고 그러겠어.
하지만 지금 여러분중에 나처럼이라도 하루에 13시간만이라도 공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책상에 앉아서 삽질하는 시간 다 빼고 순수집중시간이 13시간 되는 인간이 여기서 몇이나 되냐고?
지금 나보다 성적이 안좋은 여러분이 대다수일텐데
여기가 무슨 0.1% 집합소. 오르비가 아닌이상 여기 이글 읽는 대다수는 나보다 성적이 아래일거아냐
근데 이 글을 읽는 대다수는 나보다도 공부를 안한다는거잖아.
그건 대체 뭐냐?
비록 내가 아이큐 105 이하이긴 하지만
여러분들이 아이큐 평균이하인 나를 개무시할정도로 천재들인가?
여러분들은 하루에 4시간5시간만 집중공부하면 충분히 6개월정도면 급상승 역전이 가능하다 이건가요?
아니면 니가 공부하는건 공부비법도 아니다 나는 6개월이면 올1등급 필승의 공부법이 숨겨져있다 이건가?
그런게 있긴하나요? 있으면 학원하나 차리세요 대한민국 교육계를 쥐락펴락하겠네.
내가 여지껏 공부법 올린건
이왕 공부할거면 좀 제대로 해라 이거지
남보다 공부시간 덜 투자해서 남만큼의 성과를 얻자
이게 대부분 여러분의 무의식속에 자리잡은 생각아니냐
그런거 없다고
남보다 더 시간 투자하고 남보다 더더욱더 많이 얻자가
그게 기적을 바라는 수험생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겠느냐고?
근데 여러분이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있냐고?
후자보다는 전자쪽이 훨씬 더 많을거아냐
압도적인 공부량앞에선 비효율도 효율로 바뀌게 된다는 것 그것만 명심해두시라고
사실상 위에서 저렇게까지만 할수있다면 여러분한테 공부법같은건 필요없어
내가 쓴 공부법도 필요없고 누가 쓴 것도 다 필요없어
왜? 그 자체가 이미 누구도 따라올수없는 무시무시한 비법이니깐
아 물론 그 압도적인 공부량 + 효율까지 건지면 더 좋지
하지만 앞의 공부량만 정말 제대로 충족시켜도 좋은 결과가 나올수있다니깐?
또 대다수의 여러분은 이러겠지
아니 효율적이지 못하면 백날해도 안오른다는데?
-> 그럼 위의 우리누나의 예는 어떻게 설명할거냐?
저리 무식하게 해서 성적이 오른건 대체 어떻게 설명할거냐고.
당신들이 하루에 16시간이상이라도 공부했냐고
정말 그정도로 공부해보고나서 뭐 효율따지는거냐고
난 뭔가를 덜하고 더 가져야겠다라는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버리라고
살아가는 자세를 그런 비양심적인 태도로 살지말라고
열심히 내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하늘이란게 정말 있다면 그런 인간에게 좋은 결과를 내려줄거라고 믿으니까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입니다.
수만휘도 정말오랫만이네요.
수능 붙은후엔 수만휘에 들어올
생각 못했었는데..
오늘 우연히 네이버 로그인했다가
내가쓴글에 수만휘에 올렸던 제글이 있는거
보고 들어왔습니다.
절 기억하시는분이 계실까 모르겠네요
저는 09년도 수능을 망치고 재수를했던 학생입니다.
글찾기에서 제목에 "현실적인 막말" 이라고 치시면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추천과 공감을 해주셔서
추천글에 올랐었던 글이 하나 나올것입니다.
수만휘에 처음올렸던 글이 많은분들의 공감을 얻고
추천글에 올랐을때 기분이 멍했었죠
전아직도 그때 그글을 쓰던때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아빠와 어김없이 그날도 매우 심하게다투고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리면서 새벽 1시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명언이라도 볼까해서 수만휘에 올라왔다가
너무 화가나서 엉엉 울면서 타자를 두드렸던 글이죠.
아빠는 대학도 떨어지고 있는년이 지금 컴퓨터 하고싶은 기분이
나냐고 또 뭐라고하셨었지만, 쓰다보니 이건 수만휘 분들께 하는말이 아니라
제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생각하고 미친듯이 무슨기분인지도 모른채
글을썼던 그느낌이 기억이납니다.
그런데 몇일뒤 수만휘에다시 들어왔는데 그글이 많은추천을 받고
베스트 글로 떠있을때 참 어리벙벙했습니다.
쪽찌랑 메일로 응원글도 많이왔구요, 큰 재수종합학원
선생님께서 이글을 복사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줘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는 글도 오셔서 성심성의껏 답장을해드렸던 기억도 납니다.
그학생들이 꼭 후회하지 않도록 잘좀 이끌어 주셨으면 한다면서..
어떤분이 댓글에 후기는 올리시지 않냐고 하시길래
저 그날 기분 다시 떠올리면서 이렇게 후기를 씁니다
일단 제 재수때 생활부터 이야기해 드릴까합니다
그날이후 저는 정말로 양재에 이번에 새로생긴 큰 종합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아빠의 큰 반대를 무릅쓰고 독립하여 고시원에 들어갔죠.
제가 살던 고시원은 여자들만 지낼수있는 고시원인데
매우 학습하기 좋은 환경이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근처 종로, 대성 , 청솔 모든 큰 재수종합학원이
모여있는곳이였기때문에 그곳에 다니는 우수한성적의 학생들이 제가다니는
고시원에 살았었거든요.
함께 아침마다 밥을먹고 친해지면서 많은 입시정보를 얻고
모의고사에 대해 함께 토론도 할수있었습니다.
또 힘들땐 서로 다독여주고 자신있게 푼 모의고사가 저번달보다 더떨어져서 주저앉고싶을땐
서로 일으켜주고 다들 지방에서, 멀리서 온사람들이 많아서 엄마아빠가 보고싶을땐
서로 옆에서 자매가 되어주고 아플땐 걱정해주고.. 배고플땐 나가서 야식도 사먹고
그렇게 보통 친구보다 좀더 마음으로 기댈수있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제가 올렸던 글에서 여러분께 말씀드렸듯이 저정말 입술 악물고 공부했습니다
그렇게도 공부라면 증오하던 제가
혼자서 공부하기란 다른사람들보다 더 힘든일이였습니다
재종반 학생들 보통 7시 30분이나 7시쯤 등원해서 10시나 11시쯤 끝이납니다.
중간에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야하기때문에
저희는 마음대로 바깥바람도 쐴수없었습니다.
고등학교도 진저리를 쳤던 제가 재종반?
스스로 정말 죽을곳을 찾아 스스로 들어가는 사람 심정이였지만
그래도 제가 다짐한것이있고 다시한번 돌이킬수있는 기회는 그뿐이기에
그리고 공부보다 훨씬더큰 현실이라는 두려움을 맛봤기에
저정말 미친듯이 할거라 다짐하고 들어갔습니다
자이스토리 아시나요? 제가아는문제집중에 가장 지겨운 문제집인듯....-_-;
어엄청크고 어엄청 두껍죠 (특히 언어영역은..)
자이스토리 언어 문제집 6번을 풀었습니다
틀린문제는 체크해서 또하고 또하고 또풀고
지문이 역겨워 보기도 싫을때까지 보고또봤습니다
그걸로 시험을 치더군요. 자이스토리에 나온 지문그대로..
시험쳤습니다. 틀린거또체크했습니다 시험지만 모아 또보고 또봤습니다
틀리면 자이스토리 한번더풀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똑같은 지문을 매번 너무 많이 반복하는건 비효율 적이란걸
알고있었지만 그냥 그러고싶었습니다.
푼걸 또 틀렸으니까.
제자신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하면서 똑같은 문제를 몇번을 풀었는지 모릅니다.
좀 민망한 얘기기도 하지만
재수생들 대부분가장 힘든건 변비입니다
먹는것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상황에서 (저희같은 경우 외부 도시락업체였는데 형편없었죠 ㅡㅡ)
계속 운동은 커녕앉아만있으니...
배에 계속 가스가차서 고통스럽고 변비때문에 집중이안됩니다.
가스라는게 웃으실수도 잇겟지만 이거 재수생들에겐 얼마나 만성적인데요
배출을 못하니 결국은 나중엔 배출이 되지않는 지경에 이릅니다
생각해ㅅ보세요 계속 배는 찢어질것같이 가스가 차는데 배출은 안됩니다.
배가 묵직하고 소화가안되고 더부룩한데 배변은 되질않고
전정말 잘먹고 잘싸는게 얼마나 사람에게 중요한일인지 그때 처음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정말로요
그렇다고 한반에 50명이 넘게앉아 숨소리도안내고 공부하는데
계속 왓다갓다 거리기도 뭐하고 배는 찢어질거같은데 배출은안되고
어쩌다 좀 배출하고싶다하면 그래도 여기서 뀔순없잖아요.
도저히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질않습니다
어떻게 억지로라도 뀌어봐야겠다 화장실가면
여자애들 전부다 화장실에서 폴짝폴짝 뛰고있고(운동) 배두드리고
스트레칭하고 힘줘보고 진짜 이거 거짓말아닙니다.
전저만 이런줄알았는데 재수생(특히여자)들은 가스가차서 더부룩하고 변비때문에 고생하는경우가 허다하더군요
정말 울고싶고 짜증납니다
집중해야되는데 집중이안되니까요
어느날은 몸이너무 아팠습니다
한참 여름이였는데 신종플루가 돌때였죠
수업을듣는데 등으로 열이확올라오는겁니다
손톱과입술이 보라색이 되고 덜덜덜 사정없이 몸이떨리더군요
친구가 놀라서 열을 재러갔더니 감기도 거의 걸리지않는제가 38.7도 찍었습니다
열이 37도가 넘으면 강제조퇴가 규율이였기때문에(신종플루때문에 모든 재수종합학원이 비상이였죠)
일단 병원을 갔다와야했습니다
학원에서 연락받고 아빠는 크게아픈적없던 딸이
신종플루 아닐까해서 회사에서 놀라달려오시고
병원엘 갔더니 신종플루는 아니고 스트레스를 많이받고 먹을것을제대로
못챙겨먹는 상태에서 에어컨바람을 많이쐬거나 밤바람을 맞은경우
이렇게 될수있다고 하시더라구요
(도시락이 너무맛이없고 무엇보다 가스차는거때문에 저항상 밥 반공기도 안먹는거
부모님도 알고계셨습니다 )
우리아빠 말없이 저끌고 인근에 일본요리 식당에 들어가시더니
초밥이고 메밀국수 알밥 볶음밥 다시켜놓고 하나도 빠짐없이 다먹으라고
그러시곤나가서 담배를 계속 피시더라구요
그날 정말 입맛 없는데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그래야 공부를 하니까요 약을 먹어야하니까요
학원에서는 그래도 모르니 오늘은 짐싸서 고시원가고 열내리면 오라고했지만
그래도 저 끝까지 수업들었습니다
결국 너무 안되겠어서 자습은 못했지만 그래도 제스스로
이렇게 하나하나씩 이겨낼때마다 처음으로 느껴본적없는 뿌듯함이라는게 쌓이더군요.
이런게 성취감이구나..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날은 다래끼가 한쪽에나고 가라앉음 또나고 또나고
입안이 다헐어서 하얗게 헐은걸 몇번을 뱉어내며 공부해야해도
그럴수록 몸이 힘들수록 저는 너무 뿌듯했고
제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혼자서도 열심히 하고있다.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고있다.
그게 몸이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빠한테보낸문자 아직도 아빠가 저장해놓고 계시더라구요
아빠 오늘 다래끼가 너무 아픈데 그래도 기분은 좋다
여기선 몸이아플수록 더 뿌듯한거 같아 걱정하지마
이문자 제가 오늘 우연히 보는데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고등학교때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모의고사 치고 우는애들
정말 이해가안됬었는데
처음으로 태어나 시험이 떨려서 우황청심환도 먹어봤고 (아시죠 369 모의고사 )
시간이 모자라 전부다 못풀었을땐 너무 너무 속상하고 바보같아서
화장실 칸막이에서 문걸어 잠그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미친듯이 울었었죠
그때 알았죠 시험을 보고 우는건 열심히한 나자신과 비례하는것이란걸요
어느날은 중요한모의고사를 보는데
배에 가스가 찼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서 도저히 문제에 집중이
안되는겁니다. 결국 시간분배를 못하고 망했었죠
모의고사 푸는분들은 알잖아요 중간정도 풀다보면 아 내가 시간이 모자르겠구나
그느낌을 받는순간 저 교실에서 뛰쳐나가고싶었습니다
그래도 꾹참고 뒤에문제 다찍고 울면서 선생님께 오늘은 조퇴하면 안되냐고했죠
선생님이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로 아픈데..선생님이 너무 원망스럽고 자꾸 몸이이러니까 짜증나서 또화장실칸에서
문제집 붙잡고 풀면서 눈물을 조용히 쏟아냈던 기억도 납니다
왜그렇게까지 했냐 그건좀 오바아니냐
전 아니까요 막연했던 제자신감이 얼마나 비참해질수 있는건지도 알고
공부하기싫다는 배부른나태함이 얼마나 큰 짐이되어 지금 제 어깨에 올려져있는지도 알고
이 1년에 바보같이 또 나를 믿는 부모님이 있다는걸 알고
제자신이 바뀔수 있다는걸 알고있기때문이였습니다.
그렇게 영영 안지나갈것만 같았던 시간이 흘렀습니다.
용인대, 강남대 전부떨어졌던 저,
한국외국어대학 영어통번역학과 당당히합격했습니다
안될거라 반신반의하며 넣었던 과였는데
부모님과 저 둘다 기대도 안걸고있었고
합격발표 문자 받고서도 떨어졌겠지 생각하며
몇일 후에나 합격자 조회 해봤었는데
제이름과 수험번호 넣자마자
' 축하드립니다....' 의 첫마디와 꽃다발 그림을 보고
한동안 멍하니 그대로 굳어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덜덜 떠는 목소리로 엄마 나 합격한거같애..어떡해? 라면서
울먹울먹 했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했던 모든일들이 보상받는 기분이였죠
엄마아빠 혹시 홈페이지가 잘못된거 아니냐며 (-_-ㅋㅋ)
낼 입학처에 전화해보고 다시얘기하자고 하고서
나중에 동생한테 물어보니까 엄마는 이게 꿈이냐며 밤새 잠을 못이루셨다고 합니다
저 합격후 엄마아빠 동생 시골로 여행다녀오셨는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작년엔 예비 받고서 막연한 붙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골을 다같이 갔었던 탓에
좀 뭔가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는데
얼마나 엄마아빠 맘편히 시골여행 다녀오셨을까 생각하니까
첨으로 이렇게 조금이나마 효도했다는 생각에 울컥하더라구요..
이렇게 해내고나니까 아 정말 하늘은 최선을 다하는사람의 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면서 ' 나 정말 최선을 다했어' 라고 당당하게 얘기할수 있는때가
없었는데.........
재수때를 생각하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저 재수한거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대학 그이상의 것을 얻었으니까요
이젠 뭐든 최선을 다하면 해낼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재수도햇는데, 그렇게 했는데 다른건 뭔들 못하겠냐는 자신감이생깁니다
가끔은 미친소리같기도 하지만, 나태해 지려 하는 제자신을 볼때면
재수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듭니다.
하루하루 정말 피눈물날만큼 힘들고 외로웠지만,
그때만큼 제자신이 자랑스럽고 당당했던 적은 없엇거든요.
공부를 지독히도 싫어하던 어린 저에게는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수석장학금을 받아서 적금몰래 들어서
4년후엔 동생 학비에 보태시라고 엄마아빠께 선물도 드리고싶구요
제돈으로 다시 독립도 하고싶습니다.
다시 혼자서 하루하루 뿌듯함 속에 책임감속에 살아가고 싶거든요.
지금힘들어하시는 모든 수험생여러분
충분히 그마음 알고있습니다
그 무엇보다 저 호되게 겪었거든요
재수를 하기전에 수능은
제 인생의 끝처럼 느껴졌었는데
아닙니다 수능은 제 인생의 시작일뿐입니다
그 문이 매우 높고 험하겠지만 포기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너머에 얼마나 무궁무진한 자신의 삶이있는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포기하지마시고 제가 예전에 올렸던 말처럼
천천히 조그만것부터 습관으로 만드는것이 중요한것같습니다
그것이 수능을 넘을수있는 가장쉬운길일 것입니다
습관
저같은 힘든 1년을 겪지않으셔도
아직 여러분들껜 시간이있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포기하지마시고 하루하루 진정한 성취감이란것을 느껴보신다면
그어떤것보다 그것이 달콤하고 든든하단걸 알게되실것 같습니다
기억해주세요 달콤한것은 도서관에서 독서실에서
잠깐이면 되겠지 이정도면 되겠지 하며 자는 낮잠이아니라
오늘하루 자신에게 부끄럽지않게 공부하고 가방을 지고나왔을때
어두운하늘을 한번 보고 상쾌한 공기를 한번쐬는것이
진정한 달콤함입니다.
둘다 달콤하겠지만 끝맛은 다르지않을까요?
⑧
-서울대생 합격수기-
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난 검은 가방 그리고 색 바랜 옷...... 내가 가진 것 중에서 헤지고 낡아도 창피하지 않은 것은 오직 책과 영어사전 뿐이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수강료를 내지 못했던 나는 칠판을 지우고 물걸레질을 하는 등의 허드렛일을 하며 강의를 들었다. 수업이 시작되면 머리에 하얗게 분필가루를 뒤집어 쓴 채 맨 앞자리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엄마를 닮아 숫기가 없는 나는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있는 소아마비다. 하지만 난 결코 움츠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가슴 속에선 앞날에 대한 희망이 고등어 등짝 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였다. 짧은 오른쪽 다리 때문에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가을에 입던 홑 잠바를 한겨울에까지 입어야 하는 가난 속에서도 나는 이를 악물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추운 어느 겨울 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엄마가 생선을 팔고 있는 시장에 찾아갔다. 그런데 몇 걸음 뒤에서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마 더 이상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냥 돌아서야 했다. 엄마는 낡은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감고, 질척이는 시장 바닥의 좌판에 돌아앉아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고 계셨던 것이다.
그 날 밤 나는 졸음을 깨려고 몇 번이고 머리를 책상에 부딪혀 가며 밤새워 공부했다. 가엾은 나의 엄마를 위해서.....
내가 어릴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형과 나, 두아들을 힘겹게 키우셨다. 형은 불행히도 나와 같은 장애인이다. 중증 뇌성마비인 형은 심한 언어장애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려면 얼굴 전체가 뒤틀려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그러나 형은 엄마가 잘 아는 도매상에서 리어카로 과일상자를 나르며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도왔다. 그런 형을 생각하며 나는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그 뒤, 시간이 흘러 그토록 바라던 서울대에 합격하는 날, 나는 합격 통지서를 들고 제일 먼저 엄마가 계신 시장으로 달려갔다. 그 날도 엄마는 좌판을 등지고 앉아 꾸역꾸역 찬 밥을 드시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엄마의 지친 어깨를 힘껏 안아드렸다.
그날 엄마는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에게 함지박 가득 담겨있는 생선들을 돈도 받지 않고 모두 내주셨다. 그리고 형은 자신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에 나를 태운 뒤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내게 입혀 주고는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로 나를 자랑하며 시장을 몇 바퀴나 돌았다. 그때 나는 시퍼렇게 얼어있던 형의 얼굴에서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날 저녁, 시장 한 구석에 있는 순대국밥 집에서 우리 가족 셋은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었다. 엄마는 지나간 모진 세월에 슬픔이 북받치셨는지 국밥 한 그릇을 다 들지 못하셨다. 그저 색 바랜 국방색 전대로 눈물만 찍으며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너희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기뻐 했을텐데...... 너희들은 아버지를 이해해야 한다. 원래 심성은 고운 분이다. 그토록 모질게 엄마를 때릴 만큼 독한 사람은 아니었어. 계속되는 사업 실패와 지겨운 가난 때문에 매일 술로 사셨던 거야. 그리고, 할 말은 아니지만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몸이 성치 않은 자식을 둔 애비 심정이 오죽했겠냐? 내일은 아침 일찍 아버지께 가 봐야겠다. 가서 이 기쁜 소식을 얼른 알려야지.'
내가 어릴 때 부모님은 자주 다투셨는데, 늘 술에 취해 있던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들 앞에서 엄마를 때렸다. 그러다가 하루 종일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유서 한 장만 달랑 남긴 채 끝내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나는 우등상을 받기 위해 단상위로 올라가다가 중심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만 계단 중간에서 넘어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움직이지 못할 만큼 온 몸이 아팠다. 그때 부리나케 달려오신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얼른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잠시 뒤 나는 흙 묻은 교복을 털어 주시는 엄마를 힘껏 안았고 그 순간, 내 등뒤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에 들렀는데 여학생들이 여럿 앉아 있었다. 그 날따라 절룩거리며 그들 앞을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구석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측은해 보일까 봐 그래서, 혹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까 봐 주머니 속의 동전만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열람실로 돌아왔다. 그리곤 흰 연습장 위에 이렇게 적었다.
'어둠은 내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둠에서 다시 밝아질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 건 굽이굽이 고개 넘어 풀꽃과 함께 누워계신 내 아버지를 용서하고, 지루한 어둠 속에서도 꽃등처럼 환히 나를 깨어 준 엄마와 형에게 사랑을 되갚는 일이다. 지금 형은 집안 일을 도우면서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무리 피곤해도 하루 한 시간씩 큰소리로 더듬더듬 책을 읽어 가며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오늘도 나는 온종일 형을 도와 과일 상자를 나르고 밤이 되어서야 일을 마쳤다. 그리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어두운 창 밖을 바라보며 문득 앙드레 말로의 말을 떠올렸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는 너무도 아름다운 말이다.
⑨
난 Y고등학교에다니고있다
지금은 고2겨울방학 . 곧 고3이다
역시나 인강을 듣는척하며 컴퓨터에 앉아있다
아직 본격적인 고3이 아니라 크게 부담되진 않는다.
그렇게 하루하루 흘러 개학날이다 .
친구들은 전부 방학때 공부하나도안하고 놀았다고한다.
마음이놓인다.
새학기다
처음만난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익숙하지않은 3학년교실
아 이제나도 고3이구나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이난다.
3월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주변 아이들 모두 수능대박 이라는문구를 책상에 써둔채
오로지 책만 바라보고있다.
' 그래 애들다 이제 공부하는구나 그럼 나도.. '
3월 첫 모의고사
' 점수가 이게 뭐야 .. 그래도 뭐 아직 3월이니깐 '
5등급크리인 모의고사 성적표를 옆에 고이 던져둔다
4월 . 5월
제일 불타는 때이다
이때 동안 푼 모의고사는 한뼘정도 높이가 되고
손가락엔 굳은살이 베긴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무언가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
갑자기 인생의 회의를 느낀다
' 공부가 인생의 다인가? 내가 지금 뭐하고있는거지 '
책을 집어던지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기분이 상쾌해졌다
여름방학
선생님께서 여름방학이 수능대박의 마지막 기회라고 하신다
' 마지막 기회? 뭐 똑같이 열심히 하면 되지 '
날씨가 찌는듯이 덥다
몸이 나른해진다
TV에선 해운대앞바다에서 뛰놀고있는 사람들
' 아 더워 짜증나게. 좀 쉬자 '
아침부터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나같이 입을모은다
그렇다 오늘은 D-100일
' 응? 100일 남은거야?
100일이라... 별로 안남은건가 그렇지
오늘부터 각성좀 해야겠다 '
나름대로 빨간매직으로 책상모서리에 D-100일을 써놓는다.
그 글씨를 꾸미고 , 스티커를 붙히고, 옆에 나름 유명한 명언을
생각하느라 1시간을 보낸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통닭을 시켜놓았다. 통닭위엔 메모가 있다
' XX이 수능 100일 남았네..
공부 잘하구있지 ?
마지막까지 힘내고
수능때 웃어야지!^^ 딸 사랑해 '
TV를 보며 통닭을 뜯는다.
배부르니 졸리다 .
다음 날 학교에가니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걸 느꼈다
수능을 남긴 날이 두자리수로 바뀐거에 상당히 영향이 큰가보다.
미친듯이 공부하는아이들..
한편 수시에 합격한 내 친구는 나를 자꾸 부추긴다.
또 벌써부터 수능을 포기한 아이들도 있다.
공부를 하고있는데 그 아이들이 요새하는 드라마 얘기를 한다
그 얘기에 집중을 한다
서서히 시간이 흐르고
D-50일이다
' 아 3월모의고사 본적이 몇일전같은데.. 50일이라니 '
친구들끼리 입을모아 떠든다
수능이 한달하고 조금더 남았다는 압박감도 있지만
또 다른뜻으로 인생의 해방감을 느낄수있는게 얼마 안남았다는게
기대되기도한다.
50일을 남겨둔채 책상에 앉아 그동안의 공부실력을 알아보기위해
모의고사를 한회 풀었다
벌써 풀다 지쳐버린다.
' 졸리니 좀있다 하자.. '
집에 오니 엄마가 부르신다
수능 50일 남겨뒀는데 마지막까지 잘하고 있냐고
대충 둘러대고 걱정하지말라고 했다
엄마는 안심한다
수능이 한달남았다.
모의고사를 새로풀면 왠지 내 수능성적이 바로나올것같은 두려움에
오답노트와 개념정리를 했다.
1. 2학년때 대충 정리한 개념노트가 이해되자 안심한다.
왠지 느낌이 좋다.
벌써부터 대학생활이 설렌다.
컴퓨터로 목표로 삼았던 대학의 캠퍼스 사진을보고, 싸이클럽을 구경을하며 시간을 보낸다.
' 이제 얼마뒤면 나도 이 캠퍼스에 발을 디디는거야 .. '
수능이 일주일 남았다.
선생님께선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라고 하셨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
무슨 뜻인진 모르겠지만 너무 후회된다며 눈물을 쏟는다.
이해가 안간다. 그동안 열심히 한것같았는데
물론 나도..
내일은 수능날이다.
수험표를 접수하고 시험장의 교통편을 알아본다.
밤에 잠자리에 들기전에 물을마시러 나왔는데
엄마가 기도를 하고계신다.
조용히 다시 들어가 잠에든다
수능 날 아침 엄마가 유난히 일찍 깨운다
엄마가 싸주신 죽을 싸들고
아빠가 태워주신 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했다.
갑자기 몸이 떨린다.
추워서 그러겠지...
응원나온 후배들의 초콜릿을 먹으며 진정을 시킨다.
수험번호를 보고 고사실을 찾는다.
창가가드는 내 자리에 앉았다
손이 떨린다
손을 부여잡는다
처음으로 기도를 해본다
엄마는 교문앞에서서 절을 하고계신다.
1교시 언어영역
8장의 많은 시험지.. 익숙하지 않다
낯선 문학작품 . 어려운 과학지문
제기랄..
2교시 수리영역
난 수포자다
그래도 찍기실력하나는끝내주니깐
3등급은 나오겠지
3교시 외국어영역
자신있던 영어듣기였는데
왜 머릿속이 하얘지는건지 모르겠다
45번 문제를 풀고있는데 종이쳤다.
4교시 사탐영역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탐
3학년땐 소홀했어도 1,2학년때 사탐의 신이었던나
그런데 너무 기억이 오래되어 소진됬나보다
-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종료하겠습니다
전국의 59만 수험생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아이들은 기쁨의 환호성인지 발악인지 모를 소리를 질러대며 학교를 나온다. 어두워졌다.
계단을 내려오는데 다리에 힘이풀린다.
갑자기 한숨이 나온다.
엄마가 언제와서 달려와 말없이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한다.
이유는 모르지만 갑자기 엄마한테 미안해졌다.
이제 내 대학발표만 앞두고있다.
알바를 하며 대학교때 입고다닐 옷들을 사고
벌써부터 대학생활을 몸소 느껴 두근거린다.
내가 지원했던 3개의 대학교.
첫번째 1지망의 학교 발표날이다.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는다.
내겐 너무 과분한것이었다. 나도 잘 알았다.
09.12.28 S대학교 .
합격자명단의 귀하의 이름이 없습니다
엄마는 그날이 합격자발표인줄 알고계셨지만
내 표정을 보고 알아차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다.
대신 서로 2번째 희망대학의 끈을 놓지 않고있다
' 이번만은 반드시!!!! '
인터넷으로 합격자 명단이 떳다
차마 확인 버튼을 누를수가 없었다.
마우스를 잡은 손이 어찌나 떨리는지.
마음 다잡고 마우스를 딸깍- 하였다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 이번만은 믿었었는데... 그래도 이번엔 예비번호라도 받았다.
예비 125번
하지만 추가합격자 전화는 끝내 오지않았다.
전화기를 붙잡고 마지막 12시 뻐꾸기가 울리자
눈물이 흐른다.
엄마아빠는 이미 다 알고있다.
잠이 안와 뒤척이는데 조용히 옆방에서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 다 끝난건 아니잖아. 내겐 마지막 기회가 있다..
D여대.. 여태껏 바래오진 않았지만 나의 마지막 희망이다 '
인터넷 수능카페에 들어가 게시판에 글을남겼다.
내 부끄러운 수능 성적을 올리고 합격할수있는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댓글에는 합격할수 있다며 힘내라는 글이 쇄도했다
조금 마음이 놓였다.
' 대학.. 좀 안좋은데 가면 어때? 재수하는것보단 낫지!! 대학들어가서 장학금이나 받아서 엄마아빠한테 효도해야지 '
- 10년 2월 3일 D여대 합격자 발표일 -
잠을 설쳤다.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이번은 인터넷이고 전화고 뭐고 엄마랑 손잡고
직접 입학처에 찾아가게되었다.
몇시간을 서서 기다려 합격자 명단이 나왔다.
손이 떨리고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내 이름이 보이지않는다.
눈을 비비고 다시본다.
내 이름이 없다.
안경을 쓰고 다시 찬찬히 살펴본다
내 이름은 없다.
아무말없이 집에돌아와 방문을 걸어잠궜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제서야 어영부영 보낸 지난 1년이 필름처럼 스쳐갔다.
엄마가 노크를 하며 괜찮다고 한다.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다.
그저 계속 눈물만 흐른다.
전화가 온다.
소리내서 운다.
이렇게 서럽게 운적이 있었을까
미치도록 후회가 된다
난 인생의 최대 실수를 하였다.
후회라는 단어가 한없이 작게 느껴질만큼
시간을 돌리고싶다.
3월모의고사를 보던때로.. 아니 100일전이라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한다.
엄마 죄송해요..... 하나님............ 제발...
내 자신이 너무 싫다 .
고3이었던 내가 너무 싫었다.
지금와서 후회한다고.. 뭐가 변할까..
하지만 난 정말로 진심으로 ..
다시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할수있을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일뿐.
그렇게 울다지쳐 잠이들었다.
" 딸~~~일어나 학교가야지!! "
' ... ? '
" 빨리 일어나서 밥먹어~ "
' 왠 학교? 이제 학교는 안가는데... '
무심코 핸드폰을 열었다.
응??
[ 2009년 3월 28일 ]
지금은.... 2010년도인데...
뭐지?
이건 1년전이잖아.
그럼..... 하나님께서.. 내게 기회를..
당신은 지금 단한번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⑩
<전교 300등이 서울대 입학한 사연>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하루를 반성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물 한 잔 마시는데 - 10분.
제일 싫어하는 과목 공부하고 - 1시간.
먹고 - 10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 걸아가면서 아침에 공부한 내용 생각하고 ) - 5분.
버스 안에서 국어 교과서 외우고 - 30분.
학교에 가자마자 아침에 공부한 내용 다시 보고 - 20분.
아침조회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 30분.
1교시, 수업 내용 스스로 외워 가면서 공부하고 - 50분.
쉬는 시간,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 복습 - 10분.
2, 3, 4교시를 1교시처럼
점심시간, 점심 빨리 먹고 - 10분.
남은 점심시간 1,2,3,4교시 복습 - 40분.
5,6,7,8교시, 1교시와 마찬가지로
수업끝난 뒤, (실컷, 집중적으로) 놀고, 먹고 - 1시간.
씻는 시간 - 10분.
다시 책상에 앉아서 5,6,7,8교시 복습 - 1시간.
계획했던 공부 - 4시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외운 공식 다시 상기하고 - 30분.
집에 책상에앉아서 하고 싶은 공부 - 2시간.
나는 이렇게 매일 18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진했다. 잠자리에 들어서 나는
그날 내가 한 것을 반성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 시험점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 는 아니었다.
" 오늘, 나는 나의 청춘을 제대로 살았는가? 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 중에
무의미하게, 무의식의 상태로 쓰레기처럼 버린 시간은 몇 분이나 되는가?
오늘의 모든 시간이 정녕 나의 의식과 함께 했는가?
모든 시간의 주인이 진정 <나 >였는가? "
나는 나 " 한석원 " 으로 오늘을 살았는가, 라는 이 질문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매일 냉정하게 반성을 해도 버려진 나의 시간은 언제나
한 시간 이내였다. 나의 고3 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시절보다
내 자신에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전 세계의 수험생 중에서 누구도 그때의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수는
없다! 더 하는 인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이지만,
이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자기 확신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때, 다른 수험생처럼 큰 숙제를
떠안은 듯 걱정이 많았다. 그때까지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던 나쁜 습관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제외하면 제대로 공부해 본 과목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은 한 과목만 보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피할 데가 없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수학과 물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정면 돌파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여겼다.
나는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붙잡으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책에서 모르는 것이 단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복습에 또 복습을
했는데, 그렇게 전 과목을 한 권씩 독파하고 나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남들은 몇 권씩 문제집을 푼 상태였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개념조차 없으니 풀 수 없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나 할까.
5개월이 지난 뒤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 과목 참고서를 또 한 권씩 샀다. 이때는 처음 봤던 책을 옆에 두고,
그때 공부할 때 메모해 두었던 요점을 읽어 보며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 책을 보는 방법도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전 과목에 걸쳐 단 한줄도
모르는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독파하자. 이번에는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채을 사서 맨 처음 봤던 책의 메모를 보면서 전 과목을 보는 데
한 달.
네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2주.
다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여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일곱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여덟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이렇게 하고 나자 이제는 서점에가 봐도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
시중에 나외 있는 책에서 모르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시간은
한 달이나 남아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해 쓰려 했는데 몇 줄에 끝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라서 수험생들이 쉽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몇 줄의 방법대로 공부하느라
나는 손가락의 근육이 잘못되었다.
학원에서 나를 본 학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연필을 잡는 것처럼 잡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연필로 문제를 푸는 것을 처음 보는 학생들을 매우
당황해한다. 이상하게 손가락을 꼬아 가며 나만의 방식대로 연필을 잡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내게는 내 인생의 치열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 자랑스런 불편 " 이다.
나는 이만큼 치열하게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만큼 노력한 사람이라면
생각의 질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생각의 질서가 바뀌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바뀐 사람은 문제를 읽고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속도가 바뀐다. 그래서 성적이 바뀐다.
점수 몇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전교 500명 중 300등이었던 사람이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 수 있을만큼 바뀐다.
⑪
공신 구본석 수기
안녕하세요?
1년 전의 약속을 드디어 이루고 이렇게 여러분 앞에 나서게 되니 감회가 정말 새롭네요.
우선 간단한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자기소개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09학번인 구본석이라고 합니다.
올해 09입시에서는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가군:대전대학교 한의예과(최초합)
나군: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최초합)
특목대:경찰대학교(최초합)
육군사관학교(최초합)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실은 전 삼수해서 이 자리에 와 있거든요.
전 삼수를 시작하기 전에 공신에 글을 하나 올려놓은 적이 있습니다.
"자극충전100%-이렇게 하면 필패한다"
고등학교 시절
이 글에서도 보시면 알겠지만 전 고등학교 3년내내 전교1등을 뺏기지 않은 괴수같은 존재였습니다.
저는 그 자체로 전설같은 존재였고 신화적 인물이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신설학교(제가 7회졸업생이에요)였는데 거기에 처음부터 남으셨던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자기가 지금까지 교직생활해보면서 저보다 열심히 공부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노력하나만큼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 자신있었습니다.
야자끝나고 집에 와서 잘 때면 밤11시. 새벽 1시에 부모님이나 동생들에게 부탁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1시부터 잠깨고 씻고 하면 대략 1시 반.1시 반 에서 6시 반 까지 5시간 동안 남들이 자는 그 시간에 저는 저만의 공부시간을 가졌습니다. 언어, 수리 ,외국어 개념공부를 한 번씩 쭉 돌리고 부족한 부분은 인강도 들었습니다. 6시 반에서 6시 45분까지 아침을 먹고 7시까지 학교에 도착하였습니다.
학교에 도착하면 조금 졸렸어요.그래서 대략 15~30분 정도 잠깐 자고 아침 영어듣기 하고 0교시에 새벽에 공부했던 것을 쭉 정리했습니다.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까지 단 한번도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저보고는 화장실도 안가냐고 놀려댔습니다. 네. 전 화장실도 안갔습니다. 생체리듬을 그렇게 맞추어 놓았어요.
아무리 급해도 절대 안간다라는 식으로요. 진짜 가고 싶으면 수업시작하기 바로 전 아이들이 산만할 때 재빨리 다녀왔습니다.
점심시간 되기 직전 저는 여느 아이들처럼 재빨리 점심먹으려고 재빨리 준비했습니다.
그러면 첫번째나 두번째 정도로 밥을 탑니다.밥은 반찬별로 골라서 먹는 게 아니라 한 곳에 모아서 밥,국 반찬 모두를 다 비벼서 먹었습니다. 어떠한 반찬들이라도... 왜냐면 저에게 주어진 점심시간은 15분이었거든요(제 자신과의 약속 말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친구들은 제가 걸신들렸냐고 미쳤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였어요.그 15분은 양치까지 합해서 15분이었어요. 밥먹으면 곧바로 달려가 양치까지 마쳤습니다. 그리고서는 학습실(상위권을 위한 자습실) 문을 열고 사탐 한 과목을 공부하였습니다.
점심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오후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녁시간도 마찬가지였고 역시 저녁먹고서 사탐 다른 한 과목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서 7시부터 시작되어 11시까지 이어지는(전10시 반까지요 집에서 잠자려고) 야자시간. 저는 그 야자시간 동안 하루동안 이미 개념공부를 했던 것을 머리 속에 완벽히 체화시키는 트레이닝을 하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07수능 저능 수능을 상당히 잘 본 편이었습니다. 대전에서 3~5등권이었으니까요.
그리고서 서울대 법대 1차 합격이라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논술공부를 체계적으로 받지 못한 저는 서울대 2차 논술, 면접시험에서 완전 발렸습니다. ㅠㅠ
그래서 저는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서울대 법대 아니면 차라리 죽는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중3
중3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저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불량아였습니다.피시방을 전전하고 오락실을 집 드나드는 것처럼 다녔습니다. 아이들이 나쁜 짓을 하면 망을 봐주는 따까리같은 존재였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들께 덤비고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싸우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만큼은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저희 어머니는 저에게 한자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엄마의 품 속에서 배운 한자는 저의 기억 속에 맴돌아 엄마 품에 안기는 심정으로 한자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점점 비뚤어지고 외로워질수록 저는 한자 공부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중3때 한문 사범 최연소 합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려서부터 몸이 매우 약해 어머니께서 있는 돈 없는 돈
다들여 검도를 시키셨습니다. 역시 같은 이유로 검도도 꾸준히 하여 검도 4단자격증도 취득하였습니다. 이렇게 저는 패러독스같은 삶을 영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께서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셔서 가정형편이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원래 가사일을 하시던 분이시라 저희 집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 치달았습니다.
저는 여동생을 둔 장남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 어머니의 눈물을 본 순간 저는 그 날 하루종일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저는 완전 부모님 등골을 쪽쪽 빼먹는 개망나니같은 존재였었거든요. 그 다음날 제 이웃이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해 소송했다가 오히려 패소하는 억울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날 티비에서는 [홀리데이]라는 영화가 나왔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저는 그날 인권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집안을 위해,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서울대법대가 대한민국 최고학교 최고학과라더군요.
그날부터 제 목표는 서울대법대였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 가방을 들어주며, 심부름을 하며 공부를 배우고 공부를 밤새도록 하기시작했습니다.
그해 겨울은 정말 따뜻했습니다.
50일 가량을 정말 하루 평균 30분 자는 스피릿으로 공부만했습니다.
고등학교 배치고사 저는 난생 처음 전교1등을 하였던 것입니다.
재수-------------
재수의 생활은 한마디로 Pride&Prejudice(오만과 편견)이었습니다.
학원에 입학한 날 아이들은 패배감에 젖어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저는 달랐습니다.
아이들의 수능 점수는 그 때 제 기준에서 봤을 때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아이들은 수능에서 실패했지만 저는 수능에서는 성공했던 것입니다. 그날부터 저 마음 속에는 자만심이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안하문인의 건방진 재수생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말 아이러니컬하게 모의고사 498점이 연달아 나오고 만점도 맞았습니다. 저는 학원내에서 아니 대전내에서 엄청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그때 많은 여자애들이 저를 동경의 시선으로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저를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이성에 눈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라고 할 수 없지만 제가 정말 진심으로 미치도록 제 자신보다 사랑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을 위해 공부를 손에 놓았습니다. 그 여인과 옆에 있기 위해서...
그 이외의 여러 재수생활의 안좋은 모습들은 제 글을 참고해보세요.
수능 성적표를 받은 그 순간 전 자살충동에 휩싸였습니다. 온갖 회한들이 밀려오고 부끄러움 수치심, 자괴감 등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싶지 않아 부모님께는 성적표를 잃어버렸다고 하고 잘 나왔다고 속였습니다. 부모님은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드디어 아들이 그토록 원하던 서울대를 간다는 사실때문에... 저는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제작년 겨울을 보냈습니다.
혼자 마음아파하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그러다 제 안에 꿈틀대던 날개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저는 싸이렌 소리를 듣는 순간 다시 한 번 날개짓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서 이 초심을 잊지 않고자 공신 사이트 들어가 제 실패 수기를 작성하고 전국 60만 수험생에게 약속했던 것입니다.'내년'엔 꼭 돌아오겠노라고....
09수능 이후~현재
수능보고 와서 저를 기다리는 엄마에게 달려가 확 끌어안겼습니다. 펑펑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엄마는 그 때 제가 또 망한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것입니다.
집에 들어오고 방문을 잠그고 인터넷을 켜서 채점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제 예상대로 저는 수능을 잘 보았던 것입니다. 이제 제 꿈이 눈 앞에 실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확실히 경찰대와 육사는 합격이 100%라고 확신했습니다.
채점하고나서 부모님께 큰 절을 올렸습니다. 부모님께 안기고 사랑한다고 백 번 넘게 얘기했어요.(징그럽죠?ㅋㅋㅋ)
수능 성적표 받던 날 햇살은 정말 눈이 부셨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햇살보다도 따스하고
아름다운 햇빛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육사 합격했다고 연락이 오고 그 다음 주에는 충남경찰서에 전화해보니 충남 지방 경찰청장이 직접 전화를 바꾸어서 합격 축하한다고 전해주시더라고요. 문제는 서울대학교였습니다. 12월 29일 인터넷에 구본석-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인문계열 1차 합격이라는 문구가 뜨더군요. 그 날 정말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3시간 넘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시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2년전에도 같은 상황에 직면해있었고 그 때도 실패를 겪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다음날 부터 다시 미친듯이 초열공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서 논술 면접을 보고 온 이후 1월 30일 저는 드디어 해낸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인문계열 최종합격"
4월 어느날 저는 중전(중앙전산원)에서 과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온 것이었어요.엄마한테 전화가 온 것인데 서형일 공신님이 저한테 전화를 걸었다는 군요.그래서 저는 그 번호를 받아 전화를 걸었더니 저보고 어떻게 됐냐고 묻더군요. 저는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형일이 형이 제가 작년에 쓴 실패 수기를 보시고 결과가 궁금해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 약속을 이루었고 드디어 여러분 앞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삼수-------------------
3월
3월 2일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이 개학하는 날, 그 날 저도 공부하러 도서관에 갔습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공부를 시작해서 그런지 정말 공부가 안되었어요.
한참동안 있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엄청 비참해졌습니다.
암울 그자체....
하지만 의욕은 워낙 앞선 터라 3월은 정말 오기로 근근히 버텼습니다.
그때까지는 아직 실패의 경험이 너무나 생생하게 남아있어서...
4월
-4월은 잔인하다-T.S.Eliet
이제는 그 스피릿도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점점 저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회귀해가고 있었습니다. 삼수생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자 다시 예전 재수생때처럼 나태의 늪 속으로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6시 기상을 목표로 했었으나 점차 7시, 8시,10시,나중에는 오후 1시 이렇게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늦게 일어나다보니 모든 공부계획이 다 흩뜨러져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고 그 중압감으로 인해 공부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늦게 일어나면 그냥 집에서 공부해야겠다고 자기 정당화를 시작하고 결국 하루를 날려먹게 되는 날이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벌레같은 4월을 보냈습니다.
자기 패배감과 나태함, 자기 합리화,회한,자괴감의 연속이 4월을 장식하였습니다.
5월
-生卽必死 死卽必生-李舜臣
5월이 되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이러다가 나는 다시 망한다. 나는 다시 망하면 죽는다.
저는 이 무렵 유서를 작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수를 망하는 그 순간 이 세상을 미련없이 떠나기로...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유서를 작성하고 나니 살고 싶은 충동이 마음 속에서 꿈틀대더군요.
전 대학생활을 누리고 싶었어요.샤 정문을 지나서 서울대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거닐고
미팅도 하고 소개팅도 하고 헌팅도 하고 클럽도 가고 싶고 여자친구도 만들어서 제 목숨을 다바쳐 사랑도 하고 싶었습니다.
나아가 법정에 서서 정의를 수호하고 청중들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모든 삶의 변혁을 꾀했습니다. 제가 평소 다니던 대학 도서관은 저희 집에서 조금 먼 산골짜기에 있는 대학교였어요. 마치 관악산에 서울대 있는 것처럼요. 제가 생각해낸 것은 바로 그 도서관 바로 옆에서 텐트치고 생활하는 거였어요. 정말 모두들 미쳤다고 했습니다. 정신 나갔냐고. 예, 전 그 당시 정신이 나가있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단순히 성공의 욕구가 아닌 생존본능. 그 때 부터 저의 새로운 삶은 시작되었습니다. 새벽 6시가 되면 청소 아저씨가 청소하러 오시기 때문에 저절로 깨어나게 됩니다. 그럼 텐트를 걷습니다.그리고는 아침을 먹습니다. 문제는 주변에 아침을 하는 곳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매일 편의점 음식 먹기도 그렇고.그래서 직접 집에서 가스 버너를 가져와 냄비로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일주일치 라면을 미리 사갔던 게지요. 정말 눈물의 라면이었습니다. 그렇게 라면을 먹다보면 엄청 맛있다가도 내가 이렇게까지 사는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리고는 마음이 강철처럼 단단해집니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머리를 대충 감고 세수를 하고 대략 7시. 공부를 시작합니다. 12시 반이 점심시간이었으니 그 때까지 단 한번의 미동도 없이 공부만 파고 들었습니다. 단 하나의 잡념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물론 가족과도 만나지 않은 상태였는데 관심 가질 대상조차도 없었습니다.
TV는 물론 인터넷도 사용하지 않으니 바깥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하루 24시간 단 2마디의 말만 한 저였습니다.
점심,저녁 때 "식권주세요." 이 말한마디요.
완전 관심 대상은 저밖에 없었으니 공부에만 초집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따사로운 5월의 봄은 지나갔습니다.
6월
6월에 접어들자 마자 6월 모의평가를 쳤습니다.
엄청 어려웠던 시험으로 기억되던 모의평가.7차 교육과정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린 그 시험.
전 490대를 찍었습니다. 그 어렵다는 수학도 100점 만점 맞고 다시 옛날의 영광을 되찾았습니다.
모의 평가를 본 후 자축하는 기념으로 혼자서 몰래 서울대 구경을 갔다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간 날은 마침 촛불시위로 인한 동맹휴학날이었고, 캠퍼스는 한산했습니다.
저는 이전에 했던 캠퍼스 구경과 또다른 풍경의 캠퍼스를 구경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대학생으로서 시위를 참가하지 못한 것에 심각한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청에 갔다와 대대적인 촛불시위에 참가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저는 대학교가 너무나 가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숙박(?)을 3일 주기로 했는데 이제는 일주일 주기로 한 것입니다.
일요일 저녁에 1주일 생활비를 받아들고 토요일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고 대학교 도서관에서
숙박을 하면서 공부를 한 것입니다. 토요일 오후까지 공부하고 집에 들어가 일요일 점심까지 푹쉬었습니다.
저만의 휴가였던 거죠.
전 그날만을 위해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기 시작했습니다.
7월
...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百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
-유치환,[생명의 서]
7월은 본격적으로 시험공부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왜냐하면 8월에 육사와 경찰대 시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3 수능 한달 남겨 놓은 수험생처럼 완전 시험체제에 딱맞추어서 공부했습니다.
시험이라는 부담감은 절 끊임없이 자극 시켰고 저는 미친듯이 달려나갔습니다.
수험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더위와의 싸움입니다.
하지만 고3의 여름을 저는 3번째 맞는 입장이었습니다.
더욱이 하루 18시간 공부를 강행했던 제 정신이 아닌 저로서는 더위가 오히려 저를 공부하도록 자극했습니다.
이희승의 [딸깍발이]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요놈, 괘씸한 추위란 놈 같으니!, 네가 지금은 이렇게 기승을 부리지만, 어디 내 년 봄에 두고 보자.”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더위가 저를 제압하려하면 할수록 오히려 심장 속에서 뜨거운 피가 분출되었습니다.
몸이 열기로 뒤덥히고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그 순간, 저는 쾌락을 느낍니다.(참고로 전 변태가 아니에요ㅠㅠ)
극한의 상황을 견뎌내가는 제 자신이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거죠.
더우면 더울수록 저를 더욱더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아가고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공부하던 저는
실존을 찾는 사막의 구도자같은 성취감을 맛보았던 것입니다.
8월
본격적인 시험 시즌이었습니다.
8월 첫째 주, 육군사관학교 시험.
드디어 정말 오랜만에 실전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시험감독은 확실히 군인들이라 그런지 수능보다 더욱더 철저했습니다.
1교시 언어
2교시 영어
3교시 수학
내리 다 맞았을 것 같은 예감으로 시험을 치렀습니다.
집에 와봐서 채점을 해보니 언어에서 하나 미스...
아쉬웠습니다.채점을 한 순간 전 육사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육사를 너무 잘 본 전 자만심이 다시 생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2주 후에 무시무시한 경찰대 시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2주 전 정말 제 공부의 극한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루 20시간 공부, 잠은 3시간...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는 실제로 구토까지 하였습니다. 공부하다가 갑자기 구토를 하는데
초록색 위액이 나오는 것이었요. 갑자기 그 순간 코피도 벌컥벌컥 쏟고...
전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여기서 내가 죽는 구나. 하지만 행복하다.이렇게 죽을 수 있어서.
난 내 인생에 최선을 다했고 부끄럽지 않다. 죽어서도 정말 후회는 없으리라.
그러나 전 죽지 않고 경찰대 시험을 치루었습니다.
역시 1 교시 언어
2 교시 영어
3 교시 수학
언어시험 보고 나서 쉬는 시간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무나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그렇게 행복해본 적은 처음입니다.
갑자기 모든 하나하나가 다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울고 나니 카타르시스를 느껴 영어와 수학을 대박을 쳤습니다.
집에 와서 채점해보니 언어와 영어는 모두 100점 만점 수학은 80점대.
커트라인을 보니 238점. 오르비사이트나 주변 입시 사이트를 통해 알아보니
전 거의 수석권에 수렴한 점수였습니다. 제가 아는 경찰대 선배가 있는데 그 형 말로는 교수한테 욕만 안하면
무조건 합격이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드디어 엄청난 쾌거를 올린 것입니다.
2주후 역시 저는 경찰대학교 1차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있었습니다.
9월
9월 초반에는 다시 한 번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편해져버린 것입니다.
슬슬 마음 속에서도 경찰대가서 앞날이 보장되는 경찰이 될까라는 생각을 시작하였고
주변에서도 경찰대 합격이 거의 확실시되니까 저에게 막 깍듯이 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연락 두절되었던 친구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다 연락이 오고
부모님 친지들은 집에 거의 매일 먹을 것 같은 것을 가져다 주시고
저에게 깍듯이 인사하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9월에 육사랑 경찰대 2차 시험이 연달아 있었는데
그 시험 보는 데만 해도 1주일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러다 경찰대에서 어떤 아이와 친해지게 됐는데 그 애도 저랑 같은 곳에서 공부하고 있더군요.
그 아이와 다시 합심하여 숙박체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슬슬 날도 추워져 텐트는 무리였고 이제는 대학교 복도에 있는 소파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소파에서 이불 깔고 자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엄청 쪽팔렸습니다.
하지만 둘이 같이 하다보니 점점 철면피가 되어버렸고
우리 둘은 다시 완전 미친듯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선의의 경쟁자로서 서로에게 절대 너그럽지 않은 채찍질을 가하였습니다.
그 때는 정말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10월
한 달 동안 우리는 수험생활 중에서 가장 빡센 한달을 보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서로가 번갈아 라면을 끓여주고 같이 눈물의 라면을 끌여먹고
공부할 때 졸면 따끔히(?) 깨우고
점심 저녁먹는 것도 절대 30분을 넘기지 않고
새벽 2시 넘게까지 서로에게 지지 않기 위해 일어나지 않고 공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누구에게도 남부럽지 않은 한 달을 보냈습니다.
이 때에는 애들이 보통 문제풀이를 많이 하는데 저희들은 끝까지 개념공부를 놓지 않고 기출문제만을 풀고
또 분석하고 하는 등의 대인배 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11월
슬슬 수능 한파가 시작되고 우리의 숙박도
드디어 철수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숙박 마지막날 우리는 남들이 보든 말든 우리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여러 곳곳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온갖 포즈도 잡으며 사진찍고 그 후에 마지막날의 딥토킹을 하였습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의 인생을 감싸주는 그런 대화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수능 전날까지 단 한번의 흐트러짐 없이 우직하게 공부를 하였습니다.
수능 전날 방안에 혼자 있고 거기서 눈물을 혼자 펑펑 쏟았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전 수능이 망해도 좋다고 처음 생각했습니다.
전 결과보다 과정인 중요하다고 처음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삼수 1년이라는 과정은 그 이후의 어떠한 결과보다도 제 인생을 값지게 했던 것입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미래의 배우자가 될 그녀에게, 제 자식들, 손자들에게
단 하나의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었으니까요.
마치면서
제 성공수기를 넘어 인생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다보니 두서가 없었네요.
여러분, 여러분도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으시면 지금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나라고 자문해보세요.
단 10%라도 그렇지 않다면 항상 실패의 가능성은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자기 자신에게 100% 최선을 다한 순간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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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복금 못 풀어주나? 폰같은데 갖고 다니면서 지칠 때마다 읽고 싶은데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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