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을 말하면 떠오르는 것은. 효율과 소음일까. 혹은 고급 수입차 브랜드가 최근 10년 사이 선풍적으로 판매했던 연비 좋은 디젤 세단일까. 아니면 배출가스 조작으로 시끄러웠던 자동차 브랜드의 그것일까.
# 디젤엔진은 선박에 먼저 사용했다
대부분 디젤 엔진의 역사를 설명하면 ‘루돌프 디젤’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디젤 엔진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높은 압축비로 연료와 공기를 연소실에 분사해 폭발하는 디젤 엔진을 만든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루돌프 디젤은 1892년 디젤 엔진의 특허를 냈다. 당시는 특허의 시대였다. 토마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가 활동했던 시기이며 많은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고 사고 팔았다. 루돌프 디젤 역시 마찬가지다. 조금 앞선 1890년. 허버트 아크로이드 스튜어트가 압축점화 엔진의 특허를 냈지만 연료만 연소실에 넣는 방식이었다. 1891년에는 리처드 혼스비가 압축 분사 시스템을 사용한 특허를 냈다. 그리고 루돌프 디젤은 두 가지의 장점에 연료와 공기를 섞어 분사하는 방식을 얹어 디젤 엔진의 특허를 낸다. 3년간 일어난 일이다.
이렇게 등장한 디젤 엔진은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주로 증기선을 대체하는 선박의 동력원으로 각광받았다. 루돌프 디젤은 1913년 바다 위의 디젤 선박에서 실종됐다. 그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남았고 디젤 엔진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 경제성의 논리, 디젤 엔진의 성장사
자동차의 거의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디젤 엔진 역시 경제성, 효율성 즉, 상품성에 기준을 둔 발전을 했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높은 압력을 견뎌야 했으므로 크고 무거웠다. 그리고 압축해서 착화, 폭발하는 특성상 진동도 심했다. 당시의 자동차들은 그래서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 않았다. 덧붙이자면 19세기 말부터 등장했던 전기 자동차 역시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내연 기관과의 경쟁에서 도태됐다. 경제성의 논리 때문이다.
루돌프 디젤이 디젤 선박 엔진을 실용화하고도 수십 년이 지난 후에야 자동차에 디젤 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프랑스의 푸조는 타입 156에 디젤 엔진을 올렸다. 커다란 차체라서 가능했던 커다란 디젤 엔진을 올렸는데 양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2년 뒤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트럭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자동차의 디젤 엔진 시대가 열린다.
이후로 디젤 엔진은 주로 트럭과 같은 대형차에 사용했다. 이유는 크기와 무게와 소음, 진동과 같은 지금의 단점과도 같았다. 1950년대까지 가솔린 엔진의 자동차가 승용차로 각광받았고 디젤은 트럭용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 ‘터보’ 붙인 디젤 승용차...전환점 맞아
1968년 푸조는 ‘204’ 모델을 내놓는다. 배기량 1255cc의 세계 최소형 디젤 엔진을 넣었다. 비록 47마력의 낮은 출력이었지만 기존의 디젤 자동차와 선을 긋는 모델이다. 대중에게 승용차에도 디젤 엔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1970년대 석유파동이 시작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977년 출시한 ‘300 SD’는 3.0리터의 직렬 5기통 터보차저 디젤 엔진을 올렸다. 대형 고급 세단이자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시끄럽고 덜덜거린다는 인식의 디젤 엔진을 채용한 것은 당시로는 충격이었다. 이후로 승용차에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디젤 엔진은 SUV의 탄생과 함께 영역을 확대한다.
1970년대의 디젤 엔진 등장은 유류비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다.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으로 보다 경제적인 자동차를 원하는 시장에 맞춰 디젤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1979년 일본 이스즈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쌍용 코란도가 등장했다.
# 규제와 기술의 대결...디젤엔진 전성기의 시작
1990년대 이후로는 디젤 엔진이 전성기를 맞이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다목적 차량이라는 이름으로 SUV가 대거 등장하면서 트럭에 주로 사용한다는 인식의 디젤 엔진이 승용차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국내에서도 1991년 현대정공이 생산을 시작한 SUV 갤로퍼를 시작으로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등이 국내 SUV를 대표했다. 당시는 SUV라는 명칭 보다는 ‘지프차’라는 분류로 이 차들을 부르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관행을 깬 차가 바로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로 둥근 외형을 가진 세계 최초의 도심형 SUV로 등장한다. 물론 디젤 엔진을 얹었다.
같은 시간 디젤 엔진은 커다란 규제가 시작된다. 유럽연합이 1992년 최초로 시작한 배출가스 규제안 ‘유로1’이 시작이다. 우리나라에는 1994년부터 적용을 시작했는데 골자는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분진, 질소산화물 등을 줄여 환경을 개선하자는 내용이다.
이때부터 3~4년을 간격으로 규제를 조이는 상황에 디젤 엔진은 기술 발전으로 대응한다. 시작은 디젤차 배기가스와 함께 나오는 분진을 줄이는 것이었다. 디젤차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는 시절. 그것을 줄이고자 규제가 시작됐다.
DPF라는 분진 필터를 장착하기 시작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후 유로3가 시작되면서는 엔진에 연료를 전자식 제어를 통해 분사하는 커먼레일 직분사 (CRDi) 방식이 들어갔고 터보 인터쿨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로4는 우리나라에서 경유차들에게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보통 매연을 모아 태우는 DPF와 배출가스를 재순환해 태워버리는 EGR을 조합해 사용했지만 이때부터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이 등장한다. 디젤 엔진이 큰 트럭에 먼저 들어갔듯이 SCR방식 역시 상용차에서 먼저 사용했는데 국내에서는 자일대우상용차가 적용했다.
# ‘친환경디젤’의 전성시대...요소수 사용 크게 늘어나
우리나라에는 2011년, 유럽에서는 2008년 적용을 시작한 기준 ‘유로5’는 디젤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바꾸었다. 기존 디젤 엔진에 비해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크게 줄였고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동시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적게 나오면서 이른바 ‘친환경 디젤’이라고 불렀다.
국내에서도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 엔진의 승용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승용차들은 유로5 기준을 맞추면서 질소산화물을 모아 태워버리는 LNT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불과 몇 년 뿐이었다. 대부분의 디젤 자동차들은 유로6 기준을 준비하며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유럽은 2014년, 우리나라는 2015년 유로6 기준으로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기준을 한 단계 더 강화했다.
‘유로6’ 기준을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모든 디젤 자동차가 맞추기 시작하면서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 사실 디젤 엔진에서 앞서 설명했던 LNT는 반드시 EGR과 함께 등장해야했고 DPF도 필수로 사용했던 만큼 어느 한 가지로 환경규제를 맞추는 것이 아닌 복합적 대응을 시작했던 것이다.
# 늘어나는 경유 소비, SCR관리가 친환경의 핵심
일부 자동차 업계에서는 승용 디젤차의 판매가 줄어든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디젤 자동차가 달리는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방식의 신차가 계속 판매되고 있으며 내년 출시를 예고한 신차들에도 디젤 엔진은 계속 이어진다.
한국석유공사의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2000년 수송용 휘발유의 소비는 788만4천toe (toe:열량단위에너지기준)이었지만 2010년 849만8천toe로 소폭 상승한다. 이어 2019년에는 1천만3천toe까지 늘어난다.
같은 기간 수송용 경유의 소비는 2000년 1328만3천toe에서 2010년 1509만9천toe로 늘었고 2019년 1974만9천toe로 크게 늘어난다.
즉, 수송용 휘발유의 소비가 26.8% 늘어나는 동안 경유의 소비는 48.67%나 늘어났다. 이 통계를 해석하자면 같은 기간 디젤 자동차의 수가 늘어났고 주행이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등장한 디젤 자동차의 신차는 주로 SCR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서 디젤 자동차의 친환경 성능 관리는 곧 SCR관리로 이어진다는 점을 상기하게 된다.
첫댓글 차주에게는 부담가네요
마당에 볼보500,엑시엔트 450km에 유록스 10리터한통
어림잡아 500km달리면 요소수비용이 10,000원
저는 5300원짜리 써요 ㅎ유로파꺼
디젤의 역사를 한눈에~~~~~아니 엔진의 역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