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거기 가고 싶었습니다.
여러 해 전부터 거기 가려고 여러 여행사를 기웃거렸지요.
그런데 제가 가고 싶은 연말연시에는 성원이 되지 않아서 계속 취소되었지요.
그 바람에 터키도 가고... 또 다른 곳도 다녔지요.
싼 여행사.
노랑풍선 홈페이지에 보니 13일짜리. 11일 짜리. 9일짜리가 있다. 더 짧은 것도 있다.
12.24.에 출발하여 1.3.에 돌아오는 10박11일을 택하고
또 취소될까봐 아예 담당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최소 6명이면 출발 확정인데, 이미 4명이 예약을 했고, 나까지 하면 6명이니
이미 확정된 셈이니, 그리 알고 있으라고 한다. Yes!
여러번 해외를 다니다보니 아내도 이제 짐 꾸리는데 도사가 되었나 봅니다.
저는 아예 거뜰떠 보지도 않았는데, 한 열흘전부터 가방을 내놓고 하나하나 챙기는 모양이었지요.
환전도 자기가 알아서 하고, 여권도 찾아놓고...
저는 여행사에 돈 보내는 일을 했습지요.
출발 바로 전날도 송년회에 갔다가 밤 늦게 왔고.....
다음날 아침 제 치솔 하나 챙긴게 제가 한 일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요.
하여튼 12.24.10:00쯤에 인천공항 M23 카운터에 가니,
여직원 하나가 비행기표.일정표.여권을 주면서
각자가 알아서 체크인 하고, 짐 부치고, 비행기를 타고 가란다.
일행이 20명이면 안내 가이드가 따라 가는데, 18명이라서 안내 가이드가 따라가지 않고,
델리 공항에 내려서 밖으로 나가면 현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그래도 될까? 쩝!!
알아서 안으로 들어가서
면세구역을 돌아다니면서 놀다가.....
12:30발 OZ 767 아시아나를 탔다.
단체여행객이 늘 그렇듯 뒷쪽 C구역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제법 있는데, 누가 우리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인도 젊은이들이 20명쯤 되는데, 무척 시끄럽다.
인도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우리나라에 왔다가 가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비행기가 출발을 할 생각을 않는다. 안내 멘트도 없다.
그 인도 젊은이들이 우르르 앞쪽으로 몰려 가길래,
앞에 좋은 자리가 많이 비어서 그리로 가나? 내가 먼저 갈 걸 그랬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 또 그놈들이 우르르 시끄럽게 떠들며 다시 뒷자리로 돌아간다.
그제사 안내 멘트가 나온다.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짐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린단다.
그러고도 한참을 기다려도 출발을 하지 않는다.
몇몇 승객이 짜증을 부리자....
여승무원이 설명을 하는데
- 이 비행기는 미국에서 출발해서 인천공항을 거쳐서 델리로 간다.
- 인도인들이 미국에서 타고 와서 인천에서 잠시 내렸다가 다시 탔는데, 두 사람이 표를 잃어버렸다.
- 1명은 찾아서 다시 비행기에 탑승하였고, 1명은 찾지 못하여 결국 내려야 한다.
- 그 사람의 짐을 찾아서 내리는데 시간이 걸린다
....
젠장,
그러다가 그러다가
13:20경에 비행기가 꾸물거리며 움직이다가 이륙했다.
비행기 참 좋아졌습니다.
개인별 모니터가 있어서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골라서 마음대로 보거나 듣거나 할 수 있습니다.
첫 화면이 이래요.
그래서 영화를 손으로 터치하면, 그게 세부적으로 또 나눠지지요.
그 항목을 터치하면 더 자세하게 영화제목이 여러 개 나옵니다.
지금 우리 비행기가 어디를 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항목도 있어요
우리 비행기는 인천에서 출발해서, 제주도 상공을 거쳐 거기서 상하이쪽으로 우회전하고 비스듬하게 미얀마.태국 부근을 지나서 델리로 갑니다.
마침 제이리가 사는 방글라데시 다카를 조금 지났을 때 제가 이 사진을 찍었네요.
비행기가 이륙한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점심을 주는데,
쇠고기와 밥 맛 있이 좋아요.
와인을 화이트 한잔, 레드 한잔 두잔을 시켜 먹고.....
클래식 영화를 찾아갔더니, <34번가의 기적>이 있어서 봤지요.
그리고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들었다가 깨니,
창밖이 저런 모양이었습니다.
비행기를 내리기 얼마 전에 또 샌드위치 하나씩 주더라구요.
비행기가 현지시간으로 19:10에 델리 인디라 간디 공항에 도착했지요.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3시간 30분이 늦어서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22:40분이었으니,
비행기 안에서 꼬박 10시간을 지낸 셈이지요.
저희 부부도 그렇지만, 인도를 패키지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미 여러번 해외여행을 다녀서
다 알아서 할 줄 아는 모양입니다.
이민국을 통과하고 짐을 찾아서 세관을 통과해 나가니
이제 살 것 같았지요.
노랑풍선 이라는 팻말을 든 현지가이드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인도인이었습니다.
제 사진 오른쪽 뒤쪽에, 등에 가방을 메고, 다리 사이에 빨간 가방을 놓고 있는 사나이.
그가 우리 인도여행을 책임질 인도인 1981년생 총각, 리시 나라연 굽타 입니다.
우리부부가 가장 빨리 나왔던 모양으로 다른 팀들이 다 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지요.
날씨가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울보다는 덜 추워서 겉옷을 따로 담고,,,,
일행이 다 모이자 30인승 버스로 안내되고
가이드 나라연이 자기 소개를 하고
인도말 두 개를 가르쳐준다.
나마스떼 : 안녕하세요. 안녕.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두루 통한단다.
단네와드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10박11일 여행 동안 이 두 단어는 무수히 지껄였습지요
버스를 타고, 중국식을 한다는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아이구... 길이 엉망이다. 비포장. 먼지.........
앞으로 열흘을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확! 밀려왔지요.
그러나 중국식을 한다는 집으로 안내되어 닭고기, 밀가루빵, 안남미(알랑미)로 만든 밥...
그렇게 먹는데 괜찮다. 이 정도면 견딜만 하다 싶다.
다 먹고 나니 테이블별로 1불씩 팁을 주란다.
인도는 다 그렇게 한단다...
나오다가 재미난 걸 보고 찍었습니다.
사진이 흐리게 나왔지요?
SERVICE OF LIZUOR TO ANY PERSON UNDER THE AGE OF 25 YEARS IS PROHIBITED
25세가 안된 사람에게 술을 제공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왜 25세인지를 가이드에게 물었는데
우물우물 거려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게 미성년자라는 뜻인지 어떤지....
아주 허름한 호텔로 안내되어 하룻밤을 자는데
꼭 어디 시골 여인숙 같은 느낌이었지요.
방이 썰렁하길래, 온도조절장치를 Heat에 놓고, 온도를 30도로 하고, 바람 세기를 3으로 하고 잠을 잤는데.....
또 젠장!!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인도에는 난방이 되는 호텔이 없답니다.
난방이 되는 버스도 없답니다.
따라서 에어콘으로 냉방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온도조절장치를 꺼야된다네요.
우리 일행들 대부분이 그걸 모르고 찬 바람을 맞으며 밤을 지냈으니.....
웃겼지요.
이제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본격적인 인도.네팔 여행이 시작됩니다.
첫댓글 기행문 적나라 합니다. 실감 나네요
더 자세하게 쓰고 싶은데... 진도는 나가야 하고, 다른 일도 해야하고.... 읽는 사람들 시간도 생각해줘야 하고.....그렇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현장감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