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공사비가 책정된 전통목조건축은 대부분 전문 설계사가 설계를 해주는데 전통목조건축 원칙과 동떨어진 설계가 있어 소개한다.
보칸 거리(종축 거리)가 20자(6m) 이상인 전통목조건물의 평면은 '一' 형 구조를 추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건물 수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회첨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이다.
전통목조 건축물에서 보와 보, 도리와 도리는 회첨 기둥에서 맞춤 되는데 목재는 여러 부재가 한 자리에서 맞춤 될 때 구조적으로 취약해진다
또한 목재는 돌려는 성질이 있는데 보나 도리처럼 큰 부재가 여러개 맞춤되는 회첨 기둥은 비틀림 응력이 집중될 수 있다.
평면 구조가 곱자('ㄱ'자)형, 'ㄷ'자형 또는 'ㅁ'자형 건물은 구조적으로 내림 마루만 있고 추녀 마루는 없는 지붕 구조를 갖게 되는데 이 곳은 누수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기왓골(붉은 원 부분) 하나에 상부 지붕 빗물이 모두 모여 흐르기 때문에 역류할 가능성이 있고 구조적으로 틈이 좁기 때문에 상부 지붕에서 빗물에 떠밀려 온 낙엽에 막힐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지붕 구조가 있는 건물 주인은 봄마다 이 곳이 낙엽으로 막혔는지 살펴 제거해 주어야 장마철에 안심할 수 있다.
또한 이 부분 기와를 이을 때 건물주는 주의깊게 살펴 꼼꼼하게 작업하도록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그만큼 하자가 많은 부분이란 얘기다.
옛 어른들은 아무리 기와를 잘 이어도 회첨골 하나에 지붕 수명이 20년씩 줄어든다고 말씀하셨다.
기와 수명은 통상 50~70년 정도로 잡는데 회첨이 3개인 지붕 수명은 고작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설마 으리으리한 고래등 같은 건물 수명이 고작 10년 정도 밖에 안될까 싶지만 10년 정도 지나면 하자가 생기기 시작할테니 과장된 엄포라고 무시할 수만 없는 경고이다.
한 기왓골에 순간 흘러 내리는 빗물의 양(量)은 기왓골의 길이 즉 보 칸 거리(종축 거리)에 비례한다.
따라서 보 칸 거리가 20자 이상인 건물에서 회첨골이 생기도록 건물 평면을 곱자('ㄱ'자)형, 'ㄷ'자형 또는 'ㅁ'자형 구조로 하면 회첨골에서 빗물은 그야마로 폭포수가 된다.
기와 지붕에서 가장 기피해야 할 구조는 서까래가 겹치는 구조다.
이렇게 서까래가 겹쳐 있으면 위에 얹어진 서까래는 10년 안에 썩어 버리고 만다.
하찮은 건물이라면 부득이한 경우 이런 구조의 지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나 거대 건물에서 이런 구조는 잦은 보수공사가 팔연이니 그야말로 뻘짓이다.
전통목조건축에서 평면 구조가 'ㄷ'자형 또는 'ㅁ'자형 건물은 예전에 대지가 제한된 도시에서 유행했던 구조이다.
전통 목조 건축물마저 건폐율과 용적율을 따지는 시절이 되면서 대지가 여유있는 시골에서도 '一'형 건물보다 곱자('ㄱ'자)형 평면 구조를 선호하고 있다.
복잡한 구조가 더 세련되고 기품있어 보인다는 편견과 도시의 평면 구조를 따라하는 맹목도 'ㄷ'자형 또는 'ㅁ'자형 구조를 선호하게 했단다.
전통목조건축물은 건폐율로 얽매지 말아야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데 이런 정책은 누가 해주나?
문화재청? 아니면 설계사 협회? 목수가?
전통목조건축을 천직으로 여기는 목수라면 맨 위 사진같은 지붕 구조가 되는 설계 따위는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복잡하여 화려한 구조보다 수수하여 단순한 구조가 더 원칙과 본질에 가깝다.
존재는 원칙과 본질이 지켜질 때 유지된다.
원칙을 지키고 본질을 최대한 살려 지어진 건물이 자손만대 오래오래 유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기와 마감은 반드시 하자를 불러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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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첫번째 사진같은 지붕구조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배수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와의 이음매를 가주가 어찌 알겠오?
작업 하시는 도편수가 신경을 써 올려야지.
지붕이 상당히 복잡해보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