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불쾌한 실랑이를 벌인 일화를 가진 태국인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의 나쁜 행동을 촬영한 동영상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다. 아마도 <유튜브>(YouTube) 사이트에 태국어 제목으로 올려진 이 동영상은 그래서 23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이 동영상에서 경찰은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들의 [숨겨진] 검문소를 지나가는 남녀 커플을 발로 차서 쓰러뜨린다. 이러한 일은 6천5백만명의 인구에 중위권 정도의 소득수준을 지닌 국가에서 일어난 일로서는, 결코 사소한 일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뒤따르던 차량의 블랙박스 카메라가 촬영한 이 동영상은, 태국 경찰이 검문소에서 벌이는 일에 관한 속성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동영상) '유튜브' 사이트에 공개된 블랙박스 카메라 동영상.
태국 경찰이 차량 탑승자를 미국 경찰 스타일로 정지시키고 하차시키는 일은 매우 드물다. 즉, 경광등과 사이렌을 울리면서 오토바이를 추적하는 방식이 아니란 것이다.
도로 한켠에 비켜서서 단순히 손짓만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불러세우는 것이 태국 경찰들의 전형적인 단속 방식이다. 도심에서든 어두운 고속도로에서든, 밤이 되면 경찰은 도로에 스파이크가 박힌 장애물과 바리케이드를 구비한 검문소를 설치한다.
(사진: Luis Enrique Ascui / AFP) 방콕 시내에서 심야 단속을 벌이고 있는 태국 교통경찰관의 모습. 2003년 촬영.
대부분의 차량이나 오토바이들은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그곳을 통과한다. 하지만 그 중 일부는 도로 한편으로 차를 댄 후 검문을 당한다. 이러한 선택적 검문은 매우 임의적이다. 그것은 뉴욕 시가 사용한 '정지 후 손으로 더듬는 정도의 가벼운 검문검색'(stop and frisk)이라는 논란의 전술을 마치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이 고안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과 같다.
위에서 공개된 유튜브 동영상은 방콕에서 촬영된 것으로, <헬멧 없는 오토바이 탑승자들을 정지시키는 기술>이란 비아냥거리는 제목을 달고 있다. 여러분은 이 동영상의 42초 부분에서, 어두운 밤 좁은 골목길에 설치된 검문소를 지나는 2대의 오토바이들을 보게 될 것이다. 2번째 오토바이에는 남녀 한쌍이 탑승했는데, 경찰이 그 오토바이를 발로 차자 그들은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아스팔트와 충돌한다.
이 동영상을 촬영해서 올린 차량 운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자신이 창문을 내리고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경찰관 한명은 "나는 오토바이를 발로 차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계기판 위에 성치된 블랙박스 카메라를 보여주자, 그 요원은 말문을 잃었다고 한다.
오토바이를 걷어 찬 남자는 누구였을까? 태국 교통경찰의 '한 장성급 간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경관은 자원봉사 경찰(=자원 방범순찰대)이었다고 한다. 이 간부는 분명 해당 동영상이 자신의 관할 부서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 간부는 해당 가해자에게 관할구역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는 문서 사본과 법원의 출두명령서 사본을 게시했다.
경찰의 부정부패는 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이다. 도로변에서 갈취를 한다든가 인권유린을 하는 일은 다반사이다. 하지만 카메라 폰을 장착한 군대, 즉 차량용 블랙박스 카메라가 그 해법의 일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태국의 교통경찰 가운데서도 '거리 레이싱'을 단속하는 조직은 그 부대 마크에 "도로의 독수리"란 명칭을 사용하는데(좌측 사진 참조), 심지어 이들은 그보다도 더욱 공격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운전자들을 단속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