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순환적혈구량이 조직내 산소요구량을 충족시키지 못할 만큼 감소한 경우를 빈혈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직내 산소요구량의 충족여부는 적혈구의 양 뿐만 아니라 폐기능, 심장기능, 혈관 등의 상태에 의해서도 좌우되므로 임상적용에 제한이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보통 빈혈은 순환혈액내 적혈구수, 혈색소량(hemoglobin), 또는 적혈구용적(hematocrit)이 정상이하로 감소된 경우를 말한다. 대개 빈혈은 말초혈액내의 hemoglobin concentration이 환자의 나이와 성별, 임신여부를 고려한 정상치(표 1) 이하로 감소된 상태로 정의한다.
표 1. 빈혈의 기준(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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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헤모글로빈(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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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 6세 11
6 ~ 14세 12
성인남자 13
성인여자 12
임 산 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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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빈혈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빈혈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저산소증과 연관된다. 만성적으로 발생한 빈혈의 경우 증상이 생기는 빈혈수치는 다양하며, 빈혈의 발생속도,환자의 연령, 심혈관계 질환의 유무에 영향을 받는다. 빈혈에 의한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시 호흡곤란, 어지러움증, 머리가 빈 느낌, 두통, 이명, 심계항진증, 졸도, 쉬 피곤함, 수면장애, 성욕 감퇴, 기분 장애, 집중력 감퇴 등이 있 을수 있고, 혈관 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서 빈혈은 협심증을 악화 시킬 수 있으며 종종 노망과 하지 감각이상을 유발하거나 혹은 악화시킬 수 있다. 식욕부진은 흔한 증상이며 심한 체중감소도 동반할 수 있다.
3. 빈혈의 진단에 필요한 검사
1) 혈액검사(CBC)
정상 혈색소나 헤마토크릿치는 연령, 성별, 임신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고산지에 살거나 하루 한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혈색소가 증가한다. RBC index중 MCV를 이용하여 대구성(macrocytic)인지 소구성(microcytic)인지를 알수가 있다. MCH를 이용하여 hypochromasia를 알 수 있다. RDW를 이용하여 적혈구 용적의 분포를 알 수 있다.
▪ MCV (적혈구의 평균 크기, 정상 80-100 fl)
- MCV가 80 fl 이하인 소적혈구성 빈혈(microcytic anemia)일 경우에는 철결핍성 빈혈이나 만성질환성 빈혈(anemia of chronic disease)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MCV가 100 fl 이상으로 증가되는 대적혈구성 빈혈(macrocytic anemia)에서 특히 120 fl 이상인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이 비타민 B12나 엽산결핍에 의한 거대적아구성 빈혈(megaloblastic anemia)이 원인이다.
▪ RDW (적혈구 크기의 변이도(size variation), 정상 14.5%이하)
- RDW는 철결폅성 빈혈과 거대적아구성 빈혈 등 영양결핍성빈혈 환자에서 초기부터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에 유용하며, 철결핍과 비타민 B12 또는 엽산결핍이 동시에 있어 MCV가 정상범위에 있는 환자들에서도 증가된다. RDW는 만성질환성 빈혈환자에서는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철결핍성 빈혈과 만성질환성 빈혈의 감별에도 유용하다.
2) 말초혈액 도말검사(PB smear)
Wright 염색법을 이용한 말초혈액 도말의 경우 개개 적혈구의 형태를 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Anisocytosis는 적혈구 크기의 변이(variation)을 의미한다. Anisocytosis의 정도는 RDW증가와 비례한다. Poikilocytosis는 적혈구 모양의 변이를 의미한다. Polychromasia는 도말에 polychromatic macrocytes가 보이는 경우로 골수가 erythropoietin에 반응하여 적혈구의 생산이 증가하였음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3) 망상적혈구수
유효조혈(effective erythropoiesis) 정도를 반영하는 망상적혈구수는 정상 상한선이 3%인데 빈혈에 따른 측정오차를 줄이기 위해 교정망상적혈구수(Corrected reticulocyte count)를 흔히 이용한다. 교정 망상적혈구수는 환자의 hematocrit치를 정상 hematocrit치로 나눈 값을 곱해 주어 산출하는데 2% 이상으로 증가하면 용혈 또는 급성 실혈을 고려하여야 한다.
4) 철분상태에 관한 검사
혈청철, TIBC(transferring iron-binding capacity), 혈청 페리틴(ferritin)을 측정함으로써 철분의 공급 적정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혈청 페리틴은 철분저장의 척도로 이용된다.
5) 골수검사
골수검사는 빈혈의 감별진단에 매우 유용한 검사이다. 골수세포의 형태와 세포충실도 그리고 E/G ratio를 통하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저증식성 빈혈(hypoproliferative anemia)의 경우 reticulocyte index가 2이하이고 E/G ratio가 1:3이하이다. 용혈성 빈혈의 경우 reticulocyte index가 대개 3이상이고 E/G ratio가 1:1이상이다. 적혈구의 성숙장애(red cell maturation defect)가 있는 경우 E/G ratio가 1:1이상이나 reticulocyte index가 낮다.
표 2. Reticulocyte Production Index 의 계산
Correction #1 for anemia: absolute reticulocyte count
reticulocyte count 9%, hemoglobin 7.5 g/dL, hematocrit 23% 인 경우
Correction #2 for longer life of prematurely released reticulocytes in the blood:
reticulocyte production index
reticulocyte count 9%, hemoglobin 7.5 gm/dL, hematocrit 23% 인 경우
reticulocyte production index
(7.5/15)(hemoglobin correction)
= 9 × _________________________ = 2.25
2 (shift correction factor)
Fig 3. 빈혈과 미성숙 망상적혈구의 말초혈액내 수명을 고려한 망상적혈구수의 교정.
4. 빈혈의 분류
1) 저증식성 빈혈(Hypoproliferative anemia)
임상에서 보는 대부분의 빈혈이 이 범주에 속한다. Iron supply tests를 시행하면 철결핍성 빈혈(iron deficiency anemia)과 만성염증성 질환(inflammation)에 의한 빈혈을 감별할 수 있다. 골수손상(Marrow damage)에 의한 빈혈은 골수검사를 통하여 알아낼 수 있다.
2) 적혈구 성숙장애(Maturation disorders)
성숙장애(Maturation defect)에 의한 빈혈은 특징적으로 reticulocyte production index가 낮으면서 말초혈액에서 특징적인 모양의 적혈구를 나타낸다. 골수검사에서는 E/G ratio가 1 : 1 이상으로 증가되어 있다. 철 결핍에 의한 혈색소 합성의 장애나 thalassemia와 같은 선천성 혈색소 합성장애의 경우 microcytosis와 hypochromatia가 특징적이다. 이 두 질환은 병력의 racial background를 고려하거나 iron supply test를 통하여 감별할 수 있다. Mitochondria의 기능장애에 의한 sideroblastic anemia의 경우 골수 iron염색에서 특징적인 ringed sideroblast을 보면 감별이 가능하다.
3) 적혈구 소실의 증가(Increased red cell destruction)
출혈의 경우 reticulocytosis가 경미하고 일시적일 수 있다. 용혈성 빈혈의 경우 reticulocytosis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면역성 용혈성 빈혈의 경우 Coombs’ test가 양성이고 말초혈액 도말에서 spherocytosis가 나타난다. Hereditary spherocytosis의 경우 가족력과 특징적인 병력인 gall stone, splenomegaly의 소견이 있다. Sickle cell disease, hemoglobin SC disease, sickle-thalassemia 등 선천성 용혈성 빈혈의 경우 말초혈액도말 소견에서 특징적인 형태의 적혈구가 나타나거나 hemoglobin electrophoresis에서 진단할 수 있다. 드문 hemoglobinopathy의 경우 특수 검사가 필요하다.
5. 철결핍성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1) 철분대사
A. 철의 흡수
일반적인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철분은 하루에 15mg정도이고 이 중 10%만이 흡수된다. 섭취되는 철은 대개 장에 널리 분포한 heme수용체를 통하여 흡수되는 heme과 무기철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Phytates는 무기철의 흡수를 방해하며 ascorbic acid는 무기철의 흡수를 촉진한다. 또한 Fe3+인 ferric형태인 무기철은 위산에 의하여 Fe2+인 ferrous형태로 전환된다. 철분의 흡수는 장내 bicarbonate에 의하여 Ph가 상승하여 철분을 비용해성 형태로 만든 환경으로 변하기 전인 십이지장 및 상부 공장에서 대부분 이루어진다. 철의 흡수는 임신, 수유, 성장기, 철결핍성 빈혈 등과 같이 요구량이 늘어나는 경우에 증가되며 기타, 음식물 내 철의 농도 및 활성도에도 좌우된다.
B. 철의 이동 및 저장
철의 이동은 트랜스페린(transferring)에 의해 이루어진다. Transferrin은 약 4mg의 철을 함유하여 하루에 약 30mg이상의 철을 운반할 수 있으며, transferrin단백질의 생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3번 염색체에 존재한다. 철분 결핍성 빈혈처럼 세포내 철이 부족하면 transferrin의 혈중 농도가 상승하며 이 현상은 용혈성 빈혈, 진성적혈구 증다증을 비롯한 골수증식성 질환,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 등과 같이 적혈구 생성이 증가된 경우에도 나타날수 있다. 철의 저장은 대부분 ferritin의 형태로 이루어 지며 기타 대식구에서 헤모시데린(hemosiderin)의 형태로도 저장이 된다.
2) 원인
▪ 철분의 요구량 및 조혈기능의 증가
- 유아기 및 청소년기의 급속한 성장, 임신, 에리스로포이에틴 치료
▪ 철분의 소실
- 만성실혈, 생리, 급성출혈, 헌혈
▪ 철분섭취 및 흡수의 감소
- 철분섭취의 감소, 각종질환이나 수술에 의한 흡수장애, 급성 및 만성 염증성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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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상병리 검사
<정상범위>
serum iron 50-150 ug/dL
TIBC 300-360 ug/dL
TS 25-50%
철결핍시 saturation level은 18%미만이다. serum iron을 측정할때는 diurnal variation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TS > 50%는 transferrin에 결합된 철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음을 의미한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하면, tissue iron overload가 발생한다.
안정상태에서 serum ferritin level은 저장철을 평가하기 위한 가장 간편한 검사이다. 골수에서 철 염색으로 RE cell 저장철을 평가할 수는 있지만 serum ferritin의 측정으로 골수흡인을 대신할수 있다. serum ferritin level은 골수 철 염색보다iron overload의 더 좋은 표지자이다.
4) 치료
철결핍성 빈혈은 발육이 극히 왕성한 유아기나 임산부를 제외하면 철섭취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혈액이 장기간 소실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혈액의 소실 경로, 즉 출혈 병소로는 한국인의 경우, 위궤양, 십이지장궤양과 위암 등 상부위장관 질환이 약 2/3를 차지하여 가장 많고 나머지는 치질 등 하부장관 출혈과 여자의 경우 월경 관련 자궁출혈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철결폅성 빈혈 환자에서는 부족되는 철을 공급해 주는 것도 필요하나, 철부족의 원인이 되는 출혈 병소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철제제로는 sulfate, gluconate 및 fumarate제제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1일 150∼200 mg의 원소철(elemental iron)을 공급해 주면 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철제제는 1정 또는 1병에 함유되어 있는 원소철량이 20∼100 mg까지 다양하다. 가장 저렴하고 대표적인 철제제인 ferrous sulfate인 경우 300 mg(원소철 60mg)씩 1일 3회 복용하는데, 식사 1시간전에 복용하면 흡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나 가끔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수 있다.
철제제의 부작용으로는 오심(메스꺼움),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이 있는데 복용량에 비례해서 부작용 증상이 증가한다. 하루 300mg 1회 복용으로 시작해서 점차 3회 복용으로 늘이면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치료 시작 후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이 되기까지는 2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이 된 후에도 최소한 2개월 이상은 더 철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일부 음식물과 환원제들은 철흡수율에 영향을 준다. 예로, oxalate, phytate와 phosphate는 철과 결합하여 철흡수를 저해한다. hydroquinone, ascorbate, lactate, pyruvate, succinate, fructose, cysteine과 sorbitol 등 환원제들은 철흡수율을 증가시킨다. 이밖에 철흡수에 영향을 주는 위장관 외적인 요인들로는 저산소증, 빈혈, 저장철 결핍과 적혈구 조혈 증가 등이 있다.
6. 거대적아구성 빈혈(Megaloblastic anemia)
비타민 B12(Cobalamine)와 엽산(Folate)은 세포내 퓨린(purine), 사이미딘(thymidine), 메치오닌(methionine)의 합성에 필요한 조효소이다. 이들의 결핍은 DNA합성 장애를 초래하고 세포 성장의 불균형과 세포분열의 장애를 일으켜 정상세포에 비해 DNA양이 증가되며 상대적으로 RNA와 단백질은 정상이므로 결과적으로 미성숙 핵과 성숙된 세포질을 갖는 nuclear-cytoplasmic asynchrony를 초래하고, 형태학적으로 거대적아구성의 변화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모든 증식세포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며, DNA합성을 방해하는 어떤경우에서도 거대적아구성의 변화가 초래된다.
1) 정의
거대적아구성 빈혈은 비타민 B12 결핍과 엽산결핍, 그리고 그외 다른 원인으로 세포내에 DNA 합성장애가 발생하여 세포질은 정상적으로 합성되는데 반하여 핵은 세포분열이 정지 또는 지연되어 세포의 거대화를 초래하는 빈혈질환이다.
2) 원인
비타민 B12는 위저부 점막의 벽세포에서 분비되는 내인자에 결합된 후 하부 회장의 미소융모에 있는 내인자 수용체를 통해서 흡수되며 섭취하지 않으면 수년후에 결핍증이 발생한다. 비타민 B12결핍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위축성 병변이나 위절제술 후 내인자 분비가 감소되어 비타민B12의 흡수부족 때문이거나 하부공장병변에 의한 흡수부전증 때문이다.
엽산은 상부공장에서 흡수되며 섭취량이 부족하거나 공장이나 회장등의 소장의 흡수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에서 엽산결핍으로 인한 거대적아구성빈혈이 발생한다.
3) 증상
증상은 어지러움증, 두통, 무력감 등 일반적인 빈혈증상과 설염, 소고기 빛을 띄는 거대한 혀 (beefy red tongue), 체중감소 등을 보이며 특히 비타민B12결핍증일때는 말초신경증 이 나 척수나 뇌신경 등의 이상을 초래하는 신경증상이 발생한다.
4) 진단
임상적 상황과 백혈구,혈소판의 동반감소(범혈구 감소),용혈성 빈혈의 증거 그리고 비정상적으로 큰 적혈구의 형태 등으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비타민 B12와 엽산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확진된다
5) 치료
비타민 B12결핍증에 의한 거대적아구성 빈혈은 비타민B12 (hydroxocobalamin, cyanocobalamin)를 1,000 ug씩 매일 2주간 투여하고 다음에는 주 2회 4주간 (또는 빈혈이 소실될때까지) 투여하고 다음에는 월 1회 평생 비경구투여한다. 신경증상이 있으면 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 B12를 투여하는데 (2주마다 1,000 ug씩 6개월간), 12-18개월 이상 소실되지않으면 대개 회복되지 않는다.
치료의 기본은 비타민의 공급이다. 비타민 B12결핍은 거의 항상 흡수장애에 의하므로 환자는 일반적으로 비경구적(보통 근주)으로 공급한다(1000 ug 주1회 × 8주 → 그후 1000 ug 월1회 평생). 그러나 2mg crystalline B12를 매일 경구투여 하는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치료 후 골수는 수시간 후 정상화되며 망상적혈구의 증가는 4-5일후 시작되어 7일째 최고조에 달한다. 그후 수주에 걸쳐 빈혈은 회복된다. 망상적혈구가 일어나지 않거나 헤마토그리트가 기대수준으로 도달하지 않으면 빈혈에 기여하는 인자(예: 감염, 동반된 철분결핍, 엽산결핍 또는 갑상선기능저하증)를 조사해야 한다. 엽산의 투여로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며, 대량의 엽산투여 환자에서 비타민 B12결핍이 될수도 있으므로, 엽산투여로 혈액학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비타민 B12결핍(cobalamin deficiency)을 배제하면 안된다.
(2) 엽산결핍증(folate deficiency)
역시 공급치료가 필요하다. 대개 하루에 1mg 경구투여한다. 그러나 흡수장애인 경우 고용량(~5mg/d)이 필요할수 있다. 치료후 혈액학적 반응은 비타민 B12결핍 (cobalamin deficiency)과 유사하다. 치료기간은 결핍상태에 따라 결정한다.
(3)다른 원인일때
약에 기인한 경우 필요하면 약을 줄이거나 중단함으로써 치료할수 있다. folate antagonist(DHF reductase inhibitor)의 영향은 folinic acid(5-THF) 100-200 mg/d를 투여함으로써 상쇄될수 있다.
7. 만성질환과 관련된 빈혈(Anemia of chronic disease)
만성질환과 관련된 빈혈은 입원환자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빈혈증의 하나로 다양한 만성 질환에서 동반되는 빈혈로서 그 원인 또한 다양하다. 과거에는 적혈구의 철 이용장애로 생각되었으나 적혈구의 수명단축, 조혈장애 및 에리스로포이에틴의 상대적 감소 등의 다양한 기전에 의하며, 최근에는 사이토카인의 역할이 알려지면서 하나의 독특한 혈액질환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많은 실험실의 연구에서 환자의 혈청이 적혈구의 생성을 방해함이 관찰되었고 에리스로포이에틴에 대한 골수의 반응이 떨어짐으로써 빈혈이 초래된다.
▪ 에리스로포이에틴의 상대적 감소
정상인보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빈혈에 대한 에리스로포이에틴의 반응이 감소되어 있다.
3) 진단
특징적인 혈액학적 검사소견으로는 골수에서의 저형성 소견, 혈청 철의 감소, transferrin감소, ferritin의 증가 등의 소견이 중요하며 원인질환의 파악, 특히 동반된 악성질환 유무를 확인하는게 중요하다. 만성질환과 관련된 빈혈외에 다른 빈혈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감별검사가 필요하다. 골수검사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검사와 더불어 종양, 섬유화증, 감염, 골수이형성 증후군 등의 골수질환이 배제되면 진단할 수 있다.
4) 치료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가 없으나 빈혈이 심하여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가능한 부분을 교정하고 원래질환의 활동도에 따라 빈혈의 정도가 달라지므로 원 질환의 치료노력이 필요하다. 수혈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수혈 부작용을 피하기 위하여 최근 에리스로포이에틴의 투여가 보편화 되어가고 있다.
8.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
1) 정의
용혈성 빈혈은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용해되어 파괴되는 병을 말한다. 즉, 골수의 조혈능력은 정상이지만 적혈구 파괴속도가 증가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적혈구의 평균 수명은 약 90-120일이며 성인의 경우 골수에서는 기본적혈구생성 속도의 6-8배까지 증가시킬수 있으나 이를 초과하여 용혈이 일어날 경우 빈혈이 발생한다. 크게는 선천성 용혈성 빈혈과 후천성 용혈성 빈혈로 구분할수 있는데 선천성 용혈성 빈혈은 적혈구 모양의 이상이나 적혈구내 효소의 이상, 혈색소의 이상으로 용혈성빈혈이 나타나며 후천성 용혈성빈혈은 적혈구는 정상적으로 생성되나 순환 혈액내에서 면역학적, 물리적 또는 화학적 변화에 의하여 그 수명이 단축되어 발생한다.
2) 분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용혈로는 적혈구에 대한 항체가 형성됨으로 인해 용혈이 일어나는 면역성 용혈성빈혈과 심판막 수술후 발생하는 미세혈관병성 용혈성빈혈, 독소나 약물 등으로 적혈구막의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서 생기는 용혈성빈혈, 비장비대로 인한 용혈성빈혈 등이 있으며, 보체의 결함이나 적혈구 모양의 이상으로 인한 빈혈과 적혈구의 효소장애와 혈색소병증 등에의한 용혈성 빈혈로 분류된다.
3) 증상
허약, 식욕감퇴, 현기, 오심, 구토 등 빈혈의 일반 증상과 함께 헤모글로빈의 방출에 의한 황달, 색소성 담석, 비장비대 등이 발생하고 소변이 붉게 나올 수 있다.
4) 진단
일반적인 용혈성빈혈의 공통적인 검사 소견은 혈색소 감소와 함께 망상구가 증가하고, 혈액내 빌리루빈이 증가하며 haptoglobin이 감소한다. 용혈질환의 감별진단을 위해서는 말초혈액도말 표본에서 적혈구의 형태학적 이상을 보고 적혈구 취약성 검사로 삼투압성 취약성검사, 자가용혈성검사를 보며 Ham검사, Sucrose 용혈검사, 직접 및 간접 쿰스시험, 한랭 응집소검사, 혈색소 전기영동, 적혈구의 효소 측정 등으로 감별한다.
5) 치료
병의 원인이나 진단에 따라 치료는 다른데 적혈구 모양의 이상으로 인해 비장에서 용혈이 일어날 경우 비장적출술을 시행하며 항체형성에 의한 면역성 용혈성 빈혈은 steroid를 사용한다. 효소장애나 약물등이 원인일 경우 원인 약물을 피하고 대증요법을 한다.
9. 재생불량성 빈혈(Aplastic anemia)
재생불량성 빈혈은 골수 기능 부전(bone marrow failure)에 의한 범혈구감소증(pancytopenia)의 소견을 나타내며 보통 25세 경의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선천적 염색체 이상으로 유전되어 나타나는 것을 Fanconi's anemia라고 하는데 근골격계 및 비뇨생식기계 기형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1)원인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 hydantoin(항경련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phenylbutazone, indomethacin, ibuprofen, sulindac, aspirin), penicillamine, 농약, 살충제 등의 약물이나 벤젠 등의 유기 용매, 방사선 조사 등에 의해 재생불량성 빈혈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가능한 원인에 노출되더라도 발생빈도는 극히 낮아서 클로람페니콜을 사용했을 때 재생불량성 빈혈의 발생 빈도는 1/ 6만 이하이다.
non-A, non-B, non-C형 간염, 전염성 단핵구증 등의 감염병 후에 또는 임신으로 인해 재생불량성 빈혈이 오는 경우도 있다.
2)치료
나이가 40세 미만이고 HLA형이 일치하는 골수공여자가 있는 중증 환자는 골수이식을 시도하고, 나이가 많거나 골수공여자가 없는 경우에는 ATG 치료를 고려한다. 이러한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 그리고 중증이 아닌 환자는 oxymetholone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1) 보존적 치료
먼저 원인이 될 수 있는 약제, 화학물질 등에 노출을 피하고 세균감염이나 출혈의 위험성에 주의하며, 근육주사 및 혈소판기능을 억제하는 aspirin제제의 복용을 피해야 한다. 열이 나면 즉시 세균배양검사를 하고 경험적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한다.
전혈 수혈은 않도록 한다. 빈혈증상이 심해지면(헤모글로빈 농도 6∼8 g/dl 이하) 충전적혈구(packed red cell)를 수혈한다. 혈소판 감소로 인해 심한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혈소판 농축액을 수혈하지만, 동종면역(alloimmunization)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반증, 잇몸출혈 등 경미한 출혈에서는 혈소판 수혈을 시행하지 않고 예방적인 목적의 수혈도 시행하지 않는다. 수혈은 골수이식시 거부반응을 증가시키므로 피해야 하고 특히 가족으로부터의 수혈은 하면 안된다. 부득이 수혈을 해야 할 경우에는 필터를 이용하여 백혈구를 제거한 혈액성분제제를 수혈한다.
(2) 골수이식
동종골수이식술은 30세 미만의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에서는 생존율 65∼70% 정도의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완치도 가능하다. 환자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급속히 생존율이 감소되는데 45세 이상에서는 보통 시행하지 않는다. 동종골수이식술은 형제자매 중에 조직적합성을 결정하는 human leukocyte antigen(HLA) A, B 및 DR이 일치하는 골수 공여자가 있어야 하는데 형제의 경우 일치 가능성은 약 30%이며 성별 및 혈액형은 관계가 없다. 골수이식술의 시술은 이식거부반응, 이식편대숙주병(graft versus host disease, GVHD) 등 위험한 합병증의 발생가능성을 고려하여 중증 환자에 국한하여야 한다. 특히 수혈경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더욱 예후가 불량하다.
(3) androgen제제
치료효과가 크지는 않으나 일부 환자에서 적혈구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데 oxymetholone(1일 2∼3 mg/kg 경구투여)이 가장 흔히 이용된다. 골수이식술, 면역억제요법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못할 상황이거나 이들 치료가 실패한 경우 부작용이 적은 androgen치료를 시도한다. 효과가 나타나려면 적어도 4개월은 지나야 된다. 부작용으로는 여드름, 부종, 발모증 및 간기능장애 등이 있다.
(4) 면역억제요법
antithymocyte globulin(ATG), antilymphocyte globulin(ALG), 또는 cyclosporin A를 주로 사용한다. ATG는 1일 20 mg/kg씩 8일간 정맥투여하는데 혈청병(serum sickness)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prednisolone(100 mg/m2)을 함께 투여한다. 30∼50% 정도의 환자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 발열, 호흡곤란, 부종, 동통, 용혈, 혈압강하, 혈소판 감소 및 쇽(shock) 등이 생길 수 있는데, 특히 제품에 따라 심한 혈소판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중증 환자에서은 ATG와 cyclosporin을 함께 투여하는 것이 ATG 단독 투여보다 효과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