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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뉴스퀴즈쇼 진행자인 송원섭기자님 블로그에서 퍼왔슴다.
(출처 밝혔으니 저작권 침해 뭐 이런걸로다 뭐라하진 않겠지용 ^^;;)
퀴즈프로에 도전하려는 많은 분들께 피가 되고 살이 되길 빌며... ^^
1. 출전 프로그램을 잘 안다.
프로그램도 많고 퀴즈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사실 '1대100'처럼 변태적인(^) 퀴즈도 있지만,
대부분의 퀴즈들은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갖고 있죠. 중요한 건 그 큰 공통점 말고, 사소한 차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퀴즈는 틀리면 감점이 있고, 어떤 퀴즈는 감점이 없습니다. 어떤 퀴즈는 도전하는 단계를 중간에 포기할 수 있고,
어떤 퀴즈는 무조건 끝까지 가야 하죠. 어떤 건 도전에 실패하면 상금을 깎기도 하고,
어떤 건 확보한 상금은 무조건 다 줍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문제의 평균 난이도죠. 이건 필수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자, 예제 나갑니다.
(예제 1) 의회에서의 의사 진행을 고의로 방해하기 위해 연설을 오래 끄는 것을 가리켜 필리버스터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긴 연설이 흔치는 않은데, 1960년 이 사람이 무려 8시간 동안 연설을 한 것이 한국 국회 사상
최장 연설 기록이다. /호가 후광인 이 사람은 누굴까.
정답: 김대중
결론적으로 말해 'OBS 뉴스퀴즈쇼'는 어려운 문제를 최대한 피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뭐 현재까지는 상금도 무척 싸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분들이 많은 문제를 풀 수 있게 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예제 1의 앞부분을 들으면 유식하신 분들은 '필리버스터링'이라는 말이 떠오르실 겁니다.
하지만 'OBS 뉴스퀴즈쇼'에선 필리버스터링의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는 잘 출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후광'이라는 아호에서 일제히 구호를 외치는 문제를 선호하죠.
(예제 2) 구강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한해 5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균간의 활성작용으로 만들어진 플라크는 치은염과 치주염의 주범이 된다.
/플라크가 치석이 되면 제거하는 방법은 이것뿐이다. 치과에서는 6개월에서 1년에 한번씩 이것을 받을 것을 권하는데,
이 치료는?
정답: 스케일링
예제 2는 비교적 최근에 바뀐 문제의 포맷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문제를 풀 때 약간 편파적인 요소로 여겨졌던 자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퀴즈 프로그램인 '제퍼디' 처럼 OBS 뉴스퀴즈쇼도 자막으로 문제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막이, 지나치게 현재 OBS 시청권에 있는 분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라는 것이죠.
문제를 끝까지 읽기 전에 문제 밑부분을 먼저 읽어 버리는 분들은 훨씬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는 문제를 3단으로 나눴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예제 2)를 문제로 낸다고 가정하면, 먼저 문제 한 줄이 나갑니다.
/구강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한해 5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제자가 그 다음줄을 읽기 시작할 때까지는 이 첫줄만 보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균간의 활성작용으로 만들어진 플라크는 치은염과 치주염의 주범이 된다.
자, 여기까지는 자막이 따라오죠. 하지만 이제 마지막 줄은 자막이 서비스되지 않습니다.
/플라크가 치석이 되면 제거하는 방법은 이것뿐이다.
치과에서는 6개월에서 1년에 한번씩 이것을 받을 것을 권하는데, 이 치료는?
문제의 마지막 부분은 정답화면이 나올 때에만 함께 보이죠.
이렇게 자막을 3단으로 구성한 것은 아직 OBS 시청권이 아닌 분들도 공평하게 문제를 푸실 수 있게 하기 위한 겁니다.
단 이런 부분은 늘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시는 분들이 아니면 캐치하기 쉽지 않죠.
한 프로그램에 출전하기로 맘을 먹으면, 사소한 포맷의 변화에도 주목하시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2. 최근 이슈에 집중하라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퀴즈는 결국 시사를 토대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언제나 '뜬금없이 이 문제가 왜 지금 나와?'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특히나 OBS 뉴스퀴즈쇼처럼 본격 시사 퀴즈쇼를 표방하는 경우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총선이 가까워오면 총선 문제가, 한식 때는 한식 문제가,
쇠고기 파동이 일어나면 쇠고기 문제가 반드시 출제됩니다.
그리고, 시사적인 이슈에 관심을 갖다 보면 이런 문제도 나옵니다.
(예제 3) 선거전이 연일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여론조사 결과 이곳 저곳에서 근소한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동점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점쳐지고 있다.
/만약 동점자가 나올 경우 선거법 188조는 어떤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까?
정답은 '나이가 많은 후보'입니다.
4.9 선거 언저리에서 선거에 대한 기획기사로 여러 신문에 등장했던 내용이죠.
이슈를 놓치면 아무리 상식이 풍부해도 풀 수 없는 문제에 해당합니다.
3. 시사 문제를 출제자의 눈에서 보라
뉴스를 볼 때마다 '내가 출제자라면 이 뉴스에서 뭘 문제로 낼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제 4)
스페인은 최근 37세의 임신부인 카르메 차콘을 국방장관에 임명하고 17명의 각료 중 9명을 여자로 채우는 등
여초 개각을 단행했다. 이같은 사실은 전통적으로 스페인 사회가 남성우월주의를 숭상했던 나라라는 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스페인이 남성우월주의국가라는 것은 전형적인 남성우월주의자를 뜻하는 이 말이 바로
스페인말이라는 것을 봐도 알 수있다. 이 단어는?
정답: 마초(Macho)
네. 이 분입니다. 바로 '마초이즘에 대한 직격탄'으로 설명되는 분이죠.
이런 내용이 문제가 되기 쉽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끼셔야 퀴즈 고수가 될 수 있습니다.
4. 건강 문제는 항상 관심사다.
건강에 좋은 먹거리나 운동법, 기타 음용법과 상식 등은 언제든지 문제로 낼 수 있는 소재들입니다.
또 이런 문제들은 과학 문제로 포장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인문적인 상식에만 편중된 문제들이 나온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어 출제자들이 선호하죠.
5. 갯수가 제한된 항목에 주력하라
자, OECD 회원국은 30개나 되기 때문에 문제로 낼 수가 없습니다. 나토 회원국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BRICS같으면 어떻습니까. 단 네개밖에 안되죠.
세개만 대고 언급되지 않은 하나를 맞추게 하는게 쉽습니다.
오륜기의 다섯 원 중에서 네 가지 색을 말하고 나머지 하나를 맞추게 하는 것도 간단하죠.
뭐든 3-5개로 완성되는 구성 단위를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예제 5)
미래 경제의 주역들을 꼽을 때 브릭스니 친디아니 하는 용어들을 많이 쓴다.
이들은 모두 넓은 국토와 1억명이 넘는 인구,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나라들이다.
/친디아는 중국과 인도를 말하고 브릭스는 여기에 러시아와 이 나라를 합한 4개국을 말하는데, 어느 나라일까?
정답: 브라질
6. 상상력을 품어라
3번 항목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언론 보도를 접할때 그 하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질문들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기사 본문에서 문제와 답이 모두 나온다면 뉴스 검색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죠.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나오는 문제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예제 6)
최근 외국인들이 본 과거의 한국에 대한 책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19세기말 영국 장교 존 캐번디시가 쓴 '백두산으로 가는 길', 임진왜란때 왜군을 따라 온 포르투갈 선교사 프로이스가 쓴
'임진난의 기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 17세기 제주도에 난파했던 네덜란드 선원이 쓴 책으로 유럽인이 쓴 최초의 한국 여행기는?
정답: 하멜표류기
문제 자체는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만, 모체가 된 언론 보도 내용에 하멜 표류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문제가 나온다면 대개는 하멜 표류기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사이에서 문제가 결정됩니다.
최소한 OBS 뉴스퀴즈쇼라면 그렇습니다.
물론 이사벨라 비숍의 '한국과 이웃나라들' 같은 문제가 나오는 퀴즈 프로그램도 있겠죠.
(예제 7)
이 사람에게는 몇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이 사람은 동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별다른 장비 없이도 우주를 여행할 수 있고,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최근 B-612 행성 출신인 이 사람의 상표권에 대한 문제가 한국에서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이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은?
정답: 어린 왕자
시사적인 내용은 분명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사에만 매달려서 맞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B-612 행성이 결정적인 힌트지만, 아무튼 시사에서 한걸음 나간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7. 상상력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신중하라
문제 앞부분까지는 도저히 뭘 문제로 내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퀴즈인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 중에 '어떤 문제든 처음 한 문장을 듣고 생각나는 단어가 답인 경우가 80%'
라는 것이 있는데, 대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 그런 문제들이 있죠.
(예제 8)
2004년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는 바로 이 말이며,
설명은 "'가가쿠' 항목을 참조할 것"이라고 되어 있다.
/중국 주나라때 처음 만들어졌고, 한국에는 고려 예종때 들어와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궁중 제례 음악인 이 음악은 무엇일까?
정답: 아악(A-ak)
그렇습니다. 물론 힌트는 '세종대왕 때 박연이 정리한 음악'입니다.
힌트를 들으면 못 맞출 사람이 별로 없겠죠. 하지만 오히려 앞의 설명이 방해가 됩니다.
'가가쿠'란 '아악'의 일본판이죠. 雅樂이라고 쓰고 '가가쿠'라고 읽습니다.
그래서 '아악'도 브리태니커에 나오긴 하지만 설명은 '가가쿠'쪽에 다 되어 있다는 겁니다.
(예제 9)
34년전 오늘인 1974년 4월 8일은 행크 아론이 715호 홈런을 터뜨려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깬 날이다.
아론은 베이브 루스의 최다 홈런 기록을 깬 뒤 갖은 테러 위협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는데,
그건 아론이 흑인이고 루스는 백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현재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는?
정답: 배리 본즈
이런 문제가 한 문장씩 나뉘어 귀에 들어오면 대단히 긴장해야 합니다.
워낙 답이 될 수 있는 고유명사들이 많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행크 아론의 기록을 거론하면 베이브 루스가 나올 수도, 배리 본즈가 답일 수도, 마크 맥과이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아, 물론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왕정치나 장종훈이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냄새나는' 문제에서 성급해서 좋을 것은 아무 것도 없죠.
또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예제 10)
"한 조선 청년이 중국의 백만 대군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이는 76년 전인 1932년 4월29일, 상해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당시 중국 정부를 이끌던 장개석 총통이 했다는 말이다.
/이날 상해 홍구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져 일본군의 고위 장성 등 주요 인사들을 사망하게 만든 이 사람은?
자, 끝까지 보면 답은 뻔하지만, 실력 있는 분들은 '상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느낌이 옵니다.
그런데 윤봉길이 아니라 홍구공원이 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경우의 팁을 하나 드리자면, 기회를 얻은 다음 '상해 홍구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
라고 대답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오히려 답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정답으로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상 일곱가지 비법을 알려드렸습니다. 자, 이제 참가하시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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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 합니다.
유익한 내용, 감사히 담아가겠습니다. ^^
혹시 20년전 MBC 퀴즈아카데미 '여름사냥' 팀을 기억하시나요? / 위의 송기자님이 그때 그 주인공이랍니다. 최초 7주연속 우승과 연말왕중왕전도 거머쥐었던 퀴즈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나 할까요 / 당시 고려대 신방과였던걸로 기억되는데 역시나 전공도 살리고 적성에 딱 맞는 퀴즈쇼 진행하는 모습...넘 부러워요, 취미와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 정말 행복하다며...^^;;
고맙게 읽고 갑니다.
푸하. 마지막에 저렇게 대답해도 맞게 해 준다니 정말 뜻밖입니다. 이러면 뭐 그냥 바로 바로 누를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예시로 나온 문제가 제게는 왜 그렇게 여렵나요? 제가 너무 상식이 없나 봅니다. ㅠ.ㅠ
버저를 누르는 (여기서는 구호를 외치는) 방식을 경우 버저를 언제 누르느냐도 중요합니다. 보통 누르고 나서 생각할 시간이 약간은 있으니 약간 서두르는 것도 좋겠죠. 프로그램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하죠. 읽던 문제를 바로 멈추는지 내던 문제의 일부를 조금 더 듣게 되는지... (퀴즈의 제왕 같은 경우는 버저를 누르고 나서도 문제 다 읽어 주데요? 그러면 당연히 문제 나오자 마자 눌러도 될 것 같은데요....)
혹시 저와 같이 겨룰 분이 보지 않기를 바라며, 위와 같은 방식을 경우 저 같으면 곰플레이어를 두 개 같은 걸로 띄워 놓고, 한 문제씩 번갈아 봅니다. 물론 문제 하나가 끝나면 새로 연결해야죠. 다시보기를 보고 문제가 보통 세 번째 자막에 많이 나오는지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문제가 바로 나오기 전 자막이 끝나갈 무렵 구호를 외칩니다. 지역의 차이 때문에 실제로는 마지막 문장이 막 나왔을 때겠죠. 구호를 외치면 문제 읽기는 멈추고 자막이 멈출지 몰라도 시간 차 때문에 곧 짧게나마 문제 화면이 나올 겁니다. 거기서 정지화면을 만들고 문제를 읽고 맞히면 되겠죠. 물론 시간을 잘 못 맞추면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가장 난감했던 순간은 4년 전 브레인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에서의 마지막 문제였습니다. 화면에 문제와 보기가 모두 다 나오는데, 보면서 5+9의 일의 자리의 수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버저를 눌렀죠. 긴장이 되었는지 그게 얼른 계산이 안 되더군요. 그래도 뭐 버저 누르고 대답할 사이에 그 계산 못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게 생방송이라 우리가 보던 화면도 시청자가 보는 화면과 같다 보니, 버저를 누르는 순간에 문제 화면이 없어지고 화면에는 제 얼굴이 나왔다는 겁니다. 도대체 보기에 4가 몇 번에 있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고민이 되었죠. 번호를 찍을 것인가, 그냥 번호가 아니고 답이 4라고 할 것인가, 번호 말고 그냥 답 말해도 되냐고 물어볼 것인가... 그런데 거기서 진행자가 뜸을 너무 많이 들이는 겁니다. 이거 맞히면 끝난다고 하면서 말이죠. 뜸들이는 게 정말 도가 지나치더군요. 그 시간이면 알던 답도 까먹을 듯할 정도... 그 분위기를 보니 제가 맞힐 거라고 생각하고 생방송이니 시간을 맞춰야 하니, 시간 맞추려고 시간 끄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구나 번호를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게 만든 게 '퀴즈가 좋다' 때문인데, 그거는 보기를 불러 주기 때문에 버저를 너무 빨리 누르면 진행하는 모양새가 안 좋아서 그럴 것 같은데, 이건 뭐 보기를 화면에서 다 봤으니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았고요. 왠지 느낌이 김승현 씨는 임성훈 씨와는 좀 다를 것 같아서, 그냥 과감하게 "번호는 생각 안 나고 답은 4입니다." 4번도 원래 있으므로 번호가 아니라는 걸 강조했죠. 그리고 눈치를 봤습니다.
혹시 번호를 말해야 하는 것 같으면, 그 사실을 먼저 알려 주겠지, 바로 틀렸다고는 안 할 것 같지만, 만약에 그러면 말을 끊고 번호를 찍기 위해서죠. 다행이 뜸을 워낙 많이 들여서 번호 찍기도 고민할 수 있었는데, 답으로 가능한 숫자는 1~9, 그 중 답은 4. 그런데 보기를 만들 때는 보통 오름차순으로 많이 만들므로 반이 조금 안 되는 수인 4는 2번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번호를 찍어야 한다면 2번을 찍기로 생각했죠. 하지만 그런 노력은 불필요했습니다. 그냥 맞는 걸로 해 줬으니까요.
사실 객관식의 경우에 버저를 누르고 답을 말하면서 번호를 무조건 말해야 하는지 답만 말하면 되는지, 보기 1~3번에 답이 없을 경우 바로 누르고 4번이라고만 말하면 되는 건지, 4번이라고 하면서 주관식 풀듯 답도 말해야 하는지 이건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하던 프로그램이면 방송 보면서 알겠지만, 신설 프로그램이나 특집일 경우 명확히 물어봐야 할 것이죠. 퀴즈는 출제자뿐만 아니라 진행자의 성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말투의 변화에서 여러 사항 중 어느 걸 묻는 걸까를 눈치챌 수도 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