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시민 문화 회관을 되살리자
군산 예총 지회 고문 조성돈
군산 시민 문화 회관은 시민들의 문화 예술 공간이 태부족인 1989년 5월 1일에 개관하여 지하 4개의 전시장과 1층 2층에 900여 석의 객석이 완비되고 야외 공연장이 완공되어, 관리 사무실과 예총 사무실이 2.3층에 있었다.
그 당시 시민 문화 회관은 군산의 유일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각급 학교의 행사는 물론, 청소년들의 자율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며, 각 단체의 행사 및 지역 예술인들의 발표장과 전시공간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또한, 시민 문화회관이 위치한 나운동이 당시 새롭게 중심 상권으로 부상하여, 교통이 편리하고 주차공간이 넓어 많은 시민의 이용은 물론, 휴식공간은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많은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2013년 전국에서도 예술 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예술의 전당이, 수송동 새들 공원 중턱에 완공되어, 관리사무실이나 모든 예술단체가 옮겨 감에 따라 시민 문화 회관은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군산시에서는 이 시설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수의 계약식으로 매각하는 방법을 무려 5회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모두 유찰되어 지금껏 해결하지 못하여 갈수록 재정 부담이 커가는 상태이며, 현재도 수의계약 매각 공고를 낸 상태이다.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청 관계부서나, 시 의회 의원들의 5분 발언이나, 지면을 통해 해결방법도 내놓고, 나운동 상가 번영회나 일반 시민들은 철거 후 다른 용도로 쓸 것을 건의한 바도 있으며, 시에서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으나 심의회 통과를 보지 못한 경우도 있다.
또한, 예술단체 및 관심 있는 많은 분이 고은 문학관, 미술 전시관, 생활 과학 체험관, 종합 안전 체험관, 대중 공연장 등으로 활용하였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대두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종교단체에서 매입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필자는, 이제 시민 문화 회관 처리문제를 더 지연하면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서 시의 재정문제나, 절차상 어려운 문제들이 많은 줄 알지만, 그동안 많은 관계인과 대화한 내용을 종합해 본 결과0 아래와 같은 조건들을 충족시켜 주는 방향으로 시민 문화 회관 문제를 해결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첫째 이 건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인 김중업 선생의 마지막 유작으로 완공을 보지 못하고 작고하였으나,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예술문화를 누릴 수 있는 목적으로 완성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아야 하고, 백 년, 천 년 후 예술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훼철되거나 작가가 의도한 본연의 목적에 어긋나는 용도로 탈바꿈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현 수송동 예술의 전당은 공연 예술 중심으로 지어진 건물로, 공연장 시설은 전국 어느 공연장과 비교해도 조명이나 음향 시설이 뒤지지 않으나, 처음부터 전시공간의 부족으로 미술, 사진, 문학 분야의 예술인들은 말할 수 없는 불편을 느꼈으며, 현재도 전시장 문제로 시내 이곳저곳 전시공간을 찾아 헤매고 있어, 시민 문화 회관 활용이 절실한 상황이다.
셋째는 유, 초, 중, 고등학교가 1년을 마무리하는 종합 발표회 장소로서 금전적인 부담도 적고, 객석 규모나 전시장 활용이 학생 수와 아주 적합한 장소이며, 또한 개인 발표회를 갖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넷째 교통수단이 편리하여 접근성이 수월하고, 20대 이상 시민들이면 대다수가 옛 추억이 서려 있어,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정감이 묻어 있는 장소이다.
다섯째 시민 문화회관 주변 상가나 거주자들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예전처럼 각종 행사가 이어져 공동화 현상을 막아서, 시가지가 되살아나 활력이 넘치고, 살아 숨 쉬는 거리가 되기를 절실히 소망하고 있다.
위와 같은 문제들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시민문화회관과 가장 연관이 많은 예술인의 의견을 모아, 군산 예총 지회에서 관리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여, 예술 문화 발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 관계부처나 시 의원들이 지혜를 모아 예총을 전적으로 밀어주어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무술년 새해는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건립 본연의 용도에 맞게 활용되어, 예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군산 시민 문화 회관을 되살릴 것을 기대하며, 먼 훗날 후손들에게 값진 문화유산으로 물려줄 것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