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코치가 되려면 000가 되라?
“좋은 코치가 되려면 관찰자가 되야 한다.”
인재 경영의 달인인 LG전자 남용 부회장의 말이다.
세계경영연구원은 지난 10월 주최한 ‘제 1회 CLO(Chief Learning Officer: 최고교육책임자) 벤치마킹 세미나’를 앞두고 그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에게 ‘부하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좋은 코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었다.
관찰자? 그게 코칭과 무슨 상관일까?
“많이들 ‘사람관리가 중요하다’고 말을 하는데 실제로 그만큼 사람에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평가 때 리더들한테 조직원(부하)들을 관찰해서 그 결과를 한두 줄 정도 적어내라고 했더니 잘 못 쓰더군요. 일을 시키는 데에만 집중할 뿐 부하를 관찰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관찰을 해야 할지도 몰랐던 거죠. 그래가지고는 사람을 기르기 어렵습니다. 부하를 키우려면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일깨워 주고 보다 더 큰 미션을 주면서 성장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관찰이 필수입니다. 이렇게 인재를 키워야 조직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는 코칭을 잘 하려면 관찰자가 되어 상대의 잠재력과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에 대해 아는 만큼 효과적인 코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부하 직원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에 대한 기록을 해 둔다면 당신은 좋은 코치가 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셈이다.
관찰자로써 면밀한 관찰을 마쳤다면 이제 코칭을 시작해야 할 때. 6 Steps 코칭 프로세스에서 가장 처음 단계는 무엇일까?
Step 1. 말문열기
‘코칭의 첫 단계가 말문열기라고? 맨날 보는 사이끼리 뭐 따로 말문을 열고 자시고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말문열기 단계는 상대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단계로, 마음을 빗장을 열고 솔직한 얘기를 듣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이 단계에서 불안감을 없앤다는 것은 ‘이 말을 하면 내게 불이익이 오지 않을까? 말해봤자지...’하는 식의 방어적인 태도를 없애는 것을 말한다. 부하가 ‘아! 내가 오늘 여기서 내 이야기를 좀 풀어놔도 되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말로 코칭을 시작하는가?
“김부장, 요즘 뭐가 문제야?”
이런 질문으로 코칭을 시작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질문에 김부장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별 문제 없습니다”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럴 경우 당신은 “흠. 별 문제 없다니 다행이군” 하고는 본인이 하고픈 말들을 쏟아내며 뒤돌아 서게 될 것이다.
말문열기 단계에서는 “요즘 좋은 일은 뭐고, 나쁜 건 뭔가?”라는 식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이 질문을 통해 당신은 부하가 좋은 점은 물론 나쁜 점도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다.
Step 2. 지난 성과 리뷰
이 단계는 지난 번 코칭 이후의 성과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다. 이 단계는 수시로 이루어 지는 비정기적 코칭일 경우 생략될 수 있다.
리뷰 단계에서는 먼저 지난 분기(혹은 반기: 코칭 주기에 따라 다름)에 한 일 중, 잘한 일 3가지 와 아쉬운 일 3가지를 부하 스스로 이야기 하도록 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리더가 지적이나 충고보다는 인정과 칭찬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잘잘못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당사자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억지로 들추어내고 가르치기보다는 잘한 일에 대해 인정을 해주고 넘어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칭찬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냥 ‘잘했어’ 라고 말하는 것은 자칫 진실성이 결여돼 보이기 쉽다. 진심이 느껴지는 칭찬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당신이 지난번에 했던 이러이러한 일은 정말 좋았어”라든가 “언제 당신이 도와주는 덕에 한시름 놨네” 처럼 말이다.
Step 3. SMART한 목표설정
리뷰를 마쳤다면 ‘앞으로 무엇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목표설정 단계로 옮겨 가야 한다. 앞서 코칭의 4가지 기법을 다룬 기사에서, 코칭의 목적은 ‘합의를 도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 했다. 어떤 목표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단계는 코칭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목표의 한 방향 정렬(Alignment)이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부하직원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다음 분기 가장 중요한 일 3가지’를 적어 오라고 말해라. 그리고 상사도 부하직원이 다음 분기 달성했으면 하는 구체적인 목표 3가지를 적어 비교해보자. 결과가 어떨까? 대부분 코치를 해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일치율이 너무 낮더라”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 방향으로 정렬된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 스마트(SMART) 원칙에 따라 목표를 세워보자.
스마트 원칙에 따라 결정된 목표는 구체적이고 성과 측정이 가능하며, 코치와 피코치자 사이에 합의된 것이어야 한다. 또 실제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것이 좋으며 달성하기까지의 시간을 명확히 정해둬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 분기에 최우수 영업상을 거머쥐기 위해, 1주일에 주요고객 100명을 방문한다’와 같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Step 4. 구체적인 실행계획 수립
목표를 설정했다면 그것을 실행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action plan)을 세워야 한다. 최종적으로 세워진 실행계획들은 최대한 구체적이어야 하며, 마감일을 정해 놓아야 한다.
액션 플랜을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최대한 많은 대안을 도출해보는 것이다. 그래야 각 대안들의 장∙단점과 실현 가능성 등을 파악하여 가장 최적의 액션플랜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비록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제지하지 않도록 한다. 그래야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종적으로 대안을 선정했는가? 그렇다면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목표설정 단계에서 사용했던 스마트 원칙에 입각해 세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최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게끔 세우자.
Step5. 장애 요소 제거
아무리 좋은 목표와 철저한 실행계획이라고 해도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애 요소를 예측하고 이를 제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애 요소를 찾을 때에는 인적, 물적, 시간적 제약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각각의 요소들 중 어느 하나라도 걸림돌이 될만한 것이 있다면 그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나?’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일은 없나?’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까?’ 등의 질문을 통해 부하 직원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이 일을 누가 알아야 하나?”라는 질문은 꼭 하는 것이 좋다. 이는 부하직원이 실행하려는 사항들을 관련된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써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해준다. 또한 부하직원이 계획하고 있는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됨으로써 부하직원 스스로가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실행력이 높아진다.
Step 6. 행동촉진 및 마무리
“김과장, 이제 됐나? 이제 계획대로 잘 하기만 하면 되겠군.”
이렇게 코칭을 끝낸다면 이는 반쪽 짜리 코칭이 되고 만다.
코칭을 끝낼 때에는 두 가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하나는 되묻기다. ‘지금까지 정한 내용에 대해 다른 의견은 없는가?’ ‘정말 공감하고 동의하고 있나?’ 등을 물어라.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경우에는, ‘내가 오늘 이야기 한 것들 중에 이러 이러한 것은 좀 어려울 지도 모르겠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는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부정해서라도 상대의 의견을 충분히 듣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부하가 자신이 직접 오늘 합의한 내용들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자네가 한 번 정리해보겠나?”라는 질문을 던져 부하가 자신의 입으로 오늘 논의된 내용을 말할 기회를 줘야 한다. 이 절차는 상대가 강한 책임의식을 느끼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코칭, 성공확률 높이기
지금까지 소개한 6 Steps 코칭은 꼭 모든 단계에서 제시된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좀체 체계적인 코칭을 하기 위해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코칭이 훨씬 명쾌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각각의 단계에서 꼭 필요한 사항들을 한 두 가지씩 기억하고 코칭에 활용한다면 코칭의 효과는 몇 배 더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각 단계들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단계를 자연스럽게 부하직원과의 대화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코칭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첫댓글 좋은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