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일반적으로 집권여당(執權與黨)이 인기가 내려가면 그 반대급부(反對給付)로 야당(野黨)은 저절로 인기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별 인기가 없는데도. 야당인 한나라당의 인기는 올라가지 않고 점점 더 내려가고 있다. 참 이상한 일이다. 한나라당은 그 구성원(構成員)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대체로 학벌(學閥)이 좋은 편이고 경력(經歷)도 찬란하다. 그런데도 일관된 정책도 결집된 힘도 없고. 날이 갈수록 분열상이 더욱 격화되어 가고 있다. 진정한 건전한 야당이 자생력(自生力)을 가졌으면 하고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어릴 때 살 만한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세칭 일류학교를 나와 고시(考試)에 합격하여 장관. 차관을 지냈거나. 판사 검사를 지냈거나. 아니면 언론사에 투신하여 필봉(筆鋒)을 날리면서 고급간부를 지내다가 총선을 앞두고 발탁(拔擢)되어 국회에 진출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순조롭게 출세가도를 달려온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어려운 시련(試鍊)을 겪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경제적 여유 속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한 것만으로 이 세상의 특권을 많이 향유(享有)해 왔다. 자기 수준의 사람들과 주로 어울리다 보니 일반 백성들의 어려운 현실을 이해할 기회도 거의 없었다. 그러니 자기 힘으로 문제(問題)를 해결할 필요가 별로 없었으므로 현실적인 능력을 키울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필요한 일은 다른 사람이 다 해주고 자신은 이름만 내면 되었다. 한나라당은 그 전신이 오랫동안 집권여당의 위치에 있었던 당으로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절대적 권력을 쥔 그 당시의 대통령이 다 해결해 주었으므로 별 고민 없이 지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나라당을 위해서 대신 문제를 해결해 줄 절대권력은 존재하지 않고. 한나라당을 괴롭히는 절대권력만 존재한다. 그러니 한나라당이 점점 인기를 잃고 세력이 약화되어 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歸結)이다. 이제 한나라당으로서는 당의 세력을 확장하려고 한다면 더욱 더 철저한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기 손으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맹자(孟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고 할 때는. 먼저 그 사람의 마음을 괴롭게 만들고. 그들의 뼈와 힘살을 수고롭게 하고. 그들의 몸을 굶주리게 만들고. 그들의 몸을 궁핍하게 만들고. 그들이 하려고 하는 일이 그들이 마음먹은 대로 안 되게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의 성질을 참아서 그들이 전에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사람은 잘못을 한 뒤에 고치게 되고. 마음으로 곤란을 느끼고 생각대로 안 되어야 분발하게 된다. 사람은 걱정 속에서 살아남고 안락(安樂) 속에서 죽어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시련을 겪고 자기 손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정도로 탄탄한 힘을 가져야만 난관을 해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고 자기는 그 과일만 따 먹으려하면 결국 망하고 만다. 고민과 걱정 속에서 능력이 향상되고 안락함 속에서 능력이 쇠퇴해져 가는 것이다.(於 : 어조사 어. ……에서 * 憂 : 근심 우 * 患 : 근심 환 * 死 : 죽을 사 * 安 : 편안할 안 * 樂 : 즐거울 락. 풍악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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